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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권의 소설이 묘하게 하나의 주제로 모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어느 작가마다 꼬리표가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위로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오곤 했다.” 이 말을 듣고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 했다. 여름방학의 중년의 여성이 퇴직을 한다. 그러나 누구하나 반겨주는 사람이 없다. 맥주집에 갔는데 혼자 맥주를 먹게 된다. 혼자이고 싶어서는 아니다. 이름을 바꾸려고 한다. 어떤 이름을 할까? 고민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게 된다. 한번의 헤어짐으로 혼자 살게 된다. 그러고 퇴직하고 그 남자에게서 연락이 온다. 만나 봤다. 남자는 혼자가 된 상황을 이야기 한다. 27) 선선해지거든 우리 도시락 싸가지고 공원에 가요. 나는 팥빙수에 들어 있는 인절미를 골라먹었다. 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그의 손에 내 손을 가볍게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러지 마요" 무엇을 원해서 왔을까? 여섯번의 깁스는 6번의 깁스를 하면서 삶의 변화를 보게 된다. 첫 깁스는 친구 윤정이의 추억으로 시작 된다. 마지막 깁스는 윤정의 아들과의 추억으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 깁스는 차량 충돌로 또 깁스를 하겠구나 생각하면서 단편소설은 끝이난다. 단짝의 친구는 서른 네 살에 심장마비로 죽었다. 깁스라는 단어를 통해서 우리의 상처가 생기고 깁스로 회복을 하면서 삶은 어느덧 그냥 어른이 되어 버리게 해 버렸다. 또 깁스를 하게 되었고, 언젠간 내가 살아 있다면 깁스를 하게 될 것이다. 59) 이번이 여섯번째네,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네 번의 절교와 한 번의 파혼을 당했다. ... 선물처럼 찾아온 단짝 친구의 죽음과 아버지의 죽음을 겼었다. ... 그리고 마침내 여섯번째로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렇게 애를 써서 나는 그냥 어른이 되었다. 나이들어서 어린이 놀이터의 킥보드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킥보드를 보관한다. 숨겨 둔다고 말하는게 맞을거 같다. 남편이 속상하게 되면 신나게 킥보드를 탄다. 이제는 제법 속도를 즐기기 시작 했다. 노래도 부르면서 타는 즐거움이란 말을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속도를 너무 낸거 같다. 넘어지고 말았다. 어느 청년이 나를 발견해서 구급차가 오기까지 기다린다. 어릴적 딸과의 얼음땡 게임의 추억이 생각난다. 자식이라고 해 봐야 지금은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109) 아, 가끔 얼음이 되어야겠다고. 나는 청년에게 지금은 술래를 피해 얼음이 된 거라고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곧 누군가 땡 하고 외쳐줄 거라고. 얼음땡 놀이란 그런거라고, 누군가 땡 하고 말해줘야 집에 갈 수 있는 거라고. 그러자 청년이 웃었다. 흐흐흐 111) 구급대원들이 달려왔다. 그러자 청년이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이제 땡이에요. 그래서 나도 청년에게 말했다. 자네도 땡 그러니 이제 집에 가요. 얼음이 되어 버리고 싶은 마음, 신나게 속도를 즐기는 중년의 여성 이제 얼음에서 벗어나서 집으로 돌아가야 할거 같다.이제 땡이에요. |
누가 "땡"을 해 주었으면윤성희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문학동네, 2025) 중 「어느 밤」을 어느 밤에 아파트 놀이터에서 킥보드를 훔친 사람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어느 날, 놀이터에 놓여 있는 킥보드를 타 본다. 자유와 속도를 느껴보고 싶었을 것. 함께 사는 사람과 분리되고 싶어서 산책을 나선 밤. 다시 킥보드와 마주한다. 한 번 두 번 타 보다가 아예, 자기가 주인인 양 자기 집 가까운 곳으로 옮겨 놓는다. 일은 점점 커져서 몇 번 더 킥보드를 타다가 어느 밤에 내리막길에서 넘어져 옴짝달싹 못 하는 신세가 된다. 그제야 킥보드에 그려진 거북이 그림이 떠오른다. 킥보드는 천천히 타는 것이라는 교훈을 알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자정을 넘은 시간. 사위는 고요하다. 불이 켜진 집이 한 채 있지만, 그마저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불이 꺼지고, 설상가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갈 수도 없이 누워있는 상황에서 몸은 점점 추워지고 구원이 될 수 있을지.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남편과 만나서 결혼하게 된 이야기. 여동생과 종교단체로 자기를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 그래서 고아라고 자기를 소개했던 사연. 남편은 결혼하자고 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는 가족이 많으니까 나눠 주겠다고 했다는 이야기. 그 많은 가족 때문에 겪어야 했던 고초들이 일일이 나열되지는 않지만, 아무하고도 친하지 않다는 말로 대변된다. 남편은 노동 현장에서 사고가 나서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 후부터 고약하게 바뀌었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지만,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관계는 남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그려진다. 이렇게 밤이 깊어 가는데 한 청년이 다가와 주인공을 구해준다. 청년은 독서실에서 밤새 공부를 하는데, 이날은 비가 내려서 독서실을 나왔다가 우연히 사고자를 발견한 것이다. 119가 올 때까지 함께 있어 주고, 자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가 나의 얼굴에 맞을까 봐 손바닥을 펴서 가려주는 이 다정함은 또 뭘까. 어릴 때 여동생이 죽고 희망을 잃었다고 말하는 청년. 5년 사귀던 여자친구와 싸우지도 않고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자, 사랑하지 않고도 평생 사는 사람도 많다고 말해 준다. 청년은 고시공부를 한다고 독서실을 다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어느 날, 주인공의 딸이 학교에서 돌아와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친구들과 얼음땡 놀이를 했는데 아무도 ‘땡’을 안 해 줘서 오래 서 있었다고 말한다. 그날부터 딸과 얼음땡 놀이를 많이 해 줬다고 말한다. 주인공이 도배일을 하는 남편을 돕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졌을 때, 딸이 ‘땡’을 해 주지 않아서 소파에서 종일 쉴 수 있었다는 뭉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사람의 다정다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비를 맞으면서도 도란도란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춥지 않았을 시간이 부럽게 다가온다. 가까운 사람들과 깊은 속내를 나눌 상대가 없어서 처음 만난 사고자와 구원자가 서로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주인공은 킥보드를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아줄 것을 부탁한다. 구급차가 오자 청년이 말했다. “땡” 주인공이 말한다. “자네도 땡”
윤성희 작가의 작품에 주된 주제가 위로라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표제작인 「날마다 만우절」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정말 마음을 건드리는 감동이 담긴 글을 쓰는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마음에 숨겨진 어떤 것을 흔들어서 눈물짓게 하는 것. 그런 카타르시스를 경험함으로써, 위로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것. 윤성희 작가는 문학이 주는 효용적 가치를 더 높여준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얼음이 되고 싶다. 해야 할 일들이 줄을 서 있지만, 모두 밀쳐주고 얼음이 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아니, 내가 처한 모든 상황이 ‘얼음’으로 치환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얼음일 테니까. 누군가 나의 슬픔으로 가득 찬 마음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땡’을 외쳐 준다면 조금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유시민 작가님은 말했다. 인간은 누구도 다른 사람이 구원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자기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 뿐이라고. 그 말에 힘입어 스스로 외쳐 본다. “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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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새벽 쿵쿵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귀를 기울이니 아내가 거실에서 운동을 하는 중이었다. 소리가 커서 집이 울려, 라고 하자 아내가 숨을 몰아쉬며 어 미안, 이라고 대꾸했다. 폰을 들어 확인하니 다섯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단일화 어쩌구 하는 뉴스가 대기 화면에 보여 얼떨결에 눌렀다가 안과 이의 소식을 누구보다 빨리 확인하게 되었다. 다시 잠이 드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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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날마다 만우절 리뷰 습관처럼 책을 구매하고 독서를 하곤 한다. |
| 윤성희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 담담하고 다정한 유머로 가득한 소설 11편이 실려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떤 계기로 인해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슬픔,서운함,억울함,분노 등)이 뚫어놓은 마음의 구멍을 발견한다. 소설 속 인물들이 이 쓸쓸하고 공허한 구멍을 어떻게 메우고 치유하고 통과하는지 여정을 좇다 보면 이 책은 어쩌면 마음을 단순하고 정갈하게 만드는 비결이 가득 담긴 비법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쁘게 반짝이는 조약돌같은 이야기들은 때론 유쾌하고 때론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소설 속 장면들이 일상에서도 문득 떠오를 것만 같다. 힘겹고 지칠 때 다시 잘 걸어갈 수 있도록 산뜻한 위로와 휴식을 건네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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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월의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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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만우절 . 윤성희 . 문학동네
따뜻한신발을신 동화속주인공을상상하던 나는뭐가되었을까 ?
/ 55 . 여섯번의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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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열하나
- 여름방학
지금누군가날본다면 비도오지않았는데
옷이젖은걸 이상하게여길것만같았다
젖은옷이 몸에달라붙었다
속옷이비칠것이다
누가보면어때
나는 창피해하지말자고생각했다
여름방학때는 누구나물놀이를하는법이니까 /32
- 여섯번의깁스
응급차에실려가면서 나는이정도사고면
갈비뼈는부러졌을거라는 생각이들었다
재수없으면 엉치뼈나다리가 부러졌을것이다
이번이여섯번째네
지금까지살면서 나는네번의절교와 한번의파혼을당했다
네번의절교와 한번의왕따를당한뒤
선물처럼찾아온 단짝친구의죽음과 아버지의죽음을겪었다
두번이나이직을했고, 스트레스로탈모를겪기도했다
그리고 마침내여섯뻔째로 뼈가부러지는사고를당했다
그렇게애를써서 나는그냥어른이되었다
그생각을하자 헛웃음이나왔다 /59
- 남은기억
그리고그딴생각하지마요 그러면불면증걸려 /82
- 어느밤
너무걱정하지말라고
곧누군가 땡하고외쳐줄거라고
얼음땡놀이란 그런거라고
누군가땡하고말해줘야 집에갈수있는거라고
그러자 청년이웃었다
흐흐흐, 그렇게웃었다
조금있으면 구급대원이도착할거예요
그러면 제가땡이라고말해줄게요 /109
- 어제꾼꿈
나는막대기를저으며 속으로주문을외웠다
아들따라다니는 꼬마유령사라지게해주세요
딸이일이주일에 한번씩전화하게해주세요
지후에게막대기를건네주며 나는속으로주문을외웠다고말했다
"무슨주문인지말해주면안돼요?"
지후가물어서 나는지후의귀에대고속삭였다
"할머니가되고싶다고빌었어 손주가태어나면 구연동화도해주겠다고"
지후가올해주문이성공하면 내년에도같이하자고말해서 나는그러자고했다
새끼손가락을걸고약속을했다
그러자이모든게 내가어젯밤꾼꿈처럼느껴졌다 /139
- 네모난기억
그러면서 뒤늦은후회를했다
민정의소식을들었을때 화를내면안되었다
걱정을했어야했다
자신이그것밖에 안되는놈이라는사실때문에 정민은실망스러웠다 /162
- 눈꺼풀
세상에, 눈꺼풀이너무나무거웠다
이무거운눈꺼풀을 들어올릴수만있다면
앞으로뭐든지 할수있을것만같았다 /195
- 아무도미워하지않는밤
정말, 정말좋았어요
그순간이 /223
- 블랙홀
그날이후·······
뭐랄까, 마음에커다란구멍이뚫린것만같아
블랙홀같은거
조금만잘못해도 그안으로빨려들어갈것만같았어 /248
- 스위치
스위치같은거야 그렇게이상한놈이되는건
버튼하나로 왔다갔다하는거지
그러니 스위치를잘켜고있어야해 /279
- 날마다만우절
"오빠도, 순진도하지 . 그걸믿고"
그러면서고모가또웃었다 그말에엄마도웃었다
두분이하도기분좋게웃어서 나는고모가계속계속 거짓말을해주길바랐다 /300
++
첫단편부터 마지막단편까지
한장한장 소중히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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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만만치않고 고단하고 그 안에서 기쁨을 찾고 살아내고있다.11편의 이야기들이 모두 우리의 이야기이고 누구나 겪을수있는 이야기이고..너무나 아픈 이야기들이지만 다 읽고 책장을 덮는 순간 난 눈물과함께 위로를 받았음을 알게되었다 깊고 깊은 이야기들은 쉽게 읽을 수 있게 써 내려 간 작가님의 글솜씨가 부러워졌다 인물 한명 한명 우리 곁에 살고 있는 듯 하여 실화인 듯 한 느낌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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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만우절이라......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꺼내기 어려운 말들을 만우절이라는 핑계로 슬쩍 건넬 수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건 평소 어려운 사람이건 간에 마음의 거리를 좀 줄여 볼 수 있지 않을까?
독특한 제목의 이 작품은 윤성희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님의 단편들을 좋아했기에 언제쯤 신작이 나올까 기대했더니 떡하니 이렇게, 나와 주었다.여성에 대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늘 가슴에 와 닿는 작가이기에, 이번 작품집 속의 단편들도 그런 색깔을 머금고 있지 않을까, 막연히 예상했다. 그리고 역시나, 윤성희 작가가 지닌 고유의 온기는 작품 곳곳이 따스하게 뿌리 내리고 있었다. 노년의 여성에 대한 애정과 관심, 이를 넘어선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애정이 담겨 있는 작품들이었기에 한 줄도 허투루 읽어내려갈 수 없었다. 특히나 <어느 밤>이 포함되었기에 더 좋았고 소중했던 이 작품. 곧 윤성희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만나고 싶다. 그때까지는 <날마다 만우절>을 되새기고 또 되새기며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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