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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누와 릴라의 어린 시절 소꿉동무이자 미켈레의 전 부인 질리올라는 성당 옆 화단에 “고통과 두려움에 몸부림친 흔적이 역력하게 보이게 한쪽 구두만 신은 채 시체로 발견된다. 남편 미켈레에게 버림받은 질리올라의 망가져 버린 육신이 한 부부의 문제가 아니라 나폴리에 살고 있는 수 많은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덩시 나폴리는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여자들에게 자행되고 있는 폭력과 폭언을 당연시 여겼다. 작가로 성공한 레누는 학자 집안과 결혼한 자신의 이력과 어울리는 언어(표준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법을 습득하면서도 자신의 고향인 나폴리 사투리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레누와 릴라가 살았던 시기에 이탈리아에서는 학생운동, 노동운동과 더불어 여성해방운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대학 학력에 작가로 살고 있는 레누는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는 모성의 의무에 짓눌려 버리고 가부장적이고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는 남편 피에트로와의 결혼 생활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집안일과 육아에 치여서 두 번째 소설을 집필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 레누는 급작스럽게 자신의 삶이 일어난 변화로 정체성을 찾기 위해 갈등하기 시작한다. 레누는 페미니스트인 시누이 마리아로사와 어울리다 점점 페미니즘에 빠져들면서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던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한다. 육아와 가사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레누는 급진적이고 거창하지만 한편으로는 공허한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페미니스트들처럼 밖으로 나가 여성 해방을 울부짖지 않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서서히 페미니즘적인 사고를 발전시켜 나간다. [나는 성숙이란 결국 삶의 굴곡을 호들갑 떨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상적인 삶과 이론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고 변화를 기다리며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와 아내, 작가의 삶을 살고 있는 레누는 현재 이 시대의 여성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 주듯이 일과 가정, 육아의 굴레를 쉽게 벗어던지기 힘든 인류의 시작이래고 지속되고 족쇄처럼 채워진 운명이다. 작가가 창조한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 속에 우리 모두의 고민과 번민, 행복과 기쁨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