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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바로 앞에 전국구 스포츠 경기가 개최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트랙이 있다. 지금이야 코로나 탓에 출입이 제한되지만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와서 걷기도 달리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전력질주하듯 달리는 러너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었지, 그들이 왜 달리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달리기'라는 것에 그렇게 큰 소우주가 존재할 줄이야,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의 깊고 단단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어느새 나도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흘린 땀과 내딛었던 한 발 한 발이, 1분 1초가 그대로 몸에 축적돼 근육으로, 지구력으로 쌓였다. 시간을 들인 만큼 더 잘 달리게 되었고, 더디지만 결국 목표에 다다랐다. 내게는 그런 경험이 간절히 필요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주는 일.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p.34"
나 역시도 끝까지 가지 못하고 이탈해버린 일로 인해 짙은 무기력함에 팽배해있었다. 이 무기력함은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할 용기와 긍정적인 마음을 갉아먹었고, 종국에는 나 자신을 갉아먹기에 이르렀다.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에 가속도가 붙어버리면 중간에 멈추기가 참 어렵다. 내 눈앞에 다가온 기회일지 모르는 것들을 하나씩 놓쳐버리며, 나 자신을 잃어가는 일에 무감한 날들이 이어졌다.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을 읽는 동안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저자의 모습에서 나를 보았다. 기본 체력이 좋지 못해 잔병 치레가 잦고, 어려운 인간관계는 쳐내는 게 차라리 쉬운, 모든 일에 잘 지치는 나와 너무도 닮은 모습에 위로가 되었다.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은 달리는 여자, 사람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달리기로 시작했지만 달리기 그 이상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이런 이유로 달리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진 사람을 만났고 또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책이다. 회사를 다닌 지 10년이 넘었지만 어려운 것들은 아직도 쉽게 풀리는 법이 없고, 나도 모르는 무언가, 내가 잘하는 게 있을 거라는 몽상은 여전하다. 모든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나만 뒤처지는 느낌은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마음의 에너지는 유한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고갈된다. 나의 가장 멋진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 '때'를 기다리며, 나도 마음을 잘게 쪼개어 꺼내어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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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달리기 #달리는여자사람입니다 #손민지 #디귿 #동녘 . . 달리기는 언제나 나에게는 이동을 위한 수단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달렸고 또 달리다 지쳐 후회했다.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이 많고 또 가장 대중적인 운동이 조깅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달리라고 추천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달리기를 권유하는 책이 아니다. 달리기의 장점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만약 그런 내용이었다면 나의 흥미를 이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달리기를 통한 자아실현에 가깝다. 달리기로 나를 알아가고 나를 일으키는 과정이 솔직하게 담긴 에세이다. 그리하여 이어달리기처럼 나도 달리게 되는 것이다. "늘 기분에 지배되던 몸이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달리기를 통해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으므로, 기분은 조절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을. 달리고 올 때마다 나는 나를 믿고 살아봐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13쪽 . . 나를 최대한의 나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달리는 나가 되어 다시 기분의 변덕과 방해에서 벗어나는 것, 쉽게 자유로운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다. '잘 달리기 위한' 복장으로 차려입고 달리는 인간이 되는 일은 저자의 즐거움을 최대치로 만든다. 그리고 달리는 과정에만 집중하며 치열하게 몰입하는 저자의 모습은 가만히 앉아 읽고 있는 나를 변화시킨다. . . 달리기를 결심할 혹은 운동을 목표하는 사람이 아닌 누구든 삶의 에너지를 온몸이 축적시키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달리기를 통해 삶은 극복의 힘을 얻고 일상의 안정을 찾는다. 독자들에게 그것이 꼭 달리기여야한다고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자신의 달리는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설득력이 높다. . . 동녘의 디귿시리즈는 주거, 등산 등 일상의 독립적 주체를 굉장히 솔직하게 보여준다. 누군가의 에세이 이상으로 삶에 대한 평범하지만 소중한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도서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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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시민 10km 달리기에 친구와 지원해서 달려보았다. 학교 체육 시간의 오래달리기로는 늘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빨리 잘 달리는 분들이 많은 세상인 줄 덕분에 배웠다. 겨우 완주는 했다. 하프나 풀코스 마라톤에 대한 경외가 엄청나게 커졌다.
대학입시가 본격화되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스포츠 활동뿐만 아니라 예체능 전반에 대한 참여시간이 줄고 자제당하기도 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대신 가끔 아주 오래 걸었다. 대학/대학원 시절은 가장 바빴던 시절로 기억한다. 매일하는 운동 대신 가끔 등산을 다녔다.
유학 가서 우연히 태권도 유단자를 알게 되어 뒤늦게 조금 배우다가 말았다. 걷기 명상을 배워 가능한 자주 걷긴 했다. 차라리 매일 달리는 습관이 굳건했다면 오랜 세월 체력을 잘 채웠겠다 싶은 아쉬운 생각은 종종 들었다.
“불쾌한 말이 나를 할퀴는 날에는 그 기분 속에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조건 한번 달리고 오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옷을 챙겨 입고 나선다.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내가 왜 기분이 나빴는지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게 된다. 기분에서 벗어난 스스로가 강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러고는 깨닫게 된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는 것을.”
귀국해서 출퇴근하면서 루틴을 만들었다. 6시에 운동센터에 가서 20분을 기계 위에서 달리고 다른 운동 좀 하다 샤워하고 아침 사서 출근하는 일. 달리기 시작할 때마다 이걸 왜 하나 싶게 괴로워지다 그 순간이 지나면 내려오고 싶지 않은 러너스 하이를 맛보는 반복이었다.
“나는 언제고 나와 함께 붙어 있는데, 함께 있는 나 스스로를 좋아하지 못해서 그렇게 타인을 찾아 다녔는지도 모른다. (...) 기꺼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달리러 나간다.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나는 또다시 나 자신을 절실히 돕고 싶어진다.”
그리고 슬슬 게을러지다 판데믹으로 적어도 운동 일상은 다 무너졌다. 마스크를 하고 할 수 있는 운동은 적어도 내 정신 건강에 아주 유해했다. 마스크를 벗어 박박 찢거나 분노를 표출하게 될까 두려웠다. 아파트 계단을 하염없이 오르내리는 일도 지겹고 이젠 산책만 종종 한다. 아주 말랑한 몸이 되었다.
‘어설픈 뜀박질이 남은 생을 구원했다’는 저자의 글은 과장이 아닐 것이다. 걷고 뛰면 몸을 바로 세우고 자세를 찾게 된다. 시선도 달라진다. 당연히 체력도 달라진다. 근육이 하는 일에 비하면 청순가련 우유빛깔 따위는 삶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
“운동복을 입고 달릴 때마다 나는 점점 진짜 ‘나’에 가까워진다. 내 몸은 ‘예쁘게’ 보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잘 달리기 위해’, ‘건강하게 기능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을 자신이 갖게 되고 움직임이 자유로워지는 경험은 귀하다. 인류 문명은 지금도 여성의 몸을 착취하는 방식을 버리지 않았다.
몸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다른 사람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연대하는 방법도 알려 줄 것이다. 적어도 외모를 품평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게 될 것이니까. 더 작고 약한 몸을 가진 다른 생명들에게 친절하고 싶어질 테니까.
“노랑이가 그리워질 때마다 나 또한 아주 작은 원자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언젠가는 나도 죽어서 사라질 것이고, 우리 둘 다 똑같이 원자 단위로 흩어져 또다시 먼 여행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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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거리기를 싫어하는 나는 늘 '운동하는 나'를 상상해본다. 서양 여인들처럼 공원 산책로를 헤드폰을 끼고 신나게 멋지게 달리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 상상의 연혁은 이미 수십년이 흘렀다. 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나이다. 이 책의 저자는 상상을 실현했다. 그토록 운동을 싫어했지만, 그녀는 '러너'가 되었다. 바람을 가르고 자유로움을 느끼는 바람돌이처럼 그녀 인생에 새로운 그녀가 생겨났다. 그녀는 운동장에 뛰는 여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는 것은 그냥.. 나의 자격지심이겠지? 뛰고 나서 느끼는 그 성취감, 그 파워. 그녀는 그것을 같이 느끼고 싶단다. 운동이 남자들의 전유물인양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남자들만 보이는 세상 말고 멋진 운동복을 입고 땀흘리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상상을 해본다. 그들 가운데 나는 꼭 있다. 늘 상상해왔던 것처럼 말이다. 뛰기 전에 걷기라도 해봐야겠다. 그녀는 나에게 자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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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의 에세이 시리즈 세 번째 도서인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역시 나에게 위로를 건네주었다. 여성 러너로서 배우고 느낀 점, 자신의 성장 이야기, 불편한 점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멈칫하게 만드는 문장 또한 더러 있었다.
레깅스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지만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불쾌한 일의 가능성을 모두 차단하고 싶었다. p.26
이 문장은 여성으로서 특히나 공감되었는데, 박정훈 기자의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을 읽었을 때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의도치 않게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들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남들의 편견 안에서 내가 안전하기 위해 편안한 나의 상태들을 숨기곤 했다.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여성이고 싶지 않아서, 그들의 화젯거리에 조금도 속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달리기에 있어서도 여성이기에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을 보호하려 했던 저자에게서 나를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남들처럼 빠르게 달리지는 못하지만, 파워와 스피드는 확연히 달리지만, 강해지기 위해 느리고 꾸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p.71
그때 우리는 뭐가 될 수 있을지 몰라 괴로워했다. 넘쳐흐르는 시간을 감당하지 못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만큼 젊어서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p.95
내가 마주한 풍경을 뒤로 하지 않는다면 달린다고 말할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것도 붙잡아 둘 수 없는 것은 달리기에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살아간다는 감각도 이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p.124
과거를, 현재를, 미래를 연연하며 또 바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저자는 말한다. 우린 여전히 여기에 존재한다고. 우리는 늘 과정 속에 있어 이 혼란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저자는 달리며 뒤로 물러날 것들을 충분히 느끼며 흘려보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지나쳐야만 했던 것들이 곧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이 과정을 이해한다면 무엇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달리기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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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동녘에서 새로 기획한 에세이 브랜드 ‘디귿’의 세번째는 달리는 여자 였다. 나로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을 응원한다는 이 시리즈의 취지와 동녘 출판사의 평소 정체성과 통하는 즐거운 읽을 거리였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아마도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당장 뛰쳐나가 달리기를 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달리기 찬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페미니즘적 요소까지 가미된 에세이였다.
힘껏 내달리는 순간만큼은 평소보다 더 용감해지는 보통의 여자 사람. 책을 낼 만큼 달리기에 진심이지만 달리는 사람 중 가장 못 달리는 사람, 가장 체력 안 좋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 손민지는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동기부터 달리기를 하면서 겪은 여러 에피소드와 생각, 느낌 들을 솔직담백한 일종의 분투기를 썼다.
달리기가 일종의 인생의 구원이기까지 했다는 저자는 달리기를 통해 혼자 씩씩하게 바로 서는 법을 배웠고, 아름답지 않은 몸 때문에 움츠려드는 대신 종아리에 알알이 박힌 잔근육과 맨발의 굳은살을 아끼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오롯한 독립’, ‘여성의 몸’, ‘이웃과의 연대’를 키워드로 한 새로운 생각과 논리들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의 구성은 1부 달리는 여자(들)와 2부 체력으로 하는 사랑으로 이어지며 스무편이 안되는 길지 않은 이야기가 엮여있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하고 내가 원하는 내가 되는 경험과 우리에겐 무엇이든 입고 달릴 권리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는 글에서 저자는 달리기를 통해 늘 기분에 지배되던 몸이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달리기를 통해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으므로, 기분은 조절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을, 달리고 올 때마다 나는 나를 믿고 살아봐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대목에서 당장 나도 달리기를 시작하고 싶었다.
또한 나는 나를 좀 봐주기로 했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기, 한낮을 견디는 최선의 방식, 내향형 인간의 달리기, 용기는 셀프 충전하겠습니다 등의 아주 힙한 이야기와 생각들이 가득했던 책이다.
그 외에도 러닝 총량을 확보해두기만 한다면 몸을 막아서는 나쁜 마음이 끼어들 새가 없고 지난 며칠간 나를 게으르게 만들던, 그래서 사랑해야 할 것을 미워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을 쉽게 시들게 하던 나태한 마음까지 바람의 저항에 부서져버린다고 달리기를 예찬한다.
우리에겐 시선 권력 없는 평등한 운동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인상적이었는데 저자는 조거팬츠를 입고 달린다. 처음엔 허벅지가 보이는 짧은 바지에 민소매 차림이었다. 운동하는 여성에게 시선 권력은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여성들만 있던 필라테스 학원에선 평범하기만 하던 레깅스가 남성들에겐 몸매를 강조하기 위한 코르셋이라 오해받는 것처럼, 시선은 불평등하고 여성의 몸은 왜곡된다. 저자는 조거팬츠가 분명 자유롭고 더 멋지다고 느끼지만 그 시작이 온전한 자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여성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운동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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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걷기조차도 귀찮아하며,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1~2분만 뛰어도 숨이 거칠어져서 진정하는 데 5분 이상 걸리는… 흐물흐물한 몸뚱어리를 가지고 있다. 그 정도로 체력이 조악하기 때문에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의 제목만 봤을 때 솔직히 한숨부터 내쉬었다.(작가님 죄송합니다;;) 설마 첫 장부터 ‘달리기를 하면 당신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든가 하는 자기계발서의 말투가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은 출판사를 믿고 책을 펼치기로 했다. 이전에 디귿의 다른 에세이들(『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등)을 읽고 ‘자기계발’이나 ‘훈계’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에 대한 글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는 달리기의 ‘성공신화’가 아니라 ‘일기’였다. 작가가 달리기를 만병통치약이라고 과대광고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1부 ‘달리는 여자(들)’은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2부 ‘체력으로 하는 사랑’은 러너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후 살아가는 작가의 생활을 담아냈다.
사실 1부는 달리기의 효과로 인해 긍정적인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간은 달리기 만능주의·환원주의적인 면이 있다. 작가는 각각의 꼭지를 교훈적인 문장으로 마무리하려는 듯했다. 다음의 인용문은 각 꼭지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
(14쪽) 스스로의 기분에 결정권을 가지게 됐다고 생각하자 나는 굉장히 믿음직한 사람이 된 것만 같다. 달리고 올 때마다 나는 나를 믿고 살아봐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42쪽) 나는 언제고 나와 함께 붙어 있는데, 함께 있는 나 스스로를 좋아하지 못해서 그렇게 타인을 찾아 다녔는지도 모른다. …기꺼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달리러 나간다.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나는 또다시 나 자신을 절실히 돕고 싶어진다.
(60-61쪽) 재능과 무관하게 끝까지 달리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 달리기라서… 달리기의 논리 앞에서는 재능이라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러니 나 자신을 조금 덜 의심하길, 다양한 무언가를 그냥 쭉 해나가길.
이렇게 잘 정리된 문장을 읽으면, 작가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보다는 점잖게 갈고 닦은 글, 그러니까 이를테면 스터디 플래너나 다이어리에 필사해두면 멋질 법한 문장을 쓰는 데 집중했다는 게 티가 났다. 독자에 따라 취향이 갈리겠지만 나는 이런 문장에서 작가가 달리기와 원고에 정성을 갈아 넣은 게 와닿아서 좋았다.
2부에서는 달리기로 얻은 ‘체력’과 그 체력 때문에 가능해진 ‘사랑하는 힘’을 키워드로 꼽을 수 있는데, 작가의 사랑이 동네 고양이에게로 향하는 걸 보며 마음이 데워졌다.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작가도 체력이 넉넉하지 못해서 삶이 힘겨웠다고 한다.
(100쪽) 체력 없는 삶의 문제점은 단순히 몸의 피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간관계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어느 관계에서든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면 미련 없이 정리해버렸다. 대화가 사소하게 어긋나거나 가치관이 충돌하면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혼자 마음속에서 밀어낸 친구만 여럿이었다.
(101-102쪽)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몰랐다. 그것이 체력의 문제였다는 것을. 삶에 달리기가 들어온 후로 일상의 많은 일이 대수롭지 않아졌다. …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늘어나자 나는 조금씩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갔다. …체력이 나쁠 때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게 됐는데 그게 동네 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이다.
(103-104쪽) 조금 더 튼튼해진 몸 덕분에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의 사랑을 알아가고 있다. 매일 동네 고양이들에게 다정한 ‘냐옹’ 인사를 받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발라당 배 뒤집기’도 보는 특권을 누린다. …계속해서 다정함을 나누기 위해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체력을 기를 셈이다.
동네 고양이를 돌본다는 건 ‘고양이를 찾아다니며 식사를 제공하는 일’과 ‘고양이를 해치려는 사람으로부터 고양이를 보호하는 일’을 동시에 수행할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특히 후자의 경우 수모를 당하며 체력과 자존심이 깎이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잡념과 스트레스를 벗어 버리기 위해 작가는 달리기를 한다고 말한다.
(130-131쪽) 내 수많은 자아 중 캣맘 자아와 달리는 자아의 차이는 엄청나다. 히어로 무비에 자주 나오는, 평소에는 나약한 주인공이 옷만 갈아 입으면 갑자기 초능력을 얻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설정이랑 비슷하다. …스스로가 너무나 약하고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마다 그것을 반증하기 위해 내 안의 러너 자아가 나서준다.
전반적으로 좋았으나, 조금 아쉬운 부분이 두어 군데 있었다. ①본문 22~29쪽에 해당하는 꼭지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거팬츠를 입은 사람이 표지에 그려졌다면 고증(!)이 완벽했을 텐데 짧은 반바지를 입은 러너가 표지에 들어가서 약간 아쉽다. ②125쪽에서 인용한 『떨림과 울림』의 문장들을 큰따옴표로 묶기만 하고, 각주 등 별도의 방법으로 출처를 명기하지 않아서 아쉽다. 이 부분은 『떨림과 울림』 본문 49쪽에 해당한다.
선천적인 체력은 약하지만 후천적으로 계발한 지구력,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읽으면서 ‘인간 손민지’를 알 수 있어서 좋은 책이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타고난 능력보다는 훈련으로 얻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 사랑하기 위한 체력을 부지런히 기르는 것 말이다. 손민지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달리는 여자, 어른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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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여자사람입니다 #손민지
이전에 우리나라 국가대표 취미인 등산에 대해 예찬하는 #행복의모양은삼각형 을 소개해 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은 달리기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취미로서 달리기에 대한 좋은 점을 나열하는 책이 아닙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나니 그제서야 책 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달리기, 여자, 그리고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 볼 때는 참 멋 없는 책 제목이었습니다만 책을 읽은 후는 더 좋은 제목이 없다 싶습니다.
이 책은 달리기를 통해 극히 내향적인 성격의 작가가 정체성을 찾아가고 달리기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이야기입니다. 해서 유난히 책 사이사이 밑줄이 많이 붙습니다.
작가는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뛰어 본 기억이 없는 소심한 여자입니다. 땀이 나게 뛴 기억은 말할 필요가 없고요. 집 없는 고양이를 보살피기 위해 사료를 줄 때 밤 늦게 사람들 눈을 피해 나갑니다만 고양이를 싫어하는 동네 사람의 한 마디에 살짝 자리를 피하는 전투력 제로의 사람입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리기 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작가가 변신하기 시작합니다. 작가에게는 히어로의 힘을 주는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 운동복과 운동화를 신으면 서서히 에너지가 충전되기 시작합니다. 비싸지 않더라도 마음에 드는 운동복이어야 합니다. 후줄근해서 주위의 시선이 의식되는 옷은 오히려 자존감 떨어지게 합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하면서 성취감을 알아갑니다. 루저에서 위너로 바뀌는 순간이죠.
나의 정체성을 알아갑니다. 누구보다 빠른 달리기 영재의 재발견이 아닙니다. 빨리 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 달리기 소질로만 본다면 밑자락에서 돌지 않나 합니다. 나의 정체성은 바로 꾸준함입니다. 달리기는 하루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보내주는 신기한 명약입니다. 바닥까지 내려간 에너지는 어느새 머리 끝까지 꾹꾹 눌러 채워집니다.
잠시 제 얘기좀… 저는 달리기가 싫어진지 2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신호등 절대 뛰지 않습니다. 양반이니까요. 다음 신호 기다립니다. 책 내용 중 작가가 사용하는 ‘런데이’ 라는 달리기 앱이 있더군요. 이 앱을 깔았습니다. 아! 나도 갑자기 막 달리고 싶습니다. 아마 2분쯤 달리다가 죽니사니 하겠지만, 앱을 켜놓고 작가가 히어로로 변신한다는 그 성취감을 나도 마구마구 느껴보고 싶습니다. 아차, 멋진 운동복부터 사야겠군요. 최대한 나온 배를 가리고 더불어 키도 훌쩍 커 보이는 기능성 비싼 옷으로 장만해야 겠어요.
아래는 책 속의 내용을 옮깁니다. 옮길 내용이 너무 많아요. 최대한 줄여 보겠습니다만 잘 될지…
Page.12 내 몸의 근육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으면 당연히 잡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다.
Page.13 달리기를 통해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으므로, 기분은 조절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을, 꽤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Page.19 달릴 때만큼은 정말로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었고, 아무 운동복이나 대충 집어 입고 싶은 날 또한 그렇게 했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내가 되는 경험이었다. 운동복을 입을 때의 자유로움은 점점 나를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Page.27 달리기를 할 때면 정신과 육체 모두 강해지는 느낌을 받는데, 그때 내 성별을 떠올리기 전에 그저 ‘한 인간으로서’ 단단해진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Page.33 달리기가 끝날 때마다 나는 매번 ‘더 쉽게’ 달리러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달리기는 관성이다. 오늘의 ‘지겹도록 반복되는 움직임’을 버텨내고 나면 내일 또 달릴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내게 달리기는 에너지를 ‘쓰는’ 운동이기보다는, 에너지를 ‘쌓는’ 운동이다.
Page.39 내게 달리기라는 도구가 없었다면 여전히 나는 시시콜콜한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서, 혼자인 것을 감당할 수 없어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괴롭혔을지도 모르겠다.
Page.42 타인을 바라보느라 나를 잊고 지낸 시간이 길다. 나는 언제고 나와 함께 붙어 있는데, 함께 있는 나 스스로를 좋아하지 못해서 그렇게 타인을 찾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좀처럼 혼자가 되지 못했던 나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했던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을 것이다. 기꺼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달리러 나간다.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나는 또다시 나 자신을 절실히 돕고 싶어진다.
Page.53 내가 살아 움직이는 소리를 이토록 생생하게 들은 적이 있었나. 어떤 음악보다도 격렬한 소리 같다.
Page.60 재능도 없는 달리기를 그저 조금씩 꾸준히 했던 것 또한 일종의 재능일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겨나는 것이다.
Page.74 달릴 때 자기 자신이 얼마나 힘차게 움직이는지 파워를 느껴봤으면 좋겠다. 느리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끝까지 달리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Page.90 달리기를 오래오래 좋아하기 위해서 오히려 미지근한 마음을 유지한다. 마음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좋아하는 마음도 고갈된다.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에도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나는 계속해서 달리고 싶어서 좋아하는 마음을 잘게 쪼개어 꺼내 쓴다.
Page.110 달리기는 내가 하는 일 중에 가장 육체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가장 헌신적인 일이기도 하다. 나는 마구잡이로 엉킨 마음을 가지런하게 정리하기 위해 달린다. 그래서 내게 달리기는 명상 같은 것이다.
Page.130 갈 길이 멀다고 생각을 하니 오히려 마음은 여유롭다. 속도가 떨어져도, 누군가 나를 앞질러도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어느새 평소의 반환점을 그대로 지나쳐 쭉 달린다. 낯선 길을 내딛을 때마다 긴장과 설렘이 함께 생긴다.
어떠신가요 이쯤되면 다들 달리기가 신체적 건강의 수단 외 그 무언가 있음을 이해하셨겠지요.
이 글은 동녘 출판사의 동동 서포터즈 3기 활동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M.blog.naver.com/lovice91 @Henry_minilife 2021년 7월 13일 @lerayonvert__ @common_melancho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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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여자사람입니다 #손민지작가님 #에세이 읽었어요. 작가님의 따뜻한 맴이 전해져서 감동이었습니다.특히 #동네고양이 #케어테이커 활동을 하고 있는 최근을 다룬 뒷부분에서 완전 갬동이었어요.이제는 길고양이란 말보다는 #동네고양이 란 말을 더 많이 쓰더라고요.영역동물인 냥이가 그 동네에서 살고 있으니까요.작가님을 유독 따르던 노랑이가 안보여서 한참을 구석진 곳 햇빛안드는 곳으로 계속 찾아다닌 부분에서는 너무 안타까웠네요. 저도 7월1일부터 #냥이 2마리 키우거든요.작가님이 달리기를 통해 저질체력극복하고 #동네냥이 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저도 체력으로하는사랑 실천합니다.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가족들 끼니 챙기고 아들이 먹고싶단 수박도 사러가야겠네요.저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으로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집에 오면 한없이 늘어지는 밖에서만 부지런한 스타일이거든요.저도 #체력기르기 필요해서 #동네트랙 달려보겠습니다. 이 책 읽으며 #러닝 #달리기 꾸준히 해봐야겠다는 도전받았답니다. 우리는 달릴 때마다 용감해진다는 부제목도 참 좋습니다. 달리는사람 중 가장 못 달리는 사람이지만 그만큼 욕심내지않고 꾸준히 주2회를 지속적으로 달려왔다합니다. 분명 #런태기 도 있더라고요.하지만 그 시기 또한 달리기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시기라고요. 다치지 않고 달리기를 목표로 그저 묵묵히 작가님만의 러닝총량을 채우며 살고 있어요. 보통의 여자사람들이 동네 운동장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작가님 바람 저도 달려보겠습니다.30분만 딱 달릴게요^^;; 5분 달리는 것도 힘들다합니다.저는 운동초보니깐요.사실 땀흘리는 거 싫어하고 운동은 숨쉬기운동만 해온 여자사람입니다. 동생 손민희님이 언니~글 써 봐~~해서 조용히 홀로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좋은 동생 둔 작가님이세요. 아~나는 형제만 있고 자매는 없다고요.부럽다요. #동녁 #동녘출판사 의 에세이브랜드 #디귿 의 #신간 지금에서야 #운동 이 필요한 거 같아진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에세이맛집 #에세이추천 #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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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 이야기, 이번엔 달리기!
학창 시절 체력장만 하면 제일 주눅 들었던 종목이 단거리 달리기였다. 나는 윗몸 일으키기도 잘했고 철봉 매달리기도 악으로 깡으로 버텼지만 단거리 달리기만큼은... 달리기 유전자가 없는 것으로 포기해버렸다. 그렇게 나에게 달리기는 뭔가 두려운 운동으로 기억되기에 이 책을 처음 받고는 '다 같이 마라톤을 뛰어보자는 건가?' 싶어 호기심이 들었다.
"내게는 그런 경험이 간절히 필요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주는 일. 어쩌면 체념하는 모습이 아닌, 끝까지 달리는 내 모습을 보고 싶어 계속 달리러 나간 것인지도 몰랐다."
등산 에세이에서도 그랬지만 여자들은 뭐만 하면 복장으로 자기 검열을 한다는 게 속상했지만, 운동한다고 티 내고 다니는 복장은 같은 여자로서 나도 솔직히 별로다. 자기는 편하다고 입는다지만 보는 사람 불편한 건 왜 신경 안 쓰나. 외설스러운것과 망측한 건 좀 다른 느낌이랄까? ㅋㅋㅋ
건강미 넘치고 남의 시선에도 불편하지 않을 편한 복장을 하고 작가는 오늘도 달린다? 만다?
"시행착오 끝에 내 몸에는 주 2회 달리기가 맞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는데, 이렇게 설렁설렁 달려야만 달리기가 즐겁다."
'달리는데 얻는 쾌감이 크니 달려라'가 아니라 뭔가 자기에게 맞는 돌파구를 찾으라는 느낌이 좋았다. 너무 한 곳에 집중한다는 느낌보다는 좋은 마음으로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 그게 달리기라면 건강도 얻고 자기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덤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답답한 마음에 쭈그러진 깡통처럼 여기저기 차이는 기분이라면 작가의 바람을 담아 한번 달려볼까?
"달리기는 참 신기하다. 그저 달렸을 뿐인데 삶이 조금 쉬워진다. 잔뜩 쭈그러들었던 마음을 씩씩하게 쫙 펴게 되고, 뭐든 해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조금 더 관대할 수 있고, 약한 동네 고양이들을 지켜주고 싶을 만큼 강해진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달리기가 자꾸만 나를 그렇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