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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나를 비추다 <식물과 나>를 읽고
도심 속에는 수많은 거울이 늘어서 있다. 쉼없이 오가던 도시생활자는 잠시 멈춰서서 자동차나 건물 안팍의 유리창에 자신을 비추어본다. 이때 시선을 조금만 옮겨보면 또 다른 거울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거리의 가로수와 화단의 풀꽃이다. 이때 그들은 내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을 비춘다는 걸 알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두 해 전, 자연의 숲에서 빌딩숲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거처를 옮긴 식물들에 관한 이야기인 <식물의 책>을 통해서이다. 그동안 귀 기울이지 않았던 식물의 말들은 물론, 식물세밀화와 식물을 그리는 직업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인 이소영 식물세밀화가가 반평생 식물에 기대어 살아오면서 그들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들에 대해 쓰고 그린 책, <식물과 나>를 화분을 키우듯 책꽂이 한 편에 들여놓고 꺼내 보았다. 식물세밀화란 식물 한 종의 삶을 망라해 그린 해부도를 포함해 식물 연구에 필요한 그림을 총칭한다. 실제로 혹은 사진으로 만나는 식물이 어느 한순간을 포착해낸 것이라면,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흔히 인생을 사계(四季)에 비유하곤 하지만, 그 시간은 식물의 그것보다 긴호흡을 요한다. 반면 식물은 사계절의 선율에 맞춰 생장하고 진화하는데, 이 책도 식물의 시간을 따라 '식물과 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봄이 오면 떠오르는 꽃들이 있다. 개나리, 진달래, 매화, 벚꽃 등 봄의 전령사이자 사절단인 이들에 가려져 사람들이 쉽게 지나친 꽃 하나를 저자는 주목한다. 바로 '할미꽃'이다. 할미꽃이라는 이름은 열매에 난 긴 털이 할머니의 흰머리와 닮았다고 해서 붙은 것인데, 그 이름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아련하고 슬픈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이것은 할미꽃이라는 식물의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 그의 이름만 보고 판단한 것이기에, 저자는 이른 봄에 피어나는 할미꽃의 아름다움을 다시 보기를 바란다. 그래서인지 책표지에 피어있는 할미꽃을 다시, 그리고 계속 보게 된다. 또한 저자는 식탁 위에 올라온 두릅, 냉이, 쑥 등 봄나물 반찬을 보면서 이들의 꽃과 열매를 떠올리면서 "우리는 이들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이들 생애의 한순간을 맛보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봄을 지나 여름의 문턱에 다다르면 주택가 담장과 아파트 화단에서 만개한 장미를 만날 수 있다. 저자가 프랑스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자기 소개를 했더니 "르두테와 같은 일을 하는군요."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식물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 장미는 곧 '르두테의 꽃'이라고 불린다. 장미를 그림으로 기록한 식물세밀화가 피에르 조제프 르두테(1759~1840)를 두고 하는 말로서, 그의 후원자로는 마리 앙투아네트, 나폴레옹의 아내 조제핀 보나파르트 등이 있었다. 르두테의 장미 컬렉션은 오로지 르두테 혼자서 완성한 게 아니라 기록을 위해 희생된 수많은 장미 송이, 그 장미들을 수집해 식재하고 재배한 원예가,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기획한 조제핀 덕분이라는 걸 알게 한다. 장미 덩굴 뒤에 숨겨진 일화를 통해 저자가 그리는 식물세밀화도, 우리가 날마다 보는 화단의 식물도 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쳐 탄생하게 되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가을의 어느날, 수목원으로 가는 숲길에서 붉은 단풍이 든 복자기의 자태에 감탄하던 저자는 생각했다. 아니, 숲이 그에게 물었다. 식물의 다양성에 늘 감동하면서도 정작 우리 스스로는 다양한 형태의 삶을 살고 있는지, 나와 조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편견을 갖거나 그들을 배척하지는 않았는지를. 흐르는 가을의 시간을 따라 기온이 내려가면 식물들도 겨울나기를 준비하느라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지언정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온실 속 식물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날씨가 추워지면 지역 수목원에 들러 온실 속 화초를 만나왔으면서도 온실이 어떠한 의미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온실은 오래전 사람들이 머나먼 이국 땅의 식물을 자국으로 가져와 키우기 위해 만든 곳으로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해서라도 식물을 소유하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저자의 설명에 무릎을 '탁'칠 수 밖에 없었다.
저자는 바늘잎나무(침엽수)를 그리기 위해 한겨울의 숲을 헤쳐나갔다. 이듬해 봄을 기다리며 저마다의 겨울을 나고 있는 식물들 가운데 겨울이면 더욱더 생명력을 뽐내는 나무이기도 하다. 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선 모든 식물을 평등하게 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공정함을 잃을 때가 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연구와 기록이 부족한 신종이나 특산식물(잣나무, 눈잣나무, 섬잣나무)은 최선을 다해 그리면서도, 이미 외국에 많은 기록물이 있는 종(스트로브잣나무)은 부지불식간에 소홀히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봄에 피어날 꽃과 잎을 위해 만든 겨울눈을 오직 겨울에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려 한다. 사람들이 제각각 옷을 입는 것처럼 두꺼운 털옷을 입은 겨울눈과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은 겨울눈을 상상해보니 이 여름날의 더위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겠다.
저자는 말한다. 식물을 그린다는 말 속에는 그려야 할 식물의 자생지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산을 타고, 현미경으로 식물을 들여다보며 형태를 기록하고 글을 쓰는 모든 과정을 매일매일 반복하는 행위가 포함된다고. 그렇게 식물세밀화가의 시간은 지금도 식물의 시간과 같이 흐르고 있다. 동고동락하면서 그에게 식물은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스승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각자의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 알뿌리식물이 우리도 저마다의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르기에 자신의 삶을 타인과 비교하지 말라는 알려줬고, 대학시절 꽃다발을 만들며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사람들도 안개꽃과 소국처럼 작고 평범한 이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아울러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동물을 분양받고 유기하듯, 식물 역시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요즘 반려식물로부터 위로를 받고 위안을 찾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끝으로 책을 덮으면서 책표지를 다시 보니 할미꽃이 나를 바라본다. 자신에게 나를 비추어 보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다. 식물, 모두 함께 다시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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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깁스가 짧아진 다음부터는 매주 둘레길을 걸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의 하늘은 정말 파랬다. 족두리봉과 향로봉과 비봉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였다. 손에 잡힐 듯 하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그 이후로도 비슷한 길을 매주 걸었고, 손색없는 가을 하늘이 계속 되었지만 그날만큼 선명한 파란색을 띄지는 않았다. 우리는 충분히 만족하였고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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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영의 식물산책 식물의 책 그리고 식물과 나 까지 모두 읽었는데 이번 책은 약간 아쉬웠다 물론 만듦새의 아름다움은 여전했지만 전작들에 비해 글의 밀도가 떨어진다고 해야할까 ....
* 사실 학자들은 녹색이 최초의 꽃 색이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시간이 지나고 식물의 종수가 많아지면서 수분 매개자인 동물의 관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동물이 좋아하는 다채로운 색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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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점에서 처음 보았을때는 예쁜 표지에 눈길이 갔던것 같습니다. 또한 평소에 식물에 관심이 많아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책 안에 컬러로 인쇄된 식물들의 그림이 있어서 책의 내용이 더욱 쉽게 읽혔고 그림이 있기에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것 같아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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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예쁘기도 하고 얼마나 정성이 들어갔는지 확연히 눈에 보이기 때문에 소장가치도 좋아보이고 선물해도 반가울 것 같습니다. 이름은 많이 익숙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찾아보기 힘들어져서 아쉬웠던 식물들인데 섬세한 그림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 좋았고 곁들여지는 이야기들까지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 전작들도 마찬가지지만 바쁜 일상에서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책이라 인상적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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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식물과 나 리뷰입니다 서점에서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책 바로 식물과 나 입니다 하늘색보다는 조금 진한 색의 패브릭 양장 표지는 질감이 느껴져서 특이합니다 금박으로 표지가 꾸며져있고요 딱봐도 참 예쁘고 정성스러운 책이예요 코팅된 종이는 매끈매끈하니 표지랑 상반돼서 좋네요 아무래도 제본하고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다보니 계속 이야기를 하게됩니다 식물세밀화가인 작가님의 세밀화와 에세이가 어우러져 편안하고 재밌어요 |
| 책 가격이 다른 책에 비해 높게 책정됐길래 왜일까 했는데 일반 얇은 종이 질감이 아니여서 좋네요. 식물그림과 같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 책 추천해둔 다른이의 글을 보고 작가님도 책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른채 한번 구매해봤는데 식물을 애정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라 정말 좋네요. 작가님 나오신 책읽아웃 편도 찾아 따로 찾아들었는데 목소리저마저 따뜻한 분이라 놀랐습니다. 지금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있는 컵도 같이 주문했는데 요즘 아이스커피 내려마실때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어요. 사은품 고민하시는분들 꼭 구매하세요~ |
| 작가님 이전책도 부모님 드렸는데 좋아하세요 부모님께서 주말농장하시는데 책에나왔던 식물이 나오면 사진찍어 보내주시기도하고 가족과 독서감상회하는것 처럼 불쑥불쑥 작가님 책 얘기를 하게되요 부록도 부모님이 좋아하시더라구요~~~ㅎㅎ 글 쓰시는 스타일이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라 술술읽히고 좋아요 그리고 식물세밀화란 분야도 참 재미있고 좋은것 같습니다 항상 신간이 나오면 너무 기대가 되네요 아직 첫장을 살짝 읽어본것 뿐이지만 이번책도 재미있을것같아요!! 이번에도 잘 읽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