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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배구장을 가고 콘서트장을 가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덕질을 하던 때가 있다. 시간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는데도 꽤 바쁜 덕질을 했었다. 해야 할일은 많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보며 날을 새워도 다음날 피곤을 모를 정도로 열정적이던 때도 있다. 일상의 고단함을 잊고 즐겁기만 했던 시간들이다. 지금도 여전히 영화 보기 좋아하고 노래 듣기 좋아하고 좋아하는 가수가 공유하는 일상을 보며 즐거워 한다. 다만, 예전과는 확연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러다 읽게 된 이 책은 엄청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덕질'을 이야기하는 유쾌한 문구들은 오래 보아온 허물없는 친구와의 경쾌한 수다처럼 친근하고 정겹다. 방대한 관심사와 관심사를 마음껏 누리는 저자의 에너지는 놀랍고 동화되는 것만 같아 옅게 색 바랜 내 덕질의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꺼내어 보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잠시 잊었던 것 같다. 덕질이 얼마나 즐거운지 일상이 어떻게 행복해지는지 말이다. 작가님의 흥겨운 고백 덕에 다짐하게 된다. 덕질을 해야겠다. 혹여 비생산적이고 비현실적이더라도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머릿 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 흐뭇해지는 덕질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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