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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 예전 담임선생님이었던 분이 늘 아이들에게 했던 말씀이 있다. ‘죽었다 깨어 나도 엄마 마음을 알지 못할 녀석들’. 맞다. 나도 사내아이 둘을 키우다 보며 느끼는 것이 바로 이거다. 이 녀석들은 엄마인 나를 절대 이해할 수 없겠구나 하는 포인트가 있다는 사실. 큰아이를 군에 보내고 생각하는 것들이 남편과는 다르다. 남편은 별걸 다 걱정한다고 뭐라고 말하지만 그건 걱정의 범주가 아니다. 그냥 아이를 생각하는 결이 남편과 다를 뿐. 만약 내가 이 세상에 없고 내 아이들만 세상에 남겨진다면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 모르기에 어쩜 나는 좋은 엄마로, 좋은 사람으로 나 스스로를 만들어갔는지 모르겠다. 세상 사람 모두에게 나쁜 사람일지언정 아이들에게는 좋은 엄마로 기억되고 싶은 것. 그건 모든 엄마들의 바람 아닐까
범우는 첫 장편소설로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다. 하지만 데뷔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대필작가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서전을 대필한 인연으로 알게 된 HT 회장의 연락을 받는다. 바로 HT 홍보실 부장 자리. 하지만 신체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는다. 이로 인해 범우는 오랜 시간 잊고 지낸 엄마의 죽음을 떠올린다. 13년 전 범우는 사법고시를 준비했지만, 번번이 떨어지고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와도 이별 통보를 받았다. 엄마는 아빠와 다투다가 아빠가 보는 앞에서 창밖으로 투신해 자살했다. 범우는 그게 늘 마음 안 상처였는데 HT 나회장은 자신의 회사에 입사해 치료하라 권유한다. 본사 연구개발센터 인공지능 연구실 책임연구원으로 채용된 범우는 그곳에서 경선을 만나고 경선이 개발한 AI 은총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AI로 재현하는 일에 참여한다. 그 과정에서 범우는 어머니의 일기를 읽게 되고 그간 외면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형제자매들을 만나게 되는데...
오늘도 나는 내 인생의 처음을 맞이하고 있다. 매일 똑같은 인생 같지만, 다른 오늘. 나도 내 인생이 처음이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사는 게 나에게 혹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을지 늘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의 나보다 어린 시절의 엄마. 그걸 생각하는 자식들이 과연 있기나 할까? 아이들에게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다. 그래서 엄마의 젊은 시절, 꿈 많던 시절에 대해 상상할 수 없다. 엄마는 그냥 엄마여야 하는 아이들. 나에게도 엄마가 아닌 시절이 많았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엄마인 시간이, 엄마가 아닌 시간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그게 때론 감사하면서도 무섭다.
나도 날, 내 인생을 어떻게 하지 못하는데 엄마인 시간이 더 많은 세월을 보낸다는 것. 그게 주는 무게감과 압박감. 엄마는 그냥 엄마여야 하는 시간. 나중에, 혹 오랜 시간이 지나 내 아이들이 나를 AI로 구현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살아있는 동안, 그리고 내 곁에 있는 동안, 나는 후회 없이 아이들에게 다 해 주고 싶다. 그래야 아이들도 나도 미련이란 녀석을 세상에 두지 않을 것 같으니까.
엄마라는 이름이 한때는 참 싫었다. 나는 없고 엄마만 남아있는 것 같아서. 하지만 이젠 괜찮다. 엄마라는 내 한 부분이. 엄마이기에 받은 사랑, 엄마이기에 경험했던 많은 시간. 그리고 앞으로 겪어야 할 시간. 남자아이들이기에 100%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테지만 후회 없이 미련 없이 내 마음을 주고 싶다. 사랑한다. 울 아이들. 곁에 있어 줘서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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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마는 20살에 시집와서 여러명의 시누이들과 시부모님 시집살이에,
큰며느리에, 4명의 자녀를 둔 엄마에 많은 자리의 역할을 어린나이에 겪으며 살아왔을
우리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게 된다.
책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우리엄마도 한참 놀고 싶고 한창 꾸미고 싶은 시기가 있었을 건데
힘든 농삿일에 자식들 돌보시느라 못하고 시간들이 지나버렸고
지금은 환갑이 훨씬 지나신 나이가 되버렸다.
주인공은 많은 굴곡이 진 인생을 살았다.
사법고시에 여러번 떨어지고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부모님의 다툼에서 엄마의 창문으로 뛰어내린 자살.
건강검진으로 암까지 발견하게 되는데 회사의 권유로 치료와 AI기반으로 엄마의 젊은 시절을 만날수 있게 되었다.
많은 정보가 있어야 더 현실감 있게 구현되는 상황으로 엄마의 일기를 보고 아빠, 삼촌, 이모들과 대화를 해보게 된다.(나도 엄마와 가까운 사람들와 엄마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면 지금 알고 있는것 보다 엄마에 대해 더 많이 알수 있을것 같다.)
AI로 만난 엄마와 울음만이 있는 재회가 아니라 인생에 대한 조언을 줄수 있는 상황을 제시해주는 것도 새로운 시도의 소설같다.
엄마라는 소재를 예전의 눈물만 있는 소재로 푸는것이 아니라
기술발전과 함께 접목시켜 상황을 전개하니 새로운 전개의 소설이 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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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허쉬]의 원작소설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주인공이 13년 전 자살한 어머니를 AI로 다시 만나서 꿈 많은 소녀였고 사랑이 절실한 여인 내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엄마라는 제목을 보고 주인공이 여자인 줄 알았는데 남자다. 이 소설을 읽으면 누구나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주인공 나(범우)는 새벽에 ‘자유로’에서 교통사고를 낸다. 새해 첫날부터 마신 술이 원인이었다. 법대 출신으로 10년 된 연인 유민과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범우는 뜻을 이루지 못하였고 먼저 합격한 유민은 보름 만에 이별 통보를 한 것이다. 선배의 조언으로 글쓰기에 몰두하여 첫 장편소설로 상금 1억 원 문학상을 타며 화려한 신인 작가로 데뷔했다. 그 후 작품을 쓰지 못하고 대필 작가로 전락한다. 그러다 HT 회장의 자서전을 대필을 하게 되었고 홍보부장으로 발탁된 것이다.
경제적 불안감과 자괴감을 단번에 해소해줄 절호의 기회였다. 낙하산이지만 홍보를 위한 좋은 콘텐츠를 기획해달라고 당부했다. 입사 신체검사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고 자신을 떠났던 유민의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않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대장암 판정은 세월에 묻어두고 살았던 어머니에 관한 기억을 소환했다. 13년 전, 사법시험에 떨어지고 어머니와 다투고,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가 창밖으로 투신해 자살했다. 어머니는 죽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며 신세를 한탄하면서 살았다. 꿈속으로 험악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어머니를 향한 죄책감은 원망으로 바뀌었다.
책임연구원 경선이 개발한 AI 은총을 보게 되었다. 은총은 태명으로 팔년 전, 음성인식 AI를 연구하다 임신중독으로 아이를 사산했다고 한다. 범우는 어머니도 되살려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어머니 스스로 창밖으로 몸을 던졌는지 이유를 묻고 싶었다. 성인이 된 후 어머니에 관한 기억은 희미했다. 서울로 대학을 진학 한 이후, 명절 때도 집에 들르지 않았고 아버지가 술에 취해 살림살이를 부수면, 어머니도 똑같이 술에 취해 살림살이를 부쉈다.
아버지도 강릉으로 일하러 가고 빈집을 찾아가서 어머니의 물건이 있는지 확인했다. 어머니의 일기를 통해 평생 인색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은 스무 살에 만나 동거를 하고 첫 아이를 가지게 되어 고향 큰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다. 시댁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존중을 받지도 못했고 쪼들리는 살림에 장난감을 사달라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매를 들었다. 아버지가 술만 먹고 오면 화가 나서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하게 되었다고 적혀 있었다,
서른두 살 어머니는 먹고 싶은 것도 많았고 입고 싶은 옷도 있었을 텐데 꾹 참고 살았다. 동생은 가출, 절도, 폭력 등으로 경찰서와 보호관찰소에 드나들어야 했다. 어머니에게 대들었고 힘으로 위협하는 동생을 힘겨워했다. 연락도 뜸하게 하는 아버지에게 여자가 생긴 게 아닌지 의심했던 날부터 어머니는 술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로 태어난 엄마는 없다던 경선의 말을 떠올렸다.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된 어머니의 진심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가서 어머니를 어떻게 만났는지를 물어보았다. 가방끈은 초등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끊겼고 밥벌이할 기술을 배워야 했는데 아버지의 꿈은 가수였다고 했다. 어머니의 어린 시절을 알기 위해 외삼촌과 이모를 만났다. 어머니의 꿈은 화가였다. 1등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이었다는 말만큼 충격적이었다. 할머니가 어머니가 그린 그림들을 아궁이에 넣어 태워버렸다고 했다. 스무 살이 되면 서울에서 돈을 벌어 검정고시로 미대에 진학하겠다고 했는데 아버지를 만나 임신까지 할 줄은 상상을 못했다고 이모는 전했다.
어머니 기일에 산소에서 비욘드 앱을 실행했다. 어머니 아바타가 보였고 열네 살로 설정하고 범우가 교장 선생님으로 연기했다. 중학교 가고 싶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돌아보니 내 안에서 어머니를 밀어내기 위해 억지로 미워했던 이유도 제대로 이별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범우가 어머니의 흔적을 쫓아가는 과정이지만 관계에서 제대로 이별하는 법에 대해 누군가와 온전히 소통하는 법에 대한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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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을 준다는 말은 견뎌낸 자들에 한해 사실이다."(p9)
제목은 '엄마에게'인데 초반의 스토리는 주인공 이범우가 대장암 4기 진단받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읽으면서 뭐지 싶었다. 소제목처럼 '끝'을 향해가고 있다. 하지만 엄마 이야기가 곧장 나온다. 갑작스러운 대장암 판정은 세월에 묻어두고 살았던 어머니에 관한 기억을 다시 소환했다. 13년 전 어머니가 아파트 창밖으로 몸을 던졌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긴 말 "지금 가면 다시는 못 볼 거다"는 오랫동안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범우의 꿈에서 엄마는 피갑칠한 얼굴로 나타나 평생 괴롭혔다.
대장암 치료 후기를 검색하면서 음주운전 자살을 시도했지만 차만 박살나 처분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사고 전으로 돌아가면 이범우는 HT기업 나회장의 자서전 대필로 회사의 대외적 평가를 호평으로 바꿔 놓는다. 창의적인 홍보 콘텐츠 제작과 기획의 중요성을 인식한 나회장은 이 작가를 홍보실 부장으로 스카웃한 것이다. 입사 신체검사중에 대장암 판정을 받게된 것이다. '심장을 가진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는 HT의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던 나회장의 마음에 무척 들었던 주제였다. 그 문구를 앞으로 HT의 슬로건으로 제시하려는 복안을 갖고 이 작가를 뽑게 되었다고 털어놓으면서 다시 인사발령 내렸다.
나회장 배려로 회사내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선임연구원과 같이 근무하게 된다. 선임연구원의 아바타같은 아들 작품에 자신도 돌아가신 엄마 아바타를 만나 왜 먼저 세상을 등진지 물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인공지능 아바타가 만들어질려면 그 인물의 기록이 빅데이터화 되어야 한다. 범우는 엄마의 남겨진 일기장과 아버지, 이모와 외삼촌을 만나 엄마의 흔적을 찾아 가면서 몰랐던 엄마의 인생을 알게 된다. 복원된 엄마 아바타에게 정겨운 대화로 칭찬과 격려를 해준다. 그리고 엄마에게 자신의 인생에 대해 조언을 받으며 범우는 위로를 받는다. 엄마와의 대화에서 많이 울컥해진다. 잘 만들어진 스토리 구성이었다.
이 작품은 환상소설, 공상과학소설일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세지는 누구나 마주해야 할 현실의 문제인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범우의 가족이 그랬고 엄마의 과거가 그리고 현대 사회의 많은 곳에서 대화의 단절이 심각하다. 주인공이 인공지능 엄마와 만날 때도 나이 별 엄마를 소환해서 다독거려주고 칭찬해주는 장면을 보면서 독자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결말로 좋은 작품임이 분명했다.
#나보다어렸던엄마에게 #정진영 #무블 #환상소설 #인공지능 #아바타 #소통 #대화의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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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정진영
‘엄마’라는 말이 들어간 책은 잘 손대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뭔가 예상되는 바가 있고 누구보다 책 보다 눈물 흘리는 일이 많은 편에 속하는 나라서... 울다가 진이 빠지고 싶지 않아서... 의식적으로 피한다. 특히 이 책은 진작에 눈에 띄었지만... 우연히 책소개와 스쳐 지나가는 서평을 살짝 보니 모두... 엄청 울었다고 하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또 너무나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서 결국 읽게 되었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눈물이 앞을 가릴까봐 늦은 밤 침대에서 조용히 읽기 시작했는데... 첫 부분은 전혀 예상과 다른 전개였다. 나는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의 주인공이 막연히 여자일거라 짐작했었는데... 남자다. 오래도록 사시를 준비하다 십년 사기던 연인에게 그녀의 합격 후 매정하게 차였고 방황하던 차에 우연히 선배의 권유로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후, 작가가 된 이범우... 운 좋게 데뷔작으로 상금 1억원 문학상을 받으며 천재신인작가로 불려졌지만 화려한 데뷔가 화려한 미래를 보장하지 못 했다. 일거리가 없어 힘들 때 우연히 ‘대필’작가를 하게 되고 그 때 이후로 근근히(?) 꾸준히 대필작가로 생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HT회사 창업주 자서전으로 인연을 맺게 된 회장님으로부터 HT의 홍보실 영입 제안을 받게 된다. 드디어 40에 처음으로 괜찮은 인생을 맞으려던 찰나 입사를 위해 20년 만에 하게 된 건강검진에서 ‘대장암’판정을 받게 되고 앞길이 막막했던 그는 인생 첫 차로 마련한 흰색 미니 쿠퍼 컨버터블을 타고 생을 마감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그조차 녹록치 않다.(이 이야기의 목차 중 처음이 ‘끝’으로 시작한다. 이것은 작가의 ‘끝’을 보려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13년 전 스스로 떠나버린 어머니의 ‘끝’이기도 하다.) 결국 차만 날리고 (이 대목에서 이 남자 인생이 너무 안쓰러웠지..)... 괴로워하던 때 HT회장님은 다시 한번 회사 인공지능(AI) 연구소의 연구개발원이라는 직책과 여러가지 회사복지 등 다시 없는 기회를 주신다. AI연구소에서 사산했던 아이를 되살려 대화하는 연구원을 보고 범우는 자신의 어머니를 AI로 되살리기 위해 어머니의 자료를 모으는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 이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의 마지막 시신을 수습하였기에 항상 악몽과 죄책감, 원망과 슬픔 등을 가지고 살던 그는 어머니를 되살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책임이 아님을 확인받고 싶었기에 떠난 지 오래된 옛 집을 찾는다. 그 곳에서 장례식 당식 추려 놓았던 어머니의 초라한 짐 속에 남아있던 몇 권의 연습장을 찾아냈다. 일기와 가계부가 섞여있던 글...그곳엔 어머니의 스무살 시절부터의 이야기가 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꿈과 희망으로 서울에 왔을 엄마는 봉제공장에서 시다를 하던 중 우연히 아버지 의용을 만나 동거를 하게 된다. 동갑이었던 둘은 물론 좋아서 시작한게 맞겠지만 아버지 의용이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엄마가 갑자기 임신을 하면서 의용의 고향인 대전으로 가게 되고 낯설고 가난한 타지에서 결혼으로 인정도 받지 못 한 채, 임신한 엄마는 그 누구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 하는 상황에서 첫 애를 미숙아로 낳았지만 돈이 없어 바로 잃게 된다. 철이 없는 남편은 임신 이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돈이 없어 옷도 없고 제대로 먹지도 못 한 상태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첫 아이 유산한 엄마.... 어렸던 그녀는 애를 낳고 왔지만 그 누구도 미역국 하나 끓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 엄마 기껏해야 이십대 초반의 아기같은 그녀의 일기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다. 그냥 화가 났다. 왜.... ? 아버지가 미웠고 시댁식구도 모두 미웠고 그런 상황에 있는 엄마가 속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다 태어난 범우와 범재... 이후 남편의 주사와 폭언... 이후 아이들에게 화풀로를 매를 드는 엄마.... 범우와 범재의 어린시절도 ... 일기를 보면서 엄마의 마음이 힘들었었다는 걸 화자 범우도 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당시 아이들은 얼마나 무섭고 엄마가 원망스러웠을지 그 부분도 화가 났다. 그 이후 이어진 엄마의 무기력... 그리고 외로움...어머니의 글에서 그녀의 외로움과 절망을 알게 되는데.... 그는 정말 어머니에 대해서 아는게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금 더 알아가기 위해 아버지를 만나고 이모와 외삼촌을 만나고 어머니의 고향을 찾는다. 엄마는 어릴 때 재능도 능력도 꿈도 많던 똘망똘만한 아이였다. 공부도 잘 하고 그림도 잘 그리던 꿈 많던 아이. <작품읽기>에서 인용하자면 ‘사랑과 헌신의 표상’으로서의 어머니라는 경계를 넘어 갈등과 좌절과 고뇌와 슬픔의 삶을 살아온 한 여성으로서의 어머니를 탐구하고 있다는 이 이야기는 일반적인 ‘엄마’의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더욱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어머니의 삶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그렇다고 어린 아들들을 매질하고 매정하게 군 것이 이해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녀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지 않다. 나쁘지 않은 아버지같지만 한 여자에게 크나큰 상처와 괴로움을 안긴 아버지를 용서할 수도 없을 것 같고(물론 내가 용서할 대상도 아니지만) 능력있던 아이를 딸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눌러 앉히고 그나마 위안으로 그리던 그림을 태워버려 꿈꾸는 것도 막은 외할머니에게도 화가 났다. 자기 좋아 떠나놓고 아쉬우니 연락을 해오는 옛 연인 ‘유민’도 아이구 짜증나고....(난 어서 깔끔하게 정리했으면 좋겠는데... 난 왜 이렇게 매정하지?) 남들은 이 작품을 보다가 그리 많이 울었다는데....눈물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지만 뒷부분에서 눈 코가 먹먹해졌을 뿐.. 다른 작품보다 많이 울지는 않았다. 전체적인 감정이라면 슬픔보다는 안타까움이랄까, 아니 좀 화가 났디고 할까...아무튼... 이 책의 <작품읽기>에서는 그런 말을 하더라...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고, 누군가와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사랑하고 또 원망했던 어머니의 흔적을 쫓는 여정, 그 구원의 서사,,,, 그래도 글속에서 범우가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부디 그의 치료가 무사히 잘 되길.... 모든 것을 제대로 이별하고 새롭게 시작하길.. 바래본다.
책을 펼치고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처음 뵙는 작가 님도 필력이 좋으신 것 같다. 그리고 책 속의 AI 기능은 현재는 판타지이지만 곧 그렇게 될 것 같다. 사람들은 이런 AI가 생기면 더 외로워질까? 덜 외로워질까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것이 AI가 되는 세상이 올 것 같다. 그럼 인간적인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 가지 정보를 넣어 복원하는 AI는 지나간 상황이 아닌 새로운 상황에서 제대로 독립적인 사고를 하고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선택은 정말 본체의 생각과 같을까... 생각해 보던 그런 날.. 이만 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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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작가 가운데 ,자신의 존재를 밝힐 수 없는 글을 쓰는 대필 작가를 꿈꿨던 이는 없다. 나 역시 대필은 다급한 생계 수단이었다. 내 작가 인생, 아니 대필 인생은 엉뚱한 계기로 시작됐다. 서울 소재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교 법대 출신인 나는 이십대 전부를 고시생으로 보내며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신입생 시절에 같은 과에서 만나 캠퍼스 커플로 인연을 맺어 함께 이십 대를 보낸 유민도 나와 마찬가지였다.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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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소재로 하는 스토리들과 사뭇 다른, 13년 전 세상을 떠난 엄마를 AI로 다시 만나기까지 아들의 심리를 촘촘하게 그려낸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전직 기자 출신 원작자의 현장감 있는 기자 이야기로 호평을 받았던 황정민과 윤아 주연의 JTBC 드라마 허쉬의 원작자 정진영 작가의 신작 소설이다. 허쉬의 원작 침묵 주의보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후속작 젠가와 다시, 밸런타인데이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 책 또한 기대감을 품고 읽기 시작한다. 뭐랄까, 세련된 문체라기보다는 살짝 투박한 느낌의 문체가 빠른 속도감으로 부담감 없이 읽힌다.
고되고 팍팍한 현실을 핑계 삼아 도망치듯 본가를 나와 기나긴 고시생으로 생활 끝에 오래된 연인과의 이별을 잊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로 지금껏 비켜간 행운을 한꺼번에 잡아챈 것처럼 첫 장편소설로 1억 원의 상금과 함께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한 주인공 범우. 화려한 데뷔가 무색할 정도로 이후의 작품 활동은 쉽지 않다. 마치 한여름 밤의 신기루 같은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나아지지 않는 고된 삶이 이어진다.
가난에 지쳐 선택한 대필 작가로의 삶은 그럭저럭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 하지만 작가로서의 자괴감에 빠져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으로서의 생계와 작가로서의 자존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대필을 이어가던 중 전략적 이미지 변화가 필요했던 HT 나재필 회장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되고, 그로 인해 범우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자서전 대필의 인연을 귀하게 여긴 HT 나재필 회장은 대필 작가로의 암울한 삶을 살던 범우에게 홍보실 영입을 제안하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라 했던가... 입사서류 제출을 위해 신체검사를 받던 중 범우는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게 된다. 삶을 포기하고 싶던 범우는 13년 전 투신자살한 엄마를 떠올리고, 외로운 생을 살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 엄마를 따뜻하게 보듬지 못한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 떠나는 모습이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자살을 꿈꾸지만,,,
"입관 전에 마주한 어머니의 얼굴은 마치 다른 사람의 얼굴처럼 보였다. 어머니의 이마에 손을 대자 음습한 냉기가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가며 뼛속으로 스며들었다. 숨이 막혔다. 너무나도 폭력적인 이별 방식이었다." (p.37)
마치 긴 꿈에서 깨어나듯 미수에 그친 자살에서 벗어나고 HT 나재필 회장은 대장암 환자인 범우에게 인공지능 연구실의 책임연구원을 제안하며 다시 한번 기회를 선물한다. 자신보다 어렸던 나이에 세상을 등진 엄마가 이끈 것처럼 잃어버린 아들을 모델로 만들어낸 인공지능 아이 은총과 대화를 나누는 경선을 만나게 되고 범우는 마지막 숙제를 풀어내듯 어머니의 흔적을 쫓는다. 지금껏 원망하기만 했던, 자신보다 어렸던 엄마를 이해하고 비로소 이별할 수 있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로 태어난 엄마는 없어요.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엄마는 처음엔 미숙해요. 엄마를 연습할 시간이 없었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미숙한 엄마라도 자식을 원망하지는 않아요. 범우씨 어머니도 마찬가지셨을 거예요. 제 생각은 그래요." (p.101)
벼랑 끝으로 내몰린 대장암 4기의 대필 작가 범우가 엄마와 비로소 제대로 된 이별을 끝내고 새로운 인생을 앞두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무심코 보아 넘긴 목차가 끝으로부터 시작해 시작으로 끝난다. 그가 헤쳐나가야 할 고난이 결코 가볍지 않겠지만 멋진 시작을 기원해 본다.
"살아보니까 미워하는 감정이 남아 있으면 이별해도 이별한 게 아니더라. 이별한 이유를 몰라도 제대로 이별한 게 아니고." (중략) "만남만큼 중요한 게 이별이야. 이별을 소홀히 하지마." (p.268)
나보다 어렸던 엄마... 엄마라는 이유로 포기한 그녀의 꿈과 삶을 이해하려고조차 하지 않은 보통의 자식이었던 범우가 엄마의 흔적을 쫓으며 어린 엄마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진정으로 이별할 수 있는 마음이 되기까지의 여정이 먹먹하다. 나 또한 엄마에게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요구하며, 엄마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거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 엄마의 어릴 적 꿈이 뭐였는지, 엄마는 어떻게 살고 싶었는지,,, 내 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묻고 있는 사소한 궁금증을 엄마에게는 궁금해하지도 않았던 철없음이...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저는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어요. 어머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렸을 때 무엇을 꿈꿨는지, 어떻게 아버지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했는지, 그리고 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정 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제가 어머니를 미워했던 이유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었어요. 모르니까 용감했던 거죠." (p.239)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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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AI로 되살려 만나다 :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 정진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소설가 이범우는 어머니의 추락사를 목격한 자살생존자이다. 상금 1억원의 공모전에서 당선되었지만, 그렇다할 후속작을 쓰지 못하고, 기업가들의 자서전이나 대필하는 대필 작가로 전락했다. 그러던 중 대기업 HT의 나회장의 자서전을 대필한 연줄로 그 회사의 홍보실로 역대연봉으로 스카웃 된다. 이제 쥐구멍에도 해가 뜨나보다 했는데, 채용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4기임이 밝혀지게 된다. 이제 회사 나갈려고 컨버터블 미니쿠퍼도 적금 깨서 샀는데. 당장 벌이도 없고, 예금도 없고, 중고차만 남았다. 어차피 항암치료를 받는다 해도 4기라 삶의 의욕도 없고, 자유로를 들이받아서 교통사고로 위장한 자살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지만, 차만 폐차직전으로 가고, 나(범우)는 살아남았다. 그렇게 인생이 끝나나 했는데, 나회장의 호출이 이어지고, 만나보니 예정대로 입사 진행하고, 복지혜택을 받아서 항암치료를 하라는 것이다. 주변에 돈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병원 수술 인맥연결이나 치료비를 빌려주는 등으로 인생의 큰 도움을 주는 것을 봤는데, 나회장도 역시 사람을 얻는 방법을 잘 아는 것 같다. 그렇게 회사에 입사해보니 원래 홍보팀도 아니고, AI를 만들어내는 연구소에 배정되었다. 기존에 있던 경선 책임은 사산한 아들 은총이를 AI로 만들어 내서 소통과 연구를 하고 있었다. 계속 꿈에서 나타난 어머니의 심경을 알고파져서 <정순옥 여사님>의 AI를 만들기로 한다. 최대한 생전의 일기나 생각을 유추할만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 고향집, 아버지, 이모, 삼촌 등을 만나면서 차곡차고 나보다 어렸던 어머니의 생각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진학하고 싶었지만 가족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했던 소녀시절의 어머니와 서울에 갓 상경해 철없는 아버지와의 동거 그리고 임신으로 걱정많았던 20대의 어머니. 그리고 연고도 없고,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애들을 키웠던 어머니. 그 와중에 학대받았던 나.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기 까지의 어머니를 추억하며 나중에 어머니와의 대회에서는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조금 더 일찍 그 마음을 헤아렸더라면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지금도 세상을 떠난 가수들의 목소리를 따와서 딥페이크로 신곡을 조합하는 등의 기술발전은 진행되고 있다. 사람의 죽음을 이렇게 상용화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마을을 나누는 일에 AI기술이 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종을 보지 못한 사람, 사고로 떠나보낸 사람, 잊고싶어도 못잊는 사람들을 이렇게 만나보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의 범우는 위로든 용서든 제대로 된 이별이든 그 종지부를 찍기 위해 유민을 만나겠지만, 이부분은 조금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그렇게 제멋대로인 사람이 생명이 끝나가는 사람에게 또 어떤 생채기를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렇지만, 깨달음이 있는 사람이기에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거겠지 하는 큰 그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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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통화하고 수시로 연락했던 전과 달리 요즘, 엄마와 사이가 전 같지 않다. 하지만 밉다거나 해서는 아닌, 현실때문에 요즘은 최소한의 연락만 하려하고 있다.
그래서 엄마의 그리움이 가끔씩 올라오곤 한다. 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데, 엄마를 생각하다가 과거로 돌아갈 때면 엄마는 지금 내 나이에 이미 중학생 딸을 두었구나, 참 젊었었구나, 애 둘도 이리 힘든데, 2살터울 삼남매를 키우는 건 진짜 힘들었겠다. 나도 이렇게 하고 싶은것도 할 것도 많은데, 엄마는 오죽했을까..
내 기억속을 더듬다보면 엄마의 과거가 떠오른다. 너무 희미하기에 장소나 행동, 했던 말은 떠올라도 젊었던 엄마의 외모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무튼, 엄마로 살아가며, 엄마의 과거를 생각하면 참 힘들게 살아왔던 것이 기억난다.
평소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토막글로 이뤄진 책들만 읽는 내게 참 오랜만의 소설이다. 그리고 새벽시간을 투자해서 독서를 하는데, 여러책을 돌려가며 읽다가 몰입되어서 이 책만 읽다보니 3일만에 읽은 책이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이 책은 내가 요즘 생각하는 엄마의 옛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내 나이보다 어렸던, 자살한 엄마를 다시 만나는 이야기라는 주제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사실 AI라는 문구를 놓쳐서 판타지 일 줄 착각하며 책을 들췄다. 너무도 뜬금없게도, 한 청년의 사고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여친과의 이별에 청년은 암이란다. 주인공이 왜 난 딸인 줄 알았던 것인지, 책 소개를 집중해서 읽지 않고, 나보다 어렸던 엄마라는 키워드만 보고 신청했던지라, 생각과 다른 설정에 적잖이 당황을 했다. 게다가 주인공은 암이라니?! 자살한 엄마를 만난다는 설정앞에 뭐 이리 당황스러운 스토리들이 있나 싶었다.
주인공은 암을 통해 엄마를 다시 만나는 계기가 된다. 판타지로 타임워프 하는 게 아닌 AI로... 몇달 전 AI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이를 만나는 방송에 차마 방송아닌 토막영상과 기사로 보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의 모습과 목소리를 살아생전 동영상을 통해 재현하고, 엄마는 눈에 보이지만 손끝엔 닿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 모습은 아직도 울컥하게 만든다..
스포일지 모르겠어서 조심스럽지만, 이 책의 주인공도 한 기업의 연구원이 되어 AI연구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엄마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그렇게 만나기 까지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엄마의 일기로 태어나기 전의 젊은날 부터, 외가댁 가족을 통해 어릴적의 엄마까지 만나서 AI의 데이터를 쌓고, 세상에 없는 엄마의 몰랐던 이야기들을 하나 둘 알아간다.
난 엄마를 AI로 만나 대화했던 부분보다, 엄마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찾아다가던 주인공의 모습에 몇번이고 울컥했었다.
죽은 사람의 흔적을 끌어 모으는 일보다 산 사람과 직접 만나 오해를 푸는 일이 훨씬 쉽다.
책 속에서 저자가 그동안 겉돌던 아빠를 만나며, AI연구원에게 한 이야기 중 하나이다. 난 부모님께 오해가 쌓인 건 없을까? 다른 사람들과도 이해가 아닌 오해를 쌓다보니 서운함이 함께 쌓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참 많이 힘들었을 우리 엄마와도 겹치는 부분도 많아서 엄마와 많이 오버랩 되어 더욱 슬펐던 것 같다. 꿈 많고 하고 싶던 것도 많았을 엄마. 살아가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을 삶.. 그때의 그 시절의 엄마들은 우리들보다 더 힘들고 더욱 많은 것을 포기하며, 자식들만 보고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읽기 시작하자마자 당혹스럽게 끝으로 시작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안기며 끝이난다. 주인공이 중간에 나오는 한 여자와 인연이 될 지, 재회한 연인과 다시 인연이 될 지, 연락이 끊긴 지 오래 된 동생은 만나게 될 지..
소설은 끝이 아닌 시작으로 끝나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는 결말아닌 결말이 희망찬 시작이라 좋았고, 소설을 읽고 끝나는 느낌이라기보다 마치 주인공이 현재의 같은 시간을 어딘가에서 같이 살아가는 것만 같다.
AI가 요즘 너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편리함 뿐 아닌, 소중한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이런 기술까지.. 사람을 더 잇고 이해할 수 있는 AI의 발전도 기대된다.
여운이 많이 남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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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주인공은 오래 사귀던 연인과도 이별하고 사법고시에도 번번이 낙방한다. 그러던 중 응모한 글이 당선되어 1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그 이후로 잘 풀리겠거니 했으나 찾아주는 곳이 없어 기업가들의 대필 작가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던 중 한 회사에서 취업 제의가 들어오고 그 회사에서 AI로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주인공은 13년 전 자살한 엄마를 만나고자 엄마의 흔적을 찾는다. 엄마에게 자살한 이유를 묻기 위하여.
#발췌 1) 신은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을 준다는 말은 견뎌낸 자들에 한해 사실이다. 견디지 못한 자들은 죽거나 사라졌을테고, 죽거나 사라진 자들은 말이 없으니까. 신은 아무래도 나를 시련따위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독종으로 오해한 모양이다. 그게 아니라면 내가 신에게 무언가 씻을 수 없는 큰 죄라도 지었거나.
2) 엄마. 내겐 쓰고 읽을 수는 있으나 부를 수는 없는 단어다.
3) 내 마음은 아침부터 우울하다. 서글프고 살아가는 게 무의미한 것 같다. 무슨 재미로 사는지 모르겠다. 맑고 파란 가을 하늘을 보니 눈물이 핑 돈다. 사는 게 무엇인지 회의가 느껴진다. 이제는 삶에 집착하지 않겠다.
4) 역사에 관한 평가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듯, 인간관계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재정립된다. 과거에 중요했던 관계가 현재는 그렇지 않을 수 있고, 현재 가벼워 보이는 관계가 미래에 돌아보면 인생을 바꾼 중요한 인연일 수도 있다. 내가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정은 과거의 어머니와 제대로 이별하는 동시에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5) 만남만큼 중요한 게 이별이야. 이별을 소홀히 하지 마.
# 감상 생각해보니 그렇다. 내가 자주 과거의 인연들에 시달리는 건, 이미 끝나버린 관계임에도 여전히 고통받는 건 제대로 끝을 낸 인연들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숨고 도망침으로써 끊어버린 관계라서 그런 것 같다. 끝내야하는 인연들과의 이별을 소홀히 했구나. 끝맺음이 중요하구나. 그래서 이렇게 여전히 나는 과거에 바라보며 살고 미련이 남는거구나. 미련, 아닐 미(未), 익힐 련(練). 딱 잘라 단념하지 못하는 마음.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있는 마음. 이별도 관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