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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의과학 지금까지 도핑이라는 단어를 가장 처음 들었을 때는 아마도 88서울올림픽이다.(앗, 나이..태아시절도 기억한다고 거짓말하고 싶어진다) 100m육상경기에서 칼루이스의 우승을 놓고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예상과 달리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사람은 벤존슨이었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도핑으로 적발되어 금메달이 박탈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때 나는 도핑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 그리고 도핑은 무모한 욕망과 비윤리적인 스포츠맨의 태도에 대한 비난으로 생각했다. 대체 왜 저런 짓을 하는거야?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얘기는 아니었다. 도핑은 스포츠 규정상에서 금지된 행위로 스포츠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비난을 받는다. 메달박탈, 출전금지 등의 조항뿐만 아니라 금지약물의 복용은 선수 개인의 건강과 정신을 해치기도 한다. 선수로서 모든것을 잃고 선수 생명의 가혹한 끝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 . <도핑의과학>은 일단 재미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선수들의 사연과 사건은 시종일관 흥미와 재미를 준다. 안타깝게 도핑에 걸리게 된 경우도 있고, 교묘하게 숨기다가 적발된 일화도 있다. 운동선수의 삶에서 도핑이란 엄청난 서사가 있는 것이다. 일부러 경기성적을 위해 금지약물을 먹는 욕망이. 모르고 복용했다가 기록과 며예를 박탈 당하는 몰락이....마치 소설처럼 재미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실제 일어난 일이기에 마음이 무겁다. . . 동시에 이 책은 뭔가 사건사고를 다루는 수준을 크게 넘어선다. 도핑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을 정신과전문의인 저자의 해설로 전달되는데 보면서도 좀 똑똑해지는 기분이 든다. 약물의 명칭과 반응들을 꼼꼼히 읽을 수록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핑의 개념이 약에서만 머물렀으나 도핑의 범위는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선수의 건강을 위협하는 약물이나 도구,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물질이나 기술’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인체공학적 수영복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 . 스포츠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런만큼 승부과 기록에 대한 욕망이 유혹으로 이끄는 듯하다. 도핑. 간혹 스포츠뉴스에서 만나던 단어 하나로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줄 몰랐다. 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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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스포츠 정신과 공정한 경쟁은 무엇일까?' 우리는 4년마다 개최되는 올림픽을 보며 울고 웃고 한다. 그것은 우리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도 하고, 국가간 감정을 격앙시키기도 한다. 스포츠가 대체 무엇이길래 전세계인의 가슴을 이리도 뛰게 하는것인가? 이 책은 얼마 전에 개최되었던 올림픽을 상기시키려는듯 스포츠와 뗄려야 뗄 수 없는 도핑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올림픽 정신은 참가만 해도 의의가 있다지만, 많은 이들이 그 이상을 바란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도핑에 손을 대는 운동선수 또한 적지 않다. 책에서는 여러 도핑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메달이 대체 뭐라고 메달을 따기 위해 도핑을 했던 선수들. 동독의 원반던지기 여자선수 이야기는 TV에서도 봤건만 다시 봐도 참으로 짠해진다. 18세에 코치에 의해 약물에 중독된 선수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급기야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까지 하게 된다. 걸리면 메달을 박탈당할 수도,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는 이다지도 위험하고 불안정한 선택을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을까? 정말로 진정한 스포츠 정신과 공정한 경쟁이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선수들의 생각은 조금씩 달라진 듯 하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 높이뛰기 선수는 4등이라는 순위결과에 너무 만족하며 목표를 이루었다고 하였다. 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머쥔 그 선수가 진정 승리자임에 틀림없다. 악마가 건네는 독잔이나 다름없는 '도핑'. 더 많은 선수들이 진정한 승리를 이룰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재미있는 소재였다. 도핑! '비록 약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경기력의 1퍼센트라 하더라도 엘리트 선수 수준에서는 이처럼 미세한 기량의 차이가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스테로이드가 육상계에 만연한 것과 누가 어떻게 실력이 향상되는지를 알고 있던 존슨은 며칠 뒤 덤덤하게 약물 복용을 시작했다.' <책 속에서...> “과거에는 선수의 기량만이 경기를 결정지었지만, 이제는 기량과 도구가 좌지우지할 수 있다. (…) 연습을 많이 한 가장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경기력을 최고로 향상시키는 수영복을 입은 선수에게 금메달이 돌아갈지도 모른다.” <책 속에서...> #도서협찬 #도핑의과학 #최강 #동녘사이언스 #자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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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언니 의 활약으로 잠시나마 즐거웠던 올림픽이 끝났다. 4강에서 만난 브라질은 공격수 한 명이 도핑 문제로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분명 강한 상대였고, 특히 눈에 띄는 16번 선수 페르난다가라이 선수는 내가 봐도 무서울 정도. 혹시 이 선수도...? 하는 의심을 나만 한 것은 아니겠지? ㅎㅎ 그런 궁금증에서 보게 된 이 책에는 도핑의 역사부터 시작해 약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 꼼꼼히 담겨 있어 흥미로웠다.
옛날에는 금지 약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고, 오히려 기록 상승을 위해 장려(!)하기도 했지만 옌센이라는 사이클 선수가 약물 복용으로 사망하면서 약물 규제의 시발점이 되었다. (후에 '가짜 뉴스'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스포츠 선수들은 기량 향상을 위해 약물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고, e-스포츠 선수들도 집중력을 핑계로 약물 복용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 걸그룹 멤버가 해외에서 들여왔다는 마약도 도핑 약물로 많이 쓰이는 '애더럴'이었고,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강남 지역에서 많이 팔린 '공부 잘하는 약'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하니 인간의 욕망과 약의 일시적인 '반짝' 효과가 결합한 도핑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약물 도핑 외에도 자기 혈액을 뺐다가 다시 집어넣는 혈액 도핑, 멕시코시티 올림픽을 계기로 각광받고 있는 고지대 거주-저지대 훈련과 수영복으로 촉발된 복장 기술 도핑, 수술로 인해 컴플렉스를 제거하거나 부상을 회복하며 논란이 따르는 수술 도핑, 마지막으로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모호한 간성 선수와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전해주고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나처럼 TMI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로운 도핑의 세계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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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의 과학』 최강, 동녘,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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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의 과학> 최강, 2021, 동녘사이언스 치열한 경쟁이라는 말도 부족해 ‘초경쟁’이라는 말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와 자극제나 신경 도핑까지 고민할 정도로 고군분투하는 스포츠계는 비슷해 보인다. 좋은 성적을 얻거나 원하는 성과를 내는 방법이 있다면 몸이 상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거나,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을 애써 무시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든 경기력을 향상시켜 정상에 서기 위해 도핑을 감행하는 선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48-49p 우리가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를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어쩌면 일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고 불의와 적당히 타협하며 달려온 자신의 모습을 겹쳐 보기 때문이지 않을까? 우리는 정말 선수들과 다르다 말할 수 있을까? 49p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도핑이란 운동능력 향상을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도 책을 읽기 전까지 그냥 도핑은 나쁜 것, 도핑을 하는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곤 했다. 도핑을 했다고 알려진 선수들은 일평생 도핑 선수라는 딱지가 붙어 명성에도 금이 간다고 했다. 그럴때마다 도핑은 역시 나쁜 것이 맞구나 라고 생각했다. 올해 올림픽 여자 배구 경기에서 브라질 선수의 도핑 결과가 나오고 화가 난 이유도 찾아보면 우리나라와 싸울 상대 선수가 그런 나쁜 것에 손을 댔다니, 라는 생각이 일절 작용한 듯 했다. 그런데 이런 막연한 생각이 얼마나 일방적이고 섣부른 생각이었는지 이 책을 읽고 알게 됐다. 도핑의 과학,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쓴 이 책에는 여러가지 약물이 등장한다. 심지어 약물의 효과나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자세하게 나온다. 전문 용어가 자주 사용됨에도 책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건 도핑이 적발된 선수들의 마음이나 억울함 같은 복잡한 심정을 책으로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참고해 도핑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오래 전과 달리 현재 도핑이 금지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부터 성별에 대한 논란까지, 약물로 인한 광범위한 사건 사고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지루함이 없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위한 스포츠 역사의 변화를 실제 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선수들을 유혹하는 도핑의 세계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이라 소개하고 싶다. 줄기세포, 유전체학, 의공학 등의 발달로 이식한 힘줄 혹은 대체 물질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게 만든다면, 이는 여전히 부상을 치료하는 수술일까? 아니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도핑일까? 향후 관련된 논의와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선수와 코치는 반도핑 진영을 늘 앞서갔기 때문이다. 266p 1장부터 5장까지의 제목을 통해 책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정신, 근육, 힘, 도구, 그리고 성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도핑의 역사가 생각보다 역동적이었다는 점이다. 몰랐는데 전자 스포츠(게임) 에서도 도핑이 사용되곤 한다고 했다. 약물 남용의 심각성 또한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약물의 심각성만 논하고 있자니, 이번에는 다소 억울해 보이는 선수들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감기약을 복용했더니 도핑 검사에서 걸렸다는 선수도 더러 있었다. 곳곳에 보이는 억울한 선수들의 모습은 이제껏 도핑 선수라고 낙인 찍힌 사람들이 모두 일부러, 운동능력 향상을 위해 약물 복용했던 건 아니었구나 하고 오해를 덜어주었다. 2장에서는 비교적 익숙한 약물인 스테로이드가 등장해 한결 읽기 쉬웠다. 요즘에도 자주 들리는 스테로이드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약물 부작용도 잊지 않고 다룬다. 화학반응이나 신체의 변화도 가히 충격적이었다. 또 기상천외한 도핑을 하는 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도핑은 함부로 정의내릴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정신을 지향하며 도핑을 막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현대 의학을 빠르게 파악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할 필요가 있는 듯 했다. 책을 덮고 나서는 도핑의 유혹에 빠지는 선수들을 생각했다. 경기에서 결과를 새기기에 급급할 때, 도핑이 전보다 더 성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선수들을 향한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되살려주는 열쇠가 아닐까, 책을 읽으며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실을 도외시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 함몰되지 않는 균형 잡힌 자세이다. 현실에 뿌리를 두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많은 무게를 두며, 때로 실수하고 넘어지는 선수들을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315-316p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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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의과학 #최강 정신과전문의님이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재밌게 쓴 #도핑의세계 입니다. 와오 진짜진짜 재밌게 읽었어요. 읽은지는 며칠 지났는데 이제서야 올리는 게으름 저도 도핑이 필요한 듯요ㅋ 뭐~저는 #스포츠선수 아니니 괜찮아요.우리에게도 #도핑 이 필요한 순간 있지 않나요?ㅋ 도핑검사할리도 없고 #도핑검사 해도 안걸리겠지만 내 핏속엔 카페인이 흐르고 있을 듯요. #사이클 하는 영화에서 본 #자가수혈 등 도핑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부터 #약물도핑 의 시대를 지나 수영복의 재질경쟁 #첨단수영복 입으니 기록단축 되고 난리.가슴크기 줄이는 수술을 하고 경기결과가 좋아진 운동선수. 팔꿈치수술을 하고 야구기록이 더 나아진 비율이 많은데 이것도 도핑일까? 등등 도핑의 범위도 늘어나고 도핑검사에 안걸릴만한 신약을 개발하거나 두 가지 약물을 교차적으로 주입하거나 해서 며느리도 모르게 자기 기록을 넘어서고 단축시키는 선수들. 건전한 #스포츠정신 에 어긋나는 금지된 약물빨로 금메달을 따고 도핑 뽀록나서 똥망한 선수들도 많았고요.특히 88년서울올림픽 #벤존슨 요. 그때 금메달취소되고 2위였던 #칼루이스 가 금메달을 받았죠.근데 솔직히 그때 벤존슨만 도핑했을까?의문입니다. #감기약 한 알 때문에 금메달 취소되고 #냉전시대 에는 도핑을 국가차원에서 장려하는 바람에 남성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결국 남성이 된 경우도 있었고요. 남성인지 여성인지 애매하게 태어난 #간성 의 존재들이 있어서 이런 존재들은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트렌스젠더선수 는 여성과 남성 어느 쪽 경기에 출전해야할지. 총 5챕터인데 #스포츠 에 관심 별로 없는 북캣냥이도 푹 빠져서 읽었네요. 집에 티비없어서 올림픽도 전혀 못 봤고요. 저는 이 책으로 스포츠의 역사 그리고 약물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요롷게 역사 사회 정치 문화가 밀접하게 연관된 스포츠였다니 새삼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어요. 이 책 재밌고 유익하니까 많이 찾아보셨으면 해요. #스포츠역사 #도핑의역사 #과학책 #과학책추천 #과학논픽션 #동녘출판사 #동녘사이언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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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의과학 #최강
얼마 전 말도 많았던 도쿄올림픽이 끝 났습니다.
저는 도핑이라고 하면 올림픽이나 큰 스포츠 경기에서 도핑검사를 통해 메달을 박탈당하는 경우를 보거나 미국 프로야구에서 스테로이드 강화제를 사용한 게 발각되어 출장정지 또는 선수생명을 박탈당하는 경우를 아는 정도의 그리 친하지 않은 단어입니다.
최근에 끝난 도쿄 올림픽에서 도핑 관련 몇 가지 사례를 찾아보겠습니다.
최고의 화제를 몰고 있는 김연경 선수가 이끄는 우리나라 여자 배구 준결승의 상대는 브라질이었습니다. 선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브라질에 패하고 말았습니다만 경기 전 브라질의 유명 선수는 도핑검사에서 발각되어 브라질로 귀국 조치가 되기도 했죠. 더구나 경기 중 브라질 선수 중에는 유난히 근육질의 공격수가 눈에 띕니다. 몇 년 전에 비해 얼굴의 형태도 바뀌고 근육도 유난히 커서 약물에 대한 논란이 한참 있다가 지금은 흐지부지해졌습니다.
역도 경기장으로 가 보시죠. 그냥 이리저리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를 찾아보다가 여자 역도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엥? 웬 남자 선수가 여자 역도 경기에 나오지? 해설자의 설명이 뒤따릅니다. 성전환 수술로 여자로 바뀐 선수라고 설명해줍니다. 반칙 아님
육상계에도 이전부터 말이 많습니다. 태어나기를 여자로 태어나 여자 선수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기준으로 정한 남성 호르몬 수치가 초과해 자격 박탈의 얘기가 나옵니다. 난 여자인데 자신도 잘 모르는 호르몬 숫자를 들이대면서 당신은 남자의 몸이니 여자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답을 듣습니다. 황당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호르몬 수치에 대한 기준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다시 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책의 제목은 ‘도핑’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만 도핑 외에도 참 복잡하고 점점 그 기준이 난해해지는 산적된 스포츠계의 숙제를 이 책을 통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간 중간 관련된 실제 선수의 유튜브 동영상을 링크시켜주고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도핑의 어원부터 잠깐 짚고 책의 내용으로 들어갑시다. 도핑은 남아프리카 부족이 원기를 북돋는 목적으로 마시던 음료인 ‘도프dop’에서 비롯했다는 주장도 있고, 미국에서 아편을 가리키는 속어인 ‘도프dope’가 어원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1장 또렷한 정신
뇌에 자극제로 작용하여 기분이 좋아지고, 피곤을 덜 느끼게 하는 코카 잎을 씹으면서 뛴 선수는 경기에서 엄청난 체력을 과시하며 우승합니다.
1960년 로마 올림픽 사이클 경기에서 옌센 선수는 경기 도중 사망합니다. 그가 복용한 걸로 잘못 알려진 암페타민은 1967년 금지 약물 목록에 처음 등재되고 얀센의 죽음은1968년부터 본격적인 약물 검사의 시작을 이끌어 내며 반도핑 규약이 발촉됩니다.
2장 탄탄한 근육
1988년 서울올림픽의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종목은 칼루이스와 벤존슨의 100미터 달리기 결승전입니다. 칼루이스의 우승을 점치지만 이 대회에서 벤존슨은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탄성을 자아냅니다. 이후 벤존슨은 근육강화성분인 스테로이드 성분의 금지 약물로 금메달과 세계 신기록은 물거품이 됩니다.
2001년 미 프로야구는 배리 본즈의 해입니다. 홈런을 포함한 단일 시즌 신기록을 다섯 개나 기록하며 프로야구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방향의 한 획을 긋습니다. 근육강화제인 AAS약물 도핑이 발각됩니다.
3장 견디는 힘
1968년 멕시코올림픽입니다. 멕시코는 고지대로 산소가 희박한 나라이죠. 여기서 쟁쟁한 선수들이 웬일인지 맥을 못춥니다. 1등의 기록이라고 해도 기존 기록보다 형편없습니다. 다만 같은 고지대인 케냐, 이디오피아 선수들은 지구력을 요하는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이유는 산소를 근육에 전달하는 적혈구의 부족때문입니다. 이후로 적혈구 보충을 위한 혈액 수혈을 통한 도핑이 시작됩니다.
4장 유용한 도구
수영 선수의 변화 무쌍한 수영복의 변천사를 보시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수영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과학이 되었습니다. 수영복 과학의 발달로 수영 기록은 점차 단축되며 수영복 회사의 경쟁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합니다. 선수의 노력과 실력에 의한 메달이 결정되지 않고 수영복에 의해 메달이 결정되는 지경입니다.
도구에 의해 경기가 결정되는 종목으로 싸이클이 있습니다. 자전거의 무게는 점차 가벼워지고 최대한 공기 저항을 줄여야 합니다. 자전거의 과학에 의해 메달이 결정되어 갑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400미터 경기장에는 정상인 선수들의 옆에 의족을 단 남자 선수가 등장합니다. 그의 의족이 눈에 띕니다. ‘블레이드 러너’ 라고 불리는 이 의족은 사람의 다리와 유사성을 강조하던 기존의 것과 달리, 빠르게 달리는 것에 최적화된 기능성 의족입니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토미 존 수술’ 이야기입니다. 손상된 어깨 근육을 재건하기 위해 다른 부위의 근육을 떼어내 어깨에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이 수술로 인해 선수들의 생명은 연장되고 오히려 이전보다 강력한 구위를 보이는 경우가 나오면서 수술에 의한 경기력 향상이 도마에 오릅니다. 수술도 도핑인가요
시모나 할레프 여자 테니스 선수는 가슴 축소 수술을 받고 세계 1위 랭킹에 등재합니다.
5장 복잡한 성별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뭔가요? 외견상 드러나는 신체 형태의 차이인가요? 그럼 호르몬을 비롯한 신체 내부는 여성의 모습입니다만 외형상 남성의 신체를 가진 이는 어떻게? 성전환 수술을 통해 성별이 바뀐 경우는 어떻게? 남, 여를 구분하는 호르몬 수치의 기준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이상 염색체로 인해 남성, 여성의 염색체를 다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모든 것이 여자인데 단순히 남자처럼 생겼다고 해서 매 경기 비난을 받아야 하는 여자 선수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하나요
이전에는 몰라서 간단했을 사실들이 점차 다양성과 기술의 발달로 보다 세분화되면서 세상 그지없이 복잡한 동네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신은 세상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말도 있던데. 우리 인간은 아직 그 비밀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냥 보아오던 스포츠의 세계, 이 책을 통해 한층 그 재미의 요소가 더해질 겁니다. 새로운 사실의 발견은 우리를 흥분하게 합니다.
이 글은 동녘 출판사의 동동 서포터즈 3기 활동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M.blog.naver.com/lovice91 @Henry_minilife 2021년 8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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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88 서울 올림픽 때, 벤 존슨 도핑사건으로 우리나라에도 ‘도핑’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시작했을 것 같다. 우리에게는 낯설었던 이 도핑은, 사실 그 기원이 기원전 700년경 그리스의 고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양의 고환이나 심장을 먹었고, 고대 사회 스포츠 선수들은 술 종류부터 곰팡이가 생겨 뻥 뚫린 무화과 같은 환각성 물질까지 먹으면서 경기력 향상을 꾀했던 것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인류의 이기고 싶은 욕망 내지는 인체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바램은 변하지 않는 특징인가 보다.
이 책, ‘도핑의 과학’은 운동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혹은 평정심 유지를 위해 의지한 약물들과 변천사, 관련 각종 이슈들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책의 구성이 좋았는데, 약물들이 하는 역할에 따라, 또렷한 정신, 탄탄한 근육, 견디는 힘으로 챕터로 분류해놓아서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다. 내용과 관련된 QR코드를 넣어놓아서 당시의 귀한 영상들도 보면서 읽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도핑’이라는 개념이 약물을 넘어, 혈액도핑, 저항을 줄여주는 수영복개발, 기술 도핑 등... 생각보다 광범위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충격적이였다. 특히 혈액도핑은 언젠가 봤던 싸이클 선수들의 실화를 다뤘던 영화가 생각이 나서 씁쓸했다. 정말 위험한 일인데 그럼에도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이들에게 작용했을 것이다.
읽다보면, 자본주의화가 되어버린 스포츠세계에 ‘스포츠 정신’이라는 것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성별을 바꾸는 수술로 남성에서 여성이 되어 경기에 참여한 선수에 대한 논란들과 각종 수술들, 그리고 줄기세포, 유전체학, 의공학 등의 발달로 경기력이 향상된다면 이것도 도핑일까? 하는 난제는 계속 시끄러울 것 같다. 어쩌면 스포츠세계에서도 1등만 따지는 경쟁보다는 다른 식의 평가가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_1990년대 초 미국의 해리슨 포프교수는 AAS의 심리적 영향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연구에 참여한 55명의 AAS 사용자 중 9명이 덩치가 좋고 근육질인데도 자신을 왜소하고 연약하게 여겼다. 연구진은 이들을 소개하면서 ‘역거식증reverse anorexia'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 ..근육이형증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제안했다. 신체이형장애는 자신의 외모에 눈에 띄는 흠이나 결함이 있다고 집착하는 질환이다. ..... 최근 20여 년 사이에 근육이형증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드물다. 동아시아에서 남성미를 평가할 때 슈워제너거의 울룩불룩한 근육보다는 이소룡의 매끈매끈한 근육에 더 점수를 주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_[‘울룩불룩 근육 만들기의 뒤안길: 단백동화남성화 스테로이드’에서]
_높은 인기와는 별개로 의학계는 아직까지 성장 호르몬의 노화 방지효과에 부정적이다.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장 호르몬 주사요법은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확실하지 않은 반면에 염분 저류에 따른 관절의 통증, 당뇨 발병의 증가, 심장 기능의 약화, 두통 증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_[‘실력도 키처럼 자랄 수 있을까?: 성장 호르몬’에서]
_가슴의 크기를 34DD에서 34C로 줄인 수술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 이처럼 수술이 경기력 향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약물로 능력을 끌어올리는 도핑과 다르다 말할 수 있을까? 인위적인 방법으로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정은 동일하기 때문이다._[‘수술은 도핑의 영역일까?: 토미 존 수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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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의 과학
요즘 흥미진진한 도쿄 올림픽 중계방송 보는 재미로 여름을 보내는 와중에 궁금했던 운동 선수들의 도핑과 관련된 책이 나와 반갑게 집어들었다. 실제 정신과 전문의기도 한 이 책의 저자는 스포츠 세계에서의 강해지긴 위한 약한 선수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밌게 풀어내고 과학적인 분석도 곁들여서 즐거운 읽을거리를 만들어냈다.
책의 구성은 다섯개의 챕터로 이어지며 또렷한 정신, 탄탄한 근육, 견디는 힘, 유용한 도구, 복잡한 성별이라는 제목의 다섯가지 주제별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담아냈다. 마약은 경기력을 향상시킬까? 부터 암페타민과 신경 도핑, 감기약과 도핑의 관계, 에페드린과 클렌부테롤, 프로프라놀롤과 베타 차단제 등의 생소한 약물들의 세계를 읽어볼 수 있다.
그나마 익숙한 이름의 스테로이드와 관련해서도 깊게 파고든다. 개인적으로 도핑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88서울올림픽의 벤존슨의 사례가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데 벤 존슨이 스테로이드를 시작한 것은 1981년이었다. 당시 그의 코치 찰리 프랜시스는 오래전부터 동독의 선수 지원이나 운영 방법에 경도된 사람 중 하나였다. 그는 지도하는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신 훈련법, 마사지, 물리치료와 함께 약물도 은밀히 도입했다. 1981년 그는 성인이 된 존슨에게 스테로이드 사용을 권유했다. 비록 약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경기력의 1퍼센트라 하더라도 엘리트 선수 수준에서는 이처럼 미세한 기량의 차이가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스테로이드가 육상계에 만연한 것과 누가 어떻게 실력이 향상되는지를 알고 있던 존슨은 며칠 뒤 덤덤하게 약물 복용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역도경기에서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해 화제였는데 이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도 성별이 모호한 선수와 성별을 바꾼 선수들의 사례가 등장한다. 생식기, 성 호르몬, 염색체 구조 등이 여성이나 남성으로 나뉘지 않는 간성 선수들은 오랫동안 여장 남자 선수로 오해받거나 도핑을 한 선수처럼 취급받았다. 최근에는 성별을 변경한 트랜스젠더 선수들도 경기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개 남성이 여성보다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간성 혹은 트랜스젠더 선수에 관한 논란은 쉽게 정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모든 사람이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며, 이런 논란은 성소수자 인권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그외에도 사이클 레전드 랜스 암스트롱의 혈액 도핑과 수영복과 기술 도핑, 자전거와 기계 도핑, 장애인 선수의 보조기구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가득했다. 까만 상어 같은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의 등장은 다른 종목보다 비교적 규칙이 단순한 수영 경기에도 최신 과학기술이 파고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일각에는 첨단 수영복이 스포츠의 윤리성과 진실성, 순수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염려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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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막을 내린 도쿄 올림픽 관련 뉴스에서 다들 ‘도핑’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도핑(doping)이란 운동선수가 경기능력 향상을 위해 약물 또는 기술을 사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핑이 나쁘고, 공정하지 않고, 삼가야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도핑에 대한 인식이 처음부터 부정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도핑의 과학』은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로 100여 년간 도핑이 ‘인체의 능력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권장의 대상’에서, ‘국제 대회에서 정치 체제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선전 도구’로, 이어서 ‘선수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스포츠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축출의 대상’으로 성격이 바뀌어 왔음을 알려준다.
스테로이드 같이 유명한 물질 외에도 여러 약물과 기술, 심지어는 수영복과 의족까지도 ‘도핑’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도핑의 과학』을 통해 알게 되었다. 평상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복용하는 감기약도 운동선수들에게는 경계해야할 대상이라는 게 흥미로웠다.
(64쪽) 기관지를 넓히는 특성 때문에 클렌부테롤은 기도가 좁아져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의 치료에 사용된다. 아울러 기관지의 섬모 운동을 촉진시켜 가래의 배출을 돕는 소위 ‘진해거담’ 효과가 있기에 감기약으로도 종종 처방된다. (65쪽) 근육을 증가시키는 단백동화 효과 때문에 클렌부테롤은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금지약물로 분류되었다. …운동선수는 감기약도 조심해야 한다. 알고 먹었든 모르고 먹었든 일단 몸에서 약물이 검출되면 100퍼센트 선수 본인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선수들은 의학적으로 약물 복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 자체를 거부하곤 한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국가적으로 도핑을 적극 장려하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96쪽)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독은… 소련의 지배를 받으면서 민주주의가 사라졌고, 쓸만한 생산 시설을 소련에 빼앗겨 만성적인 불황이 지속되었다. …압제자에 가까운 소련에게 국가의 자존심이 짓밟힌 동독은 운동 경기에서 성과를 내는 데에 골몰했다. 비교적 빠르고 저렴하게 체제의 우월함을 선전하고 나라의 명망을 드높이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하이디 크리커라는 선수는 동독의 국가적 도핑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유럽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크리거가 복용한 ‘튜리나볼’이라는 약물은 AAS(단백동화남성화 스테로이드)의 한 종류였다.
(100쪽) 동독 정부가 선수들에게 몰래 투여한 AAS는 근육을 키우고 힘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단백동화뿐만 아니라 남성화 효과도 같이 일어난 것이다. 여자 선수들의 목소리가 남자처럼 굵어지고, 온 몸이 털과 여드름으로 뒤덮였다. 동독의 의료진과 체육 관계자는 남성화 부작용을 인식했지만, 도핑으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컸기에 부작용을 외면하거나 무시했다.
하이디 크리거는 남성 호르몬인 AAS로 인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겪었고 결국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을 바꾸고 이름도 안드레아스 크리거로 바꾸었다고 한다. 국가가 운동선수들을 도구로 인식하는 것과 그로 인한 도핑을 경계해야하는 이유를 온몸으로 보여준 셈이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도핑 테스트를 통해 올림픽 정신을 어긴 선수를 찾아내고, 공정하게 참가한 선수에게만 메달을 수여하겠다는 말은 당연히 옳은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도핑 테스트에 대한 규정을 세우는 과정에서 여러 권력 관계가 얽히고 차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의외로 ‘공정’하지 않은 면도 있다.
만약 남성 선수가 성별을 속이고 여성 선수들의 경기에 나서는 행위는 도핑처럼 경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므로 IAAF(국제육상경기연맹)는 여성 선수 성별 검사,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염색체 검사를 시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IAAF가 시행한 검사는 엄청나게 인권침해적이고, 간성(intersex)인 사람의 경우 겉보기엔 여자 같아도 염색체가 XX로 판별되지 않기 있기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들도 성별 때문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에 출전한다. 남자일 때 테스토스테론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성별을 바꿔도 선천적인 여자 선수보다 경기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선수가 ‘괴물’처럼 플레이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르게 2015년의 연구(Harper, “Race times for transgender athletes”, J Sporting Cult Identities, 2015.6: p1-9)에 따르면 성전환 여자 선수의 기록이 다른 여성 선수들의 범위를 뛰어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 연구는 달리기 선수만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만, 내가 『팩트풀니스』를 처음 읽었을 때처럼 편견이 깨지기에는 충분했다.
에필로그에 “이제껏 일상에서 흔히 접하던 약물과 도구나 기계, 나아가 스포츠가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면 글을 쓴 사람으로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는 말이 있었다. 저자의 바람대로, 나에게는 도핑이 단순히 약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들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관점으로 스포츠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도핑의 과학』을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