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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에 개를 끌어안고 잤대. 조금 추운 날엔 한 마리, 좀 더 추우면 두 마리, 세 마리 …….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대. (209페이지)
추울 때 동물을 끌어안아 본 적 있는가. 털로 뒤덮인 동물과 몸이 맞닿아 있으면 저절로 온기가 생긴다. 개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몸을 덮어 보호하려고 한 경우도 많다. 추운 밤, 개를 끌어안고 자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을 생각해보게 되고, 여기, 개 다섯 마리의 밤이 필요한 주인공들이 느꼈을 추위 혹은 고통을 생각해보게 된다.
박혜정은 폐가에서 진행된 살인 재연 장면을 보고 아이들에게 친절했던 권 사범이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의문이다. 권 사범이 죽인 아이들은 모두 박혜정의 아들 세민을 심하게 괴롭혔던 아이들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알비노인 세민을 못살게 굴었다.
알비노에 대한 것들을 아이들을 통해 전하는 사람이 세민과 같은 반, 안빈의 엄마였다. 안빈엄마는 백화점에서 일할 때 박혜정을 알게 되었으며, 그녀를 안쓰럽게 여겨 가까이 지냈다. 동네 아파트가 비었을 때 이사까지 하게 했으나 몇 달 가지 않아 뼛속 깊이 후회했다. 세민과 안빈이 같은 반이 되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아들이 자꾸 세민에게 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학예회 때 연극을 하기로 했는데 세민이 대본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반장인 안빈을 제쳐두고 감독까지 한다고 하니 교사까지 싫었다.
안빈엄마는 자기가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해 아이는 어떻게든 자기와는 다른 삶을 살길 바랐다. 그래서인지 가진 자들을 질투했고, 안빈 보다 더 나을 게 없다고 여겼던 세민을 미워했다. 안빈엄마는 아들을 닦달하고 자매 같았던 박혜정과도 멀어졌다.
소설은 학교 폭력, 허위사실 유포, 성폭력, 종교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아픈 언니를 두고 엄마가 했던 행동에 왜 박혜정은 가만히 있었는지. 누구보다 그 상황에서 탈출해야 했음에도 그 집에서 머물렀는지 답을 주지 않았다. 그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될 수 없었다. 언니만 아프지 않았다면 어머니의 삶도, 자기도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지 고민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기억일 뿐이었다.
세민이 요한이라고 부르는 권 사범이 속한 종교도 그의 어머니도 또 다른 폭력의 역사다. 아이를 위해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디까지인지 의문이 들게 했다. 아이가 죽고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자 형의 현신이라며 대하면 누구라도 힘들어했을 것이다. 세민이 그들이 찾는 ‘성별자’ 임이 틀림없다고 여기는 것이나 휴거나 구원을 기다리는 그들의 종교는 그저 폭력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성별자가 변제할 어린 양이라는 사실을 감쪽같이 감추고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려고 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그녀는 손바닥을 살짝 오므렸다. 피가 손금을 따라 진득하게 흘러 내려와 손바닥 한복판에 고여 들었다. 그녀는 물끄러미 그 피를 쳐다보았다. 엄마에게 그 질문을 던지던 순간 아들이 떠올렸던 것은 무엇일까. 세상에서 꼭 한 가지를 없앨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세민은 무엇을 없애고 싶을까. 그 나이에, 열두 살밖에 안 된 나이에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고 싶은 걸 곰곰이 궁리했을 아들을 떠올리자 온몸의 피가 싹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39페이지)
박혜정이 아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어떻게든 보상받을 줄 알았다. 물론 여기에서 보상은 정신적인 것을 가리킨다. 세민이 종교인들을 손님이라며 환대했던 것처럼, 그들이 구원을 바랐던 것처럼, 박혜정에게도 어떤 영향이 미칠 것 같았다.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 아들에게 모든 걸 말할 줄 알았다. 아들에게 진실을 말하므로써 구원을 얻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부풀었던 것 같다.
작가는 상당히 냉정했다.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았다. 그저 그들에게 찾아온 고통만큼이나 그것을 겪게 했다. 구원이란 그들에게는 너무 멀었다. 작은 온기마저 내주지 않았다. 그게 슬펐다.
덧. 인터넷 서점에서 보이는 카드뉴스는 상당히 참신했다. 소설의 내용을 아우르면서도 지금 어딘가에서는 이렇게 다른 아이를 험담하고 아들을 닦달하는 어떤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게 했다. 여태까지 보았던 어떤 홍보보다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이런 카드뉴스는 없었다....’로 시작하는 유행어가 떠오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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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에 개를 끌어안고 잤대. 조금 추운 날엔 한 마리, 좀 더 추우면 두 마리, 세 마리······.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대.” 】 (p.209)
소설은 한 살인 사건의 현장검증 장면에서 시작된다. 남루한 폐가의 풀숲에 눕혀져 있는 마네킹. 포승줄과 수갑으로 묶인 사내가 마네킹의 목에 손을 올리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기자들은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어 댔다. 아이들을 둘이나 죽인 범인은 지금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바로 그 남자, 태권 도장의 권 사범이었다. 잠시 뒤 그들은 시신을 암매장했던 야산으로 떠났고,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주인공 박혜정은 집으로 돌아온다.
싱글맘인 혜정에게는 백색증을 앓고 있는 ‘세민’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세민이 엄마와 저녁을 먹는 동안 텔레비전에서는 그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세민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엄마에게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나 혜정은 어린 녀석이 뭘 아냐며 아이의 말을 가로막아 버린다. 그녀와 그녀의 아들은 그 사건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듯했다. 과연 그들은 그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 그는 두렵다. 약해서, 약해빠져서 결국은 악해질 수밖에 없는 순간, 그 순간이 올까봐 두렵다. 그는 두렵다. 】 (p. 138)
홀로 아픈 아이를 돌보며 살아온 그녀의 어두웠던 과거, 어릴 때부터 새겨진 그들 내면의 상처, 그리고 앞으로도 밝아질 것 같지 않은 그들의 미래는 소설을 내내 어둡게 만들었다. 어두운 분위기에 소설을 읽고 있는 내 마음도 함께 어두워졌지만, 그럼에도 이어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손을 놓기가 어려웠다.
소설은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거리들을 보여주었다. 왜 저런 곳에 빠지는 걸까. 그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그런 삶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던 적이 많았다. 이 소설은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삶을 들려주며,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보도록 이끌어 주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외로웠다.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알아보고 서로를 위로해 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서로의 상처가 서로를 더욱 아프게 했고 그들의 관계는 갈수록 틀어졌다. 약했기에 더욱 잔인해진 그들이 내내 안쓰러웠다.
【 ‘이미’ 충분한 고통이 ‘아직’ 오지 않은 구원을 어떻게 소환해야 할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은 이 소설만의 값진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 소설의 통각에 통감하면서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수상을 결정하였다. 】 (p. 271,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심사평>중에서)
흡입력이 굉장한 소설이었다. 개 다섯 마리를 끌어안아야만 보낼 수 있었던 추운 밤의 시간들. 그들의 아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이 책 <개 다섯 마리의 밤>을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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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무더위가 극성이던 7월 말쯤에 읽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뒤늦은 리뷰를 남기게 되었다. 그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책상에 오래 앉아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힘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한동안 머릿 속을 어지럽히는 질문들로 인해 쉽게 글이 써지지 않은 점도 있었다.
책의 제목인 <개 다섯 마리의 밤>은 오스트리아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표현으로 '엄청 추운 밤'을 뜻한다고 한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에 개를 끌어안고 잤대. 조금 추운 날엔 한마리, 좀 더 추우면 두 마리, 세 마리......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대. (P.209) 제목을 통해서 어느정도 짐작했겠지만 이 책은 고통이라는 혹한의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아파트에서 아이가 2명이나 죽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야기는 그 살인사건의 현장검증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소설은 살인사건의 과정을 추적해가는 대신에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과 사람들의 고통에 더 초첨이 맞춰져있다. 겉으로 드러난 넝쿨의 줄기를 잡아 당기면 아래에 숨어있던 알맹이들이 따라 올라오듯, 이 살인사건 뒤에는 성폭행 · 학교 폭력· 아동학대 그리고 사이비 종교 등... 평소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굵직한 사건들이 서로 뒤엉켜 있었던 것이다. 어린시절, 아픈 언니를 위해 엄마에 의해 새아버지의 방에 들어가야만 했던 박혜정과 그 결과로 태어난 아들 박세민. 의리파에 의해 살해된 큰 아들을 대신해 육손이로 태어난 둘째 요한에게 자신들의 죄의식을 덮어 씌운 권사범의 부모.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야만 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으로 아들에게 집착하는 안빈엄마. 그런 엄마의 집착에 학교폭력의 주도자가 되어 결국 친구를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서안빈. 멸망을 앞둔 세상에서 자신들을 구원해 줄 희생양을 찾는 사이비 종교집단.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은 한 아이를 향해 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태어날 때부터 백색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세민은 자존심이 강한 탓에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이로인해 아이들의 잔인한 표적이 되기 일쑤였다. (** 백색증 : 멜라닌 색소의 분포와 합성 대사과정에서 결함이 생겨서 출생 시부터 피부와 머리카락, 홍채에 소량의 색소를 가지거나 색소가 전혀 없는 희귀유전질환)
어른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상처가 있는 것을 깨달을 만큼 나이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때론 어른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집요하다. (P.13)
세민은 물러서는 법을 모르는 아이였다. 자신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시선에 쭈뼛거리기는커녕 그쪽에서 먼저 눈길을 피할 때까지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맞바라보는 아이였다. 운동을 제외하고, 그게 공부든 글쓰기든 그림이든, 다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였다. 세상이 세민 같은 아이에게 바라는 건 오직 하나, 납죽 업드리는 모습이었다. 그렇지 않을 때 세상은 완력을 써서라도 아들의 고개를 꺾으려 들 터였다. (P.15)
자존심이 강하다는 건 무시당할 조건을 타고 난 세민에겐 너무 치명적인 약점이란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녀는 고교동창을 떠올렸다. 소아마비인 그 아이는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 불구인 몸 때문이 아니라 그런 몸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당당했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이 불편한 다리를 동정할 때마다 그 아이는 대꾸했다. 내 목발은 네 안경과 같은 거야. 그건 친구들의 몫으로 남겨둬야 하는 대사란 걸 그 아이는 몰랐다.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번번히 눈앞에서 박탈당한 친구들은 그 아이에게 호의적일 수 없었다. 박세민도 마찬가지였다. 처지를 인정하고 무릎 꿇게 만들고 싶은 무언가를 분명 갖고 있었다. (P.51)
무시와 동정 중에서 사람들은 어떤 것을 더 싫어할까? 각자 선택의 차이는 있겠지만 차라리 동정보다는 무시를 택하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혹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우리는 얼마나 쉽게 타인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가. 어쩌면 작가는 사람들의 이런 시각에 일침을 가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소설 속 세민을 둘러싸고 각자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가?' 라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혐오의 감정이 밀려온다. 그러다 그 질문은 다시 방향을 틀어 나를 향한다. '너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고... 묵직하면서도 예리하게 물어온다.
"잔인함은 약한 자들에게서 나올 때가 많다. 세상에는 울면서 강하게 사는 자가 많다." (P.273) 작가는 책의 말미에 '스승인 황현산 선생님의 말씀을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 앞에 붙여놓고 이 소설을 썼다.' 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 소설을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지 않나 싶다.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직면하는 것은 불편하고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곳에 이르는 과정은 힘겹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면해야만 하는 것은 좀더 인간답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지식과 교양을 쌓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만 그 뒤에 숨겨진 내면 성찰이라는 순기능이야말로 독서가 우리에게 주는 더 큰 혜택일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라도 한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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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까이 있었다. 세민과 세민 엄마가 겪은 고통의 순간은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사람들에게 생기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 일상 곳곳에서 마주하는 당연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렇게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보이는 게 무서웠다. 알게 모르게,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행하는 혐오와 폭력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준다. 개 다섯 마리로도 따뜻해지지 않을 고통을 감싸 안은 사람은,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소설은 동네 아파트 단지 근처에 방치된 폐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시작한다. 초등학생 두 명이 살해되고 그 범인은 동네 태권도장의 사범이었다. 아이들이 잘 따랐는데, 더없이 선한 인간으로 보였던 그가 살인자라고 하니 믿을 수가 없던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리고 수상한 의심은 또 다른 폭력이 되어 세민을 힘들게 했다. 죽은 아이들이 세민을 괴롭혔던 가해자였던 것. 만약 사범이 잡히지 않았다면 또 다른 아이가 죽었겠지? 그만큼 세민을 괴롭힌 아이들은 많았다. 세민은 엄마에게 이 사건과 관련하여 말하고 싶었지만, 엄마는 거절한다. 세민 엄마는 두렵다. 살인자인 사범과 아들 세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도 묻고 싶지 않다. 알고 싶지 않다.
흰 눈썹, 흰 머리칼, 빨간 눈동자. 세민은 백색증을 앓는 열두 살 소년이다. 이런 외모가 왕따를 당하는 이유는 아니다. 누군가는 이런 외모와 편모 가정 환경이 주눅들만 한데, 세민은 당당하고, 똑똑했다. 이 동네로 전학을 온 날부터 세민은 1등이다. 이 때문에 만년 2등으로 밀려난 안빈은 고통받는다. 안빈뿐만 아니라 안빈 엄마 역시 세민이 죽이고 싶도록 밉다. 내 아들의 1등은 날아갔고, 세민을 신경 쓰느라 안빈은 정신질환까지 앓는다. 엄마니까 당연하게 드는 감정이라고 말하기에는 안빈 엄마의 집착과 혐오는 심했다. 급기야 해서는 안 될 말까지 해가면서 세민과 세민 엄마의 인생을 난도질한다.
이번엔 더 센 것이 필요했다. 박세민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을 만한 것. 퍼뜩 근친상간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그 낡은 공책에 적혀 있던 기록이 정말 일기가 맞다면 박세민은 근친상간에 의해 태어난 아이였다. 아니, 새아버지니 생물학적으로야 근친상간이 아니지만 사회적으로는 그 정도면 얼마든지 근친상간이었다. 그녀는 검색창에 ‘알비노 근친상간’이라고 쳤다. 곧 관련 기사들이 떴다. ‘알비노, 근친상간에 의해 출생하는 경우 많아.’ 그녀는 인쇄 매수를 20으로 지정하고 인쇄 버튼을 눌렀다. 안빈에게 머리 쓰는 것 대신 씨름이나 하라고 했다고? 되바라진 새끼 같으니. 주둥이 함부로 놀린 값은 톡톡히 치르게 해주지. 그녀는 스무 장의 종이를 한꺼번에 접어 안빈의 알림장 맨 앞에 끼워 넣었다. (114~115페이지)
고통의 시간이 세민에게만 있었던 건 아니다. 세민 엄마 박혜정 역시 고통의 세월을 살아왔다. 아픈 언니만 돌보는 엄마는 새아버지 방으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 어린 그녀에게 구원을 바라던 날들이었지만, 구원은 찾아오지 않았다. 절망의 세월을 꾸역꾸역 살아온 그녀에게 남은 건 세민뿐이다. 남들과 다른 외모로 자칫 기죽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들은 너무 똑똑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게 화근이었을까. 그 자신만만하고 기죽지 않은 삶이 아들을 힘들게 했을까? 아이들은 때로 어른보다 더 잔인했다. 말을 거를 줄 모르고, 그게 어느 정도의 상처를 만드는 줄 몰랐다. 그렇게 그어대고 할퀸 상처가 얼마나 깊게 파이는지, 소설의 결말을 보고 궁금했다. 그때쯤 이 아이들은 그게 얼마만큼의 상처가 되고 고통이었는지 알게 되긴 했을까.
세민과 태권도장 권 사범과의 관계 역시 평범하지 않다. 항상 시선 받고 차별당하며 살아온 세민에게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대했던 권 사범은 따뜻했다. 세민의 상처를 볼 줄 알았다. 그래서일까, 권 사범은 세민에게 폭력을 가한 아이들을 죽였다. 아무리 아끼는 아이를 괴롭히는 대상이라고 해도 그 아이들을 죽이는 게 쉬운 일이었던가. 그 배경에는 권 사범이 세민을 보호하고 다치지 않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권 사범 역시 차별받았던 약자였다. 권 사범의 오른손가락은 여섯 개였다. 육손이. 항상 안쪽으로 집어 넣느라 손가락 하나는 안쪽으로 굽어 있었다. 그가 바라보는 세민은 같은 고통을 받는 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권 사범에게는 세민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 있었다. 권 사범이 소속된 종교 단체, 흔히 이단이라고 불리던 이들이 바라던 구원의 순간에 꼭 필요한 존재가 세민이었다. 어쩌면 세민과 이 종교 사이에는 주변으로 밀려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공동체에서 밀어내는 사람들의 폭력에 고통받는다는 것. 구원을 기다리는 이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만 하는 걸까. ‘고되고 고되고 고된 길을 통해서만 천국에 이르게 하는’(266페이지) 이념을 믿고 기다려야 하나.
너무 평범한 보통의 일상을 보다가 그 안에 자리한 폭력을 보는 순간 이야기는 비극으로 가득했다. 듣다 보면 폭력의 가해자들 역시 약한 자들이었다. 자신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그 약함 때문에 공격당하기 전에 행하는 폭력이 오히려 무기가 되었다. 잔인해졌다. 안빈 엄마, 세민의 반 아이들, 권 사범, 세민을 찾아온 종교인들, 박혜정의 엄마, 모두 자기의 약함을 감추려고 모른 척 외면했던, 가해인 줄 알면서 했던 일들이 또 다른 폭력이 되고 고통이 되었다. 자기 고통을 몇 겹으로 감싸느라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졌다. 정신적 폭력,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내 것만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강해졌을까? 그들의 고통이, 불안이, 약점이 사라졌을까
“아주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에 개를 끌어안고 잤대. 조금 추운 날엔 한 마리, 좀 더 추우면 두 마리, 세 마리 …….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대. (209페이지)”
소설은 친절하지 않았다. 흔히 보던 결말을 마주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진짜 현실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나 구원을 기다리지만, 그 구원은 선뜻 찾아와주지 않았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너무 멀리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사이에 슬픔과 혐오는 지독한 일상이 되어버렸고, 무의식적으로 가담한 타인의 고통에 무뎌지고 있었다. 개 다섯 마리를 끌어안고 자야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극한의 추위는, 때로는 개 다섯 마리로도 견딜 수 없는 정도가 되어 더 비극적으로 추위를 이기게 한다. 결국, 우리는 어떻게 더 잔인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우리를 감싸 안아줄 진정한 구원은 어디에서 오는지 묻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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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은 호주 원주민들이 추운 밤이면 개 다섯 마리를끌어안아야만 체온을 유지했다는 데에서 온 은유로써 혹한의 시간을 의미한다고해요. 동네 아파트 단지 인근에 방치된 폐가에서 초등학생이 잇따라 살해되요 남자아이 둘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동네 태권도장 권 사범이였어요 살해된 아이들은 백색증을 앓고 있는 세민이를 괴롭혔어요.
세민이 집에 종교인 3명이 찾아왔어요 세민이의 이름을 알고 있었어요. 세민이의 엄마는 권사범과 종교인이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세민이의 엄마는 세민이가 자꾸 문제를 일으키는 것같아서 힘들었어요
세민이와 안빈이는 매번 세민이에게 성적으로 졌어요 안빈엄마는 세민이와 세민엄마에게 열등감을 가지고있었어요 안빈엄마는 동네 엄마들에게 세민엄마에 대해서 험담을 해요. 박세민 때문에 안빈이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서 박혜정 모자에 대한 감정은 증오로 변했어요
사람들은 모두 세민의 모뚱이가 방사선이라도 내뿜는 것처럼 다가오기를 꺼렸다 세민이 만진 건 뭐든 세균에 감염되었다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반 아이들이 배틀이라도 하듯 경쟁적으로 알비노에 대해 검색한 내용들을 떠들어댔어요
세민이가 글을 잘써서 반 연극 대본을 쓰게되요 세민이가 쓴 대본을 보고 같은 반 엄마들은 잘썼다면서 칭찬해요. 안빈엄마는 질투가나요. 안빈엄마는 알비노가 근친상간에 의해서 태어난다고 세민이에게 세민이 아빠는 외할아버지라고 말을 해요.
아이들의 연극이 끝나고 안빈이는 세민이에게 위협을 가했어요 그러자 옥상에서 세민이는 뛰어내려요 그리고 세민이 엄마는 모든일을 꾸민 안빈이 엄마에게 복수하려고해요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아이들의 따돌림과 괴롭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심지어 어른조차도 세민이가 결국은 자살하게되니 안타깝더라고요 백색증을 앓는 초등학생 아들과 엄마를 중심으로 혐오와 고통 학교폭력과 따돌림, 사회적 약자로서 공동체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표현한 책이였어요 이 후기는 도서만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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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 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 개를 끌어안고 잤다고 합니다. 조금 추운 날에는 한 마리, 좀 더 추우면 두 마리, 세 마리......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추운 밤에 대한 기록입니다. 날씨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날카롭고 매서운 고통에 몸부림치는 가엾은 영혼들이 겪는, 벗어날 길 없는 추운 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박혜정, 박세민 모자 이들은 편모 가정이고 세민이는 알비노 환자입니다. 혜정은 세민이를 데리고 이민을 가고 싶으나 세민은 완강히 거부합니다. 세민은 자신의 상황에서 물러섬 없이 고개를 들고 편견에 당당하게 맞서는 용감한 아이입니다. 그러나 그를 향한 아이들의 폭언과 협박, 위협은 순수한 어린이 세계를 벗어나 일그러지고 비열한 어른들의 세계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방패막이 없는 세민이로서는 술과 자해 그리고 똑같이 그릇된 방식의 대응으로 자신을 갉아먹고 있네요.
"엄마도 알지? 천국을 바라보고 있는 곳, 거기가 지옥이란 거. …… 어둡고 칙칙한 구석에 박혀 화사하고 명랑한 세상을 넋 놓고 바라보며 살도록, 그렇게 살 수밖에 없도록 태어난 거였다. 그런데 이제 눈까지 멀게 되는 거였다. 천국을 바라보고 있는 곳이 지옥이라면, 지옥을 바라보고 있는 곳은, 그 지옥마저 부러워서 침을 삼키며 바라봐야 하는 곳은 뭐라고 이름 붙여야 할까." (64쪽 열두 살 세민이의 고통)
요한, 에스더, 대모, 대부 종교인인 이들은 지금 세상은 멸망을 앞두고 있고, 자신들의 구원을 위해 '성별자'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대모, 대부라 불리는 이 부부는 과거 끔찍한 일을 겪고 종교에 귀의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또한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강박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비극으로 치닫는 결과를 맺게 됩니다.
이 소설은 '권사범 살인사건 현장검증'으로 시작합니다. 세민은 뉴스에서 이 소식을 보고 자신은 권사범이 왜 아이들을 죽였는지 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엄마인 혜정은 그런 끔찍한 사건을 세민이가 입에 올리는 것조차 몸서리치게 싫습니다. 그녀는 세민이를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을 바랍니다. 하지만, 세상은 결코 그녀를, 세민이를 자신들의 편에 두고 보호해 주지 않습니다. 시기와 질투를 넘어선 혐오와 비난, 증오의 대상으로 그들을 끝도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아가면서 자신의 비열한 행동을 정당하다!!! 부르짖습니다.
약한 자가 악한 자가 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던 저자의 의도처럼 너무나도 평범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엄마인 안빈엄마가 혜정세민 모자를 잔인하게 찢어놓는 그 끔찍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모습은 그 자체로 지옥입니다. 어릴 때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아픈 언니를 위한 존재로 살아온 혜정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음을 연 존재가 안빈엄마였기에 혜정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을 겁니다. 저로서는 상상조차 감내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이기에 딸깍 스위치를 꺼버리는 혜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민이가 더 아픈 존재입니다.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세민이에게 전염시키지 않고 싶었을 엄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세민이는 너무나 영특했고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엄마와의 관계에서라도 제대로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무리한 상상을 해봅니다.
"갈라파고스 땅거북은 이백 년을 살지만 나비의 평균 수명은 고작 한 달이다. 그렇지만 평생을 산다는 점에 있어선 다르지 않다. 태어나서 숨이 다할 때까지 똑같이 생로병사를 겪어내는 것이다. …… 그렇다면 나의 하루는 보통 아이들의 사흘과 같은 거겠지." (62쪽 수명에 대한 세민의 생각)
권사범 살인 현장검증에서 따온 호박 한 덩이. 버려진 땅에서 버려진 물과 버려진 햇볕이 버려진 시간을 다독이며 키워낸 호박 한 덩이. 혜정이 그 호박에 손이 닿던 순간의, 눈물이 솟을 것처럼 가슴 뭉클했던 감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면 달라졌을까요?
너무나 큰 생채기. 그 상처를 내고 나면 멈출 수 없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선을 넘은 거겠죠. 고통을 주는 이, 고통받는 이,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 무심한 이 모두 존재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구원받지 못하고 끝납니다. 고통을 주는 이, 고통받는 이,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 무심한 이 모두 존재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구원받지 못하고 끝납니다. 고통을 주는 이는 그 행동이 독이 되어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아들에게 비웃음과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자신의 가정이 파괴되고 자신마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됩니다. 고통받는 이는 악한 자가 되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실천에 옮기게 됩니다.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는 한없이 흔들리며 의지할 데 없는 도망자가 되어 살아갑니다. 무심한 이는 우리의 모습일 테지요. 무엇이 잘못인지 알지만 그를 끊어내지 못하는 방관자의 모습으로 어떤 때는 동조자의 모습으로 고통의 늪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을 바라봅니다. 마치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말이죠.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라 여기는 세상이 아닌, 그 아픔을 품어줄 수 있는 치유의 세상은 아니더라도 아픈 이의 소리에 귀기울여 줄 수 있는 세상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구분하지 않고 제각기 다른 삶을 인정하며 같이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개 다섯 마리의 밤> 그 혹한의 추위에 살아남으려면 우리 다 같이 끌어안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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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다섯마리의밤 ★채영신 ? ★페이지:274 ★장편소설 /?은행나무(서평단지원도서) 제목이 특이해서 서평단에 지원해서 읽은 소설이다. 제목에 다섯마리의 개는 어떤 의미일까?를 알면 소설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책을 계속 읽어도 "개"는 소설에서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그러면 제목은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오스트리아 원주민들은 가장 추운 날을 다섯다리 개를 끌어안고 자야 하는 혹한의 밤을 말할 때 "개 다섯마리의 밤"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여기서 다섯은 분명 생존과 관련 된 현실적인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현실 불가능함을 나타내는 의미다. 그만큼 소설속의 인물들은 살아가는 삶 자체가 생존을 위협 할만큼 춥다.이 추위는 분명 원인이 있고 그 요소들은 분명 한가지가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 요소안에 성서속 세상을 구원할 성별자에서 성별자가 아닌 존재가 되어 버린 육손을 가진 요한과 알비노 환자인 세민이 가진 남과 다른 타자성에 기반하여 소설은 이야기를 끌고 간다.세민이 가진 알비노 질병은 근친상간이라는 가족사와 함께 학교 폭력과 세상이 보는 시선의 피해자로 그려진다. 소설은 성서 속 구원의 요소인 휴거와 성찰자를 세민이라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와 상반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자칫 종교적인 성향의 소설로 나아가는 듯 보이지만 소설을 읽을수록 점점 더 개를 한마리 두마리 더 끌어안게 하는 한기를 느끼게 되는 매력을 뿜어낸다. 이 한기가 인간이 서로에게 가지는 배타성,이기심,폭력성,인간이 가진 모든 죄악을 쓸어 담아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이 결말로 달려가는 동안 독자는 자신이 느끼는 한기의 요소를 현실과 비교해서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와 짜임새를 끝까지 팽팽하게 가져간다. 팽팽한 스토리를 이어가게 하는 것은 저자가 만든 혹한의 밤의 요소들이다.삶에서 고통은 언젠가는 끝나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구원을 바란다.그것이 추위를 견디는 희망이지만 아직 희망은 어디쯤 와 있는지 모르기에 더 서로를 끌어 안아야 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소설들은 사회적인 사건이나 실화를 가지고 와서 글의 소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완전한 허구보다는 글에 분명 사실감을 주기에 더 감각적으로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감각을 넘어서는 소설이 되기 위해서 공감이라는 것이 분명 들어 있어야 한다.이 공감을 살리는 요소를 저자가 얼마나 잘 이끌고 가느냐가 가장 핵심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누군가 이 소설은 공감을 잘 이끌고 가는 소설이냐고 묻는다면 독자로서....읽을 수록 「한기」가 느껴지는 감각과 그 한기를 개 다섯마리로 끌어 안아야 하는 삶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책을 덮는다.. 「누군가가 나를 끌어 안기전에 내가 끌어 안아 줄 수 있는 단단함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다...」 책을 보내 주신 은행나무 출판사에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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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삶에 있어 사람을 강하게 해 줄까 아니면 한없이 약하게 만들까. 사람마다 다르기에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불행을 대하는 태도 또한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불행 앞에서 더욱 강해지는 사람이 있고 또는 한없이 약해지는 사람이 있다.
『개 다섯 마리의 밤』은 불행의 늪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불행을 대하는 태도를 그리는 소설이다. 먼저 "개 다섯 마리의 밤"의 설명이 필요하겠다.
책 속에 소개된 인물들은 모두 고통의 늪을 통과한다. 계부와의 성폭행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세민을 키우는 박혜정 '알비노' 희귀질환으로 실명이 가속화되며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세민. 혜정과 친한 사이였으나 아들 안빈이 혜정의 아들 세민보다 실력이 부족하자 극한 혐오로 바뀌게 되는 안빈엄마. 지독한 열등감으로 세민을 자극하며 괴롭히다 파멸해가는 안빈. 그리고 그 친구들과 부모들..
소설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고통을 어떻게 견뎌내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어린 시절 자신의 상처도 극복 못했던 박혜정은 아들 세민의 숨겨진 마음까지 알기가 겁이 난다. 세민은 엄마에게 자신의 고통을 즐겨 말하지만 결코 자신의 신세를 동정하는 시선을 거부한다. 오히려 도둑을 쫓는 개처럼 컹컹 짖으며 실력으로 그들을 더욱 도발한다.
친했던 사이가 순식간에 혐오 관계로 바뀌는 세민 엄마 박혜정과 안빈엄마의 관계는 혐오란 얼마나 쉽게 만들어지는가를 엿보게 한다. 아들이 괴로워할 때마다 자동으로 쏟아지는 세민의 질환과 출생에 대한 저주를 퍼부으며 이게 모두 세민이 때문이라며 혐오를 조장하는 안빈엄마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 잠재되어 있는 혐오가 얼마나 쉽게 노출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코로나19로 아시아혐오, 또는 코로나 확진자 혐오 등 혐오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그게 과연 불쑥 생겨난 것일까. 안빈엄마처럼 평온한 환경에서 잠시 조용했을 뿐 불행 앞에 우리는 혐오라는 이름으로 타인을 공격하고 혐오한다. 해결책을 찾기보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탓하는 게 불행 앞에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소설에는 세민에게 종말론을 말하는 집단이 소개된다. 손가락이 여섯 개인 육손을 가지고 태어난 태권도 권사범님과 성별자를 기다리는 종교인들이 소개된다. 예전이라면 이들이 미친 광신도라고 말하겠지만 고통의 늪을 통과하는 이 등장인물들의 삶과 함께 나오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 또한 불행을 끝내고 싶은 사람들의 깊은 믿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개 다섯 마리의 밤』에서는 어떤 변환점도 없이 그저 묵묵히 통과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세민에게 집중되었던 고통이 안빈가족에게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며 독자들에게 과연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통과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삶 구비구비 나타나는 이 불행 속에서 고통을 어떤 모습으로 대해야 하는지 답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의 실체를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쉽지 않지만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인지 끊임없이 묻게 하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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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 / 채영신 / 은행나무
소설은 제목의 의미처럼 그 혹한의 시간을 백색증을 앓는 초등학생 아들과 엄마를 중심으로 혐오와 고통에 대해, 구원과 용서가 도착하지 않은 불가능한 비극의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와아, 홍보 포스팅을 읽으며 뭔 저런 사람이 다 있어... 라고 했던 게 소설 속 내용이었다니! 정말 오싹합니다. 학교폭력, 따돌림에 의한 슬픔과 혐오에 시달리다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음에도 그 고통은 '아직'도 아픈... 아! 맴찢! 이렇게 맘 아파하면서도 저는 어쩌면 여전히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 혐오사회의 일원이라는 것, 거짓 위로를 건네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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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다. 주변에 꼭 있을 것만 같아 더 무겁다. 비극적 삶의 구원을 바랬으나 결국엔 또 비극이다. 일종의 백색증인 알비노라는 장애를 가진 아이 세민이와 가정 성폭력으로 새아버지의 아이를 낳은 미혼모(세민의 엄마 박혜정)가 겪는 외부의 시선과 따돌림, 사회적 약자 임에도 불구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여기며 함께 사는 사회(동네, 학교) 안에서도 배척한다. 친한 척, 위로하는 척, 배려하는 척 등의 거짓된 행동 속에 본인들의 우월감을 내세우기 위하여 상대방을 짖밟기가 가득하다. 지금의 사회가 보여주는 혐오, 학교폭력, 비극적인 가족사, 종교집단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어떤가? 답을 쉽게 내릴 수 없는 질문을 던져본다. 소설을 읽으면서 더 어둡고 무겁게 느꼈던 것은 나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등한시 했던, 아니 오히려 가담했을지도 모르는 일들에 대해서, 그 일로 인하여 고통을 받았을 대상에 대하여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어쩌면 생각하기 싫은 어두운 면을 소설에서는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주인공들의 힘듦을 그 대상이 겪어야만 했던 삶을 조금은 알게 되었으며, 지금 혐오로 가득한 사회를 나는 외면했는지, 내가 혐오를 주었는지, 혹은 내가 혐오의 대상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설 제목인 ‘개 다섯 마리의 밤’은 호주 원주민들이 아주 추운 밤이면 개 다섯 마리를 끌어안아야만 체온을 유지했다는 데에서 온 은유로써 혹한의 시간을 의미한다. 소설은 제목의 의미처럼 그 혹한의 시간을 ?백색증을 앓는 초등학생 아들 세민이와 엄마 박혜정을 중심으로 혐오와 고통에 대해, 구원과 용서가 도착하지 않은 불가능한 비극의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요한도 똑같은 말을 했었다. 노아와 예수에 대해, 멸망과 휴거에 대해, 그리고 하느님의 마지막 은총에 대해. 긴 장광설 끝에 그는 말했다. 아직은 네가 어려서 내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 거란 것도 알아. 하지만 마지막 때가 임박했기 때문에 더 기다릴 수가 없어. 너는 여호와 하느님의 기름 부음 받은 자야. 그 사실을 어떻게 해야 네가 믿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네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며칠 뒤 그가 특별한 제안을 했다. 속으로 네가 간절히 소원하는 것을 떠올려. 절대로 말은 해선 안 돼. 내가 그 소원을 정확히 알아듣고 그걸 이뤄준다면 내 말을 믿을 수 있겠지? 그는 세민의 소원을 똑바로 알아들었고 바로 이뤄주었다. 차례로 아이들 둘이 죽었을 때 세민은 그게 요한이 한 일이란 걸 알았다.” 169P 사실 종교적인 부분에서는 몇 번이나 다시 읽을만큼 해석이 어려웠습니다^^; 내가 생각하는게 맞는지 틀린 것인지 아직도 이해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어보고 또 올려야 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읽는데 몇 시간이면 읽는 분량이지만 몇 일이 걸렸는데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소설의 어두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내면에서 어두움을 더 붙잡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운 여름,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책! 입니다. #황산벌청년문학상 #채영신 #장편소설 #개다섯마리의밤 #은행나무 #북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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