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더 이상 ‘사이버’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온갖 단어 앞에 사이버라는 단어를 붙여 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온라인/오프라인이니 하는 사이버 공간과 현실 공간을 구분하는 말들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별로 볼 거리가 없어도 텔레비전을 무심코 켜놓고 지내듯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컴퓨터를, 인터넷을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사이버 공간은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전의 매체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빠져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사이버 사회에 대해서 학술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사이버 사회의 문화와 정치’라는 이 책은 조금은 낯설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들도 막상 그 뜻을 물어보면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은 것처럼 잘 알고 있는 것을 어렵게 풀어놓으니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 사이버가 가지는 위치가 상당하다는 점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고 따라서 그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러한 점에서 사이버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개념부터 실질적인 문제까지 다룬 이 책이 의미 있다 하겠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처음에는 주로 사이버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개념의 뿌리를 찾아 의미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것이 갈수록 세부적인 부분에 접근하기 시작하여 마지막에서는 현재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 중 주목해볼 만한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세히 다루어주고 있다. 우선 1부에서는 사이버라는 개념을 찾는 것으로 사이버 공간×문화×사회 부분으로 나누어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다음으로 2부에서는 사이버라는 큰 영역 안에서도 사이버 사회의 디지털 기술, 문화와 정치 경제 부분, 그리고 감시라는 영역으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3부에서는 딴지 일보를 예로 든 웹진, 사이버 공간 정치, 포르노와 검열 문제를 통한 자율 사회에 대한 지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사이버에 대해 그 근본 개념에서부터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까지 조금씩 범위를 좁혀가며 설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읽기가 버거울 수 있으나 갈수록 현실에서 가까이 느끼는 부분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이미 발표되었던 글들을 엮은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글들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사이버라는 단어의 개념에 대한 부분은 1, 2부에서 똑 같은 내용이 계속 다루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글이 한데 묶일 때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엮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사이버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글이 실려 각각의 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나 부족한 영역도 있었다. 특히 ‘사이버 공간의 정치’ 부분은 정치라는 것에 대해 그 배경 이야기를 하다가 오히려 중요한 이야기는 다 놓쳐버린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살아가다 보면 현재의 것들은 너무나 익숙해서 그저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기가 쉽다. 별다른 의미를 찾거나 하기 보다는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모두 합리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러한 점에서 사이버 공간의 의미가 더해가는 이 때에 사이버에 대해 이야기한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작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울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