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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집보다는 전문적이고 주석서보다는 친밀한, 시편 본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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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렉시오 디비나 1권은 '슈투트가르트 라틴어 시편 채색필사본(Cod. Bibl. Fol. 23) 삽화와 함께 하는 본문과 그림 묵상'으로 구성된 책이다. 즉, 1) '렉시오 디비나'를 통해서, 그리고 2) 슈투트가르트 라틴어 시편 채색필사본의 삽화들을 통해 시편을 묵상한다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걸 좀더 풀어서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렉시오 디비나'란 Lectio Divina, 즉 거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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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렉시오 디비나 1권은 '슈투트가르트 라틴어 시편 채색필사본(Cod. Bibl. Fol. 23) 삽화와 함께 하는 본문과 그림 묵상'으로 구성된 책이다. 즉, 1) '렉시오 디비나'를 통해서, 그리고 2) 슈투트가르트 라틴어 시편 채색필사본의 삽화들을 통해 시편을 묵상한다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걸 좀더 풀어서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렉시오 디비나'란 Lectio Divina, 즉 거룩한 독서라는 의미인데, 기독교의 오랜 성경 읽기 전통이다. 독서[Lectio]-묵상[Meditatio]-기도[Oratio]-관상[Contemplatio]의 순서와 방법으로 성경을 읽는 방식인데, 이 책의 저자는 여기에 '그림 묵상'[Visio]를 추가하여, 기원후 9세기의 시편 필사본인 『슈투트가르트 라틴어 시편 채색필사본』에 들어 있는 308장의 삽화들을 통한 그림 묵상의 방식을 더 하였다.

1권이 렉비오 디비나에 그림 묵상을 덧붙인 방식으로 시편 1편부터 150편까지는 묵상하는 책이었다면, 2권은 더 깊고 심도 있게 시편을 이해하고 묵상하는 책이다. 

시편이 성경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책이다보니, 많은 신학자와 신앙인들이 시편에 대한 묵상집과 주석서를 출간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은 바로는 여타의 다른 묵상집보다는 좀더 심도 깊고 전문적이고, 일반 주석서보다는 친밀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시편 본문 읽기 심화편 정도로 요약할 수도 있을 텐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학술적이지는 않아서 신학생이나 목회자가 아닌 일반 성도나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이면서, 기존의 이반적 성경 읽기나 설교들보다는 새로운 통찰과 관점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다.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 독자들에게도 가장 잘 알려진 시편 23편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자.

 

시편 렉시오 디비나 1권에서 시편23편은 야훼의 좋으심과 인자하심을 노래한 시로 정리한다.

 

저자는 본문 읽기(lectio)에서 시편 23편을 다음과 같이 번역하였다. 23편 중 1절에서 4절까지만 살펴보자.

 

1 야훼는 제 목자이십니다. 저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2 푸르른 목초지에 그분이 저를 누이십니다

쉴 만한 물가로 그분께서 저를 데려가십니다.

3 제 생명을 그분이 되살리십니다.

그분은 저를 의의 길로 이끄십니다.

그분의 이름을 위하여.

4 제가 캄캄한 골짜기를 걸어가더라도

저는 해코지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는 당신이 저와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기와 지팡이, 그것들이 제게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기존의 성경번역본과 의미는 상통하지만, 시의 형식에 좀더 충실한 번역이라고 볼 수있을 것 같다. 거기에 히브리 성경 본문을 바탕으로 중요한 용어나 개념에 대한 해설이 덧붙여지는데, 여기에서는 4절의 '캄캄한'에 대한  긴 설명이 덧붙여진다(그리고 이 개념은 뒤에서도 설명하겠지만 그림 묵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렇게 첫번째 단계에서 본문을 읽었다면, 두번째 단계에선 본문과 함께 그림 묵상(meditaton et visio)를 하게 된다. 

 


 

나의 목자가 되신 야훼에 대한 묵상은, 목자이신 야훼의 심상이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이어진다는 사실로 연결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슈투트가르트 라틴어 시편 채색필사본의 그림을 설명한다. 

위의 삽화는 기독교의 전통에서 선하신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그렸다. 흐이로운 점은 시냇가 나무 곁에 뱀이 한 마리 있는데, 예수께서 그 뱀을 잡으려고 하신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레나이우스 이래 창세기 3:15을 원-복음(protoevangelium)으로 여겼던 전통을 반영한다. 따라서 삽화가는 본문에서 말하는 '캄캄한 골짜기"를 창세기에서 말한 원조의 유혹으로 이해하여 해석했다(p.210).

 

마지막으로 세번째 단계에서 기도와 관상(oratio et contemplatio)으로 끝나는데, 저자는 다음과 같은 기도와 묵상으로 시편 23편을 마무리한다.

 

주님, 제 삶은 목마르고 배고픕니다. 물을 마셔도, 밥을 먹어도 영혼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제 갈장과 허기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당신의 무한하심만이 그것을 채울 수 있습니다(p.210).

 

이에 비해 2권은 1) 본문 살피기(cogitatio)와 2) 본문 해설(studium)의 두 부분으로 시편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살피는데, 가령 1) 부분에서는 시편 23편 전반에 대한 개괄을 통해 시편 23편이 일반적으로 개인 신뢰 시편으로 분류되며, 개인 감사의 노래라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본문을 절 별로 분석하는데,1~3절이 야훼 하나남을 목자에 비유한다면, 4절은 하나님이 시인과 함께 계셔서 그를 위험에서 지켜주신다는 확신의 표현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2)의 본문 해설에선 1)의 대략적인 설명보다 좀더 심화된 설명이 이어지는데, 가령 목자이신 야훼에 대한 1~4절의 내용에 대해서만 두 장에 걸쳐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4절에만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1권에서 저자가 주목하여 설명했던 부분들과도 일맥상통해지면서,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시편 23편을 더욱 잘 이해하고 묵상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4절에 대한 본문 해설 중에서도 1권에서도 주목했던 '캄캄한 골짜기'에 관련된 부분만 함께 읽어보자. 이 책의 138페이지 일부분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시편 23편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이 시편이 지니는 깊이와 넓이가 내 신앙과 삶에도 은혜로 다가온다. 시인의 고백이 내 삶의 고백이기도 함을 깨닫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은 1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시편 묵상집이지만, 2권을 함께 읽는다면, 시편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지면서, 시편으로 인해 받게 되는 은혜도 더욱 깊어지리라 생각한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될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게 되고, 그럴수록 그것을 내 삶에 더욱 풍요롭게 적용시킬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시편 렉시오 디비나』 두 권의 책을 통해 시편의 넓이와 깊이를 충만하게 경험해보기를 권한다.

 

c*****g 2023.12.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