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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친구집에 놀러가면 꼭 사진첩을 구경하곤 했다. 어릴 적 친구가 너무 귀엽다고, 동생은 참 많이 컸다고, 우리 집에도 있었던 시계가 여기에도 있다고,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가끔 서로 사진 한 장씩을 교환하기도 하던 그런 추억. 인스타그램에서 하트를 누르고 스마트폰 사진을 카톡으로 주고 받기 시작하면서 사진첩을 열어보는 일은 거의 없어졌지만, 아날로그가 주는 감동은 다른 차원의 일이니까. 오랜만에 친구집 사진첩을 구경하는 기분이 들어 책을 읽는 내내 벙싯벙싯 웃음이 났다. 집 전화로 친구집에 전화를 걸어 "안녕하세요? 저는 OO이 친구 OOO입니다. OO이 있나요?"를 해봤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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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체크 바탕에 사진인 듯 아닌 듯한 표지가 시선을 끈다. 한 욕조 안에 여자 아이 둘과 남자 아이 한 명, 이 아이들의 표정, 욕조 끝에 놓인 이런 저런 물건들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낯익고 친근하다. 십여년 전 유치원에 다니던 딸과 아들이 바로 저런 욕실 (특히 욕실 벽 타일이 거의 동일하다)의 바로 저런 욕조에 들어가 바로 저런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딸에게 하늘색 체크 무늬 옷감으로 된 옷이 적어도 한 벌은 있었던 것 같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만나는 사진인듯 아닌 듯한 장씨와 이씨 가족들의 모습은 입은 옷이며 자세, 표정까지 당황스러울 정도로 낯익고 친근하다. 가장 당황스러운 건 이들 가족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인데도 하나같이 공감할 수 있는 내 이야기인 듯 느껴진다는 점이다. 남의 이야기를 읽고 남의 사진을 보며 공감하는 게 원래 이렇게 쉬운 것이었나, 이 또한 당황스럽다. 옛 사진첩을 돌아보며 이를 그림으로 옮길 때 저자의 마음까지 느껴지는 듯 하니, 평범한 남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는 대단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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