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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us & Aphrodite : History of a Goddess
'아프로디테-비너스'로 상징되는 여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불멸하는 문화적 요소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대 신화에서 시작된 태고의 존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인간의 삶 속에 살아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책은 6천년 전 동기시대(석기에서 청동기시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로부터 그리스와 로마, 중세 유럽, 근대서구사회에 이르는 여신에 부여된 이미지와 그 온갖 욕망 투사의 역사를 종단한다.
어쩌면 여신의 탄생은 위 인용문장처럼 인류의 출현과 그 시기가 같을 지도 모른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에 의해 잘려져 바다에 던져진 우라니아의 성기에서 출현하였다는 신화부터 수많은 버전으로 지중해 전역으로 전해진 이 여신의 탄생 신화는 바빌로니아 전쟁의 여신으로서 모두를 정복한 절대적 힘을 지닌 '이난다', 아카드 지역의 '이슈타르(Ishtar)', 페니키아에서는 '아스타르테(Astarte)'로 불리며 성과 흉포한 전쟁의 신으로서 숭배되었다고 한다. B.C.4,000~B.C3,000년에 이르는 당대의 유골에서 발견되는 폭력의 흔적들은 격렬한 전쟁의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격정과 욕망의 본성을 설명하기 위한 성과 폭력의 상징으로서 출현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전쟁 중심의 남성공동체가 주역이 되는 사회로 이전함으로써 여성과 남성이 혼재하는 신의 모습에서 남성 이미지는 자취를 감추고 여성의 이미지만 남게 되었다고 추정한다. 오늘날 키프러스로 불리는 사이프러스 섬은 다산과 강렬한 성적 특징을 지녔던 지역의 자연신과 동쪽에서 전해져 온 전쟁의 여신과 만남으로서 초기 아프로디테가 형태를 지니게 된다. 청동기 시대의 열기를 내뿜는 연금술은 아프로디테 숭배의 중심이 되는 요소로서 작용하여 열렬하고 과격하며 잔혹하지만 요동치는 세상의 가장 신성한 "사회적 야망의 총체"였다는 것이다. 당대 인간들의 마음 속 열정의 원리이자 욕망 충족의 후원적 존재로서 인간 욕망이 그대로 투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와 동방의 여신, 자연신이 믹스되어 고대 그리스의 주요 항구였던 사이프러스에 이름 그대로 아프로디테가 탄생한다. '성애와 전쟁 + 다산과 인간관계'를 주관하는 신이 탄생한 것이다. 현대인들이 지니고 있는 나체의 균형잡힌 몸으로 관능미를 뽐내는 그런 신이 아니다. 아프로디테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절대적 믿음으로서 믿거나 믿지 않거나의 선택 사항으로서가 아닌 현실적 존재로서 당대 인간들의 삶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절대적 믿음이라는 것이 신성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프로디테가 이탈리아로 넘어가자 아프로디테는 비너스가 되고 성적 메타포로 가득한 매춘의 여신이 된다. 폼페이 도처에 비너스의 프레스코화가 넘쳐난다. '아프로디테 판데모스', 모두의 아프로디테가 되어 매춘과 성교의 수호자로 불리기 시작한다. 입법가 솔론이 지은 아프로디테 판데모스 신전은 시민들의 성적 충동을 관할하는 시설이었다는 것이다. 옷을 차려입던 아프로디테-비너스는 기원전 4세기부터 옷을 벗기 시작했다. 여신은 무언의 절대적 힘의 상징이 아니라 매력적 신체로, 극단적 열망과 욕망의 변명 구실이 되었다. 로마는 절대적 힘의 신성을 탐욕과 야망의 원동력으로 변질시켰다. 결국 아프로디테-비너스란 시대의 "인간행동과 윤리적, 문화적 딜레마를 반영하는 거울(110쪽)"이었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윤리가 지배하던 중세란 여신이 지상에 머무는 거처를 밀어내고 그 위에 거대한 예배당을 올려 여신의 기억을 억누르는데 힘을 기울이던 시기이다. 아프로디테의 조각상과 회화 작품들이 훼손되던 시기이다. 이마에는 십자가를 새겨넣고, 조각에서 젖꼭지는 도려내지고 깨어지고 불태워졌다. 아프로디시아스의 화려한 아프로디테 신전은 장엄한 미카엘 성당이 되었다. 불결한 악마의 성소가 신성하다는 유일신의 교회가 되었다. 과연 아프로디테-비너스는 이러한 천박한 교조적 신앙에 의해 사라졌을까?
수천 년간 인간에게 자극과 위안을 주던 여성을 인간은 언제나 욕망하고 있음을, 인간의 본능적 요소를 종교가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동정녀 마리아의 외피를 두르고 아프로디테는 재탄생한다. 마리아에게는 항시 아프로디테의 허리띠, 새(비둘기)가 등장하여 아프로디테와 마리아가 서로 같다는 사실을 도처에 맹백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르네상스에 이르러 비너스는 "고대의 관념을 자극하고 전파하고 영원성을 부여하는 형이상학적 아름다움(169쪽)"으로 재탄생한다. 15세기 화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처럼 후대에 영감을 준 작품은 없으리라. 조개 껍데기와 도금양 잔가지로 엮은 허리띠, 붉은 망토와 장미 등 작품 속 소재는 물론 그 아름다움과 사랑의 메타포는 오늘에도 여전히 모방과 패러디와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다.
이제 흥행보증수표가 된 아프로디테-비너스는 풍만한 몸매를 드러내고 완벽한 여성이라는 불가능한 이상성의 모델이 되었다. 성적 자극의 구실, 완벽한 신체, 몽상적 성애의 굴절된 돈으로 살 수 있는 존재로 전락하게 되었다. 18~19세기 화가들은 매춘부와 정부들을 대상으로 에로틱한 비너스를 그려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19세기 근대 제국주의의 야만성은 아프리카 여성을 충격적이고 부도덕하게 묘사하는데 비너스를 차용하기 시작했다. 인종과 성차별의 거친 천박성과 탐욕스런 쾌락만이 남았다.
압제와 억압의 상징이 된 비너스. 현대 문명은 여신을 거세하는 데 열중하며, 파괴의 열망만 남았다. 그저 "인류가 투사할 수 있는 매력적 몸매의 소유자(202쪽)"라는 "자기 충족과 자기 도취를 돕는 도구(207쪽)"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가진 힘으로서 아프로디테는 오늘에도 여전히 불멸하고 있다. '레이디가가'의 "조개껍데기 비키니"라고 노래하는 2013년 곡 〈비키니 〉에서, 바다와 풍요의 황금빛 여신으로 변신한 '비욘세'의 모습에 살아있는 여신으로 현현한다. 군사력과 전쟁의 광포한 절대자에서부터 오늘의 자기 도취의 도구적 대상에 이르기까지 고고학과 신화, 문학과 예술 작품을 넘나들며 여신의 역사를 되집으며 시대에 따른 인간의 욕망을 파헤치는 이 문화사적 기록은 우리와 우리 사회가 지금 무엇에 현혹되어 있는지를 살피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로서 여신을 보여준다. 오늘 우리들이 잃어버린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의 열정과 충동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떠 올리게 하는 역작(力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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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ㅤㅤㅤㅤㅤㅤ - 이 책은 인간의 다양한 사랑을 관장하는 여신이 변신을 거듭한 역사다. (P. 7)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 아프로디테의 조상이었던 여신들이 지닌 무시무시한 힘 (...) 이 여신들은 마음을 달래주는 편안한 존재가 아니었다. 통제와 피, 공포, 지배, 황홀감, 정의, 아드레날린, 희열을 향한 열망은 전쟁을 일으키거나 성행위로 이어지기도 하며, 세상을 뒤흔들고 바꿀 수 있다. (...) 아프로디테의 조상들은 아주 아름다운 존재였지만, 빛과 어둠을 함께 지닌 살벌하고 끔찍한 신이었다. 아프로디테와 비너스는 공포를 주는 여신들의 후손인 것이다. (P. 33)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 아프로디테와 그 조상들은 단순히 난잡한 성애와 전쟁의 수호자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열렬하고 과격한 문화 풍토, 잔혹하지만 그만큼 찬란하고 요동치는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신성하고 핵심적인 존재였다. 이 여신은 문명의 동반자였고, 좋든 나쁘든 인간 사회가 품은 야망의 총체였다. 아프로디테는 다면적이고, 휘황찬란하고, 지독하리만큼 섬뜩한 힘이었다. (P. 40)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 문학과 예술 작품에 남아 있는 아프로디테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남성 중심 사회에서 얼마나 여성 혐오가 강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아프로디테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측면에서 여성을 향한 시대적 인식을 반영한다. 이 안타까운 이야기는 아프로디테의 신체에 대한 태도가 점차 변했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프로디테의 신체는 음탕한 매혹의 대상이 되었다. (P. 101)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 하지만 4천 년이나 된 여신을 하룻밤에 폐위시키기란 어려운 법이다. 아프로디테는 파멸하지 않았다. 그저 다시 한번 모습을 바꾸었을 뿐이다. (P. 150)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 고대 그리스인들의 표현처럼 아프로디테를 만물을 뒤섞는 여신이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아프로디테는 거칠고 일방적이고 편협한 열정이나 야심을 상징하는 신이 아니라, 우리가 주변 세상에 그런 열정을 강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일깨워주는 중대한 힘을 지닌 신이다. (...) 단지 사랑만을 상징하는 화려한 여신이 아닌, 지저분하고 골치 아프고 충동적이고 활기 가득한 인간사의 화신이자, 그런 인간사를 헤쳐나가도록 안내하는 길잡이다.(P.216)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 그동안 한명의 신에 집중된 책을 읽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신이나 신화는 주로 그리스 로마 신화로 많이 접했고, 다양한 신들이 각각의 챕터로 나뉘어져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적힌 것들을 봤었다.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그 중에 비너스-아프로디테는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만 생각해 왔었는데 그 뒤에 이렇게나 많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고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와 의미로 우리곁에 존재했고, 인간의 욕망이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전능한 신으로, 정치적 도구로, 예술가의 뮤즈로 인간의 욕망을 투영한 여신의 역사는 인간의 민낯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거울과 다름없었다.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신화의 내용들을 그저 이야기로만 보아왔는데 역사와 함께하니 이전과 전혀 다른 여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후속작들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미래의창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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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청소년 시절엔 아름다운 여성들을 표현할 때 '여신(女神)'이란 말을 잘 쓰지 않았다.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선 여신이란 표현은 '성적(性的)'인 뉘앙스가 포함된 미화시킨 단어로 생각했던 것 같다.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이 때문에 여신이란 표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는 서구 문명의 수용 과정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여신이 아름다움과 성적인 면만 강조되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1980~1990년대까지도 영화 배우나 탤런트 등의 아름답고 예쁜 영화배우에게도 여신이란 말 대신 '조각처럼 아름답다'는 단어를 주로 사용했다. 말하자면 여신이란 표현이 성적 욕구가 들어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는 뜻이다. 아마 사회적 분위기가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 처벌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표현을 자제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깨뜨리고 과감하게 여신이란 표현을 하기 시작한 게 인터넷 언론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각 개인들은 SNS에 '아름다운 여성'의 대명사로 '여신'이란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연인이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도 거리낌없이 '여신'을 사용한다.
여신이란 표현은 원래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비너스, 아프로디테가 바로 그것이다. 가장 유명한 조각상 중 하나가 바로 '밀로의 비너스'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신화에 나오는 존재이지 실존 인물의 이름이 아니다. 여신이란 말이 어떻게 2,500년이 넘도록 인간의 삶 속에서 이어져 왔는지를 알아보는 게 이 책 『여신의 역사』이다. 책에 따르면 신화에서 다루는 비너스, 아프로디테의 탄생은 대지 여신 가이아의 계획에 따른 우라니아의 성기가 바다에 떨어지고 이내 그 여파의 거품이 사이프러스로 흘러들어 비너스로 탄생했다. 이후 비너스는 지중해로 퍼지면서 각 지역에 맞는 이름으로 대체되는 바, 이를테면 바빌로니아에서는 전쟁의 여신이자 절대적인 힘을 지닌 '이난다', 아카드 지역의 '이슈타르(Ishtar)', 페니키아에서는 '아스타르테(Astarte)'로 불리며 오늘날 금성으로 불리는 별자리와 연관되는 관계를 지닌다. 비너스란 존재의 변화는 시대와 역사를 통해 그 역할과 상징성의 변화를 겪는다.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한 많은 여인들이 자신들의 치장을 위해 비너스를 모방했던 점은 신으로서 대하는 부분 외에 이를 닮고자 했던 인간들의 욕망을 드러낸 부분이 아닌가 싶다.
저자 베터니 휴즈는 전쟁의 신이자 욕망의 본성을 지닌 여신이란 경외의 존재감은 성과 폭력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시기를 이어 절대적 믿음과 신성함뿐만이 아닌 성에 대한 메타포로써 매춘의 여신이 되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리스의 항구 도시와 폼페이에서 신성한 의식처럼 행해진 매춘과 실제 매춘부들의 일들, 비너스의 프레스코화가 출토되는 것을 통해 매춘과 성교의 수호자로 상징이 되기 시작한다는 것. 인간의 욕망이 녹아있는 여신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흔히 비너스 하면 벌거벗은 여인 이미지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비너스는 최초로 문명이 탄생한 때부터 지금까지 인류 역사의 모든 순간을 함께했다. 인간은 왜 여신을 만들어냈을까? 그리고 왜 지금도 우리는 여신과 같은 아름다운 무언가를 욕망하고 있을까? 저자는 역사적 증거로 그 답을 풀어간다.
아프로디테-비너스는 동양 문화에서나 서양 문화에서나 관념이자 이미지로서 우리 일상에 존재한다. 이 여신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아주 쉽게 변하는 문화적 요소다. 우리는 최음제나 에로티시즘, 강렬한 소유욕, 화장품, 음란함을 이야기할 때 아프로디테를 기억한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성병을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 아프로디테는 다시 한번 선사시대처럼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가진 힘과 잠재력을 고취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아프로디테는 여전히 불멸의 존재인 듯하다.(p.209)
중동의 한 지방에서는 도끼에 갈비뼈와 다리가 베이고, 화살에 두개골이 뚫린 청동기시대 유골 수백 구가 발견되었다. 이처럼 전쟁과 폭력이 난무했던 당시 중동에서는 인간의 파괴적 충동을 설명하기 위해 죽음과 전쟁의 여신들을 만들어냈다. 한편, 서구 세계에서도 여신이 탄생했다. 그리스인들은 미와 사랑을 향한 불같은 욕망을 신화로 설명했다. 동서양이 교류하면서 중동의 여신들, 그리스 여신, 지역 토착 여신이 하나로 혼합되어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한 후에도 그리스 전역에 퍼졌던 아프로디테 숭배 문화는 이름만 비너스로 바뀐 채 계속되었다. 비너스는 로마 시대에는 세계 정복의 야심을 후원하는 존재로,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문주의자들의 뮤즈로 빛을 발했다. 형태를 바꾸어 재탄생한 여신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최고의 역사적 증거인 셈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에게 익숙한 벌거벗은 비너스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났다. 근대에 들어서자 비너스는 욕정을 자극하는 인간 모델로 전락했다. 여성들은 과거 여신들이 가졌던 위엄과 능력은 가질 수 없었으나, 여신의 아름다운 육체는 본받아야 했다. 비너스는 여성을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억압과 차별의 구실로 사용되었다. 지금도 비너스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 있다.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아프로디테의 꽃 ‘장미’를 선물하며, 피부를 가꾸기 위해 비너스의 새 ‘비둘기’가 그려진 비누를 쓰고, 비너스의 과일 ‘석류’와 아름다운 여자를 연관 짓는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여신과 같은 어떤 대상을 사랑하고, 욕망하고, 바라고 있다. 이처럼 미와 사랑, 섹스, 폭력, 정복 등 고대부터 인류가 여신을 통해 욕망했던 것들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유효하다. 욕망은 우리가 존재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자극하는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여신은 인류가 사회를 이루고 협력하도록, 서로 관계를 맺도록 돕는 존재였다. 고대인들에게 비너스는 매춘과 육체적 만남을 수호하는 신이자 동시에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매개체였다. 비너스가 수호하는 아름다움은 육체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아름다움도 포함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랫동안 철학가와 예술가, 심리학자들에게 비너스는 영감을 주는 흥미로운 주제였다. 그러니 서구 문명과 그 영향 아래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신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 베터니 휴즈는 지난 40년간 여신의 자취를 직접 발로 뛰며 조사했다. 웅장한 그리스 신전과 사이프러스 바닷가, 중동의 고고학 발굴터와 폼페이의 가정집을 방문해 얻은 생생한 연구 기록들을 책에 담았다. 증거를 추적해가는 전개 방식과 생동감 넘치는 묘사 덕분에 독자들은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몰입하게 된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함께 포탄이 떨어지는 중동의 발굴터로, 지중해의 햇살이 쏟아지는 그리스로, 비밀스러운 수도원으로 역사 기행을 떠날 수 있다. 여정을 떠날 때마다 새롭게 밝혀지는 비너스의 비밀에 설렘과 전율을 느낄 것이다. 게다가 저자는 고고학 연구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한 고대 문헌과 예술품들을 분석해 다채로운 여신의 모습을 그려낸다. 신화학, 고고학, 철학, 미학을 넘나들며 촘촘히 엮어놓은 흥미로운 여신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오늘날 우리가 여성을 미적 찬양의 표현으로 쉽게 사용하지만 자세한 뜻과 이어져온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면 함부로 붙일 단어가 아닌 듯하다.
저자 : 베터니 휴즈(Bettany Hughes)
역사학자이자 저술가, 방송인으로 지난 25년간 대중에게 역사를 알리는 데 힘썼다. 고대 및 중세사와 문화를 전문 분야로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 코넬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현재 킹스칼리지 런던의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녀의 저서는 평단의 찬사와 세계적인 성공을 거머쥐었다. 헬레네에 관한 역사서 《트로이의 헬레네(Helen of Troy)》는 10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소크라테스 전기 《아테네의 변명(The Hemlock Cup)》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다. 이스탄불 역사서 《이스탄불: 세 도시 이야기(Istanbul: A Tale of Three Cities)》는 12개 언어로 번역되고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으며, 런치먼 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아울러 BBC와 Channel 4, PBS,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히스토리 채널 등 전 세계의 방송국에서 50개 이상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영국 역사협회의 노턴 메들리콧 메달과 헬레나 바스다 실바 유러피언 상을 포함해 다양한 상을 받았고, 역사학에 공헌한 바를 인정받아 대영제국 4등 훈장을 받았다
역자 : 성소희
서울대학교에서 미학과 서어서문학을 공부했다.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미래를 위한 지구 한 바퀴》, 《알렉산더 맥퀸: 광기와 매혹》, 《코코 샤넬: 세기의 아이콘》 등이 있으며, 철학 잡지 《뉴 필로소퍼》 번역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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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수많은 민족이 있는데 저마다 고유한 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화에는 보통 남자인 신과 여자인 신이 등장하며, 이 신들에게서 자손이 태어나 민족을 이룹니다. 어느 순간 신화적인 상상이 역사적인 사실로 넘어오게 되면서 민족 고유의 문화를 형성하게 되네요. 그 중에서 여성인 신은 아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신화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신의 역사' 는 신화 속에 나타난 여신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신들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 왔으며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유명한 신화 중 하나입니다. 보통 신은 절대적인 존재이면서 경의의 대상이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인간을 닮은 신들이 등장하네요. 이들은 인간처럼 사랑이나 시기, 질투를 하고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여신으로는 파리스의 심판으로 유명한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네 등이 있네요. 화가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영감을 얻어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여신들은 나체나 몸의 일부만 가린채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누드를 그렸다면 외설 시비가 있을 수 있지만 여신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신체의 아름다움 자체를 그렸고 이러한 그림은 사람들의 관음증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여신은 절대적으로 아름답기 때문에 인간 중에서도 자신을 여신과 동등하게 여기면서 신비로움을 부각하는 경우도 있었네요. 미인하면 클레오파트라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카이사르 및 안토니우스와 염문을 뿌리면서 로마 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여신처럼 차려 입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만약 클레오파트라가 없었다면 로마의 역사, 나아가 유럽의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게 되면서 여신의 위상도 달라지기 시작했네요. 그동안 여신은 수동적이면서 아름다움만을 강조했었기 때문에 그림에서도 그렇게 그려졌습니다. 이러한 그림은 명화로 대우를 받으면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한 여성 운동가가 비너스 그림을 난도질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ㄷ그동안의 사회 인식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지금은 남녀 구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여신에 대한 생각도 바뀌지 않을까요.
신화에는 수많은 여신이 등장하는데 동양과 서양에서 여신은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읽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여신의역사 #비너스 #클레오파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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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의 역사 (베터니 휴즈 著, 성소희 譯, 미래의창, 원제 : Venus and Aphrodite: A Biography of Desire)”는 그리스, 로마, 이집트, 중세, 르네상스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가진 욕망과 여성성에 대한 신격 부여로 이름지어진 비너스가 어떻게 변천해왔고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책입니다.
저자인 베터니 휴즈 (Bettany Mary Hughes, 1967~)은 영국의 역사학자, 저술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그의 작품 중 “아테네의 변명 (강경이 譯, 옥당, 원제 : The Hemlock Cup: Socrates, Athens, and the Search for the Good Life)”이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비너스로 대표되는 여신의 원형은 약 5천년 전에 만들어진 조각상 ‘렘바의 여인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성적 특징이 매우 강하게 묘사된 신성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렘바의 여인상’은 남성성과 여성성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저자에 따르면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먼 조상이자 흥미로운 조상이라고 합니다. 비너스 (그리스에서는 아프로디테라 불리웠던)는 단순한 존재가 아닙니다. 다산과 성, 생식을 의미하는 여신이기도 하지만 전쟁이 여신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인간의 격정 그리고 욕망을 신격화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점차 남성이 공동체의 요직을 차지하게 되면서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재된 비너스는 남성성을 잃어버리고 자취를 감춥니다. 욕망을 상징하던 이 여신에게는 이제 여성성만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과거 전쟁으로 표현되던 격정과 욕망은 성욕과 음탕함을 상징하는 여신이 되기도 하고 변덕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는 아마도 가부장적 사회질서가 조금씩 인류 사회에 스며들면서 여신의 상징성이 변화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고대의 인류는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연 현상, 혹은 위대하다고 생각했던 존재에 대해 신격을 부여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영생불멸이라는 여성의 본성은 우리를 끌어당긴다’라고 괴테가 이야기하였듯 여성이 가지고 있는 재생산이라는 특징 역시 신격을 부여 받기에 적합하였을 것입니다.
여성에게 부여된 신격은 이후 가부장적 유일신 전승에 의해 끊임없이 공격받고 몰아내어졌다고 조지프 캠벨 (Joseph John Campbell, 1904~1987)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여신의 전형적이고도 상징적인 힘은 변화를 통해 끝끝내, 그리고 여전히 살아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 최초의 신전이 바로 어머니의 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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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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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여신이 인간의 역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무슨 모습으로 살아남아 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아프로디테 , 비너스 하면 그리스로마신화 에서 접한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름다움의 상징이며, 그래서 욕망을 대변하기도 하는 여신. 이 책은 기원전부터 발견되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에서 부터 21세기 #비욘세 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글래머 걸'로써의 여신의 역사를 보여준다. - 미의 여신으로만 흔히 알려져 있는 비너스가 시대와 요구에 맞춰 지속적으로 모습을 달리하며 인간의 역사를 함께 해온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시간이 흐르며 남성 중심 사회가 되며, 여성이 수단처럼 사용되며 바뀌는 아프로디테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성이 죄악이 아닌 시절 (폼페이의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로 미뤄볼 때) 비너스는 황홀경과 초월을 선사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여 모든 이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여신이었다. 하지만 제국주의가 만연하며, 전쟁과 군사력이 중시되면서 "인간이든 신이든 여성이 사회에서 맡은 역할은 갈수록 하찮아졌다." "아프로디테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측면에서 여성을 향한 시대적 인식을 반영한다. 이 안타까운 이야기는 아프로디테의 신체에 대한 태도가 점차 변했다는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프로디테의 신체는 음탕한 매혹의 대상이 되었다. (p.101)" - 그리고 수 세기 동안 비너스는 '진짜 인간'여성들이 모방해야 할 모델이 되어왔다. 그러면서 여신의 겉모습도 점차 인간에 가깝게 묘사되었고 대중에서 소비되었다. 루벤스와 같은 화가는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한 비너스를 계속 그렸고, 그 그림들은 유행이되었다. "여성의 권력과 지위의 상징이었던 여신이 압제와 억압의 상징으로 전락한 것이다. (p.196)" - 이외에도 기독교중심의 중세시대에는 비너스가 동정녀 마리아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나, 고대 이집트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아프로디테로 숭배했다는 역사의 유물이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 그리스로마 신화의 전반이나 여성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들었다. 특히 내용 이해를 돕는 사진과 그림이 풍부하게 실려있어 독서가 즐거웠다. 이 방대한 내용을, 아프로디테의 기나긴 역사의 발자취를 집요하게 따라서 파헤치고 정리한 작가의 열정이 감동스러웠다. - 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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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장르가 그리스 신화인 것 같다. 분명 신은 경이로운 존재이지만, 그들의 질투와 분노는 인간의 이기심과는 차원이 다른 막장 드라마다. <여신의 역사>는 신들의 이야기를 넘어 인간이 투영한 여신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아프로디테-비너스의 변천사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녹아있는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한다. 파리스의 선택을 받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저자는 5천 년에 걸쳐 사랑과 쾌락의 화신일 뿐만 아니라 공포와 고통의 화신이며, 욕망이 빚어내는 황홀경과 극도의 고뇌를 상징하는 신이라고 말한다. 즉, 비너스는 인간의 특성에서 비롯된 파란만장하고 복잡한 일들의 총체이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인간의 강렬한 총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너스는 대개 벌거벗고 있는 모습이 익숙하다. 그러나 고대의 여신들은 옷을 차려입고 있었는데 기원전 4세기부터 아프로디테가 한결같이 옷을 벗고 등장했는데 그 기저에는 아테네의 거장 프락시텔레스가 최초로 <크니 도스의 아프로디테>라는 최초 여성 누드 조각 석상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남녀 불문하고 아프로디테 누드 석상 복제품을 의뢰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프로디테를 벌거벗은 존재로 기억하는 데서 더 나아가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여성의 대표적인 상징의 대명사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4천 년이나 된 여신을 하룻밤에 폐위시키기란 어려운 법이다. 아프로디테는 파멸하지 않았다. 그저 다시 한번 모습을 바꾸었을 뿐이다. 아스타르테에서 아프로디테 그리고 비너스가 되기까지 이 여신은 4천 년 동안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갔다. 이 불굴의 생명력을 보면, 사람들은 초자연 세계의 중재자로서 자극과 위안을 주는 강력하고 연민 어린 여성을 언제나 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독교 풍토 속에서마저 아프로디테는 동정녀 마리아의 외피를 두르고 재탄생했다. p.150 미술 작품 감상을 즐기고, 유럽 유럽 여행을 더욱 깊이 있게 하고 싶은 유럽 러버라면 꼭 알아두어야 하는 상식이 바로 그리스 신화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고대 중세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흥행 보증수표가 바로 아프로디테-비너스라고 할 수 있다. <여신의 역사>는 수많은 예술 작품 도판과 고대 그리스 전역과 코린토스 등 아프로디테 신전의 사료를 짚으며 역사상을 그려주기에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그리고 예루살렘까지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미와 사랑의 여신이 매춘하는 여신의 상징으로 전락하기도 하고 압제와 억압의 상징으로 전락하기도 했지만, 클레오파트라가 자처하고 성모마리아의 모습으로도 되살아 나는 아프로디테는 시대별로 인간 욕망의 화신으로 재탄생을 거듭해왔다. 비너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티치아노와 루벤스의 캔버스 등 수많은 예술 작품을 통해서 시대상을 반영하며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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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는 우리에게 꽤나 친숙하며 그중에서도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비너스는 그 어떤 신보다도 유명할 것이다. 노래 이름에도 브랜드명에도 등장하는 이 여신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부제를 보고서야 미의 여신의 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신화 속 많은 여신들의 소개일 것이라는 기대로 책을 읽어 보고 싶었고 #미래의창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가이아가 아들들을 시켜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 바다 속에 던져진 음경과 고환으로부터 탄생한 '무시무시하고도 사랑스러운 처녀'가 바로 여신 아프로디테다. 그녀의 발이 닿는 곳에는 푸른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었다. 폭력과 고통 속에서 태어난 이 숭고한 여신은 인간의 사랑을 관장하는 여신이면서도 생명의 순환과 생명 그 자체를 상징하는 신이 되었다. 여신의 의미는 문명의 역사에 따라 달라졌다. 아프로디테는 생명을 관장하고 했고 때론 죽음 예고하기도 했다. 아름답기만 한 존재는 살벌하고 끔찍한 신이 되었다. 역병이 돌던 시기의 아프로디테는 희망 그 자체였고 고대 아테네에서는 사회를 통합시키는 결혼과 임신을 돕는 신이었다. 하지만 매춘을 상징하는 음탕한 여신으로 추락하기도 했으며 탐욕스러운 야망과 욕망의 상징이기도 했다. 기독교 문화가 맹위를 떨치면서 기독교의 노여움의 대상이었으며 수치를 모르는 여신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4천년이나 된 이 여신은 파멸되지 않았다. 아프로디테는 동정녀 마리아의 모습으로 재탄생하였다. 르네상스를 지나면서 승리의 비너스가 되었고, 정욕과 갈망이라는 어두운 충동을 정복하는 아름다움과 사랑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서는 흥행 보증 수표로 숭고함을 잃어버린 착취의 중개인이 되어버린다. 여신은 남성을 자극하는 대상이 되고 식민 지배를 조장하는 대상으로 이용당했다. 아프로디테-비너스는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있다. 세계적인 아이콘이기도 하고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비너스를 상징하는 ♀ 는 아프로디테의 손거울이나 목걸이, 혹은 여성의 성기를 본뜬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원래는 가로선이 없었으나 근대 초 기독교에서 여신의 상징이 십자가와 더 닮아 보이도록 가로선을 추가했다. ) 그리고 정신분석(psycho-analysis)이라는 용어를 만든 프로이트는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로스의 아내인 프시케(Psyche)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비너스는 레이디 가가나 비욘세도 영감을 받았다. 여신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아주 쉽게 변하는 문화적 요소다. 절대적 신이었던 여신은 희망의 아이콘이 되기도 음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현대에 이러서는 미의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에로티시즘, 욕망, 욕구 등을 이야기 할 때에도 이 여신을 기억한다. 이제는 섹슈얼리티의 힘과 잠재력을 고취하는데 사용된다. 아프로디테는 여전히 불멸의 존재인 듯하다. 아프로디테-비너스라고 하면 아름다움의 여신, 보면 바로 반해버리는 신 등의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알고 있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단어와 함께 여신을 기억 내 내고 사랑의 표현에는 붉은 장미(아프로디테의 꽃)를 사용한다. 하지만 4천 년이나 이어져 온 이 여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만큼 굴곡지며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아프로디테는 문명의 탄생과 함께 현재까지 인류와 함께 하고 있다. 이 여신의 역사는 곧 인간의 역사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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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자란 세대라 그런지, 여신의 이야기는 꽤 친숙한 주제였다. 책은 이름과 형태만 바뀐 채로 계속 재탄생해 우리 곁에 존재하는 비너스의 일대기를 풀어가는데, 다양한 여신의 모습을 따라가며 읽는 즐거움이 크다. ? “생생하고 폭넑은 묘사... 해박한 지식과 에로틱한 전율을 함께 담아냈다.” 타임스와 BBC 히스토리 매거진의 추천사도 매력적인 포인트로 다가왔다. ? 저자는 40년 동안 여신이 남긴 자취를 따라다니며 그 여정에서 발견한 것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그리고 여신의 역사가 곧 ‘인간’의 역사라고 말한다. 그래서였을까. 책을 읽다 보면 검색을 부르는 사건과 이름들이 나온다. 그들의 삶과 배경이 된 사건들을 생각하고 살피다 보면 ‘인간의 욕망’에 대해 곰곰 생각하게 된다. 유익한 역사 서적들이 그러하듯 우리를 다른 시각에서 반추해 볼 수 있게끔 한다.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을 평소 신화 관련 이야기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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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의 역사를 보면 그리스로마 신화와 크리스찬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심에는 로마가 있다.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역사가 아니더라도 심리학, 문학 과학 등에도 자주 인용되기 때문에 대략이라도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 그리스 로마신화를 보면 여신의 활약이 돋보인다. 남성 중심의 신화나 역사에서 벗어나 여신을 중심으로 역사를 보는 것은 같은 역사라도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아프로디테라고도 부르는 비너스는 여신의 대표주자이자 상징과도 같다. 실제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축에 속하는 클레오파트라도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이미지를 많이 활용하며 자신을 아프로디테처럼 꾸미기도 했다. 여신을 이용한 이미지 마케팅으로 국민들을 통치할 수 있는 영향력을 넓히려 했다 할 수 있겠다. 원래 여신 이시스를 숭상하던 이집트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영향으로 점점 아프로디테를 닮아갔다고 한다. 알렉산드리아의 부유한 집안에는 딸을 시집보낼때 아프로디테 조각상을 지참금에 포함시킬정도로 당시 사람들에게 아프로디테라는 존재의 영향력은 대단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가 여신의 대표적인 상징이라면, 여신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약 5천년 전에 발견된 '렘바의 여인상' 이라고 한다. 그것의 영향을 많이 받아 비너스가 탄생을 했을텐데, 시대에 따라 신화는 변형이 되었고 그 상징도 조금씩 변한 것 같다. 여성과 남성의 상징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전쟁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물리적 전쟁의 영향으로 남성의 권력이 강해지면서 여신의 역할도 테스토스테론을 잃어갔던 것이다.
왜냐하면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창조한 것이고, 인간의 역사와 시대의 흐름과 국가에 따라서 변화한 것이다.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를 보면 조상인 쿤타킨테 부족은 알라신을 믿는다. 더 오래전에 중동에서 아프리카 지역으로 전파되었기 때문인데, 본래의 이슬람과는 아주 다른, 토테미즘이 혼합된 알라신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알라신과 원류가 같은 유대교나 기독교와도 아주 다르다. 또한 국내에 들어와있는 예수교단과 미국이나 유럽의 교단의 분위기는 또 다르다. 이슬람과 유대교, 크리스찬(천주교와 기독교)의 일신교도들은 서로 자신들의 신만 인정을 하는데, 원류는 같다. 한국에서야 하나님으로 번역되었지만 고조선의 하느님을 조금 변형한 역어에 불과하고 영어로는 그저 GOD 라 부른다. 알라신이라는 뜻도 번역을 하면 그냥 '신' 이다. 그저 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신은 하나뿐이기 때문에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신은 시대와 국가와 교단과 분파에 따라서 다르다. 똑같은 원류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다 다르며 각자 서로를 이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신과 종교는 시대와 국가에 따라 변화되는 속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여신도 마찬가지로 역사속에서 변화되어왔는데 그 과정을 이 책에서 상세하게 잘 담고 있다.
여신의 모습은 때로는 창녀로 변모하기까지 한다. 아프로디테신전 부근에서는 마치 현대의 워킹스트리트 처럼 매춘부들이 몸을 파늕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로마 초기의 문인 엔니우스의 글에 따르면 원래 매춘을 처음 고안해낸 여성이 비너스였으나 나중에 여신으로 숭배받게 되었다고 말한다. 매춘부들은 비너스를 숭상하며 조각상 등을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다. 비너스의 이미지는 억압받는 여성들의 희망이자 상징이기도 했다. 전쟁의 여신이었다가 창녀였다가 사랑의 상징이었다가 여성미라는 고정적인 관념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현대에서는 전능한 신에서 흥행보증수표로 전락했다. 남성의 시선을 자극하는데 이용되거나 오리엔탈리즘을 바탕으로 한 식민지배를 조장하는 대상으로 이용당하기도 했고, 그저 장식모양의 하나로 활용되기도 하며 여성의 권력과 지위의 상징에서 압제와 억압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우리가 여신의 역사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역사속 여성의 인권이기도 하다. 비교적 평등한 사회가 되었지만 아직도 여성의 인권은 특히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열악하기 그지 없다. 한국에서도 부분적으로 여성의 힘이 더 크고 남성은 위축되었다는 이미지가 있기도 하다. 데이트 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결혼할 때 집을 마련해야 하고 군대에 가서 지켜야 하는 것은 남성이다. 그러나 아직도 여러 부분에서 여성의 인권이 박약하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여성의 권리는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닌 평등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는데 때로는 이기적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볼 때이다. 여성의 인권이 올라간다고 남성이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가 되어서도 더더욱 안된다. 진정한 평등을 위해서 싸워야 더 설득력도 있고 현실에서 변화된 인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한국에서는 어린이의 인권이라는게 없다. 아동은 그저 어리고 어른의 말대로 따라야 하는 존재다. 그러나 그 어른들도 어린이었다. 올챙이 시절을 벗어나자 마자 올챙이를 경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어린이도 하나의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과 보호를 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런 날에는 당연히 여성의 인권도 존중될 것이다. 인권이란 여성이라는 특정 대상을 위한게 아니라 가장 약한자의 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