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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함께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충돌해야 하고 가끔 기분이 나빠질 때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노는 것을 제외하고는 혼자 하는 것을 선호할 때가 많았다. 덕분에 함께보다 혼자가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나의 이런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굳게 서 있는 바위 같았던 생각은 <화성의 사자>라는 책 1권으로 사라져 버렸다. <화성의 사자>를 읽기 전에 나는 무척 기대했다. 책에 쓰여 있는 문구와 붉은 화성 표면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 그리고 그림자같이 검은 사자의 실루엣 덕에 이 책이 모험에 대한 책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또 ‘화성’이라는 말과 표지에 작게 보이는 지구와 별들을 통해 이 책이 SF소설이라는 것도 손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나의 기대감은 계속해서 올라갈 수 있었다. 이 책의 표지를 넘기고 있었을 때 나는 내 콩콩 뛰는 심장과 설렘으로 가득 찬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인 벨은 화성의 미국 정착지 안에서 자란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정착지 안에서 바이러스가 퍼진다. 아이들을 제외한 어른들만 감염되는 병이었다. 결국 미국 정착지의 어른들은 모두 병에 걸리고 말았다. 우리 학교에서는 매년 안전교육을 한다. 대피 훈련도 여러 번 한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실천을 할 때 매년 안전교육에서 배우는 내용인 ‘침착하게 행동해라’를 지키지 못한다. 화재경보기가 잘못 울렸을 때가 지금까지 종종 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침착하지 못했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긴장되었다. 내가 만약 화성 미국 정착지의 아이 중 한 명이었다면 침착하지 못했을 것이다. 온몸에 소름이 돋고 긴장되고 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이 쿵쾅거렸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화성의 아이들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묵묵히 어른들을 간호하며 할 일을 했다. 하지만 어른들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벨은 미국 정착지의 한 아이인 트레이 형과 함께 규칙을 어기며 다른 나라 정착지에서 도움을 받으러 떠났다. 벨이 도착한 프랑스 정착지에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내 예상 밖이었다. 나는 미국 정착지 사람들이 평소에 다른 나라 사람들과 접촉을 금지하는 것처럼 다른 나라 정착지에서도 똑같이 접촉을 금지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다른 정착지 사람들은 함께 어울리고 서로 도와주며 함께 살아 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기술 또한 미국 정착지 사람들보다 뛰어났다. 내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벨이 어른들이 모두 다 나은 후 프랑스 정착지에 가 보자고 말할 때였다. 그 장면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무리를 떠난 사자가 오래 살지 못하는 건 아시죠?” 드디어 한 가지 의문이 풀렸다. 이 책을 읽으며 맹수는 많은데 왜 하필이면 제목이 화성의 ‘사자’인지 궁금했다. 이제 알 것 같았다. 사자 무리에서 쫓겨난 사자 이야기는 나도 많이 들어 보았다. 예전에 나는 자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무리에서 쫓겨난 사자는 포식자, 굶주림 등의 위험에 오래 살지 못한다고 알고 있었다. “우리는 사자 같아요. 화성에서 우리끼리만 있잖아요.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정착지의 사람들이 필요해요. 우리에게는 사자의 무리가 필요하다고요.” 이 책의 미국 정착지 사람들은 무리가 없는 떠돌이 사자들 같았다. 그들 혼자서 다른 나라들과 소통을 하지 않고 떨어져서 지내는 모습이 정말 책에서 보았던 쫓겨난 떠돌이 사자들 같았기 때문이었다.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결국 미국 정착지도 다른 나라들과 어우러져서 살기로 결정하게 된다. 미국 정착지가 오랫동안 연락을 받지 않아서 다른 나라들에서는 미워하는 마음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도 용서할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따뜻하게 맞아주는 모습에 마음속 깊숙이 어딘가에서 감동이 올라왔다. 나였으면 그러지 않고 끝까지 냉정하게 맞아 주지 않았을 것 같았다. 그런 내가 부끄러웠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과연 혼자인 것이 더 편할까?’ 예전이라면 ‘그렇지’라고 대답했을 질문에 오래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혼자보다 공동체를 선택하기로 했다. 물론 공동체도 단점이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갈등이 있기도 하고 책 속 사이 사령관의 말처럼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완벽하지는 않다. 상대방이 잘못했어도 탓하지 않고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그랬듯이 따뜻하게 대해 주며 서로에게서 배우며 살아가면 된다. ‘2091년, 우리는 화성의 아이들입니다!’ 2091년은 현재 닿을 수 없는 미래지만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말은 현재에도 알 수 있다. 나는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공동체 속에서 잘못해도 따뜻하게 보듬어 주며 살아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