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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라는 말을 좋아하는 나는 밤마다 조용한 방안에서 이 책과 함께 했다.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만났다면 많은 위로가 됐겠다고 생각하면서. 작가가 직접적인 말로 위로를 건네는 건 아니었지만.
허밍 - 독백 - 나레이션 책의 구성을 어쩜 이렇게 나눴을까, 감탄으로 시작하며 책을 읽었다. 그 허밍을, 독백을, 나레이션을 가만히 귀 기울이는 관객이 된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 속 작은 흥얼거림이 마음에 진동을 일으켰고 별안간 어떤 기억이 떠올라 울기도 했고 조용히 공감의 소리를 낸 것도 같다. 작가가 말한 백업 댄서, 엑스트라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떠올라서 그 고요한 세계를 더 들여다보고 이입했는지도 모르겠다.
뻔한 위로를 건네지도, 설탕 바른 문장을 쓰지도 않았는데 한 때 너무 힘들었고 괴로워했던 과거의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생각과 시선을 읽었을 뿐인데 나의 허밍과 독백에 대답해주는 것 같은 페이지도 있었다. 작가 곁의 사람들이 건넨 담백한 말들처럼.
울퉁불퉁하고 서툰 마음을 꺼내놓고 괜히 말을 했다고 후회한 마음에 <대화> 빠른 세상에 맞춰 변화하지 못한다고 속상했던 마음에 <완행열차를 타는 것> 헛발질만 하는 것 같은 공허한 마음에 <유효슈팅> 이 내 독백을 들었다는 듯이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관객의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끝에 가선 좋은 대화를 나눈 것 같았다.
누구에게, 언제 이 책을 읽으면 좋을까 생각해봤는데 2019년의 여름에서 2020년 가을까지 하루를 겨우 견디며 살던 나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었다. 지치고 무거운 것들이 가득한데 그래도 대화가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담백한 다정이 필요할 때 이 책을 펼쳐볼 것 같다.
작가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히든 페이지와 나를 한참동안 울게 한 에필로그에 적힌 당부. 엑스트라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읽은 내 마음에 허를 찔렸다. 이젠 나의 허밍과 독백, 나레이션을 기록할 차례다.
** 출판사 문장과장면들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직접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요한세계에독백을낢길때 #가랑비메이커 #문장과장면들 #에세이 #고백집 #리뷰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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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뭔가 나의 발차취를 찾는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상황 하나하나에 내 감정 하나하나를 감성적으로 적어 풀어냈다고 해야할까. 타인의 시선,그리고 타인을 보는 작가의 시점. ? ? "당신이 나를 향해 품고 있는 건 날카로운 빛 인데 내 품속에 숨겨진 게 달콤한 사과일 거라는 생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ㅡ오만. ? ? 작가는 오만이라는 감정을 이렇게 풀었다.소위 가볍게 하는 농담..호의가 계속되면 (우리끼리는 둘리 어쩌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서평 공간이므로 )만만하게 본다. 따위의 문장과 견줄 수 조차 없는 ,오만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감성적이지만 확실하게 풀어 낼 수 있다는게 신선했다.오롯이 내 감정에 이렇게 집중해서 글을 쓴 적이 있었던가?그냥 일상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고 나에게 상처를 줬으니 너는 이제 안녕이 다였는데. 그 상처는 어쩌면 내가 만들어 낸 일인지도 모르겠다. 웃으며 인사하고 모습이 안보일때까지 안녕하며 손을 흔들던 나는 어쩌면 작가의 말대로 그저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남기고 싶은 내 욕심이 아니었는지. 조용조용한 말로 풀어 낸 감정들이 한 번 더 나를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책을 쓰는 일은 오롯이 혼자의 몫인데 책을 만드는건 여러 사람을 거친다고 했다. 내 감정은 하난데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다는 말로 들려 이 문장조차도 자아성찰이 되는...나도 지은죄가 많고 후회많은 인간에 지나지 않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여타의 자기 계발서보다 더 깨닳음을 만드는 책 인것 같다. ? 작은 책이라고 가볍게 읽다가 하나하나 내 감정이 맞물리며 여운이 오래가는 책이 되었다. ? #히든 페이지에 작가의 끄적임이 있다. 이런 글들이 모여 책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무뚝뚝함과 사실적인 글들로 채워진 내 수첩도 한 번 쳐다보게 된다. ? #문장과 장면들#가을독서#책 리뷰#가랑비메이커#고요한세계에독백을남길때#에세이 추천#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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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뭔가 쓸쓸하고 허전해지는 것은 왜 일까요? 일상에서 여러분들은 독백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속으로만 생각할 뿐 독백은 별로 하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에세이를 책의 제목처럼 고요한 시간에 혼자 꺼내어 읽고 있으려니 저도 모르게 혼자 중얼중얼 하고 싶어집니다. 나도 모르게 독백을 하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다 발견하고 혼자 머쓱해졌네요.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누군가가 나도 잘 모르는 부분들을 칭찬해주면 정말 그런가 싶으면서도 기분이 좋아지곤 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부분들에 무뎌지는 것 같고 그렇게 연연할 부분도 아니라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무언가 나를 포장하고 잘 보이려고 하는 부분들을 내려 놓고 좀 더 편안해졌다고나 할까요? 넘어졌다고 창피하다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도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아닌 척 하면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동안 살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던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삐뚤었던 마음’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누군가를 내 마음대로 미워하고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로 걱정하고 시기한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결국 그 걱정이 무색해질 일들이 벌어지면 그 때에서 속 좁았던 나를 탓하기도 해보죠.
에세이를 오랜만에 읽은 것 같습니다. 가을 밤 독서로 에세이를 읽으면서 나를 좀더 찬찬히 들여다보고 나 스스로에게 속삭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모처럼 마음이 편안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책 뒷편에 있는 작가의 일기 스캔본을 보면서 정말 일기에 나만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듯한 감성이 느껴져서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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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한 줄 평: 음식이 그렇듯, 글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잔잔히, 꼭꼭 씹어볼 글들이 모여 있는 책입니다.
독백. 아무도 듣지 못하고, 혼자서 읊조리는 속마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기 때문에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4번째 에세이 <고백집>’이라고도 표지에 나와 있는 것 같아요. 잘 어울립니다. 이 책에는 공연이 끝난 뒤, 불 꺼진 무대에서 혼자 묵묵히 내뱉는 작가의 순간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찰나들이 제가 평소 느끼고 있던 것과 맞물리는 글들이 많아요. 오랫동안 멈춰 녹이 슨 톱니바퀴에 기름칠하듯, 마음이 동합니다. 그런 글들은 쉽게 다시 찾아볼 수 있게 페이지 끄트머리를 눌러 접어놓았어요.
[위선의 페이지]에서는 작가로서 가지는, 어쩌면 위험한 고민을 툭 털어놓습니다. “쓸 때까지만 해도 온전한 진심이었는데 반듯이 엮어진 책을 펼쳐보니 위선이다.” 저도 가끔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 주변 사람들이 보는 글이기 때문에, 최대한 ‘호불호 갈리지 않는’ 주제만 찾는 것 같아요. 표현도 조심스러워지고 어투도 평소의 저와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다 쓴 후 글을 돌아보면 ‘이게 진짜 내가 맞나?’ 하는 고민이 슬며시 듭니다. 저도 이런 지경인데, 글에 모든 걸 쏟아내야 하는 작가는 얼마나 크게 묵직하게 다가올까요. 이런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고 결국엔 ‘바위 같은 페이지를 남겨보겠다’라는 진솔한 다짐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기승전결에 따라 변하는 작가의 감정이 잘 담겨있어서 많이 와닿습니다.
치열하고 고독한 자기 성찰은 저절로 독자를 긴장시킵니다. 한 페이지, 한 글자마다 실리는 무게가 조용히 묵직하거든요.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중간중간 풀어주는 감초 같은 글이 많아요. 특히 [운동장을 돌며 너를 기다렸다]라는 허밍파트에 있는 글의 끄트머리를 가장 꾹꾹 눌러 접어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당신,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일에 진이 빠져버린 나라고 나무라지 말아요. 아무도 모르게 운동장 몇 바퀴를 돌고 있던 나란 말이에요” 허밍이라는 단어의 뜻으로 암시했듯,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느낀 것들. 이들이 주를 이루는 파트입니다. 이 글은 좋아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을 고백해요. 글을 읽으며 저의 그때가 떠올라서 저도 덩달아 마음이 분주해졌어요. 이 글을 읽으며 어린 왕자의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기어이 네 시가 되면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이 책은 독백과 허밍, 내레이션.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고 히든 페이지인 작가의 일기장을 지나서 책이 마무리됩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일기장 사진이 있는 것도 좋았어요. ‘이 책이 정말로 작가의 진짜 삶을 담았을까?’ 하는 의구심에 대한 답을 주는 의미로서도 좋았고, 또 남의 일기장 몰래 훔쳐보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본다면,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이 책 자체가 가랑비 메이커라는 작가의 일기장이 되겠습니다.
[착각하지 말 것]이라는 글은 함부로 속단하지 말라는 의미를 말하는 듯해요. 근데 저에게는 다른 것도 하나 읽힙니다. ‘이 글이 내 전부가 아니다.’라는 은근한 뜻이 말이에요. 가랑비 메이커라는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 나면 어떤 잔향이 남아있을까 기대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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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은 “좋은 산문은 유리창 같다”라고 했다. 그런 글은 활자 사이를 비집고 반사되는 세세한 감정이 문장속에 살아있다. 이 글은 산문에 시의 옷을 입은 일기장같은 고백서다. 이 여정에 저자는 여행하듯 찾아와줄 독자를 기다리며 초대장을 내민다. 그러면서 깊은 밤중의 시간을 허락해 주기를 부탁한다. 저자가 독자에게 밤중의 시간을 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명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밤에라야 적나라하게 내면을 비출 수 있기 때문일까. 이렇게 민낯을 한채, 한껏 푸릇한 시어의 세계에서, 세상을 담은 마음의 조각들이 늘때마다 저자는 속엣말을 토해냈다. 관계와 대화, 독백으로써 끊임없이.
그러면서 문장이란, 한 사람의 독자를 향한 화살임을 고백한다. 저자가 쏘아올린 고백의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이를테면 이런 독백의 문장들이다. “당신의 시선이 머물 때 나는 무겁게 가라앉고 비로소 땅을 딛고 설 수 있다.” 수 백 번의 호의 보다 빚어 낸 문장의 온도를 함께 느껴줄 단 한 사람의 독자, 그들로 인해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로서 존재할수 있는 힘의 원천을 드러내며 글의 심지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가늠하게 하는 문장이다. 글을 읽다 보면 저자의 역사가 보인다. 정형화된 프로필과는 다른 내면의 역사다. 활자 사이에는 비집고 묻어있는 고유한 향기가 있다.
“가슴속에 맴돌던 이야기를 삼키는 게 어른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 보니 아니다. 일그러진 마음까지도 꺼낼 용기를 가질때”이다. 미성숙한 어제는 안으로만 삭이며 혼자 이해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진짜 어른이 되는일은 드러내며 자신과 타인의 모난 구석까지 마주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 때라고 말한다, 나날이 성숙해가는 관계를 꿈꾸는 저자의 마음이 드러난다.
한 존재를 ‘발견’ 한 뒤 차츰 시간은 그대로도 충분했던 서로에게 틈을 만든다. 그러면서 ‘발명’에 집중하게 된다. 저자는 상대의 좋은 점을 끊임없이 ‘발견’ 해가는 과정이 위대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빛바랜 사랑은 어느샌가 넘치는 무언가 ‘발명’하기를 갈망한다. 더 이상의 발견거리를 만들지 못하는 사랑은 유효기간이 지났음을 선고한다. 발견과 발명, 이 간극이 사랑과 이별의 거리임을 저자는 말한다. 끊임없이 한 존재에 대한 의미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은 무르익고 유지된다는 뜻일터이다.
“오해를 이해라 믿으며 자신을 숨기고” 보이는 것은 유추할 수 있는 단서 쪼가리에 불과할 뿐, 내면의 나는 감춘 채 살았던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젠 훌훌 털고 맨얼굴로 살고 싶다는 저자의 넋두리도 보인다. 무더위는 그림자까지 쓸고 가버리고 가을은 또 세월을 달고 온다. 여름을 보내면서 저자는 무심히 치달리는 시간을 또 아쉬워한다.
“소리 내지 않으면, 부끄럽다고 아픈 표정을 숨기면 다시는 누구의 부축도 받을 수 없다는것“을 저자는 알아버렸다.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 여기 있음을 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솔직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의무와 체면, 상황 때문에 나를 누르고, 정제된 모습의 나로 살아야 하는 것은 타인도 마찬가지다. 목울대를 누르는 책임감의 무게 앞에서 때론 벗어나고 싶은 본심을 그대로 뱉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오히려 만족감 이상으로 당혹감도 클 것이다. 타인도 하고 싶은 대로 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쌍방의 자유는 부딪힌다. 결국 나와 타자는 같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떤 무게를 피하고 싶을 때는 반은 견디고 반은 호소한다는 기준이다. 그러다 보면 타인 또한 ”힘들어도 애쓰는구나“ 라는 동지의식으로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함께 할 수 있으리라.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며 내 자유를 누리는 최선의 방식이 아닐까 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무르익는 세계란 “끝엔 늘 몇 줄의 문장이 남겨진”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숱한 새벽의 응답을 다시는 의심하지 않는다” 라며 기도한다. 이렇게 저자는 타자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작가의 소명으로 끊임없이 문장을 엮겠다고 선언한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을 마주할 때가 있다. 환경이 변하고 시간이 흘러도 벗어 날 수 없는 일이다. 생을 연명하는 일과, 내 안의 목소리를 듣는 일, 이 두 가지는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자는 한때 “쓰는 삶이 세상에서는 청승이 되어버릴지 모른다”라는 아버지의 충고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쓰는 일이 '낭만'이라는 이유에서다. '낭만'을 사전에서 찾아 보았다.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라고 한다. 살기위해서는 필수인 경제적 뒷받침, 이 '어쩔 수 없음'인 글쓰기는 불안정한 삶이라고 여긴다. 그런 연유로 딸이 안고 살지도 모를 경제적 곤궁까지 염려한 아버지 사랑의 표현 방식이었을 터이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걱정의 한 부분이다.
“나는 늘 누군가 나를 발견할까 봐 두려웠고 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 주지 않으면 서러웠다.” 이 문장은 커티스 시튼펠트의 책에 나온다. 저자에게 영혼의 문장으로 다가와 영원의 문장이 되었다고 한다. 침잠한채 책을 좋아하고 쓰는 일로 희열을 느끼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모습임을 직감했다. 숨어있으면서도 발견되길 바라는 숨바꼭질의 기억, 아슬아슬한 술래처럼 영원을 견디는 심정이었을까. 깊은숨이 몰아치는 화살같은 문장이다.
그러면서 더 이상 가면 놀이는 하지 않겠다며 끊임없이 나다움을 찾아간다. 쓰는 기쁨, 그 이상의 즐거움을 찾지 못했다는 저자다. 천상 작가로서의 숙명이 유리창에 비친다. 내면 밑에서 문장으로 건져 올리는 고백에 저자는 점점 더 무르익은 과일나무가 되어간다. 그러다가 “돌이켜 보면 언제나 모든 건 기적이었고 축복이었다.”라고 회상한다.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아쉬움이 된다. 저자 또한 일상이 기적임을 자각한다. 나 또한 사랑하는 이를 만나 지금의 내가 있고,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오늘이 기적이다. 일상은 무수한 기적의 순간이 모여 평면으로 보일뿐이다.
“쓴다는 건 읽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다. 저자는 기다리면서 어찌 쓰지 않겠냐 반문한다. 문장을 읽어줄 단 한사람의 독자를 기다리는 일은 쓰는 시간만이 가능하다. 저자는 이렇게 벗어날 수 없는 쓰는자의 허밍을 키보드에 싣는다. 밤으로 초대한 투명한 활자들이 유리창에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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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_가랑비메이커/문장과 장면들>
“새 계절이 찾아오면 우리는 무겁게 늙어갈까, 깊게 익어갈까.” p44
“무엇이라도 해야만 짙은 밤공기가 한결 가볍게만 느껴지던 내게 누군가 물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사스냐고, 굳이 그렇게 해야만 하느냐고.” p105
한마디, 한 단락, 한 페이지. 마음에 잔잔한 선율이 요동친다.
저자의 세월과 마음이 담긴 에세이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그녀의 글을 읽고 있을 때면, 마시기 좋은 온도의 따뜻한 커피를 앞에 둔 것 같다. 섬세한 감정을 가진 자는 느껴지는 것이 많다. 소비해도 되지 않을 감정에 자신을 쏟아 버린다. 반면 작은 것에도 한없이 감사하고 감동한다.
마지막에 저자의 실제 일기장인 히든페이지가 수록돼 있다. 그녀의 손 글씨에는 수많은 감정선들이 존재 했다. 세상을 헤매는 미로 같은 마음이 잠시 안정을 찾은 기분이다.
#북큐레이터강민정 #한국북큐레이터협회
*** 위 책은 ‘문장과 장면들’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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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흔적, 이 글을 보니 문득 코로나로 인해 잃은 것들과 사람들과의 추억 그리고 스쳐온 세월이 떠올랐다. 글을 읽다가 내 마음을 저자가 다 읽어버린 것 같은 글을 발견했다. 책의 막바지에 히든페이지가 있었다. 책을 다 읽고나니 뭔가 눈물을 한 번 다 쏟아낸 것처럼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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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인 쌍둥이 동생, 기혼 여성 작가가 쓴 네 번 째의 책. '문장과장면들'출판사에서 출판하고, 가랑비메이커가 쓴 단상집입니다. 이 정도가 이 책의 작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29세의 기혼여성으로서, 네 번째 내는 책이라는 요소를 종합해 보면, 풋풋하고 상큼한 글과 인생의 단맛이 배어나는 이야기를 맛깔나게 썼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듭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가 날마다 겪어야 하는 점심과 같은 소소한 일상입니다. 마음이 오롯이 정돈된 가을에 읽으면 좋은 내용입니다. 작가는 남들의 시선을 받을 만큼 특별한 것을 싫어하고, 등산을 할 때도 정상까지 오르기 보다는 그저 전망이 확 트이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산기슭에 오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한두 번 친구들의 따돌림을 당해 보기도 했으나 그 친구들에게 떳떳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졸업을 했으나 졸업 후에는 우연히 따돌림을 했던 친구를 만날 때 사과를 요구할 만큼 당찬 구석도 있는 성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규정하듯이, 에세이집이면서 고백집입니다. 이 두 요소를 합쳐 보면, 일기와 같은 성격의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작가는 나레이션과 독백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좋은 에세이를 구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작가로서의 비젼과 꿈, 그리고 아직은 인생의 쓴맛까지는 이르지 못한 단맛 가득한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서 이 책에 다 담지는 못함을 자인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성향은 이 작은 페이지 안에, 매일 같이 가꾸는 내모반듯한 공간에 다 구겨 넣을 수 없는 법(43P)’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작가는 눈부시고 유명한 결과보다는 지난한 과정에 이르는 작은 땀방울과 치열한 노력에 더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외형적인 삶이 아니라 스스로가 여물어지고 단단해져 가는 깊은 내공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기는 스타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바람 잘날 없는 삶이 남겨둔 내래이션을 담았다. 너무도 사소해서 그냥 지나쳐버렸을 장면들부터 오랜 세월이 무겁게 쌓였지만 결코 잊을 수 없었던 장면들까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리저리 치이는 그 어떤 순간에도 당신을, 당신의 삶의 엑스트라로 밀어두지 않을 것’을 요청하고 있음을 볼 때,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으로 당당히 살아갈 것을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로 구겨지고 짓밟히고 내 팽개쳐지고 있는 듯한 일상을 당당히 살아가라고 권고하는 듯한 뉴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코로나 팬데믹이 집요하게 우리를 힘들게 하더라도 물러서지 말고 이겨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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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만든 독립서적의 가장 큰 재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거리감이 아닐까.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 보듬고 있는 일상, 그리고 모두가 각자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들, 삶의 틈새로 엿볼 수 있는 깊이까지. 닮은 듯 다른 삶을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라 좋았다.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에서 특히나 좋았던 것 명상집을 보는 듯한 감각과 고요한 시간들이 있었다. 책을 쉽게 읽히지만, 그 호흡은 느리고 주변과 일상을 천천히 훑게 만든다.
책날개에 있는 작가의 글이 특히나 멋지다. 하루는 24시간을 모두 지나야 알 수 있기에 섣부르게 하루를 마무리 짓는 일기는 쓰지 말라니!(일기도 쓰지 않지만,) 오늘 하루가 우울하더라도, 혹은 좌절스럽다 하더라도 마지막을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문장을 그 위에 너무 길게 써서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젊은 시절에 느낄 수 있는 불안감과 지나온 일상들에 대한 단상. 이것은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 생각했다. 내일의 나는 같은 일로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자 오늘의 우울을 조금 덜 수 있었다.
쓴다는 건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다.
저자는 누구를, 어떤 독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코로나 이후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어떤 유명인은 자신을 알게 되는 시간이라 적었고, 나는 그저 우울하다 쓴다. 이 시기에 있는 이런 책들은 삶에 대한 공감이다. 그것이 감사든, 기쁨이든, 일상의 우울이든. 어쩐다 싶을 때, 이런 책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감사하다.
책 뒷편에는 저자가 직접 손으로 쓴 초고가 보인다. 초고를 통해 작가의 글쓰기의 글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귀여운 글씨긴 했으나 조금 읽기가 힘들어서;;; 당황스럽긴 했다. 다음에는 좀 단정하게 적어주시길)
문장이 아름다워서, 그리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상을 담고 있기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었을 때 조금 쌀쌀해진 날씨가 느껴졌다. 어느새 가을, 계절에 잘 어울리는 섬세한 감성을 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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