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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이 당신이다>를 읽고 쓰다
[일러두기] 글쓴이와 동일하게 위 방식을 준수하여 서평을 써보려 애썼으며, 다행히도 공백을 제외하니 800자를 넘기지는 않았다. ----------------------------------------------------------------------------------------- 말끝에 놓여 있다
말끝은 말의 맨 끝이자 첫머리다.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시간이나 공간에서 그 끝과 시작은 맞닿아 있다. 한 시점 혹은 한 지점이 끝나면 다른 것들이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시공간에서 (불)연속적으로 나와 당신이 주고받는 말도 그러하다. 내(당신)가 던진 말끝을 어떤 식으로 잘라낼지 아니면 이어붙일지 생각하는, 즉 맡끝에 있는 당신(나)은 오늘도 말글살이 중이다. 바르고 고운 말을 가려 쓰면 말글살이가 나아질거라는 내 생각에 글쓴이의 외침으로 실금이 생긴다. 말속에 담겨진 사회적 무의식과 질서가 개인의 생각은 물론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개인과 개인 사이 그리고 사회 전체에서 소통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때 말은 각자의 경험과 지식, 신념과 이해관계를 담아낸 그릇으로 저울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면 결국 모두가 위태로워진다. "과잉된 언어 순수주의는 복잡한 언어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단순화시키는데, 언어는 순화의 대상이 아니라 자제의 대상일 뿐이다.", "신조어나 축약어가 언어를 파괴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말은 지켜야 할 성곽이 아니라 흐르는 물이니 가둬둘 수 없다." 어쩌면 말(글)맛나는 말글살이를 위하여 이렇게 말하는 글쓴이가 어원이나 질서를 따지는 이에게는 '말'썽꾼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말'로 말미암아 누군가를 '성'나게 함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성(城)문을 열어 우리말(한국어)을 풍성하게 만드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글쓴이는 '말의 아나키스트'를 자처한다. 말의 무질서와 오염을 걱정한 나머지 올바른 말만을 강요하여 세운 질서에서 한국어의 보수성과 우리 사회의 불안정성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이미 문법적 역사성과 정당성을 확보한 우리말이기에 표준어와 맞춤법에 얽매이기보다는 우여곡절을 겪는 인생처럼 관습과 질서가 생겨서 하나로 정착하고야 마는 말의 기질을 믿어보자는 것이다. 자기와 타인을 품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글살이의 꽃을 피우는 밑거름이 바로 말끝에 놓여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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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펫랑 화실장에 바벌퀴레 엄나청게 나니옵다' "외국여행 중 이용한 숙소 후기에 곧이곧대로 비판글을 올리기 뭣할 때 이런 방법을 쓴다고 한다. " (본문 p.133) 책에는 두 문장의 순서가 바뀌어 나온다. 저자의 설명을 읽기 전까지 글자순서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린 건 '나니옵다'뿐이라는 사실에 충격받았다. 저자는 위의 글에 '뒤죽박죽'이라는 소제목을 달아 "우리는 세상을 현미경처럼 보지 않고 어림짐작과 넘겨짚기로 바라본다"고 말한다. 요즘 정치,사회면 기사를 읽으면서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던 터라 유독 이 글을 여러 번 곱씹게 된다. 이 책은 20년간 글쓰기와 책 만들기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살아 온 저자가 <말글살이>라는 이름으로 매 주 한 편 씩 한겨레에 기고했던 800자 내외 분량의 칼럼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시대와 함께 변화해가는 말에 대한 다채로운 단상을 담은 책으로 읽혔는데 따로 공책에 옮겨 두고 반복해 읽으면서 새기고 싶은 문장들이 많을 뿐 아니라 재미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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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을 때, 이 책을 사서 좋은 구절을 필사해보라는 소리를 들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책 내용도 참 좋고, 주제에 대해 짧은 글들이 있어서 긴 글을 읽기 힘든 순간에도 이 책은 읽을 만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 디자인이 참 좋았습니다. 표지는 조금 때가 잘 탈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내부 글꼴이 굉장히 감각적이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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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에서 말실수로 곤란을 겪었거나 그때문에 나도모르게 말끝이 흐려지는 이들, 자기표현을 중요시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소개글이 눈길을 잡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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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이 당신이다. 김진해 ☆☆☆☆ '팀장의 말투'(김범준. 어 이름이 나랑 같았네!^^) 에서 "팀장의 말투는 업무 환경이다"는 문장을 봤었다. 많이 와 닿았던 문장이었다. 맞다. 말투는 말투로 끝나지 않는다. 말을 듣는 상대방이 속해있는 공간의 성격을 정하기도 한다. 말끝이 당신이다. 말 끝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저자의 이야기다. . 말에 박혀 있 는 사회적 무의식과 질서가 무엇인지 그 무의식의 질서를 만드는 의식을 보려고 했다. 말에 속박되지 않고 말에서 풀려 나고, 말 때문에 자유로워지길 바랐다. 말이 사람을 어떻게 차별 하고 위로하는지, 언제 세계를 비추고 반대로 언제 세계 를 바꾸려고 꿈틀거리는지를 보려고 했다. 말은 권력의 노리 개이기도 하고 권력의 목을 겨누는 칼이기도 하다. 말은 사 람을 때려눕히기도 하지만 쓰러진 사람을 깨워 일으키기도 한다. . 말은 사회질서를 주입하는 주유소이기도 하지만, 자유와 위로와 해방의 영토이자 깨달음과 반격의 분수대이기도 하다. 말은 사람과 함께 격동한다. 그래서 말은 시가 되기도 하고 욕이 되기도 한다. 말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일상에서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 보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좋다!^^ .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명사와 동사를 다섯 개씩 써보라. 이를테면 '바람, 하늘, 망치, 구두, 숟가락’ ‘두드리다, 먹다, 자르다, 깎다, 튀다. 이들을 맘대로 섞어 문장을 만들자. '바람이 하늘을 두드린다' '구두가 망치를 먹었다' 숟가락이 바람을 잘랐다' 같은, 그러다 보면 근사한 문장 하나가 튀어 오른다. 그걸 입안에서 오물거리다가 옆 사람한테 내뱉어보자. “저기 바람이 하늘을 두드리는 게 보이나요?” 그러고는 한번 씨익 웃으면 끝이다. 뒷담화가 둣담화를 하는 사람을 어떻게 찌르는지. 그런 뒷담화를 어떻게 다뤄야하는지도 정리해 주네요. . 부풀었다가 이내 터지는 풍선껌처럼 자리에서 일어나면 사라지는 걸로 보이지만, 자기 확신이 강화되고 분심만 쌓일 뿐이다. 사람을 소외시키는 배제의 기제로 작동하기도 한다. 부조리가 심한 곳에서는 약자 사이의 위안과 유대감을 확인하는 통로이자, 악행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성숙한 인간 되기는 이 피할 수 없는 ‘뒷담화'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있다.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동영상 천국인 유튜브를 이기지못한 이유다. 무언가에 쉽게 빠지지 않고, 빠지더라도 5분 ~7분이 아닌 조금은 긴 이야기에 빠졌으면 좋겠다. . 말은 세계를 베어내는 칼이다. 세계를 그림처럼 아로새기고 있던 아이를 습격한다. 말은 개체가 갖는 단독성과 관계성을 없애고 공통점을 찾아 추상화한다. 나무, 괴롭다, 동물이란 말은 추상적이다. 꽃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껴보기도 전에 꽃이 아름답다는 말을 먼저 배운' 사람에게, 그 말은 꽃의 아름다움을 꺾는다' (고은 강, 최초의 습격>), 사람들이 글보다 이미지나 동영상에 환호하는 것도 달리 보면 어릴 적 본능을 회복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미지는 세계를 인식하는 가장 원초적인 도구니까. . 동영상은 화면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딴생각을 하면 안된다. 그림책은 그림과 그림 사이에 간격이 있어서 이 간격을 이야기와 상상력으로 채운다. 아이는, 그리고 어른은 '딴생각 (상상)’을 해야 한다. 목소리에는 고정된 그림을 살아 꿈틀거리는 사건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림책은 읽어주는 게 좋다. 이 책에서 가장 위로가 되고, 가당 와닿는 문장이다. 뭔가를 잘못하는 능력, 덜 잘하는 능력, 최선을 덜하는 능력이 인간만이 가지는 능력이란다. 매사 그러면 안되겠지만, 일상에 꼭 필요한 능력인것 같다. . 인간의 본성 중에서 좋은 게 하나 있다. '뭔가를 잘 못하는 능력'이다. 잘할 수 있는데도, 잘 못하는 능력, 가장 빠른 길을 알면서도 골목길을 돌아 돌아 유유자적하는 능력, 방탄소년단 수준의 춤 실력이 있지만 흥을 돋우려고 막춤을 추고, 더 먹을 수 있지만 앞사람 먹으라고 젓가락질을 멈춘다. 당신도 목발 짚은 사람이 있으면 앞질러 가기가 미안해 걸음을 늦출 것이다. 다른 동물들은 자신의 능력을 덜 발휘하지 않는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새들은 최선을 다해 울고, 고양이는 있는 힘껏 쥐를 잡는다. 너나없이 최선을 다하는 사회는 야수사회다. 우리 사회에 말의 평등이 존재할까? . '더 죽지만 않게 해달라'는 노동자들 앞에서 ‘갑을'을 '동행'으로 바꾸자는 '말'은 얼마나 한가한가. 말에 민감할수록 말의 바깥을 봐야 한다. 굳이 고른다면, '굴종적인 동행 관계'보다 '대등한 갑을 관계'가 낫다. . 한국어에 색채어가 많다고들 한다. 하지만 하얗다, 까맣다. 빨갛다, 노랗다, 파랗다' 다섯 가지가 전부다. 여기에 ‘청색', '녹색’처럼 한자어나 '살구색', '오렌지색', '팥색'처럼 식물이나 열매 이름, ‘쥐색, 하늘색, 황토색’처럼 동물이나 자연물에서 온 이름이 더해졌다. . 전두환은 회고록을, 최순실은 옥중 수기를 썼다지만 모두 실패한 자서전이다. 자서전은 주장이 아니라 고백이다. 스스로를 해명하려는 노력이다. 변명 비슷한 뜻으로 읽혀서 그렇지, ‘해명’은 자기 삶의 수치스러움과 비논리성을 풀어서 밝히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