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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성 영화라고 간단히 치부할 수도 있지만 여튼 주연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좋은 각본이란 미덕이 분명히 눈에 띄는 영화다.
이미숙씨가 혼자 딸을 키우는 엄마로 나오고, 이 엄마 역시 아직 젊음을 잃지 않은 터라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면 오래 눈길을 주지만 그래도 어머니로서의 정체성이 더 우선이다. 딸 역은 임수정이 맡았는데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이 사는 아파트 아래층에 한 대학생이 이사를 오는데 이 역이 김래원이다. 아파트 경비원 역은 김인문씨인데 완성도가 있다곤 하나 너무 스테레오타입이라 이제는 좀 민망해질 지경이다.
이 딸은 엄마에게 이름을 막 부르는데 그렇다고 버릇이 나쁘다거나 인성이 막되어먹은 건 아니고, 구미에서는 흔히 보는 인격체 간의 대등한 소통을 상징할 수도 있다. 조금 충격이긴 했는지 김래원도 여기 대해 한 마디를 한다. 임수정은 동안 이미지를 강조하는 배역이라 꼬박꼬박 김래원에게 아저씨라고 하며 '십 년 정도는 그냥 맞먹어야지'라는 대사도 그렇고 실제로 그만큼 차이는 나는(늙은 대딩- 고딩) 설정이긴 한데, 배우 실물로서는 우리가 다 알듯 오히려 임수정이 두 살 많다.
'내 손이 이런데 왜 일찌감치 안 뗐어?'
이런 말을 들으면 엄마가 어떻게 상황을 넘어갈까 관객 역시 긴장되는데, 다음 대사가 이거다.
'이제서야 말이지만, 네 아빠는 니가 아는 그 사람이 아냐. 사실은 외계인이거든.'
사실 3초 정도 속은 건 임수정이라기보다 밖에서 보는 관객일 수 있는데, 엄연히 픽션인 영화가 어떤 기괴한 경로를 틀을지야 아무도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만약 요즘 찍혔다면 더 재치있고 더 밀도 있는 진행에 대사가 속출했을 수 있을 소재였고, 뭔가 정곡을 못 찌르고 끝내 겉도는 듯한 사연과 분위기가 아쉽지만, 앞에서 말한 대로 워낙 초장에 잘 잡고 시작한 포지션이라 끝까지 어떻게든 볼 수 있다. 이미숙씨와 임수정의 얼굴 크기 비교도 계속 하게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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