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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At Bertram's Hotel, 1965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 마플이 나오는 작품으로, 무척이나 대담하고 조직적인 범죄 집단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미스 마플이 뛰어다니면서 증거를 모은다거나 용의자를 추적하진 않는다. 그럴 연세도 아니고, 그녀에게서 그런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음, 터펜스라면 가능할 것 같다.
버트램 호텔. 예전의 운치를 그대로 간직한 런던의 호텔이다. 모든 것을 고객의 취향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억에 잠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장소이다. 그런데 그곳을 머문 사람들 몇 명에게 이상한 일이 생긴다. 범죄 현장에서 그들의 자취가 발견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 이것에 의문을 품은 경찰이 은밀히 조사를 들어가는데, 공교롭게도 한 신부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와 동시에 부유한 상속녀를 노린 총격 사건이 일어나는데…….
미스 마플은 휴가를 즐기려고 호텔에 투숙했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실 그녀가 관심을 가진 것은 모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파렴치한 남자였다. 우연히 길에서 그 남자가 두 여자를 따로따로 만나는 것을 보고 호기심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느끼며 주시하게 된다. 유명한 레이서였다는 그 남자는 엄마와는 아주 가까운 친구이고 딸과는 결혼을 약속한, 어떻게 보면 능력자이고 달리 보면 벼락 맞아 죽어도 싼 놈이다.
책을 읽으면서 부전자전, 모전여전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더 이상은 심각한 스포일러니까 패스!
처음에는 경찰이 미스 마플을 연극 무대에 나오면 딱 어울릴,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증조할머니 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곧 그녀의 예리함과 뛰어난 추리력에 감탄하며 같이 사건을 수사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주임 경감과 미스 마플은 사라진 신부에 관한 미스터리와 상속녀의 총격 사건을 척척 해결해간다. 그 와중에 은밀히 숨어있던 범죄 조직도 찾아내게 된다.
돈 때문에 상대를 사랑하고, 돈으로라도 상대를 구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심리를 모르겠다. 자신을 돈줄로밖에 보지 않는 상대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사랑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누군가는 죽어야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했다. 과연 그 사랑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사랑에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사랑이 그렇게 소중한 것처럼, 피해자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었을 텐데 말이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처음으로 누군가 마음 아픈 이별을 하길 바랐다. 그래서 상처받고 깨지고 슬퍼 울길 바랐다. 그게 피해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였다.
아, 이 소설은 미스 마플 드라마 시리즈에서 미리 보았는데, 다른 작품들처럼 원작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원작은 원작대로,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꽤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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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마플이 한번도 세인트 메어리 미드라는 마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마치 유일하게 그 마을을 떠난 작품인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사실 미쓰 마플은 자주 세인트 메어리 미드를 떠났었다. <복수의 여신="">에서는 영국 정원 여행에 참가해서 여러 곳을 버스로 여행하기도 하고, <카리브해의 비밀="">에서는 세인트 메어리 미드가 아니라 영국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니 이 작품 <버트램 호텔에서="">에서 처음으로, 혹은 유일하게 미쓰 마플이 세인트 메어리 미드를 떠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여자는 가끔 어리석다. 사랑에 너무 맹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랑의 마술에서 깨어나면 반드시 후회를 하게 된다. 어떨 때는 그런 사랑이 평생을 따라 다니는 경우도 있다. 더 지독한 것은 그런 잘못된 만남으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자식은 어머니의 잘못으로 인해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 처하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여자는 약할지 몰라도 일단 어머니라는 위치에 서게 되면 어머니는 너무도 강해져서 자식을 위해 못할 것이 없게 되어버린다. 살인이라는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이 비켜 가는 듯 보이는 버트램 호텔에서, 미쓰 마플이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하지만 버트램 호텔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 옛날 모습 그대로였던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기적적인 일이었다. 적어도 마플 양의 생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그녀도 내심 의아해 하고 있는 중이었다. 도대체가 현실로 믿기엔 너무나 기쁜 일이었던 것이다. 마플 양은 그녀가 언제나 지니고 있는 날카로운 혜안과 상식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은 그저 과거의 추억을 그때 그 시절의 색깔 그대로 되살려보려고 하는 것뿐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비록 부득이한 일이긴 했지만 그녀는 인생 대부분을 옛 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되살려보는 일로 보내왔었다. 만일 어쩌다가 그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기라도 하면 그녀는 진정으로 행복을 맛보곤 했다. 그런데 요즘 와서는 그런 일도 쉽지 않았다. 자기와 같은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 이미 세상을 뜬 처지였으므로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여기 앉아서 그 기억들을 더듬고 있는 것이다.버트램>카리브해의>복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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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플 양은 머치 벤햄 세인트 메어리 미드(정확한 주소) 마을을 벗어나서 산 적이 없다. 간혹 여행이나 휴식을 위해 마을을 벗어나기라도 하면 살인사건에 휘말리기 일쑤다. 그건 다른 사람의 일에 호기심(그녀 자신은 관심을 갖는다)을 갖는 마플 양의 성격 탓이라고 본인조차도 부인하지 않는다. 살인이 일어나면 에르큘 포와로처럼 주도적으로 해결하지는 않지만 사건 해결에 맥을 집는 조언자 역할에는 충실해 보인다.
<버트램 호텔에서>는 마플 양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마플 양의 활약은 미미하기 그지없다. 훌륭하고 점잖은 옛 시대의 단골 손님들, 쾌적하고 고풍스러운 시설, 호화로워 보이지도 않으면서도 호화로운 곳이 버트램 호텔이다. 옛 것을 간직하려고는 하지만 뭔가 어색해 보이는 버트램 호텔... 카 레이스와 모녀와의 이중적인 사랑, 그리고 열차 강도 사건 등 일련의 사건은 살인사건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정작 살인사건은 책의 2/3 가량을 읽어도 발생하지 않는다.
<버트램 호텔에서>의 배경은 호텔이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특기도 추리소설에 로맨스를 삽입하는 것이다. 호텔과 애거서 크리스티... 그래서일까, 이 작품은 많은 부분을 사랑에 대해 할애한다. 호텔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은 모처럼 추리소설을 읽는 긴장감과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한다. 휴식이 되는 추리소설이다. |
| 마치 거짓말처럼 에드워드 왕조풍의 영국 분위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버트램 호텔! 버터를 아끼지 않은 스콘과 진한 홍차로 오후의 티타임을 즐길 수 있고,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에 편안함을 즐길 수 있는 곳! 그러한 곳에서 미스 마플은 어색함을 느낀다. 미스 마플이 본격적으로 활약을 하는 소설은 아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임경감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 책의 장점은 미스 마플의 활약이라기 보다는 버트램 호텔이라닌 배경 자체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어쩐지 손에 잡힐 것 처럼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영국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책에 대한 감상과는 별도로 내가 궁금한 것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평생 자신이 살던 마을을 떠난적이 없다는 미스 마플에게 딴지를 거는가...하는 것이다. 물론 미스 마플은 이 책에서는 런던에, 다른 책에서는 카리브 해러 여러 곳을 다닌다. 이것을 보고 단순히 국어사전적 의미의 '떠난다'만을 생각하고 미스 마플이 어째서 그 마을을 떠난적이 없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만약 한 사람이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면 중간중간 휴가나 여행 등으로 몇 달 정도 집을 비웠어도 그 곳을 떠난적이 없는 것 아닌가? 만약 내가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서 죽을 때까지 서울에 산다면 중간에 몇 달 배낭여행을 다녀오건, 가끔 친구를 만나러 지방에 내려가건 누군가에게 말을 할때 난 평생 서울에서 살았다-고 말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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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추억하기 위해 런던의 호화 호텔 버트램을 찾은 제인 마플은 과거와 똑같은 모습의 호텔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 수 십년의 세월을 정지시켰다는 버트램 호텔에서 제인 마플은 이상하게도 범죄의 냄새를 맡는다. 평생을 지냈다는 세인트 메어리 미드를 떠나 오랫만에 런던을 즐기던 마플 양은 버트램 호텔에서 같은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유명한 여류 모험가 세지웍 부인과 그녀의 딸 엘바이러를 만난다.
남들에게 알릴 수 없는 사랑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녀. 이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랑으로 인해 버트램 호텔에 냉기가 흐르고 마침내 엘바이러에게 위험이 닥친다. 딸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과거를 알게된 딸. 엘바이러는 어머니의 비밀이자 자신의 비밀이기도 한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운명을 걸게 되고 사건은 급진전된다. [인상깊은구절] "엘바이러" "안녕, 브리짓." 수인사가 끝나고 엘바이러 블레이크 양은 광장 180번지의 현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창문을 통해 그녀가 오는 것을 보고 있던 친구 브리짓이 달려 내려와 현관문을 따주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엘바이러가 말했다. "그래, 그러는 게 좋겠어. 안 그러면 엄마한테 방해받을 테니까." 두 아가씨는 서둘러 층계를 올라갔다. 덕분에 막 침실에서 나온 브리짓의 어머니를 따돌릴 수 있었다. 브리짓의 어머니로서는 한발 늦은 셈이었다. "어머니는 안 계시니 운 좋은 줄이나 알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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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적인 탐정 캐릭터인 에르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 중에
서 이 작품 버트램 호텔에서는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장편이다. 그리고 이 작품
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작품들 중에서 후반기에 쓰여진 작품이기도 하다. 애
거서 크리스티는 많은 작품을 꾸준히 써왔기에 그녀의 작품들은 그녀가 경험한
시대를 잘 반영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중에서도 역시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경험
하고 그 세계 대전 이후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았던 작가였기에 그녀의
작품은 단순한 추리 소설에 시대상을 잘 반영한 시대 소설의 느낌도 살짝 더해져
있다는 것을 그녀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읽은 독자들은 느끼게 된다. 그 중에서도
이 작품 버트램 호텔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메시지를 던져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카리브 해의 휴양지를 배경으로 했던 작품에 이어서 다시 한 번 미스 마플을 세인트
메어리 미드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활약하게 한다. 바로 그 장소가 런던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의 버트램 호텔이다. 버트램 호텔에서 미스 마플은 어린 시절 머물
렀던 추억이 있었고, 그 추억을 즐기면서 마음껏 즐거운 휴가를 보낸다. 하지만 그
녀의 마음 어느 구석에서는 미심쩍은 느낌을 안고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는 또 하나
의 축을 보여준다. 바로 수수께끼의 강도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버트램 호텔과 수
수께끼의 강도사건을 중심으로 이 작품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동안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많이 보아온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상당히 진
취적이고 모험적인 여성의 등장까지 여러가지로 익숙한 형태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
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묘하게 시간이 정지된 혹은 과거로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
는 버트램 호텔이라는 장소가 부각되면서 독자들은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읽어야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것은 그동안의 그녀가 보여주
었던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변화하지는 않았지만 살짝 변하는 세상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이 추리소설의 여왕은 단지 변
하는 세상을 안타까워 하거나 다시 되돌아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한 변화를
멈추게 하려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이 작품에서 살짝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버트램 호텔의 그 미묘한 분위기는 하나의 범죄를 감추기 위한 장치의 역할이
지만 그러한 장소가 범죄를 감추는 역할을 하는 것에서부터 이 작품 버트램 호텔에
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머무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
움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불어 애거서 크리스티는 조금은 극단적
인 어머니의 사랑과 살짝 찝찝한 그동안의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서는 잘 만나
지 못하는 결말을 통해서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담아내는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이 작품 버트램 호텔에서는 수작은 아니지만 상당히 여러가지 생각할 것
을 던져주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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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램 호텔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역량이 유감 없이 발휘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건은 매우 뒤늦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해결도 순식간에 되어버리고 말지요. 그리고 결론은 매우 하드보일드한 말년의 아가사 크리스티답게, 악은 치유되지도 못하고 또 처단할 수도 없게 되지요.
하지만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라기보단, 오히려 수많은 그럴 듯한 인물들을 창조해낸 아가사 크리스티의 박물관식 소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엄격한 육군 대령, 쇠락한 귀족 부인, 시골의 노부인, 화끈한 여걸,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인물들 간의 관계를 지켜보느라, 한 사람에게서 한 사람으로 카메라가 넘어가는 순간을 숨죽이고 지켜볼 뿐입니다.
20세기 초반의 유물로 알고 있었던 크리스티의 책에 비틀즈가 살짝 언급된다는 것만 봐도, 이 아주머니의 정말 길고 질긴 생명력은 알아볼 조이지요. 이 작품은 그녀의 최고로 꼽힐 정도는 아니지만, 대가의 솜씨를 감상하는 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낯익은 미스 마플 못지 않게, 잘 묘사된 인물들이 등장하지요. 오랜만에 경찰이 꽤나 초반부터 등장하지만, 경찰서 내부는 거의 묘사가 안 되고 있는 것도, 잘 아는 분야에만 집중하는 아가사 크리스티답구요. 경찰서는 무슨 회사처럼 묘사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