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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푸아로 경감도 마플 여사도 안 나오는 작품이다. 대신 아버지를 잃고 혼자가 된, 아름다운 아가씨 앤 베딩펠드가 나와서 용의자를 쫓는다. 그것도 영국을 출발하는 배를 타고 남아프리카까지.
사건이나 범인을 찾는 과정보다 나는 이 남아프리카 여행 일정에 재미를 더 느꼈다. 그 시대에 이런 형태의 배를 타고 이렇게 이렇게 탐험을 했더란 말이지. 다이아몬드를 찾겠다는 목적으로. 돈 있는 사람이 먼저 나서서 찜 하면 그저 내 것이 되던 시절, 빼앗기는 쪽은 뺏기는 줄도 모른 채, 제국주의는 그렇게 실현되었더란 말이지. 지금도 어딘가에는 이렇게 탐험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또는 이렇게 해서 원하는 것을 갖고 싶은 사람들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이면 오래 되었다고 해야 하나,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라고 해야 하나. 개인으로는 대체로 생이 마감되었을 시간이겠지만 가족 단위로 보면 후손이 살아 있을 정도인데, 선조가 그런 방식으로 얻은 부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부자로 살고 있을 텐데, 영국만이 아니라 이 나라 저 나라 할 것 없이, 심지어 우리 역사에도 있을 텐데, 다이아몬드가 다른 대상으로 바뀌기만 했을 뿐, 빼앗아서 내 것으로 삼았던 어느 한 시절의 유산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사회 갈등의 한 축이 되고 있는 것일 텐데...
앤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작가의 분신이라고도 한다. 갈색 옷을 입은 사나이를 찾아가는 앤의 열정으로 작가의 열정까지 짐작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을 이런 방식으로 화려하게 겪어 볼 수 있는 것도 작가들의 능력일 테지. 나는 그저 편한 상태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보아 작가의 소질은 없는 게 확실하고.
이제 정말 몇 권 안 남았다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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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작품을 보고 있으면 당찬 여성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여기 등장하는 주인공 앤은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앤의 일인칭 서술로 쓰여있어서 그런지 더 앤에 동화되서 읽게되는데 정말 발랄하고 모험심 넘치는 주인공이다. 우연히 마주한 사건현장에서 쪽지를 줍게된 앤은 그 쪽지 속의 장소를 알아내고... 항상 모험을 꿈꾸던 앤은 아버지가 남긴 얼마안되는 유산을 모두 투자해서 여객선에 탑승하고 남아프리카로 이동하면서 모험이 계속되는데... 포와로나 마플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지만 이런 명탐정들이 없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읽어보는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