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책을 좋아하시는 어머니께 드리고 싶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1950년대.. 바로 우리의 어머니,아버지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아닌가...전쟁으로인한 가족과의 가슴아픈 이별,어메리칸드림을 꿈꾸던 사람들,영웅대접을받아 마땅했지만 현실로부터 외면당했던 상이군인,자유주의에 적응하지못하는 지식인...일제시대 일인에게 빌붙어 굽실되던 이들의 아들이오히려 떵떵거기며 살던시대 이책은 전후의 한국,한국인의 모습을 한지붕 아래 이웃들을 통해 모두 보여준다. 주인공 길남의 눈을 통해 보여졌던 매정한 어머니의 모습 또한 시대의 아픔이자 서러움이 아니겠는가........마당 깊은 집은 사라졌지만 그시절 마당깊은 집의 이웃들,그 풍경, 추억은 어른이된 길남의 가슴에,또 나의 가슴에 그리고 우리들의 가슴 한켠에 자리 잡은듯하다. 풍족한 시대에 태어나 가난,배고픔을 몰랐던 나에게 부모님의 어린시절을 알게해주는 책. |
| 방학이 시작되고 책을 많이 읽겠다고 결심한 이후 언제부턴가 집에 꽃혀있었던 이 책을 나는 꺼내 들게 되었다. 그 전에 나의 결심과는 다르게 책을 별로 읽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 책이라도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정말 빠르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6.25가 끝난 후 현실을 내 머릿속에 그려나가고 있었다. 마당 깊은 집에 사는 여섯 식구는 제각기 삶을 살아가는 피난민이다. 여섯식구 중 내 기억에 가장 깊게 남아있는 가족은 상이군인 준호 아버지네 였다. 전쟁으로 인해 고무팔에 쇠갈고리를 달고 다니며 행상을 하는 그의 모습은 동정심이 가기에도 충분했지만 그것보다는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겠다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의 나에 대한 뼈아픈 반성을 해야만 했다. 나는 한쪽 팔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그네들처럼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않지만 훨씬 바보같이 사는 것 같긴하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하나 하나씩 나에 대해 반성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마당 깊은 집의 여섯 가족은 밥을 굶고 혹시 집에서 쫓겨나진 않을까 걱정하는데도 주인집에서는 사람들을 불러다놓고 파티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생각 없는 행동에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느꼈던 것은 그 사회를 아낌없이 보여주면서도 잊지 않았던 따뜻했던 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
| 솔직히 느낌표에 소개된 책들 중 처음으로 읽은책이다.. 소개되는 책들이 특별히 나쁘다거나 그런 건 아니였는데.. 나랑 조금은 안 맞는듯도 했고, 소개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도 좀 그랬고, 꾸준히 책을 읽어온 사람으로써의 오기같은 맘도 들었다.. (세상에 휩쓸리지않겠다는 그런 마음 말이다-원래 사소한데 고집을 잘 부르는 요상한 성격인지라~~ ) 그러던 중 읽을 책이 없어서 책을 구입할 시기!! 그즈음 느낌표에서 소개된 책이 바로 <마당깊은집>이였다.. 내 아련한 기억속에 고두심씨가 나왔던 (어린맘에 너무나 재미있게 봤던것 같은데.. 고두심씨가 나왔다는거랑 그 마당깊은 집 세트-정말 마당은 깊었다-정도만 생각이 난다..) 드라마가 생각이 나는것이다!! 아~ 맞다, 하면서 구입을 했다.. 처음으루 내맘에 드는 책이 소개됐으니 괜한 고집피울 이유가 없었다!! 책은 예상보다도 더 재미있었다.. 토바기 경상도 사람이다보니 정말 평소에 쓰는.. 할머니가 썼던 단어들이 나오니 얼마나 친근하고 재미가 있는지.. 아래 리뷰 쓴 분처럼 나도 문학과 지성사의 소설들을 모으려고 하는데.. 그 처음이였던 난쏘공이 너무 어려워서 다른 소설들도 다 어려울까 걱정이였는데.. 마당깊은 집은 너무나 재밌었다.. 전쟁후의 힘든 생활속에서도 살아보려 노력하는 길남이네 가족들과 마당 깊은 집 사람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하니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실존인물일수도 있겠지? 그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새삼 궁금해지고,당당함을 유지한 어머니의 모습도 존경스러웠고,기억가물거리는 드라마도 책이라 비교해보며 다시 보고싶고.. 어쩌면 한없이 슬픈 이야기인데 잔잔하게 재미나게 풀어낸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생각된다.. 부지런히 다른 소설들도 모으고 읽어봐야겠다.. 스테디셀러는 함부로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란걸 다시한번 느끼며.. 좋은 책들 편견없이 많이 읽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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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때 드라마로 처음 접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여자가 PX물건을 빼내다 걸려서 우는 것이었다. 그러다 최근들어 책으로 한번 읽어보자 싶어서 구입을 했다. 전쟁이 남기고 간 상처들에서 헤어나오려고 몸부림 치는 모습들이 정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전쟁이란 없어야 한다. 고통받는 것을 결국 여자와 아이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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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음악처럼 추억이 있다는 말, 이런 책을 다시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책 자체도 괜찮지만, 오래 전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내가 다시 떠오르는 기분, 그 시절을 다시 살고 있는 기분, 그때의 내가 꽤 마음에 들게 느껴지는 이 기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내 기억 몇 쪽이 섞였더라도 상관없다. 대학 때 김원일의 소설로 공부를 하던 때가 있었고, 그때 이 소설도 읽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 젊은 날 나는 이 소설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소설 자체의 배경과는 관계없이, 전쟁 직후의 그 혼란스럽고 스산했던 피난처의 배경과는 거리도 먼 것이었지만, 이 다음에 나도 '마당 깊은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고층 아파트나 맨션이 아니라 대문에서 집 현관까지 일정 거리를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너무도 다행히 나는 이 바람을 이루었다).
그런 낭만을 품고 있어서 그랬던 것인지, 소설도 삶의 고단함보다는 아늑함 위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당시의 주인공들이야 지극히 고달프고 힘든 시절을 겪은 것이었지만, 그래도 살만해져서 지난날을 돌아보는 회상으로 보기에는(미안한 마음이 살짝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내 처지에서는 흥미도 생겼고 이해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좋은 감정으로 품고 있던 소설을 이번에 새로 읽었다. 수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 작품도 문제를 푸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 몇 조각 남아 있는 소설 속 줄거리를 떠올리고 아주 잊어버렸던 에피소드들도 다시 읽고 처음 이 소설을 읽던 나를 떠올리며 그때의 나와 같이 읽어 나가는 과정이 그저 좋았다. 어떤 작품은 그래서 읽고 또 읽고 하기도 하는 것이다. 옛노래를 다시 찾아 듣는 것처럼, 옛영화를 다시 찾아 보는 것처럼, 옛추억을 다시 찾아 길을 떠나는 것처럼.
1950년대 후반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설. 그때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그 상황이 지금까지도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소설. 읽어야 할 이유가 있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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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밀린 숙제를 이제서야 한 느낌이다. 정말 후련하다. 그리고, 감동적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의 심정이 그렇다는 말이다.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은 나에게는 오랫동안 밀린 숙제와 같은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책이고, 내 책장에 자리 잡은지도 꽤 오랜세월이 지난 책이다. 몇 번이고 이 책을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그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기거나 채 몇장을 넘기지 못한 채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나에게는 인연이 아닌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곤 했다. 김원일을 처음 만난 것이 대학시절이었다. 그당시 '노을', '마음의 감옥','겨울 골짜기'와 같은 작품이 가져다 준 감동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이다. 벌건 대낮에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으며 훌쩍였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전쟁의 아픔만큼이나 더 처절하게 그려낸 작가의 글솜씨에 푹 빠져있던 시기였다. 이제서야 그의 대표작이자 가장 대중적인 작품 '마당깊은 집'을 읽게 된것이 정말 다행이다.
고향 장터거리의 주막에서 불목하니 노릇을 하며 어렵사리 초등학교를 졸업하자, 선례누나가 나를 데리러 왔따. 나는 누라를 따라 대구시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때 , 심한 차멀미 탓도 있었겠지만, 풀죽은 내 신세가 팔려가는 망아지 꼴이었다. 왠지 어머니와 함께 살아갈 앞으로의 생활이 암담하게만 느껴졌다. 삼년 동안의 전쟁이 멈춘 휴전 이듬해였으니, 1954년 4월 하순이었다.
소설의 첫 장면이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은 1954년 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54년은 전쟁의 상흔이 채 지워지지도 않은 시기이다. 모든것이 폐허가 된 수렁의 시기였다. 비단 전쟁으로 폐허가 된 것은 집과 도로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정마저도 무참히 짓밟혀져 있던 시기였다. 자신이 살기위해 상대방을 짓 밟아야만 하는 무서운 시기였다. 서로가 같이 살아간다는 상생이라는 말은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기였다. 전쟁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고 위정자라는 사람들이 나라를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길남이가 대구에 있는 어머니와 누나, 어린 동생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1년간의 일들을 그려낸 작품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년의 눈에 비쳐진 이야기가 잔잔히 그려지는 성장소설이라고 할수도 있고, 전쟁의 아픔을 그려 낸 전후 소설이라고 할수도 있다.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 , 은희경의 '새의선물' ,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의 가장 윗 쪽에 자리잡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물론 이 책의 모든 인물과 사건들이 실존했다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나이와 성장배경, 그리고 다른 작품에 나타난 작가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이 책의 주인공과 상당히 많은 부분이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전적 이야기라는 생각이 커서 일까, 좀더 집중할 수 있었고, 주인공의 내면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치밀하게 묘사된 것 또한 작가의 뛰어난 기억력 덕뿐일것이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길남이가 대구에 올라와 가족과 만나게 된다. 길남이를 반갑게 맞이한 것은 따뜻한 가족의 품이 아니었다. 전쟁당시 실종된 아버지의 빈 자리. 전쟁이후 궁핍한 삶 때문이라도 더욱 크게만 보이는 아버지의 빈자리만이 어린 길남이의 몫이었다. 그 빈자리를 채워주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바람또한, 길남이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야 하는 젊은 어머니. 그 녀에게 더이상 모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성보다 현실이 더 앞설 뿐이었다. 유독 장남인 길남이에게만 더 엄격한 어머니. 길남이와 어머니의 갈등은 전쟁중 남,북의 갈등만큼이나 더욱 첨예하게 대립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흥미있으면서도 가슴아픈 관계이다. 마당깊은 집은 길남이네를 비롯해 네 가구의 서로 다른 피난민들이 모여사는 집을 의미한다. 경기도 에서 피난온 경기댁 식구와 평양에서 피난온 평양댁 식구, 가장 가까운 김천에서 내려온 김천댁네 그리고 장교출신의 상이군인 준호네 이다. 고만고만한 피난민들의 삶과 다르게 주인집은 대구에서 가장 잘나가는 방직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쟁직후 일년 동안의 짧은 시간이지만, 계절이 한 순배 도는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가장 큰 기본은 전쟁직후 빈곤한 삶을 견뎌나가는 민초들의 강한 몸부림이다. 어린 소년 길남의 눈을 통해 보여진 이야기이기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딱 그 정도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어떨때는 어린 소년의 어리광 같기도 하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다 큰 어른들의 마음을 어루 만질줄 아는 든든한 모습도 보여준다.
좁은 공간에 각기 다른 다섯 가구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수많은 아픔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소년의 눈을 통해 보여준 모습들이기에 아주 심각하지도 아주 진지하지도 않다. 하지만, 소년의 눈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어떠한 색깔의 안경도 쓰지 않은 채 벌거벗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배고픔과 추위 앞에서는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무색하게 만드는 현실. 불안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군과의 결혼에 목매하는 여인. 상이군인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모든이들에게 눈총받아야 하는 사람들. 따라지라는 말로 따돌림하는 무수한 이념의 피해자들. 끝내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평생동안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미전향 장기수의 이야기. 많은 이들의 굶주림이 자신의 부로 축적되어가는 비리 고아원.... 타락한 정치인. 정경유착으로 인해 고속 성장을 해 내가는 기업인들..... 이 책은 짧은 시간동안 짧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이야기들은 전쟁직후 우리들 삶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던 평범한 일상들이었다. 그 일상들이 우리들에게는 아픔이었고, 그 아픔은 오랜시간을 걸쳐 지금까지도 불치의 병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 땅에 알게 모르게 전쟁의 잠복성 종기를 오장육부에 오래 여투어두다 끝내 그 종기의 독성으로 죽게 되는 목숨이 얼마나 되랴.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불치의 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 그 불치의 병을 고치기 위해 몸부림 치는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오도 되는 불행의 시기는 이제 끝내야 되지 않을까? 전쟁의 잠복성 종기도 이제는 곪아 터져야 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새 살이 돋아나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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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었었지만 기억이 가물거려 다시 읽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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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다 읽은 후에 지금 나는 마치 독후감을 써야하는 학생마냥 머릿속이 허(虛)하다. 국어 교과서에 등장할 법한 작품은 학창 시절 마지못해 해야만 했던 독후감 숙제의 기억을 떠 올리게 한다. 역시나 습관은 고치기 힘든 것인가보다. 이런 작품을 읽고도 감상문 하나 제대로 써내지 못한 교육을 받아온 나는 지금도 그 교육에 핑계를 대고 있다. 참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하고...
한 가지 더 큰 문제점이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를 비롯하여 역사적으로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시대의 이야기들이 마치 현 시대에 뒤 떨어진 어른들의 넋두리만으로 들린다면, 문제가 아닌가 한다. (독후감은 아주 솔직해야하지 않겠는가.) 감정적으로 슬프고 안타깝고 당시를 힘들게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내적 슬픔이 전해지지만, 그저 한 편의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때론 그 어렵고 고통스러운 삶의 이야기를 보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슬프고 고통이며 어려운 삶을 묵묵히 열심히 악착같이 이겨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내 스스로는 이런 감정의 결과가 모두 교육에 있다고 말해버린다. 심하게는 온 갖 욕을 덧붙여 내가 받아왔던 교육을 이야기 한다.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를 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무엇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인가... 역시나 그동안 길들여진, 남들의 시선이겠지.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다면 이런 작품들은 점점 더 소수의 전유물로 남게될 것이다. 아주 먼 훗날,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죽고, 과거의 흔적이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질 즈음에 작품은 여전히 남아서 그 세대의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그런 반복되는 고리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림을 그려본다.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면서도 나 역시 이런 생각을 갖는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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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로~ 핼로~ 쬬꼴렛또 기브 미~" 이런 노래를 아이들이 부르고 다녔던 시절이 있다고 한다. 나의 아버지는 1945년생으로 화자의 비슷한 시대적 배경을 살아오셨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들은 그때 그시절의 이야기는 바로 위의 노래 자락이 전부다. 아버지가 위의 노래를 우스게 소리로 들려주셨을때 나는 어린맘에 웃어가며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나의 아버지는 한번도 전후 어려웠던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도 들려주지 않으셨다.
예전 아버지가 이책을 추천 하셨을때 왜 나는 읽지 않았을까. 마당 깊은 집을 읽고난 후 나의 소감은 이러하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본 그 시절은 우울한 시대한 보다는 추억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 시선은 바로 내 아버지의 것이기도 한 것 같았다.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랄까.
참으로 여성적인 전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작가는 남성이지만) 그래서 일까 그 시절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
책을 덮고 나니 갑자기 세 딸들이 아플 때마다 웃으며 "계란빵 사주랴~? 하셨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아버지의 말을 빌리자면 작은 삼촌이 어렸을때 매우 아팠었는데 (꽤병이었던것 같다) 계란빵 하나면 씻을듯 나을것 같다는 말에 하나를 사주었더니 정말 거짓말처럼 나았다는 그런 울지못할 일화가 있었다고 한다. 아빠(아~ 진짜 이렇게 쓸껄 너무 답답했다)는 그땐 웃어가며 그 이야기를 하셨고 아빠의 흔치 않는 어린시절 이야기에 그리고 막내 삼촌의 웃지못할 거짓말에 가족 모두가 키득거렸었다. 그런 웃음에 아빠와 우리들의 달랐던 성장 환경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무이해 속에서 세월이 흘러 이 딸내미는 서른의 나이가 되었다. 아~ 참 숫자 한 번 커졌다~
아빠는 더 이상 그 노래도, 계란빵 이야기도 하지 않으시지만 여전히 공복 상태에서는 잠을 이루지 못하신다. 건강을 위해 살을 빼라는 엄마와 딸들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절대 야식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아버지를 이해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 이유가 식탐만은 아닐꺼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겠다.
사람은 과거에서 벗어나려 애쓰겠지만 추억으로 살아간다고 했다. 과연 그것들이 단어의 모양처럼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빠의 그리고 조금은 차이진 엄마의 과거와 추억을 조금은 아련한 기억으로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조금 아빠의 권유로 그때 읽었었더 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책. |
| 김원일님의 <마당 깊은 집>은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출판계의 스테디셀러 소설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은 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 여러 번 거푸 읽어도 싫증 나지 않을만큼 뛰어난 문학성과 재미있는 스토리는 다른 이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는 이유다. 이 책에 수록된 세 작품 중, 나는 <마당 깊은 집>도 좋아하지만, <깨끗한 몸>이라는 소설을 읽고 더 많은 감명을 받았다. 전쟁 후 세 자녀를 떠안은 미망인, 삶에 치여 웃음을 잃어버린 어머니가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몸부림 치던 기억을 목욕탕에서의 일을 통해 너무도 아프고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빼빼 마른 자식의 몸을 온몸의 힘을 다하여 살갗이 쓰라리도록 때를 벗기는 장면은 슬프면서도 강인한 모성애의 한 표현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명장면이다. 열 두세살의 나이에 어머니를 따라 여탕에 갈 수 밖에 없었던 소년은 그 이후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그 때를 생각하며 참아낼 수 있었고, 그 역시 어머니의 소망이 아니었을까? 환락과 유흥 문화가 빚어내고 있는 퇴폐 사우나의 모습을 꼬집는 필자의 모습에서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어려운 시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전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