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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반의하며 샀는데, 의외로 좋은 문장이 많다. 내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 누구나 죽는다는 것, 삶의 길이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것, 내 삶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상황이 닥치면 차라리 자살을 택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 등, 세네카는 시대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아이디어를 말한다. 탄생 살아가기 죽음이라는 인생의 사이클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라서인지 2000여년 전이나 현대나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비슷한 것 같다.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 읽으니 도움이 된다.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죽음’이라는 끝이 기다리고 있으니 삶을 온전히 충만하게 살자는 그의 말이 힘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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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 중 네번째 책인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고대 로마시대 스토아 학파 철학자였던 세네카의 글을 엮은 것이다. 세네카는 죽음은 필연적인 것이므로,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며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누구든 죽고 싶지 않은 사람은 살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삶에는 한계로써 죽음이 함께 주어진다. 죽음은 보편적인 종점이다. 두려움이란 우리가 불확실하다고 여기는 것에 나타나는 감정이므로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 p. 48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일맥상통한 세네카의 관점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죽음에 대해 상기시킨다.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언뜻 허무주의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세네카는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고도 말한다. "너도 잘 알 듯 삶은 영원히 붙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사는 것 자체가 아니라 잘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 - p.112 죽음을 항상 명심하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현재를 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도 생기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죽기 전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을 잘 가꾸려고 노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의외였던 것은, 세네카가 자살을 긍정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이었다. 흔히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말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세네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고 나를 압박하는 것들을 없애버릴 수 있는데 질병이나 인간의 잔혹함을 굳이 기다려야 하는가? 우리가 삶에서 불평할 수 없는 것 한 가지는 바로 삶이 그 누구도 붙들어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 p.117 "무엇보다도 나는 누구도 너희의 의지를 거슬러 너희를 붙들 수 없도록 신경 썼다. 출구는 열려 있다. 싸우고 싶지 않다면 도망가는 것도 허용된다. 그래서 나는 너희가 꼭 통과하기를 원했던 것들 중에서 죽음을 가장 쉽게 만들었다." - p.104 세네카는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잘 살아갈 수 없다면 죽음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자신이 원할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자유를 찾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여러가지 사례를 덧붙인다. 오랜만에 고전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논술이나 면접 등에서 단골 질문으로 나오던 안락사나 자살에 대한 찬반 의견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죽음을 생각하는 관점이 바뀌었냐고 물어보면 그렇지는 않다. 여전히 죽음은 무섭고, 그 끝과 이후를 알 수 없어서 두렵다. 하지만, 오히려 잘 사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스스로 잘 살았다고, 이만하면 죽음을 맞이해도 되겠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날까지 현재를 잘 살아야겠다. 결론적으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에 대한 대답은 "죽음이 찾아와도 아쉽지 않게 현재를 충실히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