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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읽고 팬이 되어버린 데이비드 미첼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 책도 역시 두 권! 사실 긴 소설은 읽다가 좀 지치기 마련인데, 데이비드 미첼은 크고 방대한 얘기를 너무너무 재밌고 찰지게 잘하는 작가이니 분량이 길어서 더 기대가 증폭되었다. 미첼이 일본에서 살았었고 또 부인도 일본인이라 일본이라는 나라에 되게 관심이 많은 건 알고 있었는데,이번 책은 아예 배경이 일본이다. 일본에서도 나가사키, 나가사키에서도 데지마섬. 예전에 일본은 특히 네덜란드와 교역을 주로 했는데, 그때 네덜란드 상인들을 모두 데지마섬에 모아놓고 그 안에만 머물며 교역을 허가했다고 한다. 미첼의 설명으로는 데지마섬이 트래팔가 스퀘어 정도 크기밖에 안 된다고 한다. 네덜란드 상인들이 머나먼 동양 땅까지 와서 그렇게 좁은 장소에서 배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사는 모습은 상상하니 굉장히 짠한데, 한편으로는 얼마나 복작거리고 인간관계가 복잡했을까 생각도 든다. 역시나 책에는 그 속에서 복닥복닥 사기도 치고 횡령도 하고 시기와 질투도 하고 노름도 하는 모습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등장인물도 많고 분량도 방대하지만 의외로 이야기는 굉장히 심플했다. 미첼 하면 딱 생각나는 막 구성이 복잡하고 얽히고 설키고 뭐 이런 책이 아니라 멀고먼 동양에 와서 예상 외로 긴 시간을 보내게 된 한 네덜란드인의 성장기 같은 느낌. 모험과 구출과 사랑과 삼각관계 같은 굉장히 고전적인 소재들이 주를 이루는데 그게 아주 뻔하다거나 진부하지 않고 미첼식으로 세련되고 재밌었다. 통역관이 산사로 오리토를 구하러 가는 장면은 엄청 긴장되고 의외의 배신자에 엄청 놀라기도 하고 야코프가 중간에 재바르게 행동하지 못해서 엄청 안타깝기도 하고.... 암튼 읽는 내내 역동적인 이야기에 막 감정이 휘몰아치고 오르내리고 정신이 없었는데 그만큼 완전히 빠져들어서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