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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패배자들에 대한 책은, 승자들에 의한, 승자에 관한 책보다는 훨씬 적지만, 그래도 적지 않다. 그런 책들은 패배자들을 그냥 패배자라 하지 않고, 꼭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장크리스토프 뷔송과 에마뉘엘 에슈트의 책도 그렇다). 그런 수식어는 역사 속의 패배자들을 달리 볼 수 있다는 강력한 암시인 셈인데, 볼프 슈나이더의 『위대한 패배자』에서 유필화의 『위대한 패배자들』까지 다 그렇다.
그런 뻔한 암시임에도 불구하고, 패배자들에 대해 읽는 것은 매력적일 때가 많다. 소수적 감성이랄 수도 있고, 승자의 기록에서 벗어나는 시각 교정의 계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깊이 접하지 못하던 인물, 혹은 오해하고 있던 인물에 대해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관점을 달리 했을 때 보이는 역사의 또 다른 진실(과연 그런 게 있기나 싶지만)에 눈 뜰 수도 있다.
장크리스토프 뷔송과 에마뉘엘 에슈트는 열세 명의 패배자들을 소환하고 있다. 사실 우리말 제목에서도, 원제에서도 ‘위대한’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있지만, 과연 위대하다고 할 수 있을까 싶은 인물도 없지는 않다(이를테면, 몬테수마 2세라든가, 장제스, 리처드 닉슨 같은 인물들이다). 또 프랑스 저자들이다 보니 앙리 드 기즈, 콩테 대공, 프랑스아 아타나즈 샤레트와 같은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거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인물들도 소환하고 있다. 그래서 다소 낯설면서도 ‘잊혀진 패배자들’이라는, 묘한 감수성을 충족시키는 것도 사실이고, 이름만은 알려져 있으면서도 어떤 성격의 인물이었는지, 그가 어떤 활약을 하고, 어떤 패배를 했는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통해 승자만의 역사가 아닌 패배자의 역사도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가장 대표적으로 카이사르에게 패한 갈리아족의 베르킨게토릭스의 이야기가 그렇다).
저자들의 시각은 패배자들은 패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패배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럴 것이라 알고 있으면서도 그 길을 걸어간 이들도 있었고(한니발이나 로버트 리가 그렇다), 허세라든가 자만으로 패배의 구렁텅이라 빠진 인물도 있었다.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성격 탓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역사 속의 승자 리스트에 이름을 남기지 못하기도 했다. 과도한 열정이라든가, 순진한 자긍심(체 게바라를 지목할 수 밖에 없다)이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그 사실만을 지목하지 않는다. 과연 그 반대의 성격을 가졌으면 승자가 되었을까? 패배자들은 패배했기에 그들 패배의 원인을 지적받는 셈이다. 패배가 그들의 죄가 아닐까?
또한 저자들은 패배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종종 미래의 시제를 쓰고 있다. “이제 그는 볼리비아 원주민 장인들이 만드는 수공예품인 ‘아바르카’라는 신발을 죽을 때까지 신을 것이다.”라는 식이다. 역사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인데, 미래 시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떤 운명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패배는 운명 같은 것이었을까
패배자임에도 숭배받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는데, 한니발이라든가, 잔 다르크, 로버트 리(그에 관해서는 다른 이보다 더 큰 논쟁이 없지 않지만), 체 게바라 같은 이들이다. 그들의 생애, 특히 패배에 이르는 과정이 장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패배에 덧칠해진 문학적 수사가 숭배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본다면 승리도 패배도 어떻게 기억되느냐가 중요하다. 한니발, 잔 다르크, 로버트 리, 체 게바라의 패배는 그렇게 패배한다면, 그 패배를 잘 설명해줄(혹은 잘 윤색해줄) 작가를 만난다면, 그렇게 패배하는 것을 기꺼이 선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러나 역시 그런 패배는 드물기에,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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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투는 200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탄복하지 않을 수 없는 기가 막힌 전략이었다. 한마디로 “가장 작은 부분까지 다 계획을 짜서 멋지게 실행한 전략, 전술의 진정한 구현”이었다. (p.24, 한니발)
나는 이 책을 “역사뒷담화”라고 말해주고 싶다. 음, 정확하게는 1인자의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잘 기록한 책이라는 설명이 정답이지만 굳이 뒷담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패배자라는 단어에 묶여, “악인”이라는 색안경을 끼게 만들었던 이들의 이야기라서기도 하고 그만큼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한니발, 클레오파트라, 베르킨게토릭스, 잔다르크, 몬테수마, 기즈, 콩데, 샤레트, 로버르티, 장제스, 트로츠키, 체 게바라, 닉슨. 이름만들어도 아마 그들이 묘사되는 모습이나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을 테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재미있다. 우리가 흔히 알지만, 세월이 숨긴 주인공들의 이야기라서.
사실 현재에도 많다.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 말이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는 재미나 교훈보다는 씁쓸함이 많아서 종종 뉴스창을 닫아버릴 때가 많다. 아마 그들도 먼 훗날에는 어떻게 기록되는지에 따라 다른 스토리를 만나게 되겠지.
악명높은 장군 한니발, 혁명에 의해 살고 죽은 체 게바라, 당당한 여전사로 여전히 기록되는 광기의 잔다르크. 우리는 (아니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알지만, 늘 세상이 만들어놓은 이미지로만 봐왔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생소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으며 새롭고 흥미로웠다. 아마 이제 나는 이들이 등장하는 영화나 책을 읽게 된다면 또 다른 재미를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상하이는 중일전쟁의 주요 전투지가 된다. 하지만 최대 학살은 12월에 난징에서 벌이진다. 중화민국의 총통이 된 장제스가 이 도시를 포기하라고 명령하고 난 다음이다. 하지만 한때 그는 그곳을 끝까지 수호하겠다고 맹세한 바 있었다. (p.410, 장제스)
내가 굳이 이 문단을 기록한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역사의 한 끝이 이 문장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장제스의 오욕을 다른 것으로 기억할지 모르나, 나는 난징대학살이 장제스가 실패자로 변모한 한 고리라고 생각한다. 군인조차 버린 이 도시에서 일본은 강간, 살해 약탈을 자행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세계 2차대전의 전조가 된다. 그럼에도 장제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전쟁에서 모두를 지킬수는 없겠지만, 그 누구의 목숨도 쉬이 여겨서는 안되고, 또 절대적으로 그래서는 안될 사람이 그들을 포기했다. 결국 그런 흔들림들이 모여 모든 것을 흔든다고 생각한다. 한때 반드시 수호하고자 했던 곳을 버린다는 것. 그러나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을 신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한 후의 신념은 아집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많이 멈추며 읽었고, 많이 고민했다. 내 컨디션 탓도 있었으나, 헷갈리는 포인트들을 다시 찾아가며 읽는다고 더더욱 오래 걸렸다. 다 읽은 뒤에도 리뷰를 쓰기 위해 한번 더 읽어야했다. 분명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러나 그만큼 남기는 것도 많다. 어렵게 읽은 만큼 꽤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을 빚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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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만물은 모두 음(陰)과 양(陽)으로 구분된다. 빛이 있으면 반드시 어둠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으며, 작은 동전 하나에도 양면이 있다. 마찬가지로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에도 승자와 패자는 나뉘게 된다.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지기 마련이지만 정치적 승자가 항상 정의롭고 선한 것만은 아니기에 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한다.
위에서 보면 그냥 동그란 원형인 커피잔도 옆에서 보면 전혀 다른 형태를 갖고 있다. (지금은 조심스러운 표현이 되었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라는 속담처럼 부분만 알고서는 전체적인 정확한 모습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만큼 어떤 역사적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음양의 측면을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승자의 기록이 모두 거짓이어서가 아니라, 이제껏 알지 못했던 다른 측면까지 모두 살펴본 후에야 비로소 그 인물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역사 속 위대한 패배자들이 현실 감각이 부족했음을 지적하며 ‘자기 확신과 오만으로 가득 차 도처에 있는 배신의 기미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업적을 이루고도 잘못된 이미지로 각인되어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되기도 한다.
미국 대통령 중 빈민과 흑인에게 가장 관대한 사회 정책을 폈으며, 미국에게는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되어버린 베트남전쟁과 25년간의 냉전 체제를 종식시킨 인물은 뜻밖에도 제 37대 대통령인 닉슨이다. ‘뜻밖에도’라 함은 그는 이제껏 사악한 표정에 찌푸리는 얼굴의 신랄하게 표현된 캐리커처로 기억되어 왔으며 ‘트리키 딕(교활한 딕)’이라는 별명으로 낙인찍힌 인물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외교와 성공적인 국내 정책에도 불구하고 워터게이트라는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결국 그는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되고 만다.
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닉슨이 몰락한 데에는 워터게이트 사건이 가장 결정적인 치명타이기도 했지만, 대중들에게 트리키 딕으로 각인된 그의 이미지도 한 몫 했으리라 본다. 정치인의 이미지나 겉모습에 속아 본래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는 것은 꼭 지난 역사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한쪽에 치우친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음으로 양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 *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이 책은 단연코 잔 다르크때문에 이 책은 반드시 읽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잔 다르크에 애증이 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뭔가 안타깝고 아쉬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뭔가 잔다르크를 패배자라고 하니 개인적으로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일까 이 책을 읽고 지은이는 왜 패배자라고 소개를 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녀는 진정으로 패배자인가 타인에 의해 패배자가 되어야만 했을까? 어떤 그룹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 무게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닐까 싶다. 흔히 하는 말중에 "왕이 되려는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읽으면서도 객관적 사실은 이해하면서도 그들 스스로가 추앙을 해서 전쟁터로 몰고 가놓고는 결국 그들 스스로가 화형대에 올려버리다니 아무리 다시 봐도 도무지 이해가 안되기도 하는데 그건 그 그룹의 리더였던 적이 없었으니 내가 그 모든것을 헤아릴 수가 있겠는가 정말 재미있다. 다시봐도 재미있다.
그외에도 아무래도 아는 인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었다. 클레오파트라이던지 트로츠키 라든지 체게바라 등등 말이다. 참으로 정치적인 배경이 끼게 되면 리더라 할지라도 수많은 이해관계에 둘러싸여서 제대로된 인물 평가를 하기가 일개 시민으로써는 굉장히 미묘하게 느껴졌다. 위대하지만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사에 오래도록 이름을 남길 수 있었기에 그래도 대단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역사에 이름 남기는건 정말 쉬운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럴까 살짝 아쉬운게 정치관련 인물이 많아서 아쉬웠다. 다양한 분야의 패배자들을 소개해주었다면 뭔가 다양한 관점을 느낄수 있었는데 그것이 살짝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다양한 이해관계를 속속들이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내용이 어려운 부분들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가진 아는 인물들은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탐구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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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와 패자. 이기는 자가 있으면 당연히 지는 자가 있는 법. 지는 자가 있어야 빛나 보이는 것이 승자이다. 과거에는 패자들은 추방을 당하거나 무리를 떠나기도 했고 심지어 배신과 자살까지 한 인물도 있다. 어떤 인물들은 최고의 위치에 오르며 존경과 경외를 받았지만 탄핵과 암살, 처형으로 패배자로 전락하며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인생을 건 전장에서 패배한 13인의 영웅들, 패배의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존경을 받기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위대한 13명의 인물들을 다루는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그들 말고도 더 많은 패배자들이 존재할 테지만 고대부터 20세기까지 패배자로 기록되어 있는 13인의 역사적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리더로서 과감하지 못하고 전쟁에서 필요하지 않은 배려심이란 약한 감정으로 추락하고 마는 한니발, 악덕, 저속한 매춘부로만 기억되지만 알고 보면 알려진 것보다 가치 있는 여성이자 여왕이었던 클레오파트라, 카이사르와 필사적인 대결을 벌이지만 결국은 내부의 분열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베르킨게토릭스, 절대 적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게 해준 위대한 전사이자 귀족 왕자 앙리 드 기즈, 어린 나이에 영웅으로 대접받자 오만과 자만에 빠져 치밀한 정치를 펼칠 수 없었던 콩데 대공, 혁명파에 맞서 싸우며 처형을 당하는 순간에도 떳떳함을 버리지 않은 그의 죽음이 전설로 기억되는 프랑수아 아타나즈 샤레트, 가족과 국가라는 선택지에서 국가를 선택하며 영광스럽게 싸우지만 결국 패배를 한 군인 로버트 리, 군벌을 물리치고 중국을 통일하고자 했지만 크게 패해버린 장 제스, 현실 정치와 타협하지 못하고 배신당한 혁명가 트로츠키, 혁명과 청춘의 상징, 패배를 예감하면서도 최후의 전투를 벌였던 체 게바라, 마녀로 몰려 화형대에 오르는 잔 다르크, 마지막 황제 몬테수마 2세, 저주받은 이름의 리처드 닉슨.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패배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자만, 오만, 허세, 우유부단, 나약, 교활함, 등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약한 감정으로 패배자로 전락해버리는 패배자들의 흥미로운 일대기를 통해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하고 현재의 삶을 뒤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승자들의 경우가 많다. 승자들에 가려져 패배자로 기억되어 버린 그들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과 영감을 주며 승자보다 더 위대한 패배자로 기억되고 있다.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를 통해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잘못된 오해를 바고 잡고 패배자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 본 포스팅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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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패자들은 반란을 일의 켰다고 낙인찍히거나 폭군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우리가 읽었던 위인 전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100~2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긴 역사에 비추어보면 거의 100년에 한번 날까 말까 한 인물들이다. 그만큼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지금의 나처럼 평범한 삶을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어려움을 이겨내었기에 그나마 역사의 한 페이지라도 장식하거나 이름이 포함된 문장 한두 줄이라도 실을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인자들 내지는 패자로 몰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역사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기에 후세 역사가의 노력이 없다면 그냥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가장 두려운 것은 역사에 기록되는 것뿐이라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데 기록이 충분하지 않은 과거의 기록들에 대한 평가는 오죽하겠는가? 역사학자들마다 평가가 다를 것이고 또 해석하기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책에서는 수많은 패배자들 중에서 그래도 비겁하지 않게 혹은 우리가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인물들에 대해 다루었다. 위대한 패배자들이 13명밖에 안 될 리는 없지만 저자는 자신들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인물들로 압축했으리라 생각한다. 역사에 대한 책은 시대를 따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있고 인물 위주로 전개해나가는 책도 있다. 당연히 전자가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책은 처음부터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에 대해 나름의 재 평가를 하는 것이므로 배경 지식이 충분하지 않다면 다소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13인의 영웅 중에서 몇 명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시대를 풍미하였기에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로마를 벌벌 떨게 만들었고 알프스산맥을 넘는 말도 안 되는 전술로 많은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한니발 장군이지만 반란 한번 일어나지 않도록 통제하는 카리스마를 지녔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망설였거나 너무 많이 계산하였기에 결정적인 판단을 하지 못해서 결국은 파멸하고 말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정도로 신중하였기에 위대한 패배자라도 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본인이 처한 불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는데 운이 따르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거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지만 지나치게 은유적인 표현을 하여 내용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던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했다면 이해가 쉬운데 처음 접하는 인물 편에서는 전후 관계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았다. 이과생이라서 그런지 지나치게 문어적인 표현을 접하다 보니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했다. 내가 아는 인물에 대해서는 상당히 빠져들었던 것을 봐서는 나의 배경 지식이 부족함을 탓해야 할 것이다. 13인에 올랐다는 것은 또 다른 선택을 받은 것인데 책이 어렵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해 다시 공부를 하고 다시 도전을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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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기록이자 흔적이다. 그것은 인간들 사이에서 만들어지기도,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사이에서 남기도 하며, 때로는 자연물 스스로 남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동물, 식물 등 자연환경의 과거를 다루는 학문은 역사가 아닌 자연사로 불린다. 조연이든 주연이든 인간이 남긴 과거 발자국만을 엄밀한 의미의 ’역사‘라고 부른다. 페르낭 브로델이 환경의 변하지 않는 지속성을 역사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지만 그가 밝히고자 한 것은 장기지속의 구조 속에서의 문명의 역동성이었다. 역사의 중심에는 항상 ‘인간’이 있다.
지금 책상에 있는 책들 중에는 다 읽은 책, 읽다 만 책, 읽을 예정인 책들이 역사책만 6권 있다. <<유대인의 역사>>, <<기독교의 역사>>, <<한반도 분단의 기원>> <<로마의 운명>> <<지리 기술 제도>> <<바이마르 공화국의 해체>>. 이 책들이 다루는 대상은 특정 집단, 종교 교파, 국제정치학적 외교 및 세력 관계, 환경의 영향, 국내 정치의 역학 등 이야기의 중심에 인간(그리고 인간이 만든 국가)이 있긴 하나 개인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 책들이 하나같이 흥미진진한 책들이긴 하나 읽다보면,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간접 체험하기’라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역사책 읽기의 목적 중 하나를 잊곤 한다. 그래서 일부러 가끔은 평전을 읽기도 하는데, 평전은 보통 분량 면에서 호흡이 긴 편이라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다행히 역사 읽기의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될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재미와 분량 면에서 모두 만족스럽다.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짧은 생애에 경험하고 드러내는, 즉 체현한 인물들은 역사의 승리자들이 아닌 패배자들이다. 역사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어느 순간 급격히 떨어지는, 하지만 때로는 재평가되어 다시 상승하기도 하는 이 책의 역사 인물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역사상 유명한 패배자들 중 저자들이 엄선한(?) 고대의 한니발, 베르킨게토릭스부터 중세의 잔 다르크, 앙리 드 기즈, 현대의 체 게바라, 리처드 닉슨까지의 13인의 인물들의 성공과 그에 뒤이은 실패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시대적 균형 및 알려진 정도(유명세)를 고려한 적절한 인물 선택은 둘째치고, 이들은 그들 자신의 운명에 기복을 가져온 실패 요인들 즉, 교만, 허세, 자만, 나약함 그리고 오만 등의 모습을 몸소 보여준다. 갈리아인들의 반란을 규합하여 그 대단한 카이사르의 목을 조여올 정도였으나 원인 모를 나약한 전략으로 카이사르에게 허를 찔리고 말았던, 그래서 개선 행진의 인간 전리품이자 구경거리로 전락한 ‘베르킨게토릭스’. 구교와 신교 사이의 죽고 죽이는 종교 전쟁의 시기 가톨릭파의 수장이 되어 국왕 못지않은 권력으로 파리를 점령하여 왕이 될 수도 있었던, 그러나 교만과 자만으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종국에는 국왕의 암살자들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인한 ‘앙리 드 기즈’, 10월 혁명의 주인공이자 레닌의 후계자이기도 했던 결단력과 명민함을 갖춘, 그러나 스탈린의 정치적 수완과 관료 정치의 중요함과 무서움을 무시한 오만함으로 망명지 멕시코에서 비참하게 암살당한 ‘트로츠키’
이 3명 외에도 다른 인물들의 찬란한 등장과 비극적 몰락의 극적인 대비는 자연스레 이들에 감정이입하고 비극적 운명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한 인물당 30쪽 정도의 간결한 분량에 패배자의 성공과 실패를 포함한 인생 전반을 극적으로 그려내 이들에 몰입하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는 그만큼 복잡한 인물 구도와 복잡한 상황, 오르내리는 감정선을 간결하고 세련되면서도 극적으로 묘사하는 탁월한 솜씨 덕분이다. 영웅적 인물로 과잉 소비된 게바라, 그의 볼리비아에서의 마지막 죽음을 예수의 죽음에 빗대어 묘사한 다음의 촌철살인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 “최후의 콘기스타도르는 ’골고다 언덕‘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의 골고다 언덕이 바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볼리비아였다는 것도(458p).”
위대한 패배자 13인의 굴곡진 삶의 여정에서 억지로 거창한 교훈을 끌어내지 않는다. 아마 그랬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은 항상 담담하게 서술된다. 이를 통해 오만과 교만과 우유부단함으로 몰락한 이들의 삶은 다종다양한 인간 삶의 일부, 다채로운 단면의 일개 편린일 뿐임을 깨닫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다는 점, 역사는 개인이 만들어 가는 것임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는 점이 교훈이라면 교훈이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한니발과 함께 칸나에 전투를 승리로 이끈 누미비아의 기병대장 마하르발이 한 말이었다. 용맹한 무훈으로 역사에 길이 남은 그 이름 한니발은 마찬가지로 카르타고의 장군이었던 아버지에게서 교양과 역사, 무공을 배웠다. 적은 수의 군사로 몇 배나 되는 로마군을 격파하기 위해 매 전투마다 섬세하게 전장을 선택하며 라틴족의 피로 로마 땅에 강을 만들었던 장군은 허나 사람의 한 길 속은 잘 몰랐던 듯하다. 어느 순간이 과감하게 치고 나가야 할 때인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아니, 장군이라는 지위에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따뜻한 배려심으로 군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큰 전투 후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수만 명의 부하들을 피 흘리지 않게 만들 빼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도 드러냈던 '인간' 한니발은 그때 로마를 밟았어야 했다. 로마를 불과 300km 앞둔 채 멈추었던 그는 결국 한없이 추락하여 최후를 맞이한다.
역사는 철저히 승자의 편이다. 패자는 역사라는 저술가에게 그다지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 그것은 피와 살이 튀는 실제의 전장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궁정에서 벌어지는 정치꾼들의 암묵적인 두뇌 싸움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오늘날 전쟁보다 더 전쟁 같은 기업 간의 세력 다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은 본디 승리를 좋아하는 것 또한 승자의 역사를 공고히 한다. 덕분에 영감과 재미를 담는 책은 거의 모두 승자의 눈부신 혁명, 승리, 성공을 담고 있다.
애초에 그 많은 승리의 신화를 본받고 마찬가지로 역사에 기록될 만한 승리를 거둔 이는 세계를 통틀어 믿기지 않을 만큼 소수에 불과하지만 패자는 넘쳐난다. 어째서 승자의 기록을 보고서도 사람들은 패자의 길을 걷는 걸까. 사람마다 각각의 진정한 승리 방정식이 달라서 그러하리라는 철학적인 이야기는 잠시 젖혀두어야겠다. 결국엔 패자가 된 이들도 처음과 중간 즈음에는 승리에 도취되었을 수도 있다. 승리를 만끽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무언가를 읽지 못하여 한없이 추락하였다. 한니발이, 클레오파트라가, 몬테수마가, 체 게바라가, 닉슨이 그러했듯이.
우리는 언제나 승리하지 못한다. 옛이야기를 불러오자면 팍스 로마나의 시절을 달리던 로마 제국도, 15~1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던 중국의 왕조들도, 오늘날의 GAFA로 불리는 IT 공룡들도 실패한다. 로마 제국은 1000년의 역사 동안 수도 없이 패배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의 왕조만 해도 몇 개이던가. 그 유명한 아마존과 구글, 애플도 1년에 수십 개의 프로젝트를 폐기한다. 명백한 실패를 인정하면서. 패배는 인간 사회에서 가장 필연적인 단어이다. 잠시간의 성공을 성취하기 위해 인간은 끝이 보이지 않는 인고의 길을 걸어야 하지만, 성공이란 궤도에서 추락하는 것은 원망스럽게도 쉽다. 살아남는 것, 외피를 매일같이 깨뜨리며 성장하고 발전하고 개혁하여 더 강한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성공'의 좁은 정의라 가정했을 때 성공은 결국 패배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또는 패배하더라도 다시 뛰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들어봤을 유명한 인물들이 한데 모였다. 추락하기 전에 이룬 업적이 너무나 위대하여 역사의 표지를 큼지막하게 장식한 인물들. 동시에 인생의 마지막에 도착한 나락이 너무나 암담하여 후대에 길이 남은 인물들. 그들은 놀라운 능력으로 성공을 진취적으로 맛본 위인들이다. 전쟁, 과학, 정치, 종교, 무역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비범한 역량을 발휘했다. 교양이 있었고, 기개가 높았으며, 사람을 잘 다루었다. 언변에 능했고, 역사에 능숙했다. 허나 자신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적을 미리 판단하지 못했다. 적을 무시하고 적을 알지 못했다. 수천 가지에 능했지만 단 몇 가지에 소홀했기에 결국 역사 속에서 위대한 패자로 남게 된 것이다.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은 역사를 장식한 승리자이자 최후의 패자인 인물들을 통해 인류가 지녀야 할 패배에 대한 쓰라린 교훈을 전한다. 단 한 번의 패배로 영원한 낙오자가 될 수 있는 치열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승리만을 다룬 '신화'에 도취되어 있다. 그다지 실망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은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은 어쩌면 승리한다. 수험 생활, 직장 생활, 사업,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승리의 신화'와 함께 성공을 맛본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그리고 그중 대다수가 추락한다. 다만 그들의 추락에는 과거의 13인이 그러했듯 한계가 없었다. 안전장치도 없었다. 심지어 13인은 우리와 같은 범인들보다 몇 배는 뛰어난 무언가를 지녔었는데도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패배는 후대인에게 필연적인 교훈을 준다. 성공을 간절히 원하는 인류가 반드시 씹어 삼켜야 할 교훈을.
익숙한 인물부터 이제서야 처음 접한, 그러나 그 또한 위대했던 인물들의 승리와 한없는 추락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가 추락할 때 체 게바라의 이야기가 반드시 안전한 날개가 되어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만 수천 년의 시간 속에서 고르고 골라 정리한 13인의 삶의 어느 한 모퉁이에는 누군가의 추락을 막아줄 작은 영감이 있으리라 믿는다. 하나의 작은 영감이 많은 이들의 패배를 막아줄 수 있기를. 그리고 잠시 추락한 이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힘찬 날개가 될 수 있기를. 패배는 어쩌면 세상의 대다수인 우리 범인들이 가장 친해져야 할 쓰디쓴 약일지도 모르리라.
패자의 역사로 승자의 궤도에,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책과함께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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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옛날 속담에 “훌륭한 말도 늙으면 느린 말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인물도 나이가 들면 평범한 사람보다도 못하다는 뜻이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지도자는 상관이 있다. 회사에서 힘들게 임원이 되면 위에 전무, 부사장, 사장이 있고, 또 사장이 되면 회장 또는 이사회가 군림하고, 그들에게 주주와 고객은 상전이다. 지도자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아랫사람들을 잘 이끄는 것 못지 않게 윗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만 상사의 반대로 일을 추진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 받지 못한다. 때로는 패자가 승자의 모습을 할 때가 있다. 아테네의 파괴적 혁신가 테미스토클레스, 송의 마지막 방패 악비, 소련 혁명의 수호자 트로츠키, 사막의 여우 롬멜, 세기의 혁명가 고르바초프, 한국전쟁의 숨은 영웅 리지웨이, 명나라를 세운 떠돌이 승려 주원장, 지금의 중국을 만든 한 무제까지, 격변의 시기에 등장해 시대를 바꾼 리더십을 발휘했으나 결국 패배자, 잊힌 승자로 기억된다. 이 책은 고대부터 20세기까지 패배자로 기록된 13인의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한때 영광의 정점에 올라 존경과 두려움, 감탄과 찬양의 대상이었으나 배신과 암살, 자살, 유형과 처형 등의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다. 역설적으로 실패의 원인을 기억하는 것은 승자의 영광을 흠모하거나 성자에 대한 기록보다 더 가깝게 다가오며 실천적이다. 책을 덮고 난 후에 놀랍게도 이 책은 내게 삶의 치유서로 다가왔다. 수만 번 험난한 파도를 맞아 휩쓸리기도, 헤쳐 나가기도 하는 우리 인생에서 몇 번의 실패와 성공의 순간은 어쩌면 찰나에 불과할 뿐, 대부분은 준비와 마무리의 시간들이다. 저자의 글을 통해 그 소중한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할 힘을 얻게 됐다. '때로는 패배자의 낙인이 정확하게 들어맞을 때도 있다. 우유부단하고 비겁했으며, 오만하고 무지했던 몬테수마 2세는 몇 줌도 안되는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이렇다 할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아스테카 제국을 통째로 갖다 바쳤다. 그가 믿고 의지한 것은 오로지 ‘깃털뱀 신’ 뿐이었다.' <책 속에서...> #도서협찬 #13인의위대한패배자들 #장크리스토프뷔송 #에마뉘엘에슈트 #류재화옮김 #책과함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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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서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들은 역사 속에서 승리자가 아닌 패배자일 것이다. 승리한 자들이 기록한 역사 속에 그들의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잊힌 영웅들을 프랑스의 역사 전문 기자 장크리스토프 뷔송과 역사학자 에마뉘엘 에슈트가 역사의 중앙으로 소환했다. 소환된 13명의 역사 속 패배자들의 이야기는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에 출생에서 성장, 죽음에 이르기까지 흥미롭게 담겨있다. 개인적인 부분에 역사적인 이슈를 포함해서 재미나게 서술하고 있다.
부제 '한니발부터 닉슨까지 패배자로 기록된 리더의 이면'에서 알 수 있듯이 고대부터 20세기까지 광범위한 역사 속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긴 역사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중에서 열세 명만을 다루고 있다. 그들을 선택한 기준은 무엇일까? 다분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별하고 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선택에 절로 공감하게 된다. 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처음 접하는 것도 있고 조금 더 깊게 알게 된 이야기도 있지만 이야기들의 기본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또 흥미롭다는 것이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공해 준 13인의 삶은 정말 실패한 것일까?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조국을 지킨 훌륭한 여왕이었지만 서양의 역사 속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왜일까? 또 잔다르크가 화형을 당하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오랜만에 책에 빠져들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인으로 칭송받는 로버트 리 장군이 원래는 북부군에 섰어야 했다는 이야기는 새로웠다. 연방주의와 노예 해방을 지지한 장군이 왜 남군의 총사령관이 되었을까?
스탈린보다 더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도 권력에서 밀려나 멕시코에서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트로츠키는 왜 현실 정치와의 타협을 못했을까? 혁명에 일생을 바치고 영웅적인 삶을 살다간 체 게바라의 진짜 모습을 저자들은 왜 '더 자기 파괴적인 스탈린'이라 평하는 것일까?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워터게이트 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리처드 닉슨이다. 도청과 거짓말. 하지만 그를 다시 보게 해주는 또 다른 것이 있었다. 무엇일까?
저자들은 패배자들의 패배 원인을 자만, 교만, 우유부단, 비겁함 등의 다양한 원인에서 찾는다. 그리고 그들의 패배를 통해서 역사가 주는 의미 있는 교훈을 보여준다. 일인자가 될 수 있었던 하지만 다양한 까닭으로 패배한 이들의 안타까운 삶 그 자체가 교훈인듯하다. 하지만 승자독식 세상이 이어지는 한 또 다른 '위대한 패배자들'은 생겨날 것이다. 그들의 삶은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품었던 열정과 꿈은 또 다른 가치로 평가되어야 할 듯하다. 여기 등장한 13인의 열정과 꿈도 함께.
"책과함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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