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몸, 나의 선택>은 캐나다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낙태 금지의 역사와 낙태권을 얻기 위한 다양한 투쟁사를 소개한다. 대체 언제부터 낙태금지법이 생겼을까?
오랜 옛날부터 낙태는 여성의 삶의 일부였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산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낙태라고 했다. 5천 년 전 중국 신화에는 다양한 약초를 이용한 유산 유도법이 나오고, 3천5백 년 전 기록된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낙태에 관한 증거가 남아있다고 한다. 중세에는 임신부가 태동을 느끼기 전까지 임신을 종결하기 위해 약초 혼합액을 마시는 일이 흔했다. 그만큼 낙태는 여성의 당연한 권리로 인식돼 온 것이다.
책을 보면 낙태 금지의 역사가 인종차별주의에 뿌리를 둔 노예제도의 역사와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식민지 시대 미국의 백인 입법자들은 노예를 들여와 생산 활동에 이용하면서 늘어나는 노예의 수에 위협을 느껴 백인이 다수로 존재하기 위해 백인 여성들의 낙태를 법률로 금지했다. 1807년 노예수입이 금지된 후로는 노예 수를 늘릴 목적으로 노예주에 의한 강간과 강제 출산이 비일비재했지만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로 흑인의 증가를 막기 위해 노예여성들에게 강제적인 불임 수술을 자행했다. 한마디로 백인 남성들의 정치ㆍ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백인여성과 노예여성 모두에게서 생식권의 자유를 박탈한 것이 낙태 금지의 역사의 출발이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로도 낙태 금지법은 남아있어 1910년경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낙태 금지법에도 예외를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의사가 판단하기에 산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낙태가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한 것이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낙태가 불법이라고 해서 멈추어진 것은 아니다. 여성들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원치 않는 임신을 종결하고자 애썼고, 돈 많은 여성들은 의사를 통해 안전한 시술을 받았다. 반면에 가난한 여성들은 무면허 업자의 손에 맡겨지거나 스스로 위험한 약을 먹었다가 질병을 얻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았고, 미혼모라는 낙인을 얻기도 했다. 결국 낙태 금지법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돈이 없는 가난한 여성들이다.
인간다울 권리에 대한 억압은 어디에서나 저항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낙태권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임신을 종결하고자 했고, 도움을 주기도 했다. 여성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많은 의사들이 면허증을 걸고, 심지어 징역형의 위험까지 감수하고 법을 어겨가면서 낙태를 해주었다. 다른 의료전문가와 상담가, 성직자는 임산부들이 불법이지만 안전하게 낙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196,70년대의 여성해방운동에서는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낙태권을 성 평등의 핵심으로 보고 생식권 투쟁에 초점을 맞추었다. 미국은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우 대 웨이드 사건의 판결을 통해 모든 낙태법을 폐지했고, 캐나다는 유명한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평가받는 ‘낙태 캐러밴’ 운동을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1988년 낙태법 위헌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활동가 조이스 아서의 말은 여성에게 생식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낙태권은 정말 기본적인 인권입니다. 자신의 생식능력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면 삶이나 몸도 통제할 수 없을 테니까요. 아기를 낳을지 말지, 낳는다면 언제 낳을지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다른 권리도 충분히 누리지 못할 겁니다.”
낙태권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흔히 종교적 믿음에 근거를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종교인이 같은 생각을 지닌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책 속에 나오는 '생식 선택을 위한 종교연합(RCRC)'의 대표 윌리 파커 박사다. 기독교인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노예의 후손인 그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몸과 운명, 삶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이제 그는 낙태 서비스 제공자로서 자신이 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여러 해 전부터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낙태가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지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남아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낙태에 관한 오명 때문에 낙태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점과 젊은이와 장애인 같은 소외계층의 서비스 이용 장애, 그리고 낙태권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로비단체들의 끊임없는 방해활동이다. 또 역사는 앞으로만 가는 게 아니어서 트럼프 정부에서 행해진 많은 주들의 반낙태 법안들도 남아있다.
한국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대체입법이 만들어지지 않아 낙태 여성과 의사를 처벌하는 조항이 폐지되었고, 2021년 1월1일부터 낙태죄가 사라졌다. 하지만 여성의 삶은 실질적으로 변한 게 없다. 정부가 인공임신중절약을 신속하게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가교임상 시험’ 등을 이유로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성계는 “세계적으로 검증 절차를 거친 약물인 만큼 가교임상 시험을 생략해 여성들이 불법적인 임신중절약물을 쓰는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낙태권의 역사와 투쟁 과정을 소개하는 이 책은 생생한 사진 자료를 통해 낙태권을 넘어 생식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책은 임신중절에 관한 작은 잡지 같다. 그래서 가볍게 일기 좋은 책이다.
나는 임신중절에 관하여 반대도 찬성도 하지 않는다. 당연히 가져야 하는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찬성이 아니냐 하겠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걸 논하는 걸 이상하다 여기기 때문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남의 임신을 하겠다는데 반대하는 것도 찬성하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닌가. 임신 중절 또한 마찬가지로 찬성과 반대가 오가는 게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임신중절에 관하여 무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임신중절을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으로 인해 편견에 휩싸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수술은 큰일이고, 후유증이 있으니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찾아보지 않았으니 정말로 그런 줄 알았었다. 이 책을 통해 보니 길어야 15분 정도밖에 안 걸리고, 수술 후 다음날이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위험하지 않은 수술이라는 것이다. 임신중절을 한, 집도한 사람의 의견이니 이 말이 맞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산후우울증처럼 한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오히려 후련함과 안정감을 느낀다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부정적으로 바라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임신중절에 관하여 임신중절의 의미 말고 제대로 아는 게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여기 나온 사이트 등을 통해 여러 정보를 찾아볼 계획이다.
이 책 속에 표현된 임신중절을 반대하는 집단은 모순된 부분이 많이 보였다. 임신중절은 살인이니 반대한다지만, 본인이 살인을 저지른다. 태어난 아이를 생각하라고 하지만, 고통에 허덕이는 임산부는 신경 쓰지 않는다(정말 아이만을 생명이라 여기거나 중요히 여긴다면 그건 생명에 경중을 따지는 아주 위험한 행위다,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외 여러 모순점을 보여준다. 그런 걸 볼수록 정말 생명을 경시한다고 생각해서 행동하는 것인지, 그냥 선택권을 주는 게 싫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어떤 이유에서 반대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임신중절도 차별성을 띤다는 것도 놀라웠다. 지원금을 통해 금전적 도움을 받았는데. 그걸 막으니 가난한 사람은 힘들어진다. 그래서 결국 안전하지 않은 방법을 통해서 임신중절 수술을 받는다. 안전하지 않게 수술을 받으니 합병증을 얻게 되는 사람도 많았는데. 치료 또한 돈이 들어 힘들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돌아가신 분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를 보면 임신중절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의도치 않은 임신을 이어가게 되면 어떤 사람에게는 학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과거에는 오히려 임신중절을 막지 않았다고 한다. 하는 방법을 몰라 여러 약초를 먹고, 과격한 운동을 하고, 수은을 마시는 등 여러 방법을 행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어린 활동가가 많았다. 피해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용기를 낸 것이다. 두려워하면서도 용기를 냈고, 결국 많은 것을 이뤘다. 그런 활동가를 보며 존경스러웠고, 본받고 싶었다. 그리고 이 사진은 여러 활동가가 전하는 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