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서홍 작가님의 신간 시집을 읽으며 계속 생각나서 흥얼거리던 노래가 뭔지 한참 찾았는데 태연의 사계였다. 이 노래를 틀어놓고 책을 읽으면 작가님이 의도하신 감정이자 계절을 극대화해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표지의 도형 색감이나 배치가 심플하고 제목에 감성이 한가득이라 마음에 쏙 들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표지가 마음에 들어 작가님의 SNS를 따로 찾아보았고 그로 인해 알게 된 말이라는 시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이 시가 『계절은 아픔을 먹고 살아간다』를 읽게 된 결정적인 계기이다. 말 오늘도 말하지 못했다 너에게 꽂아야 할 말을 자꾸만 나에게 꽂아댄다 내가 나를 죽여간다. 나는 사랑에 있어서도,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상대방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해 결국 나에게만 말을 꽂아대는 타입이라 내가 나를 죽여간다는 말이 유독 공감됐다. 작가님의 감정뿐만 아니라 독자인 내 감정까지 시에 녹아든 느낌이었다. 책 소개 2020년, 시집 『황홀하더라니요』로 일상에 따뜻한 시선을 보낸 이서홍 작가가 새 시집으로 돌아왔다. 뜨겁고, 차갑고, 미지근하고, 오묘한 감정의 온도들을 시에 담아냈다. 때에 따라 변하는 감정의 온도를 계절 속에 녹여 그렇게 사계절을 완성했다. 시집 『계절은 아픔을 먹고 살아간다』는 서서히 변해가는 글의 온도를 마치 계절이 변하는 듯 그려냈다. 그렇기에 이 시집은 뜨겁고도 차가우며 가볍고도 무겁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감정이자 계절이기 때문이다. 어린 날 아무리 가진 게 없어도 희망 하나 붙잡고 살아나던 어린 날이여 지금은 그 어디로 가버렸나 살아나리라 굳게 다짐하던 나의 어린 날은 어디로 가버렸나 이제라도 그날의 날 만난다면 이 말은 꼭 해주었을 텐데 더욱 멀리 날아올라 희망을 전하는 아름다운 한 마리 새가 되라고. 가냘프지만 묵직한 무언가를 노래한 시에 가장 걸맞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어린 날일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담겨있다. 나는 죽었다 길가에 살짝 피어난 작은 저 생명이 하찮아 보이는 순간 나는 죽었다 식탁에 차려진 누군가의 수고로움을 무시하는 순간 나는 죽었다 책 속에 녹여진 한 인간의 번뇌를 덮어버리는 순간 나는 영원히 죽어버렸다. 아스팔트 사이에서 저도 살아보겠다고 힘겹게 피어난 작은 생명을 하찮게 여겼고 식탁에 차려진 누군가의 수고로움을 당연하게 여겼다. 나는 여러 번 죽었고 이 시를 읽은 지금에서야 반성했다. 이제 나는 살아있는 사람이고 싶다. 봄에도 당신은 참 아름다웠고 여름에도 당신은 참 시원했습니다 가을에는 낡은 책들을 많이 사랑했고 겨울에는 참 한결같았습니다 봄에도 나는 당신을 그리워했고 여름에도 나는 참 사랑했습니다 가을에는 낡은 사진들을 많이 쳐다봤고 겨울에는 참 사무쳤습니다 ??? 마지막 시인 사계절은 책 소개를 그대로 담아놓은 듯 했다. 서서히 변해가는 글의 온도를 계절에 녹여냈다. 개인적으로 필사하기 좋은 시라는 생각이 든다. 시 하나하나가 날 그 계절로, 그 공간으로 데려가는 것 같았다. 읽다가 루즈해지거나 집중력이 흐려질 수도 있는데 페이지 하단에 작고 귀여운 그림이나 짧막한 문장들이 나와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런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디테일하게 생각한 것 같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자 감성의 계절이니 한번쯤 시집 『계절은 아픔을 먹고 살아간다』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
|
거미줄 |
|
[계절은 아픔을 먹고 살아간다]는 제목이 은유하고 시사하고 상징하는 의미가 왠지 짠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이 시집 전체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이런 궁금증을 갖고 책을 펼쳐 보니, 목차 다음에 가장 먼저 나오는 ‘당신께 드리는 말’에서 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당신께 드리는 말의 전문은 이렇습니다. ‘봄이 아픕니다. 여름도 아픕니다. 가을도 아픕니다. 여전히 겨울도 아픕니다. 당신과 사랑을 시작한 그 계절부터 나는 아픔을 먹고 살아갑니다. 몇 해를 지나온 이 계절이 아직도 아픔을 먹고 살아갑니다.’
작가가 겪고 있는 아픔의 근원은 바로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 유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픔을 사랑이라고 정의하니, 곧장 우리가 70년 대에 애창하고 크게 유행한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유행가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려고 사랑을 찾고 사랑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나 인용한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은 슬픔과 아픔이라는 반전이 왠지 마음 한 켠을 싸하게 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랑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고 사랑을 찾기에 바쁘고, 사랑을 하려고 몸부림을 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랑은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건강에 좋지 않음을 알면서도 마약을 투약하는 마음과 흡사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은 우리 인류의 필수적 감정이고, 사건이겠지요. 사랑하지 않는다면 미워한다는 것이고,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후손도 생산하지 못하니, 아무리 어려운 사랑이라도 해야겠지요.
사실, 사랑은 힘들고 어려운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시에서도 나오듯이 차가운 눈밭에 나오는 봄동과 같은 것이고, 추운 겨울 동안 봉오리로 준비하는 꽃봉오리 같은 것이 사랑이라고 동의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 책의 모든 시에서 사랑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소개하고자 했음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은 ‘시’라는 시에서, ‘마음이 고파 당신과 사랑을 한다’고 하네요. 마음 뿐이겠습니까? 생각도 고프고, 정신도 고프고, 영혼도 고프고, 내게는 없고 부족한 모든 것을 채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사랑을 하겠지요.
사랑이 비록 아픔이고, 눈물의 씨앗일지라도--- 불나방이 불에 타서 죽을지라도 한사코 활활 타오르는 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사랑은 죽음보다도 더 강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이 이 책을 출판할 때 쓴 시인지 모르겠으나, 이 책 끝 부분에 있는 ‘일상’이라는 시의 내용과 분위기가 코로나 상황과 맞닿아서 깊은 공감이 됩니다. ‘당신과 마주 앉아 함께하던 일상이 그립습니다’로 시작된 시가 내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울적하게 합니다.
그리고, ‘부디 몸도 마음도 건강히 이 계절을 살아주시기를’하고 바라는 시인의 기원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모두에게 보내는 기원같이 들립니다. 이 코로나 계절이 다 지나도록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를 충심으로 빌어 봅니다.
|
|
시집은 부담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 좋다. 평소 소설류의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가끔 이렇게 시집을 읽으면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도 나고 여유도 느낄 수 있어서 찾아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뜨겁고, 차갑고, 미지근하고, 오묘한 여러 가지 감정의 온도들을 시에 담아냈다고 한다. 감정의 온도를 계절 속에 녹여 그렇게 사계절을 완성한 시집. '계절은 아픔을 먹고 살아간다'라는 이서홍 작가의 두 번째 시집이다. 읽다 보니 따뜻한 시들이 많아서 이서홍 작가의 첫 번째 시집, '황홀하더라니요' 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봄이 아픕니다. 여름도 아픕니다. 가을도 아픕니다. 여전히 겨울도 아픕니다. 당신과 사랑을 시작한 그 계절부터 나는 아픔을 먹고 살아갑니다. 몇 해를 지나온 이 계절은 아직도 아픔을 먹고 살아갑니다.
중간 봉오리라는 시에서는 '그대만의 봉오리를 칠해주세요'라는 페이지가 나오고 얇은가지만 하나 그려져있는데 이 부분 또한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수채화로 나만의 봉오리도 그려봐야지 :)
그냥
그냥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는 네 생각을 그려본다
그냥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밤에는 달을 콕 찍어 맛을 본다
참으로 달다 달아.
이런 시적 표현을 정말 사랑한다. 평소 생각하지 못 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고, 무수히 접하는 글자와 문장들이지만 시적 표현이 들어가면 색다른 문장이 되고 표현이 되면서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가치는 무한하다.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시. 가끔은 나도 한 글자 써보고 싶지만 마음만 굴뚝같고 행동은 안 따라줘서 항상 포기하곤 한다. 시를 차근차근 하나씩 읽다 보니 읽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시집의 마지막은 감사의 글과 함께 '스물의 이서홍 드림'이라고 쓰여있었는데, 정말 어린 작가인데 이런 감성이 나올 수 있음에 너무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나올 다음 시집들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
학교 공부외에 시집은 정말 오랜만에 읽어본다. 오랜만에 읽어내려가면서 일반적인 다른 소설이나 에세이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시 속의 상황을 상상하게 된다. 시의 글을 짧다. 하지만.. 저자는 그 짧은 시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담아놨을까? 그 시를 읽는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까?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고민하게 했다.
그중 내가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시가 있어 적어본다.
용기
날 향해 날아오는 침방울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
날 향해 준비된 눈초리에 마음 아파하지 않을 용기
날 위해 차려진 정성에 누구보다 행복해할 용기
p48
나에게는 이런 용기기 있을까.. 날아오는 침방울을 피하기 급급했고 눈초리에 마음아파 항상 쭈구리고 살았다. 날 위해 차려진 정성에는 당연한듯 받아들였다. 그래서 행복이란 느낌을 받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그런 행복한 느낌을 거부했는지도 모른다. 난 용기없이 비겁함만 남았다. 나를 조금 더 단단히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용기를 내어 보자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내듯이 나 자신에게도 용기를 내어 나를 지켜보자.
두려움
헤어지는 건 두렵지 않아 다시 볼 수 없는게 두려운 거지
떠나가는 건 두렵지 않아 돌아오지 않는 게 두려운 거지
사랑하는 건 두렵지 않아 네가 없는 나일 때, 그게 두려운 거지
p63
두려움은 무엇일까... 나의 두려움은 아주 단순했던거 같다. 헤어지는것 그래서 내가 혼자가 되는것에 두려워 했고 나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움에 적응하는것에 두려워 했다. 나의 두려움은 모두 내가 혼자가 되어갈을때 두려워했고 거부했다. 나의 두려움은 단지 그 당시 느꼈을 내 감정에만 치부되었다. 저자가 느꼈을 두려움과 내가 느꼈을 두려움은 너무도 다른듯 하다. 나는 지금도 모든것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당장 살아내야하고 살아가야하는 동안 내가 느끼는 감정에 말이다.
나는 살아가고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내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우리모두를 단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스쳐지나간다. 우리는 그런 스침을 알지 못한채 살아간다. 한번쯤 계절을 느끼고 잠시만 쉬어보자
*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을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
봄에는 "보고싶다." 여름에는 "우리 참 좋았는데" 가을에는 잠시 현실에 살다가 겨울에 다시 고독해진다.
계절은 반복되기에, 여전히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시집의 제목을 '계절은 아픔을 먹고 살아간다' 라고 지은 것이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감성 한 스푼을 넘어
10L 넘게 원샷해버렸다.
자기계발서도 좋지만,
가끔 이런 감성적인 글귀를 읽는 것도
마음에 안식처를 마련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시집 제목을 보고
사랑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안 그래도 외로운데 더 외로워진 것 같다.
어쨋든,
힐링이 필요할 때 읽기 좋은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