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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Minarik 저, Maurice Sendak 그림, 원제 [Little Bear (1957)].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땐 50년대 출판된 책 같지 않게 그림도 단아하고 아기 곰과 엄마 곰의 얘기라 마음에 들어했다. 그런데 내가 직접 읽어 보고는 결국 선물하지 못하게 된 또 하나의 책이 됐다.
첫 번째 스토리 "무얼 입지?"에선 꼬마 곰이 엄마에게 "엄마, 나 추워. 눈 좀 보세요. 나 뭔가 입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엄마 곰이 만들어 준 것은 옷이 아니라 모자다. 모자를 쓴 아기 곰은 좋아하며 밖으로 놀러 나가지만 곧 되돌아 와 "엄마, 나 추워. 뭔가 입고 싶어요."를 되풀이 한다. 엄마 곰은 다음에는 외투를 만들어 주고 다음에는 방한 바지를 주고 그래도 춥다는 아기 곰에게 "모피 외투라도 필요한 거니?"라고 묻고는 그렇다는 아기 곰의 옷을 차례로 벗기고는 "봐라. 모피 외투 여기 있네."라고 말한다. 아기 곰은 자신의 털을 보며 신나 하고 그 다음부터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이야기를 처음 읽으면서는 황당했다. 그림에서 엄마 곰 자신은 옷을 입고 있는데다 또 다른 치마를 피팅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춥다는 아기 곰에게 옷도 안입힌 채 기껏 만들어 주는 게 모자? 그 다음 이야기 "생일 수프"도 마찬가지로 이상했다. 불쌍한 아기 곰(여전히 벗고 있는)은 자신의 생일인데 엄마는 보이지 않고 초대한 친구들이 올 시간이 되자 자기가 직접 수프를 끓인다. 수프 먹을 때가 되자 엄마가 케익을 들고 나타나 "엄마는 네 생일을 잊지 않았단다"라고 말하지만 요즘 아이들 같이 떼쓰는 게 아니라 "엄마가 내 생일을 잊지 않아서 정말 기뻐요."라며 엄마 곰에게 안기는 아기 곰의 모습은 연민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child abuse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했던 이 책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게 된 것은 작가들의 프로파일을 보고 저자가 이민자 가정 출신이고 어쩌면 시기적으로 (글쓴이의 출생연도는 안나와 있지만) 어린 시절이 미국 대공황기와 일치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서야였다.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의 연민어린 기억들을 그린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정서 같았으면 어려운 사정 때문에 아기 곰에게 옷을 제대로 지어주지도 못하고 생일잔치도 겨우 열어주는 엄마 곰의 슬픔을 표현하며 눈물을 자아냈을 텐데 (엄마 곰이 자신의 옷은 없어도 아이 옷을 어떻게든 마련해 준다고 해야 한국정서에 맞지 않겠는가) 여기에선 그러한 감정도 표현되어 있지 않고 집이 어렵다는 것도 직접 언급되어 있지 않아 문화가 다르고 시대가 다른 우리가 읽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히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과연 요즘 아이들은 이 책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유치원 이하의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는 내용이 너무 우울할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고마워, 고양아. 네가 생일 수프를 좋아하면 좋겠다. 지금 생일 수프를 만들고 있거든."하고 꼬마 곰이 말해요. 고양이가 말하지요. "너 정말 요리할 줄 아니? 네가 정말로 맛있는 요리를 만든다면, 난 그 요리 맛있게 먹을게." "음, 좋았어. 생일 수프가 따끈따끈하다. 지금 먹어야겠어. 엄마를 기다릴 수는 없어. 난 엄마가 어디 있는지 모르거든."하고 꼬마 곰이 말해요. 고양이가 엄마 곰이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보고는 말합니다. "기다려, 꼬마 곰아. 아직 먹지 마. 눈을 감고 하나, 둘, 셋을 세렴."꼬마 곰이 눈을 감고 말하지요. "하나, 둘, 셋." 엄마 곰이 커다란 케이크를 갖고 들어와요. "자, 이제 눈을 떠."하고 고양이가 말하지요. "아, 엄마, 정말 멋진 케이크예요! 생일 수프도 맛은 괜찮겠지만, 생일 케이크만은 못해요. 엄마가 내 생일을 잊지 않아서 정말 기뻐요."하고 꼬마 곰이 말해요."그래, 생일 축하한다, 꼬마 곰아! 이 생일 케이크는 널 놀래 주려고 그랬던 거야. 엄마는 네 생일을 잊지 않았단다. 앞으로도 절대 안 잊을 거고."하고 엄마곰이 말합니다. |
| 모리스 샌닥이라는 작가가 그 지명도에 비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유는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작품의 정서가 우리 것과 너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로 등장하는 괴물들의 모습은 동하 특유의 회화성은 없고 너무 사실적이고 끔찍해서 보기만 하여도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난 책="" 일기가="" 좋아=""> 시리즈 중 꼬마 곰은 그런 느낌은 거의 없다. 6, 7세를 겨냥한 것이라 그러지 몰라도 꼬마 곰 이야기를 통하여 어린이들이 쉽게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모리스 샌닥의 정서와 우리 정서가 너무 다르다고 좋은 책이 아니니 하는 규정을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