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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
"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 내용보기
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 김경집, 김건주 도서출판CPU/2021.8.29. sanbaram   때로는 이미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짚어보고 성찰하는 것으로도 성긴 하루의 밀도를 조절할 수 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삶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의 저자들은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말한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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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

김경집, 김건주

도서출판CPU/2021.8.29.

sanbaram

 

때로는 이미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짚어보고 성찰하는 것으로도 성긴 하루의 밀도를 조절할 수 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삶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의 저자들은 따로 또 같이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 또한 따로, 그리고 함께 사유하고 쓴 글들을 여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묶은 모음이라고 말한다. 저자 김경집은 25년 배우고, 25년 가르치고, 25년은 대학을 떠나 마음껏 글쓰고 공동체문화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대로 살고 있다. <인문학은 밥이다등의 인문교양서와 생각을 걷다>, <나이 듦의 즐거움등 에세이집 등 40여 권을 썼고, 2010년 한국출판평론상을 받았다. 공저자 김건주는 교수, 작가, 목사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며 살아왔고 살고 있다. 에세이 지금 당신의 인생엔 어떤 예수가 계십니까?>, <내가 나에게등이 있다.

 

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의 서문에서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의 하루이지만, 그 시간의 밀도를 정하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권력, , 명예가 그 밀도를 좌우하는 건 아닙니다.(p.9)”고 말하며, 늘 미리미리 준비하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것도 잘 사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삶은 때론 애틋하고 뿌듯하고, 때론 힘겹고 고통스럽다. 그 모든 것이 우리 삶의 부분들이다. 사막에서 살아있는 식물을 볼 수 없다. 아무도 땅속에 웅크리고 있는 씨앗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막에 묻힌 씨앗은 짧게는 3, 길게는 10년에 한 번 내리는 비를 기다렸다가 일제히 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운다고 한다. 우리는 연약한 존재로 태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이지만, 자기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다. 이렇게 나를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오늘 내가 있는 자리가 중요하다. 우리가 몸담은 공동체가 유지되는 법칙과 구성원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학습하고 선택하게 된다. 닮거나 배우고 싶은 것이 없다면 그것은 내가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를 완성해갈 마음이 없어서다. 성장은 나를 향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마음만 먹으면 일상도 여행이 됩니다. 익숙한 길을 걸을 뿐,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자의 낯선 눈으로 보면, 같은 곳에서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합니다.(p.53)” 우리는 비슷한 구름을 볼 뿐, 같은 구름을 보는 것이 아니다. 습관처럼 같은 음식을 주문하지만, 같은 음식을 먹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다. 낯선 시간과 공간에 있어도 나는 여전히 나일뿐이다. 마음이 바뀌면 익숙한 시간과 공간에 있어도 달라진 나를 만날 수 있다. 당신이 있어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고백할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이미 삶은 축복입니다.(p.58)” 그리움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고 그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 그것이 행복을 찾고 누리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같은 일을 해도 쓸모에 따라 평가대우가 다릅니다. 같은 경기장에서 함께 달리고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에 관한 값은 천차만별입니다.(p.61)” 프로 스포츠 세계만큼은 아니어도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소속에 따라, 신분에 따라, 직급에 따라 같은 일을 해도 달리 평가되고 다른 보상이 주어지고, 결국에는 다른 사람으로 대우한다. 쓸모는 상황에 따라 변한다. 변하는 것을 기준으로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가장 지독한 어리석음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항상 매순간 쓸모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쉽게 합니다. 물론 국립국어원의 판단에 따르면 소매가 스친 상황이라 해도 인연이라는 의미로 써도 된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착각이나 착오에서 빚어진 말입니다.(p.75)”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 한다. 옷소매 끝의 깃을 옷깃으로 착각한 거란 말이다. 옷깃은 저고리나 두루마기의 목에 둘러대어 앞에서 여밀 수 있게 된 부분으로 한복에서는 위 가장자리가 동정으로 싸인 부분이다. 양복의 경우도 윗옷에서 목둘레에 길게 붙어 있는 부분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니 옷깃을 스치려면 최소한 껴안아야 가능하다. 제대로 스치려면 쎄게 껴안아야 한다. 꼭 연인이 아니라도 누군가와 옷깃을 스치는인연이 꼭 껴안아 줄 수 있는그런 관계일 수 있으면 사는 게 조금은 덜 헛헛할 것 같다. 그러려면 상대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것을 잘 간직하며 챙겨야 하는 건 필수라고 말한다. 함께 걸으면서 손을 잡을 수 있는 관계는 연인이나 가족 사이에서나 가능하다. 손을 잡으면 상대의 체온이 내게 전해진다. 내 손의 온기도 상대에게 전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란히 걸으면서 손을 잡으면 마주 보고 있을 때보다 때론 더 친밀하고 애틋해진다.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질감과 동지애를 느끼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믿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중한 인연을 믿음으로 지켜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모든 바람이 다 맵고 혹독한 것은 아닙니다. 꽃가루를 옮겨주고 씨앗을 퍼뜨려주기도 합니다. 바람이 없다면 숲이 만들어질 수 없는 건 그 때문입니다.(p.90)” 며칠 전에 지나간 태풍 힌남노처럼 지나치거나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한꺼번에 몰아치면 꺾이고 휠 수 있지만, 모든 바람이 그런 것도 아니다. 이겨내야 할 바람이 있고 누려야 하는 바람이 있다. 삶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맵고 힘든 바람도 함께 부대끼며 버티면 이겨낼 수 있다. 숲은 그것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보여준다. 수십 년을 버텨내며 살아온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 숲에 기대어 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듯 우리 또한 많은 것들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수록 혼밥의 삶이 늘어납니다. 식당에도 혼밥족을 위한 테이블을 따로 마련하는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보지 못하던 풍경입니다. 사람은 함께 어울리며 사회적 삶을 사는 존재입니다. 음식은 사회적 삶과 관계 맺기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의미를 깊게 해줍니다. 그것이 음식이 갖는 특별한 의미이기도 합니다.(p.100)” 그런 점을 고려하면 혼밥은 서글프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모든 감각을 깨우고 그 손길을 느낄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물론 쫓기는 삶 때문에 우겨넣는 음식으로서의 혼밥일 때는 그런 기회조차 사치이기는 하다. 김훈은 그의 산문집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밥은 누구나 다 먹어야 하는 것이지만, 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밥만이 각자의 고달픈 배를 채워줄 수 있다.”라며 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늘 반복되는 세 끼 식사에서도 맛과 영양뿐 아니라 많은 것을 성찰하고 깨달으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게 조금은 고맙기도 하다. 위대한 사상가는 좁쌀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있다 했다. 쌀 한 톨에는 더 많은 것이 담겨있을 수 있다. 그걸 느낄 수만 있어도 먹는 일이 얼마나 위대하고 신성한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을 듯하다고 말한다. 인간은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만 먹는 게 아니라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해 먹는다. 인간의 진화는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음식과 식사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인간 존재 가치의 퇴행이 아니라 바람직한 진화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면 더 좋겠다. 목구멍에 쑤셔 넣는 행위가 아니라 쌀 한 톨에서 우주를 음미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을 소화하는 것일 때 먹는 일은 신성하다. 혼밥은 그 기회를 주는 초대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큰일을 겪고 나면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엄청난 축복이라는 걸 깨닫기도 합니다. ‘아무 일도 없다는 것만큼 고마운 일이 또 없습니다.(p.118)” 무탈하다는 말처럼 살가운 말이 없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저자는 둘째 아들의 혼인에 양가 합쳐서 49명만 참석하는 결혼식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니 예전 모든 하객이 찾아와 인사를 나누고 축하하던 게 신랑신부와 혼주에게 큰 행복이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타성으로서 같음이 아니라, 어제의 힘을 그대로 간직한 오늘은 어제를 담으면서 진화한 하루라고 말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지만, 생각을 갖고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습관을 제2의 천성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갖고 태어나지는 않습니다.(p.189)” 그러면 지금의 내 생각과 취향은 내가 창조하여 갖고 있는 것일까? 우리 중 생각을 창조할 만한 경지에 오른 사상가와 새로운 장르를 창조할 만한 경지에 오른 예술가는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내가 선택한 생각과 취향이 분명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태어나 자라면서 만난 환경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주체적으로 선택해 가진 생각과 취향은 내 생각과 감성의 총량 중 일부분에 지나지 않다. 늙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 나잇값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신체는 젊은데 생각은 오래되고 어리다. 삶이 익지 못해 오래 묵은 풋과일 같은 이들이 있다. 익어야 할 것이 익지 않으면, 사람도 인생도 그렇다. 향이 진하고 맛이 깊은 와인처럼 나의 삶이 잘 익어가도록 오늘 하루도 버릴 것은 버리고, 채울 것은 채우면서 나를 잘 숙성해야겠다고 저자는 말한다.

 

목표 없이 계획 없이 무작정 읽어 치우는 독서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얻으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책마다 얻어야할 내용이 다르고, 목표도 같지 않습니다. 목표가 없는 책 읽기에는 꼭 읽어야 할 좋은 책이란 없습니다.(p.290)” 거의 예외 없이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세상이다. 분주하게 유동하는 세상이지만, 틈을 내어 자신과 인생을 조망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이러저러한 소리에 쉽게 생각과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책 읽기도 인생도 속을 채우는 것이 먼저다. 과정의 멋에 빠지지 말고. 겉으로 드러나는 찬사에 매이지 말라고 강조한다. 인생을 위한 도구여야 할 성공과 돈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것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마음의 병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세상을 얻고 싶으면 마음부터 단단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류 문명의 결정체는 바로 책입니다. 새로운 상의 시대에도 기호()의 힘과 매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둘을 함께 누릴 수만 있어도 나의 오늘은 어제와 달라집니다.(p.299)” 내 삶은 한권의 책이다. 그래서 저자는 더 좋은 책이기 위해 그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끊임없이 교정과 교열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독자들 또한 이 책을 참고삼아 자기의 인생 책을 좀 더 충실히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k******4 2022.09.08. 신고 공감 13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