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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시간이란 말을 처음 쓴 존 맥피의 지질 횡단기
"깊은 시간이란 말을 처음 쓴 존 맥피의 지질 횡단기" 내용보기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영국을 남동에서 북서로 여행하는 것은 시간을 거슬러 여행을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한 지구과학자에게 문의하자 그 분은 고든의 글은 당신이 20년 전 대학원 시절에 영어로 시험을 본 내용이라 말한다. 고든의 책 제목인 깊은 시간(deep time)은 영문학자 존 맥피(John Mcphee)가 처음 쓴 말로 가늠할 수 없이 긴
"깊은 시간이란 말을 처음 쓴 존 맥피의 지질 횡단기" 내용보기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영국을 남동에서 북서로 여행하는 것은 시간을 거슬러 여행을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한 지구과학자에게 문의하자 그 분은 고든의 글은 당신이 20년 전 대학원 시절에 영어로 시험을 본 내용이라 말한다. 고든의 책 제목인 깊은 시간(deep time)은 영문학자 존 맥피(John Mcphee)가 처음 쓴 말로 가늠할 수 없이 긴 지질학적 시간을 뜻한다. 이른 다른 말로 지질현상은 반복된다(geology repeats itself)라고 한다. 


맥피는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암석에 관한 글을 쓰게 된 것은 분지(盆地)와 산맥(山脈)의 한 단락이 답이 될 것이라 말했다. 1931년생인 맥피는 1978년 지질학자들과 미국 횡단 여행을 했다. 맥피의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질학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지형적 특성을 의미할 때는 terrain(지형)이라 하고 수 킬로미터 깊이의 땅덩어리를 가리킬 때는 terrane(‘암층; 巖層’)이라 한다.” 두 단어는 내가 영어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어서인지 모르나 구별하기 쉽지 않다. 이는 지질에 대한 실질적인 어려움은 아니다. 그럼에도 험난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나처럼 두 철자 사이의 애매함만 곱씹었다는 맥피는 terrain은 지형이고 terrane은 3차원의 거대한 땅덩어리라 말한다.


이런 내용도 있다. 달에 반응하는 것은 바다만이 아니다. 하루 두 번, 단단한 땅도 무려 30센티미터나 위아래로 움직인다. 놀랍다. 지구에는 탄소 말고도 대량으로 산화될 수 있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철이다. 연한 녹색을 띠는 산화제 1철은 어디에나 흔하며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의 무려 5%를 차지한다. 그리고 산화제 1철이 산소를 받아들이면 붉은색을 띠는 산화제 2철이 된다. 맥피는 피아노 줄이 지구 맨틀과 정확히 같은 점성을 가졌다고 말한다.(73 페이지) 인간과 암석에 두루 관계하는 카슘, 마그네슘에 대해 최근 이야기한 바 있는 나에게 이런 서술이 눈에 띈다. "석회암(limestone)은 탄산칼슘이다. 백운암(dolomite)은 탄산칼슘의 마그네슘이 추가된 것이다. 둘 다 탄산염 암석으로 알려져 있다."


맥피는 지질학자들도 그림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94 페이지) 본문에 제임스 허턴 이야기가 나온다. 그림을 전체적으로 본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허턴은 버릭쇼에 있는 그의 농장에서 보리를 키우다가 강물이 흙을 바다로 운반하는 것을 보고 서서히 일어나는 파괴를 감지했다. 문득 그는 만약 강물이 충분히 오랫동안 저런 작용을 했다면 농사를 지을 땅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새로운 흙의 공급원이 분명히 있어야 했다. 그 새로운 흙은 고지대에서 내려왔을 것이고 비와 서리에 산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거력, 큰 자갈, 잔 자갈, 모래, 실트, 진흙으로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산마루에서 바다까지 나뭇가지 모양으로 펼쳐진 수계를 따라 내려갔을 것이다.. 


강 특히 홍수가 난 강은 계속 그것들을 실어 나르고 결국 깊고 고요한 물속에 내려놓았을 것이다. 그런 깊은 물에 켜켜이 쌓인 실트와 모래와 자갈은 어느 정도의 두께가 되면 열과 압력에 의해 단단히 다져지고 서로 엉기고 경화되고 석화된다. 암석이 되는 것이다. 허턴은 오래된 대륙들은 다 없어져 가고 있고 바다 밑바닥에서는 새로운 대륙들이 형성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지대에는 해양생물이 화석이 있었다. 그런 생물은 홍수로 그곳에 올라가게 된 것이 아니었다. 뭔가가 암석을 바다 밑바닥에서 밀어 올렸고 우그러뜨려 산맥을 만들었다. 


제임스 허턴은 지질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다. 맥피의 책은 900여 페이지의 이른바 벽돌 책이다. 체계가 없고 산만하지만 문학인 특유의 수사적 표현이 빛나는 자유분방한 책이다. 그는 자신의 책은 지질학을 주제별로 분류한 목록이 아니라 서서히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하고자 쓴 ‘방대하고 포괄적인’ 책이라 말한다.(11 페이지) “여행, 짧은 주제 글, 회상, 간단한 전기, 인간과 암석에 관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책이다. 


움직이는 것은 판이다. 판은 모두 움직인다. 방향이 다 다르고 속도도 제각각이다. 판이 분리되는 곳에는 대양이 형성된다. 판이 충돌하는 곳에는 산맥이 만들어진다. 바다가 넓어지고 두 판이 서로 멀어지면 그 가운데에는 새로운 해저가 나타난다. 새로운 해저는 이동하는 판의 뒷자락 끝을 따라 계속 형성된다. 움직이는 판의 앞쪽에 위치한 오래된 해저는 깊숙한 해구 속으로 밀려들어간다. 저자는 지질학자 1/8이 판구조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지질학] 기사를 인용한다. 


주어진 어느 순간에 두 지질학자가 머릿속에 맴도는 모든 가설과 학설을 정확히 똑같은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없다는 말도 본문에 있다. 늘 다양한 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는 여러 생각이 있다. 그것이 과학의 작동 방식이다. 생각이 받아들여지는 범위도 다양하다. 확고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있고 형성 과정에 있거나 뜬금없이 한밤중에 떠오르는 생각처럼 말 그대로 설익은 단계의 생각도 있다. 모든 과학이 추측과 관련이 있지만 지질학만큼 추측이 많은 과학도 별로 없을 것이다.(192 페이지) 


전체를 꿰뚫는 이런 서술도 있다. ”땅의 생김새는 기본적으로 물의 영향을 받는다. 물은 경관을 따라 흐르고 계곡을 파내고 빙하처럼 제멋대로 땅을 밀고 지나간다. 이런 물의 작용은 외적인 것이다. 그러나 땅의 생김새는 내부에 있는 암석 자체의 영향을 받고 심지어 암석에 의해 조절되기도 한다. 용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연속적인 지층의 상대적인 강도, 습곡과 단층 같은 주어진 암석의 구조에도 영향을 받는다.“(261 페이지) 


지구의 역사가 암석에 쓰여 있을 수 있지만 그 역사가 지질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지질도는 현재 그 지역의 최상층을 보여주지만 훨씬 더 아래에는 무엇이 있고 그 위로는 무엇이 사라졌는지 잘 나타나지 않는다. 광물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플린트, 처트, 벽옥은 모두 옥수에서 만들어진다. 옥수는 석영의 변종이다.(267 페이지) 침식과 퇴적은 구불구불하게 흐르는 강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이런 강은 한쪽 면이 깎여나가는 동안 그 반대쪽 면에서는 퇴적이 일어난다. 사암 속에 이암 덩어리가 들어 있는 곳은 침식이 심하게 일어나면서 강둑 위에 있는 진흙 모양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런 말을 들어보라. ”(판구조론자들은) 거기에 약간 갇혀 있는 것 같아요. 뭔가 판구조론에 잘 들어맞지 않으면 그들은 어떤 이유를 찾겠죠.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거나 뭔가 섭입되었거나 지표 아래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뭔가가 있다고 말할 거예요. 그렇게 끼워 맞추는 거죠... 내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판구조론이 절대적인 복음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예요... 너무 과하게 적용되고 있어요. 지질학적으로 세세한 것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요. 지질학적으로 세세한 것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요. 끔찍할 정도로 잘못 활용되고 있어요. 사실을 왜곡하고 세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어요... 판구조론은 실용적인 과학이 아니예요. 대단히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석유를 찾는 방법은 아니예요. 일종의 도피처 같은 거예요.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하는 일인 거죠.“(312 페이지) 


이런 구절도 있다. ”판구조론 혁명이 일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지질학의 오랜 난문제들 가운데 일부는 판구조론이 나온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554 페이지) 가령 콜로라도 고원을 융기시켜서 강물에 깊게 파인 협곡이 되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범람 현무암은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참고할 거리다. 맥피는 지질학자를 피부과 의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지질학자는 대체로 지구의 가장 바깥쪽 2퍼센트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피와 동행한 지질학자 엘드리지 무어스는 지구 전체가 판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섭입하는 판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무려 650km 지하 범위까지 판독할 수 있고 이제 지진파의 자료는 차가운 해양지각판의 조각이 핵과 맨틀 사이의 경계까지 내려갈지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643 페이지)


나는 판구조론을 인정한다. 그러나 큰 그림과 별개로 원소, 광물, 암석, 지층 등에 관심이 많이 간다. 우리나라의 한 대학 연구팀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아기별 주변 원반에서 규산염(silicate)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 혜성 등 태양계 구성 물질의 탄생 비밀을 풀어낸 것도 그 중 하나다. 이 내용을 풀어 쓰고 싶다. 인간과 자연의 공진화 내지 순환도 관심거리다. 암석과 식물의 관계도 그렇다. 나는 지질학이 원소에서 광물, 암석, 지층, 판구조론 등까지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두루 다루는 학문이라 생각한다. 


[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의 저자 크릭스 페리, 게라인트 루이스가 자신들의 책을 인간 지식의 양극단인 양자(量子)와 우주를 다루는 책으로 소개한 것이 기억난다. 지질학이 다루는 가장 작은 것인 원소와 가장 큰 것인 지구 자체는 물리학의 작은 단위인 양자와 가장 큰 단위인 우주 사이에 있다. 어쩌면 지질도 양자적 개념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층이 어긋나거나 뒤틀린 다른 지역과 달리 오롯히 수평층인 그랜드 캐니언에 대한 맥피의 언급도 새겨들을 만하다. 맥피는 와이오밍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곳에서 자란 지질학자는 모든 시대의 세세한 이야기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그곳에는 지구 역사의 모든 시대가 다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와이오밍의 지질학적 특성은 무엇보다 다방면으로 박식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와이오밍주는 석유, 가스, 광물 자원을 찾는 지질학자들과 복잡한 지질 구조에 매료된 연구 지질학자들을 끌어들여 왔다. 화석부터 광물, 산맥부터 분지, 습곡과 단층, 화성암부터 퇴적암, 광산부터 유전, 지열 지대부터 빙하 지형, 그리고 무엇보다 풍부한 노두까지, 지질학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와이오밍은 지질학자에게는 지상 낙원과도 같은 곳이다.” 


산들은 항상 허물어진다. 솟아오르고 있는 동안에도 당연히 허물어지고 있다. 침식과 조산운동이 경쟁을 벌일 때 침식은 결코 지는 법이 없다. 그러나 비교적 짧게, 산이 솟아오르는 속도가 파괴되는 속도보다 훨씬 우세한 시기가 있다.(443 페이지) 


흥미로운 표현이 있다. 사무실 지질학자, 실험실 지질학자라 불리는 블랙박스 지질학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진지한 학문을 피하려는 동료들의 도피 수단이 야외조사라고 믿는다고 한다. 맥피는 블랙박스 지질학자들이 야외지질학자들보다 표를 더 많이 얻는 경향을 우려한다. 이런 구절이 있다. “산맥 하나하나의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퇴적층의 역사를 자세히 알아야 해요. 퇴적층의 역사를 자세히 알려면 층서학을 알아야 해요. 나는 층서학이 죽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어요. 많은 학교에서 이제 더는 층서학을 가르치지 않아요. 내가 보기에 이것은 알파벳도 모르면서 소설을 쓰는 거예요. 이제 지질학 논문들은 층서학에 대한 지식 없이 산맥의 구조들을 연구하는 해골들의 무덤이예요.”(549 페이지) 


앞서 언급한 헬렌 고든의 책에는 층서학이 지루한 학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맥피는 가장 잘 확인된 경로에서조차 모든 것이 순조롭게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565 페이지) 클링커 이야기를 들어보자. 석탄 덩어리가 번개나 자연 발화에 의해 연소되면 그 위에 놓인 암석이 붉게 변하는데 그것을 클링커라 한다. 클링커가 있다는 것은 석탄이 있다는 의미다.(577 페이지) 참고거리다. 용암이 얕은 물과 만나 급히 식을 때 생성되는 것도 클링커라고 알고 있어도 좋다. 공통점은 거칠고 시커멓다는 점이다. 


최근 한 지질 전문가가 탄성 반발에 대해 알아보라는 조언을 했다. 나는 이것을 별이 연료를 다 소진해 중력에 굴복해 수축하다가 더 이상 압축되지 않는 핵에 의해 튕겨져 나오는 현상(초신성)과 비교하고 싶다. 탄성 반발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 후 H. F 라이드가 제안한 지진 발생 원리다. 지진 공백 구간(seismic gap)이란 말이 있다. 일본의 지진학자 이마무라 아키쓰네가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 일어난 1906년 만든 말이다.(833 페이지) 


순조롭지 않은 이런 문장도 있다.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은 그 산을 만든 것이 아니다. 화산은 예외로 하고. 산이 지구의 어떤 힘에 의해 솟아오를 때 그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은 마침 우연히 그곳에 있는 것들이다. 만약 천매암 지대와 습곡된 변성퇴적암이 우연히 그곳에 있었다면 산의 일부가 될 것이다.”(626 페이지) 저반(底盤) 이야기도 나온다. 저반(batholith)은 지질학자들이 거대한 마그마가 만드는 화성을 가리키기 위해 고안해낸 용어다.(637 페이지) 표면의 넓이가 100제곱킬로미터 이상인 암체(巖體)를 저반이라 한다.([성경, 바위, 시간]에는 이상하게도 102제곱킬로미터 이상이라 나온다.) 


이전 단편적으로 접한 오피올라이트에 대한 글도 있다. 오피올라이트는 대양의 암석권이 형성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할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는 오래전에 사라진 판의 충돌에 대한 기록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오피올라이트는 대륙이 해체되었다가 재건되는 동안 사라진 바다를 소환했고 사라진 판을 짐작하게 했다. 오늘날 대서양의 자리에 있던 대양 또는 대양들이 캄브리아기 - 데본기에 북쪽에서부터 사라지고 오늘날 우랄산맥 자리에 있던 바다가 페름기에 사라지면서 판게아가 완성되었다.(711 페이지) 오피올라이트는 격렬한 기원 논쟁의 대상이다.(719 페이지) 


1971년 미국 지질자원연구소의 R. G 콜먼은 해양지각이 해구(海溝)로 밀려들어가거나 대륙 아래로 파고드는 곳에서 잘려나간 해양지각의 윗부분이 대륙의 가장자리에 올라온 것을 오피올라이트라 제안했다. 그는 이것을 압등(押登; obduction)이라 불렀다.(720 페이지) 반론도 있다. 1976년 존스 홉킨스대학교의 데이비드 엘리엇은 콜먼이 제안한 구조 변화가 너무 과격해 암석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오피올라이트가 산산조각이 나서 지상에 올라오지도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 


오만의 무스카트는 감람암 절벽 위에 놓여 있다. 지구에서 유일하게 맨틀 암석으로 만들어진 수도다.(801 페이지) 무지진 이동(aseismic slip)이란 개념도 있다.(863 페이지) 느린 구조적 포행(匍行)을 말한다. 맥피와 동행한 엘드리지 무어스는 단층은 우물이 생기기 좋은 곳이란 말을 했다. 각력(角礫)질이고 구멍이 아주 많은 곳이다. 대수(帶水)층의 양쪽 끝이 잘리면 물이 단층으로 흘러들어온다. 이 사람은 판구조론, 오피올라이트 전문가였다. 


지구 물리학자들은 시생대 초기에 우라늄, 칼륨, 토륨이 붕괴되면서 생산된 열량을 계산했다. 그들에 의하면 오늘날 지구가 만들어내는 것보다 서너 배 더 많은 열이 발생했을 것이다. 가장 오래된 암석들은 시생대 지각의 부스러기들이고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 전체의 맥락에서 고려할 수 없다.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의 역사와 맨틀의 기원을 추적할 때 특별히 유용한 동위원소는 사마륨, 네오디뮴이다. 사마륨은 방사성 붕괴를 일으켜서 정해진 비율로 네오디뮴이 되기 때문에 두 원소는 루비듐과 스트론튬, 우라늄과 납처럼 정밀한 시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마륨, 네오디뮴 연대는 정확(accuracy)하긴 하지만 정밀(precision)하지는 않다. 정확성과 정밀성은 다르다. 처음에는 이 차이가 갈라진 머리카락 한 올보다 작아 보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조지 워싱턴이 47세를 전후로 20년 사이에 마지막 지출 내역서를 제출했다고 말한다면 정확하긴 하지만 전혀 정밀하지 않다. 만약 산타클로스가 할로윈 새벽 12시 26분 9초에 굴뚝을 내려왔다고 말한다면 정밀하긴 하지만 정확성은 거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정밀하다는 것은 실험 기술이 좋다는 의미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주 정밀하면서 전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확도(accuracy)는 측정값이 참값이나 허용된 값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의미하며, 정밀도(precision)는 반복된 측정값들이 서로 얼마나 가까운지(일관성)를 의미한다. 측정값은 정확하지 않으면서 정밀할 수 있고(일관되지만 틀림), 정밀하지 않으면서 정확할 수도 있다(평균적으로 맞지만 일관성 없음). 이상적인 것은 정확성의 범위를 좁히고 동시에 정밀한 것이다.

이달의 사락 m******1 2026.02.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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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을 트라이아스기에 한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대략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80번 주간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것이다. 아직 허드슨 강은 생기지 않았고 , 팰리세이즈실은 3000미터 지하에 있을 것이다. (현재의 학설에 따르면) 대서양을 만드는 작용은 한창 진행중이지만, 아직 바닷물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우리 뒤로, 대서양이 될 자리에는 수천 킬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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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을 트라이아스기에 한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대략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80번 주간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것이다. 아직 허드슨 강은 생기지 않았고 , 팰리세이즈실은 3000미터 지하에 있을 것이다. (현재의 학설에 따르면) 대서양을 만드는 작용은 한창 진행중이지만, 아직 바닷물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우리 뒤로, 대서양이 될 자리에는 수천 킬로미터의 육지가 펼쳐져 있다. 훗날 아프리카, 남극, 인도, 오스트레일리아가 될 조각가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땅덩어리다. 이제 뉴어크 분지를 건넌다. 분지는 대부분 붉은 진흙으로 차 있다. 진흙 위에는 몸무게 2톤짜리 영원이 만들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자국이 있다. 이번에는 길고 야트막하며 남북방향으로 형성된, 증기가 솟아오르는 검은 언덕이 나타난다. (-45-)



1883년 8월 26일과 27일, 순다해협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섬에서는 엄청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이 폭발로 공기 중으로 분출된 물질의 부피는 20세제곱키로미터가 되지 않았지만, 불과 며칠만에 화산재가 지구 전체로 퍼져서 한낮에도 해질 무렵처럼 하늘이 어둑어둑했다.이 특별한 황혼은 2년 반 동안 계속되었다. 제임스 허턴이 열다섯 살 때 사망한 에드먼드 핼리는 신이 큰 혜성을 지구에 충돌시킴으로써 노아의 홍수를 일으켰다고 제안한 논문을 쓴 적이 있다. (-125-)



두 대륙 지괴가 서로 충돌하는 경로를 따라 움직이면, 두 대륙 사이의 바다는 점점 좁아지다가 대륙이 해구 위를 밀고 나아가면서 결국 닫힌다. 그리고 두 대륙이 부딪치면, 두 대륙이 앞쪽 가장가리가 높이 치솟아 불룩한 봉합선을 만들면서 더 큰 하나의 대륙 지괴가 새롭게 형성된다. 우랄산맥은 그런 불룩한 봉합선이다. 히말라야산맥도 마찬가지다. 히말라야산맥은 인도-오스트레일리아판이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다. (-179-)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건국된지 24년 된 미국에서는 델라웨어협곡을 지나는 최초의 마찻길이 만들어졌다. 식민지 정착민들은 방울뱀들이 도사리고 있는 암벽에 만들어진 좁고 어두운 통로를 무서워했다.그래서 델라웨어 협곡은 수송의 관문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적하고 을씨년스러우며 불가사의한 자연으로 남았다. (-286-)



16키로미터 길이의 언덕 기슭에 있는 지층은 거의 수직으로 서 있었다. 긴 오르막을 지나는 동안,지층은 점차 수평이 되었다. 200만 년마다 1도씩 느긋하게 뒤로 기울어지다가 마침내 평평해졌다. 그 사이 고속도로는 변형된 애팔래치아산맥을 벗어나서 앨러게니 고원 위로 들어섰다. (-348-)



언뜻 보면 와이오밍은 나라에서 임의로 나눈 하나의 구획 같다. 주 경계가 네모반듯하게사각형을 이루는 주는 미국에서 와이오밍과 콜로라도뿐이다. 그런 경계선은 자연에 대한 모욕으로 보일 수도 있다. 강과 분수계가 만드는 자연의 지형을 무시한, 순전히 정치적 이유에서 나온 경계선처럼 보인다. 그러나 강과 분수계는 어떤 면에서 보면 경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경계에 담긴 영속적이라는 의미는 강과 분수계의 작용으로 무색해진다. (-422-)



북쪽과 동쪽에서는 새로운 화산들이 올라온다. 열극들이 벌어진다. 찐득한 용암과 날아다니는 화산재가 기존의 지형을 모두 지워버린다. 흐르는 강물은 이 물질들을 해체해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켜켜이 쌓아 재배치한다.잭슨홀의 암석에 보존되어 있는 이런 풍경들을 하나씩 살피며 지금까지 지구 역사의 99.8퍼센트에 해당되는 시점에 당도했지만 티턴산맥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것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536-)



사실 소노미아 암층은 고대 북아메리카 대륙의 서쪽 가장자리에 스스로 들러붙은 두 번째 암층이었다. 첫 번째 암층은 고생대의 미시시피기에 당도했다. 이 암층은 거의 유타까지 밀고 올라갔다. 이 위도에서는 세번째 암층이 중생대의 소노미아 암층을 뒤따라 들어왔다. 암층이 마구 구겨지면서 조산운동의 효과가 소노미아 전체를 통해 동쪽으로 전파되었고, 퇴적층의 변성을 일으켰다. 그 결과 실트암은 점판암으로, 사암은 규암으로 변했다. 그리고 두 번 이상의 습곡이 일어났다. 위가 도로 옆에서 본 알록달록한 주름이 바로 그 습곡이었다. 이것이 바로 저반이 관입된 모암이었다. (-641-)



키프로스는 해양지각을 눈으로 보면서 직접 만져보기 좋은 장소다.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작은 암석 코어를 채취해 잔류 자기를 조사하고, 지역에 따라 다양한 암석의 지도를 작성할 수 있는 곳으로, 키프로스만큼 보존이 잘된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맛조개처럼 생긴 키프로스섬은 약 80키로미터 떨어진 터키 쪽으로 기다란 발을 뻗고 있다. 섬의 동북단에서 길고 낮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이 발의 지질학적 역사는 잘 밝혀져 있지 않았다. (-731-)



서남쪽 구석에서 무서운 기세로 잡아당기던 힘이 갑자기 사라지자, 나머지 부분의 방향이 동북쪽으로 11도 틀어졌다. 같은 시기에 판의 서쪽 경계를 따라 우연히 일어난 여러 충돌도 이동 방향의 변화에 기여를 했을 것이다. 추가적인 추진력은 판의 북쪽 끝에서 기능를 상실한 확장 중심부가 섭입되면서 나왔을 것이다. 무거운 확장 중심부가 하강하면서 판을 잡아당겨 시계 방향으로 회전력이 생겼을 수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 무게 34경 5000조 톤이 이동체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는 것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지만, 그런 급회전이 분명히 있었다. (-852-)



지진파의 반향, 주력 이상 같은 다양한 형태의 지구 물리학적 자료 중에서, 선캄브리아 시대를 밝히는 데 가장 유용한 자료는 자기장 변화의 측정이었다. 이 자료는 주로 하늘에서 수집되는데, 마치 현생대의 껍질을 벗겨내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이 선캄브리아 시대만 보여주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1980년이 되자 ,자기학자들은 암석에 나타난 자기장의 특성을 통해서 암석의 유형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고 느끼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들의 지도에서 강한 자기장은 다양한 밝기의 붉은색으로 표시되고, 약한 자기장은 파란색과 초록색계통을 나타냈다. (-928-)



1785년 4월 4일, 에딩버러 도서관 영국왕립학회에 발표회에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그의 이름은 현대 지질학의 아버지, 제임스 허턴이다. 그가 나타나기 전 , 기독교적 세계관에 도취되어 있었던 유럽사회는 창조론과 수성론이 대세였다. 갈릴레이 갈릴레오 조차도 기독교적 세계관에 굴복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따르면 지구와 우주는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질학은 그 당시 주류였던 기독교적 세계관을 균열시키고, 세로운 세계이 나타날 수 있는 게기를 만들었다. 그 다음에,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였으며,지구의 기원에 대해서, 생명의 진화에 대해서, 다양한 연구와 논문이 쏟아질 수 있었다.




지질학 하면 떠오르는 이론, 베게너의 판게아, 판구조론이다. 지구의 육지는 하나의 판으로 이루어졌으며, 수십 억 년의 긴세월동안 하나의 대륙이 여러개의 대륙으로 나뉘어졌댜는 것이다. 대륙과 대륙이 맞닿는 곳에 비슷한 종이 살았다는 점에 착안하였고,그것은 판구조론 신봉자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 선캄브리아기때의 지구를 상상하곤 한다. 진흙으로 덮여있는 미국 신대륙의 모습 조산운동과 수많은 분지와 산맥이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 협곡과 절벽이 나타나고 사라졌다. 2억 4500만년 전부터 1억 8000만년 사이에 일어난 지구의 지각 변동을 이해할 수 있고, 응축된 대륙의 힘이 히말라야 산맥을 만들었으며, 해양 대륙 의 숨겨진 퇴적 지형은 지구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살펴 볼 수 있다.



저자는지질학이라는 학문이 생겼기 때문에, 인간은 지금보다 더 풍요로운 살을 살 수 있고, 높은 고층을 세울 수 있으며, 좁은 공간이 1000만 이상의 메가시티가 새겨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석유를 추출할 수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느 문명의 충돌을 경험하고 있다.고대 도시 로마의 인구가 낮은 집을 짓고 살고 있는데 반해.,지금의 우리는 서울이라는 좁은 도시에, 1000만 인구가 들어서고 있다. 도쿄나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의 인구가 1000만을 넘긴 것도 지질학과 암석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암석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수천년 로마는 하나뿐이었지만, 기금은 전지구에 로마와 같은 거대한 시티가 생겨나고 있다.  책에서는 뉴욕이라는 공간의 지형적 특징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지구의 거대한 해양, 태평양 판이 있다. 이 태평양 판에는 불의 고리라 부르느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해양지각지각판이 존재하고 있으며, 침식과 융기하는 과정에서,지축이 흔들리고,그 과정에서, 인간의 인공적인 건축 양식이 무너지고, 새롭게 지어질 수 있었다. 인간이 지질학을 연구하면서,화산과 지진의 공포를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한다.



석유가 만들어질 수 있는 최적이 지형과 조건은 뮤엇인지, 석유는 시간의 힘을 빌려서 만들어진,인류를 풍요롭게 해주는 핵심자원이며,우리가 그 자원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꺠닫게 된다. 수억 년연에 걸쳐,지구 내부에서 달구어진 과정에서 만들어진 석유를 인류가 살아있는 동안 다시 만들어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책에는 지질학 이외에, 지구 물리학, 광물학,구조지질학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대륙을 횡단하면서 얻어낸 지나한 연구결과를 1000페이지의 두꺼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지질학을 전공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만약 고등학교 때, 이 책이 있었다면,나는 지질학자를 꿈꾸었을 것 같다.지구의 기원 뿐만 아니라, 인간이 밟고 서 있는 땅의 지구 지표면까지 하나하나 분석하고 연구하고 있다.



이달의 사락 k*******2 2024.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것은 수많은 시간의 연대기였다, 존 맥피 『이전세계의 연대기』
"그것은 수많은 시간의 연대기였다, 존 맥피 『이전세계의 연대기』" 내용보기
감상   서점의 신간 코너들을 구경하다가 알게 된 책, 『이전세계의 연대기』.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표지. 흰 배경에 암석 세 개를 배치한 표지가 깔끔했다. 둘째, 제목. ‘세계’, ‘연대기’.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의 조합에 넘어갔다. 그런데 원제는 『Annals of the Former World』. 알고 봤더니 chronicle은 아니었다. 셋째, 수상작
"그것은 수많은 시간의 연대기였다, 존 맥피 『이전세계의 연대기』" 내용보기

 


 

 

감상

 

서점의 신간 코너들을 구경하다가 알게 된 책이전세계의 연대기.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표지흰 배경에 암석 세 개를 배치한 표지가 깔끔했다.

둘째제목. ‘세계’, ‘연대기’.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의 조합에 넘어갔다그런데 원제는 Annals of the Former World알고 봤더니 chronicle은 아니었다.

셋째수상작이란 타이틀약 20년에 걸친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는저명한 논픽션이다이 세 가지 이유는 내 지적 허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래서 이 두꺼운 분량의 책을 선택했다총 957이전세계의 연대기를 마침내 완독한 후의 감상을 솔직하게 말하겠다.

웬만하면 각오(?) 없이 읽지 말라고 하고 싶다이 책을 내는 데 엄청난 노고를 들였을 번역자와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솔직한 심정이다. ‘교양서라기엔 전문성이 강하다지질학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수반되어야수월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예를 들어저자는 모호면이라는 지질학적 용어를 초5도 안다고 전제한다또한 멜란지’, ‘오피올라이트’ 등의 지질학적 용어들이 나오는데 이 용어들에 대해 특별히 설명해주지는 않는다사전지식이 없으면 책을 읽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그렇지만 이전세계의 연대기는 양질의 책이다디테일한 현장 탐사 및 연구를 통해 탄생한방대한 스케일의 인문학적 교양서임은 맞다책은 훌륭한데독자인 내가 책이 요구하는 수준에 부합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 책은 북미 대륙의 지질학적 특성을 고찰한 책이다지질학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의 내용이 아니라상당히 심화된 수준의 전문 교양서다이런 경우라면 전공학자가 저술하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특이하게도 저자는 지질학자가 아니다그는 영문학을 전공한 기자 출신이다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지질학자들과 동행하여 그들의 연구 과정을 함께했다광활한 북아메리카 산맥의 노두암석지각단층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즉 대륙의 지질학적 특성 및 역사를 서술하는 내용이 이 책에 담겼다시간 순서대로 북미의 다른 지역들을 탐사한 총 다섯 편을 한 권으로 엮었다.

 

지질학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를 아득하게 뛰어넘는다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이 40억 년의 것이다따라서 지질학은 지질이 생긴 이후최소 40억 년 이후를 시간적 순서로 삼고 있다그래서인지아득하고 방대한 지질학의 역사만큼 책의 양과 두께도 방대하다.

 

책에서 가장 중점에 두는 것은 암석이다지질학자들은 층서를 통해 암석의 유형지층의 연대지각의 형성지층의 구조나아가 대륙의 생성과 소멸을 추적하고 연구한다암석의 나이를 통해 땅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부분은 흥미롭다현재의 땅인간들이 살아가는 땅들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다지금은 땅이었던 곳이 과거에는 바다일 수 있다호수산간 지방평원사막해안삼각주 그 어떤 모습으로든 있었을 수 있다또 어떤 모습으로든 바뀔 것이다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언젠가 섬이 될 예정이다그 언젠가는 인간의 기준에서 아주 먼 언젠가가 되겠지만.

 

한편 대륙은 땅이 섞이고 혼재된 결과물이다플로리다는 아프리카가 남기고 간 조각이고뉴욕은 유럽의 한 조각이며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래했다이 모든 현상에 대한 합당한 이유땅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땅과 산과 지각이 구부러지고으깨지고떠밀리고눌린다(p69)는 표현은대상과 표현의 괴리에 자못 당황스러울 수 있다현재의 순간으로 볼 때 매우 견고한 것들이기에 피동적인 연약함을 도저히 연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리는 이미 사실을 안다지각의 운동과 격변은 수백수억만 년에 걸친 장구한 시간과 지구 내부 압력에서 시작한 거대한 작업의 합작이라는 사실을그렇기 때문에 지질학에서의 시간관념은 척도가 아예 다르다가령 100만 년은 지질학에서 매우 짧은 단위로 인식된다.

 

지질학의 역사지구의 45억 년 역사에서 인간의 역사는 정말 미미하기 짝이 없는 범위다지구의 역사를 일주일로 축약한다면그리스도는 자정이 되기 30분 전에 탄생했고 산업혁명은 40분의 1초 전에 시작되었다우리는 40분의 1초 전에 일어난 일이 영원히 계속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다(p129).

 

이 책만의 특징이 있다면땅에 천착하는 사람들즉 지질학자들을 주목했다는 점이다저자는 지질학자와 다니면서지질학자의 연구 활동에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그 사람의 이력과 성장환경에 주목했다그들이 자라서 왜 지질학자가 될 수밖에 없는 지지질학자 개인의 역사에도 적잖은 비중을 할애했다만약 지질학자가 책을 썼더라면 나올 수 없었던 부분이었을 것 같다.

 

불완전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추론과 추측이 많을 수밖에 없는 학문그래서 극히 일부의 조각을 가지고 전체 그림을 예상해야 하는 사람들자연에 적응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그들의 분투 덕에 45억 년이라는 지질학의 장대한 조형도가 완성될 수 있지 않았을까오늘도 부지런히 도로의 절개면과 노두를 보고시간에 따른 층서의 관계를 확립하고조각을 통해 지구의 일부를 느끼고 있을, ‘코끼리를 만지는 장님들’. 이 책은 북미 대륙의 지질학적 특성을 고찰하는 책이기도 하지만한편으로 그 지질학적 특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지질학자들에게 바치는 헌사라 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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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지질조사소는 인력난(?)에 시달린다미국 지질조사소에는 1,500명이 있다반면 중국 지질조사소에는 40만 명이 있다그러나 미국의 지질학자는 결코 중국 지질 조사소를 부러워하지 않는다가령 미국에선 노출된 암석을 보기 위해 강둑이나 도로 절개면에 의존한다한데 중국의 대단한 조직은 어떤 암석의 횡단면을 보기 위해 산비탈을 파헤친다그래서 미국의 지질학자는 말한다중국 지질조사소에서 지질학적 농노가 되느니 미국 내에서 패배자로 있는 편이 낫다(p249).

 

또 이와 연계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미국에서는 석유 회사가 시추를 할 때지질학자들이 암석 조각을 구하러 나타나곤 한다지질학자들이 작업을 계속해달라고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산업계와 학계의 이 화기애애한 장면은 목말타기 시추(p933)라고 알려져 있다때로는 서비스로 석유 회사가 한 시간 더 시추를 해주기도 한다고미국 지질학자들의 삶의 애환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2. 책에서는 판구조론을 절대적으로 맹신하지 않고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견해가 나온다어떤 경우엔 판구조론의 해석이 잘못되었고지질은 종종 판구조론을 반박한다(p390)고 한다판구조론은 사실을 왜곡하고세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는 탓에 국지적인 혹은 세세한 부분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대륙이 맞부딪치거나 충돌하기보단대륙의 확장을 믿는 지질학자들판구조론을 믿지 않는 지질학자들이 꽤 많다는 언급은 신선했다교과서에 배웠을 땐 판구조론이 공인된 이론으로정설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3. 미국은 정말 축복받은 땅이다질 좋은 목재뿐만 아니라 석탄석유금 등의 연료 및 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저자의 멘트가 인상적이다. ‘이 땅에 자연적으로 저장된 석유의 양이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인정된 사실이다.’ p435

 

4. 키프로스에서 현장 연구를 하고 있을 때어떤 사내가 자신이 키프로스의 장관이라고 밝히며 물었다여기서 무엇을 하냐고지질학자들은 답했다미국 과학재단의 지원을 받고 암석 시료를 얻기 위해 암석에 구멍을 뚫고 있다고이 답을 듣고 장관은 온화하게 말했다.

그럼 정부에서 돈을 대면서 두 분에게 우리 섬에 와서 바위에 구멍을 뚫으라고 했다는 뜻인가요?”

여기까진 읽었을 때 훈훈한 에피소드인 줄 알았다이후 바로 이어진 저자의 멘트. 1년 반 후장관은 암살을 당했다(p736). 뭔가 섬뜩하다.

 

5. 일본은 1년에 1센티미터씩 북아메리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8억 년 후에는 어쩌면 알래스카의 일부가 될지도 모른다(p793). 그래제발 가버려라!

 

6. 주제가 주제이니만큼암석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게 나온다고등학교 때 지구과학을 배우던 생각이 났다책에 나온 암석을 기재해본다화성암변성암퇴적암백운암석회암대리암점판암반려암휘록암규암사암점판암사장석휘석점토암화강암안산암각력암사문암감람암심성암기반암빙퇴석섬록암응회암사회암 등…….

 

인상깊은 구절

 

전 세계 대부분의 산악 지대는 압축의 결과물이다. p69

 

지형은 성장하고쇠퇴하고압축되고펼쳐지고해체되고사라진다모든 풍경은 일시적이며다른 풍경의 조각들로 이뤄진다. p422

 

이 모든 일은 지구 역사의 처음 88퍼센트에 해당되는 선캄브리아 시대에 일어났다종종 선캄브리아 시대의 암석을 뭉뚱그려서 기반암이라고 부른다대륙의 기반즉 세상의 경이로운 것들이 그 위에 놓이기 위해 먼저 마련된 자리라는 뜻이다. p441

 

산들은 항상 허물어진다솟아오르고 있는 동안에도 당연히 허물어지고 있다침식과 조산운동이 경쟁을 벌일 때침식은 결코 지는 법이 없다. p443

 

그것은 수많은 시대의 연대기였다. p449

 

 

 

 

문명은 지질학을 반영하는군요.” p799

s*******0 2022.08.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