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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사에서 등장하는 "인"에 대한 개념 하나를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밝힌 책이 있었던가. 그런 면에서 압도적이다. 선진시대부터 현대까지, "인"이라는 개념으로 할 수 있는 말은 다 나온거 같다. 정점은 송대의 주희이다. 모든 이론이 그에게 흘러 들어온다. 하지만 주희를 바라보는 진래의 시선이 그의 초기 사상과는 다르게 심학적 분위기로 바뀐다. 굳이 이천으로부터 명도로 옮아가는 관점이 흔쾌히 동의 되지는 않는다. 더 구체적인 언급은 생략하고 몇 가지 특징만 나열해보자.
1. 진래가 말하는 본체, 실체, 인체 등등이란 말은 솔직히 지겹다. 그 말이 그 말 같고 별로 구분도 안되는거 같은데 지겹게 무슨체, 무슨체 한다. 이택후나 모종삼의 영향인가. 물론 내가 무식해서 그렇게 보일 확률이 높다.
2. 번역에 문제가 꽤 있다. 여기저기, 거의 한 페이지 건너 번역상의 오류가 눈에 보인다. 중국어 번역의 오류도 있고 고전 원문 번역의 오류도 있다. 초보 수준의 석사 1학기생이 했다면 그럴 수도 있을까, 싶은 터무니 없는 오류들이 무척 많다. 나중엔 그 석사 1학기생의 얼굴이 궁금해진다.
3. 결론에 가면(중간에도 그런 뉴앙스는 보이지만) 결국 위대한 중국민족이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심지어 "핵심적 이익"이란 용어(시진핑이 사용하는)까지 나올땐 '아, 중국 공산당에서 무척 기뻐할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뭔가 씁쓸해 진다. 물론 그의 방대한 지식에는 한없이 고개가 숙여지지만 중국의 "핵심적 이익"이라니.. 이젠 마음 속에서 위대한 진래를 떠나 보낼 때가 온 것인가.
끝으로, 이 책의 핵심은 6, 7, 8장이다. 거기에 이 책의 에센스가 모두 들어있다. 1, 5, 10, 11, 12 챕터는 사족이다. 특히 12장은 번역을 말았어야 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