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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좋은교사 선생님들과 간 북유럽 핀란드, 덴마크 교육탐방을 통해 내린 결론은 좋은 교육은 그 나라 사람들이 공유한 철학과 사회 분위기가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 두 나라의 국민성, 교육이 좋은 이유는 많은 부분 기독교적인 전통에서 오는 것이기도 함을 알게 되었다. 기독교가 퇴락하고 있는 유럽에서 특이하게 루터란 교인이 70% 가량 된다던 핀란드인의 양심, 성실, 배려, 준법정신에 놀랐다. 그룬트비와 콜의 사상을 이어받아 다양성을 존중하며 자유교육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는 덴마크가 부러웠다. 그들을 보며 기독교인 교사 단체인 좋은교사 선생님들 마음 속에 상처받고 있는 한국 교육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덴마크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자유와 인간애이다. 지금 한국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가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물질주의와 무한경쟁이 교육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을 보면 부끄러울 뿐이다. 거칠게 나누어 세상에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가 있다면, 그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 식상한 이야기일까? 생존을 위해 물질적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교육에서 그 두 가치 중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는 바람에 시수가 부족해 매일 5교시를 해야한다는 이야기, 올해부터는 학교 생활 예절과 질서를 배우는 '우리들은 1학년'도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희경샘께 전해들으면서, 놀고 다양한 경험을 해야할 시기에 학교에 갇혀 지내야할 그 조그만 초등학교 1학년들이 안쓰러워졌다. 지금처럼 경쟁에 스트레스 받으며 아동 청소년기를 보낸 학생들이 자라면 어떤 정서를 가진 사회가 될까 걱정될 뿐이다.
덴마크에서는 공교육, 사교육(자유교육)할 것 없이 삶으로, 삶을 위해 배우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었다. 손과 발로 경험을 통해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을 배우는 것이 오래 남는다, 기술 가정처럼 더 행복한 삶을 위한 것들을 잘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자유학교를 보며, 이 책을 읽으며 도덕교과에서 배우고 싶은 소스들을 많이 얻었다. 정형화, 획일화 된 공교육의 교육과정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자유학교의 자유가 부러웠다(요즘은 PISA 때문에 국가로부터 많은 제약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대안학교들이 재정 운영 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실험들을 많이 해주어서 길게 보았을 때 그들이 길러낸 학생들이 총체적으로 잘 성장했음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시민대학이 추구하는 가치 1. 인간은 동등한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여기고,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인간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게 하여서, 열려 있고 변증법적인 교육을 위한 토대를 제공한다. 2. 개인적인 자유: 이 자유는 개인의 권리와 활동의 자유라는 추상적 개념이라기보다, 오히려 개인의 자부심과 주변을 배려하는 태도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일을 포함해 개인의 분명하고 성숙한 태도를 뜻한다. 성숙함과 확신은 시민대학이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3. 사람들과의 상호작용과 사람들과 함께하는 지역공동체가 인간 삶의 기본 조건임을 이해한다. 이는 개인적인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4. 시민대학에서는 삶에서 일어나는 서로 대립되는 현상들을 이해하고 다루는 또 하나의 선결 조건으로 몸과 마음,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 시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처럼 서로 반대되는 측면들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과 토론을 통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서로 반대되는 것들은 일상적 삶과 공부에서 똑같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시민대학의 전망 1. 실존적 전망: 종교, 심리학, 문학, 역사 과목을 활용해서 인간 삶의 기본 조건들을 토론하고 다룰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세상과 각 개인의 정체성, 일상적인 삶에서 일어나는 개인적이고 윤리적인 딜레마를 토론하고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 사실적인 문제에 관한 전망: 학생들의 실제적인 필요와 희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사실적인 문제에 관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들 모두는 즉각적인 사용가치를 갖는 과목들이다. 이와 관련해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방향과 내용 그리고 지식습득 과정에서, 성적이나 시험으로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거나 교육 내용을 왜곡시켜서는 안되고, 오히려 학생의 자발적 욕구에 따라 어떤 자격이나 기술 혹은 지식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시민대학들은 자기 위치를 발견해야 한다. 3. 정치적 전망: 사회문제와 그 결정 과정에 일반인들이 적극 참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개인의 자유나 자기결정권은, 그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하기 위해 적극 참여할 때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의 기능에 대한 이해, 사회의 역사에 대한 지식, 미래에 대한 비전이 요구된다. 시민대학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자극과 영감을 주어서, 정치적 자리에서 통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적극적인 시민이 되게끔 해야 한다.(p.142-143)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학교 중 츠빈대학(여행시민대학)이 인상 깊었다. 2010년 한 해 여행의 좋은 점들을 너무 많이 경험했기에 여행의 인문학적, 교육적 효과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덴마크에 이미 '여행'을 특성화한 시민대학이 있다는 이야기에 역시나 싶었다. 덴마크에서 시작된 여행 운동이 이제는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버려진 옷을 수거해 판매하고 기부금을 모아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여행하며 학교를 짓고 교육을 하는 시스템이란다. 학교에 돌아가 여력이 된다면 학생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게 해 학교와 부모님께 허락을 받게 하고 가까운 곳이라도 함께 여행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다. 획일화되고 비리로 얼룩진 느낌이 드는 수학여행, 졸업여행, 소풍 같은 것 말고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 원하는 곳에 가서 원하는 여행을 하는 진짜 여행을 해보고 싶어졌다.
덴마크에서 직접 보고 온 것들을 책으로 확인하려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살아있는 그룬트비, 콜이신 에기디우스 교수님의 글을 이 책에서 만나니 반갑다. 덴마크 자유학교들을 보고 와서 대안교육에 관심이 생겨 한창 '슈타이너(발도르프) 교육' 관련 논문과 책을 찾아보던 차에,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북유럽 교육탐방 마지막 모임에서 송순재교수님께서 개혁교육학 계보를 정리해주셔서 반가웠다. 이 책은 "핀란드 교육혁명"과 마찬가지로 덴마크 자유교육에 관한 여러 글을 모아서 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중복되는 내용, 용어 사용의 불일치와 같은 부분이 보이기는 한데 개정판을 위해 보완하고 계신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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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를 대안 고등학교에 보내면서 가장 갈등이 많았던 것은 대학 진학 여부였다. 대학 교육이 죽었다고 하지만 성공회대학교나 한신대학교 같은 대안 대학교도 있거니와 본인이 스승을 찾아 특정 대학을 갈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결국 대학 진학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본인이 대학을 가는 게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진학한다고 하면 할 수 없지만 굳이 대학을 을 갈 필요가 없다고 마음먹었다. 그러자 딸아이를 대안 고등학교로 보내는 것이 마음 편했다. 그렇다고 하여 갈등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학교가 움직이고 그것은 대안학교에도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덴마크 자유교육은 우리나라의 대안교육은 물론 공교육에도 많은 영감을 줄 만하다. “기존의 공교육에 대한 비판적 극복과 대안 제시라는 점에서, 또 한편으로는 공교육과 연계된 구조 속에서 교육 전반에 걸쳐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덴마크에는 교육 의무는 있어도 취학 의무가 없다. 19세기 초, 교육에 관한 부모의 권리를 법률로 인정하면서 그때부터 교육은 부모가 책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덴마크 국민들 속에 자리 잡았다. 또 덴마크에서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정부도 ‘아래로부터’의 교육운동을 높게 평가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이는 관민 대립 구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관계를 양쪽 모두에게서 볼 수 있다. 덴마크 자유교육이 성공할 수 있었던 토대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덴마크 자유학교 전체 예산의 70%는 정부보조금으로, 30%는 부모가 내는 수업료로 충당한다. 학교를 설립하고 보조금을 받는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공적 자금이 들어가므로 나름의 감사를 받기는 한다. 그렇지만 부모회에서 감사 역할을 할 사람을 뽑는다. 그렇게 뽑힌 사람들이 일 년에 한 번 몇 쪽짜리 보고서를 쓰면 된다. 교육부는 자유학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육학교 사람들도 교육부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자유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운영위다. 이 운영위는 보통 부모가 중심이 되어 다섯 명 이상으로 구성된다. 모든 운영위원이 부모인 경우도 있으니 부모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 운영위는 교장이나 교사를 뽑고 파면시키는 일까지 한다. 이러한 자유학교의 정신적 기원은 니콜라이 그룬트비(Nikolaj Frederik Severin Grundtvig, 1732-1872)와 크리스튼 콜(Christen Mikkelsen Kold, 1816-1870)로 거슬러 올라간다. 깊은 연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자유학교의 교육 방법은 초창기부터 놀라우리만치 시대를 앞서갔다. 여섯 가지 특징을 강조한다. 첫째, 암기와 벼락공부에 대한 비판. 둘째, 체벌 반대. 셋째, 어린이에게 적합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수업 모색. 넷째, 문자보다는 구술, 즉 말해진 언어(이야기, 강의, 동화, 대화, 노래) 중시. 다섯째, 읽기 수업에 동기 부여. 여섯째, 학생의 자기 주도성과 능동적 역할 추진. 이러한 덴마크 자유교육은 알면 알수록 우리 교육 문제 해결에도 일정 정도 해법을 제시한다. 2011년 1월 중순 좋은교사운동 소속 교사들과 함께 핀란드와 덴마크 교육 현장을 탐방하고 돌아와 정병오(좋은교사운동 대표), 김진우(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가 나눈 대담에 그 실마리가 있다. 핀란드와 덴마크, 두 메시지를 다 잡아야 한다. 공교육을 강화하고 보완교육을 철저히 하면서, 또 다른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열정들을 열어주고, 서로 경쟁하고 영향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아래 차원에서는 교육운동이 필요한데 나는 무엇보다 교사의 전문성 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전문성은 수업기법의 차원을 넘어서 교사됨에 대한 것, 자신의 정체성과 교육실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전문성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풀뿌리운동도 필요하지만 교사로 하여금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구조를 만드는 제도개혁이 필요하다.(28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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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들은 어떤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던 중에 발견한 책이다. 읽다 보니 교육보다는 덴마크라는 나라 자체에 더 관심이 생겼다. 이런 나라에서 살면 어떨까 하는. 아니다, 그건 아니고, 그냥 한번 가 보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든다.
덴마크라는 나라에 대해 인터넷으로 잠깐 찾아 보았다. 일단, 인구가 적다. 사람 수가 적다는 것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핀란드도 그랬다. 덴마크와 핀란드의 인구가 서로 비슷하다. 500만이 좀 넘는 정도. 그렇다면 우리와 어떤 기준에서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일까. 면적도 생각해 봐야 할 텐데.
우리의 교육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럽 선진국의 체제를 연구하고 더러 적용해 보려고 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인구'의 차이 때문에 더 어려운 것만 같다. 핀란드나 덴마크나 살기 좋은 나라이고, 교육 체제도 잘 갖추어져 있지만, 그 제도를 그대로 가져와서 우리 것으로 삼기에는 배경이 너무 다른 탓이다.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하고 궁리를 해도 어려운 문제이다. 답이 그곳에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일반 학교 대신에 대안 교육의 형태가 곳곳에서 세워지고 있다. 아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어른들이 우리의 실정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싶은 바람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이 책은 정규 교육 시스템이 아닌 대안교육 쪽으로 더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덴마크의 자유학교 자체가 학부모들끼리 만든 학교라고 하니 말이다.
정독하며 읽은 것은 아니다.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부분부분 골라가며 읽었고, 당장 소용에 닿지 않는 내용은 넘겼다. 그런데, 이후로 이 책의 어느 부분들은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 교사, 학부모가 학생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해 보게 한다.
다시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자. 선생님은 누구를 왜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학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키우려고 하는 것일까. 학교는 누구에게 무슨 이로움을 주기 위해 만든 공간일까. 학교에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날이 곧 와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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