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문학이어서 더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자극적인 현대소설에 찌들어있던 제가 다시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삶과 경험이 녹아있는 정말 기품있는 이야기로 힐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청소년 뿐만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하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잊고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잘쓰이지 않는 단어가 나올때마다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날얘기같았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랄까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설이라 잠들기 전에 보기에도 참 좋은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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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광복 전후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주인공과 누나의 사연을 담은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소설은 광복 전후의 혼란했던 사회 속에서 가메뚝이라는 마을을 이루어 살고있는 밑바닥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담고있다. ‘누나’는 그 중심에 있는 ‘양순이’가 누나되는 자이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딱히 내용과는 큰 상관 없다는 말이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두루 다루기 위해 소설은 화제를 특정 인물들로 옮겨가면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일종의 옴니버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시 사람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은 꽤 잘 담아낸 편이다. 가족 문제라던가, 돈 문제, 병이나 전쟁의 후유증 같은 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남아있는지나, 그게 이들을 끝내 가메뚝이라는 곳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지 등은 나쁘지 않게 그려낸 편이다. 다만, 그게 모두 납득할만하게 와닿는 것 까지는 아니라는 점은 좀 아쉽다. 예를 들면 정님이의 얘기처럼, 대체 왜 그게 그렇게 되는지 당황스러운 점들이 좀 있기 때문이다. 단지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그걸 납득하기는 좀 그럴듯함이 부족하달까. 오히려 그런 상태를 만들려고 좀 억지스럽게 전개한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처음 저자의 말과 이어지는 혹부리의 존재와 이야기의 마무리도 마찬가지여서, 그런 선택을 하는 것도 그걸 받아들이는 것도 심지어 그냥 그렇게 끝나는 것도 좀 마뜩지가 않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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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누나
지은이 송기원 펴낸곳 ㈜백조 펴낸날 2021년 8월 31일
천재소리를 들으며 등단한 이후 청소년 소설은 처음으로 출간하였다는 송기원 작가의 신작은 한국인이라면 느낄 수 있는 기억 어디쯤 묻혀 있던 우리만의 정서를 깊이 끌어 올려 보듬어 안아 올리는 명작입니다. 개인적으로 바라본다면 신작 ‘누나’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작가의 이전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1940년대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시간과 배경으로 읽힐까요. 근현대사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것은 아마도 수업을 통해 많이 배웠을 것이며 별다른 배경지식이 따르지 않는다면 일제강점기, 해방 등의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을 것입니다. ‘누나’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삶과 고단한 여정을 통해 아픔의 시대, 상실과 그리움을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는 흡입력으로 실감 나게 빠져들도록 합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가메뚝 마을은 몇 해 사이에 강 주변으로 열 채가 넘는 집이 생겨나고 있지만 움막 형태의 초라한 집과 주민들 또한 거지 행색이 완연한 이들이 전부인 마을입니다. 그 가난이 덕지덕지 묻은 곳에는 돈 벌러 멀리 만주로 떠난 엄마를 매일 목 놓아 울며 그리워 하는 ‘양순이’라는 소녀와 외가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양순이의 친구들도 몇 있습니다. 양순이를 언니라고 부르는 두 살 어린 끝순이, 서로를 위해 먹을 것을 아끼고 위로가 되어주는 사입입니다. 어느 날 갑작스런 열병으로 앓게 된 끝순이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시력을 잃는 장애를 얻게 됩니다. 끝순이는 보이는 능력은 상실했지만 마음으로 사람을 변별하고 느끼게 되었다고 하는 아무도 가지지 못한 깊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양순이의 외할아버지인 훈장어른, 양순이 엄마가 보낸 돈을 탕진하는 외삼촌, 고된 시집살이를 견디다 못해 나온 부인과 딸인 양순이를 자존심 때문에 포기하고 마는 양순이의 아버지, 또 훈장 어른의 며느리이자 외숙모인 꺼꿀네, 끝순이 보다 세 살 더 어리지만 구구절절 굴곡진 삶을 사는 대복이. 등장인물들은 제각기 고단한 그에 맞게 편안하지 않은 사연들을 하나 둘 이고지고 가메뚝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대한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지나간 시간과 역사가 되어 버린 그 시절의 풍경과 정서를 지금의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라구요. 클래식하고 어딘가 세련된 모던한 분위기의 40년대를 그린 영화와 소설은 많지만 ‘누나’에 나오는 지독한 환경을 그리는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순간의 말장난으로 소비되어버리는 가벼운 문장들이 소비되는 현재에 송지원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는 숨막히는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꼼짝하지 못하도록 가두어 놓습니다. 이 이야기의 끝이 해피엔딩일지, 다른 무엇일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집니다. 독해를 위한 글 읽기가 아닌,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절대적인 문학의 압도적인 무게를 느끼고 싶은 우리 아이들이 함께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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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꿀이네는 팔자걸음 흉내를 내며 천천히 안방을 지나쳤다. 그러자 어떻게도 표현할 수 없는 한 가닥 기쁨이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오소소, 퍼져갔다. 꺼꿀네로서는 중풍을 맞아 안방에서 자리보전이나 하고 있는 훈장댁은 그야마로 이빨 빠진 늙은 호랑이에 불과할 뿐이어서 더 이상 무서워하거나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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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메뚝에는 슬픔이 많다. 외갓집에서 만주로 돈 벌러 간 엄마를 기다리는 양순이. 밤만 되면 대보등에 올라가 엄마를 찾으며 운다. 무당인 엄마와 둘이 사는 끝순이는 열병을 앓고 시력을 잃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대신 소리와 냄새로 세상과 자신의 마음을 보는 능력을 가졌다.
"눈이 안 보여서 항상 나는 나하고만 놀잖아? 그러다 보니까 어쩌다가 나도 모르게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볼 때도 있어. 그러다 보면 마음 저 깊은 곳에 이 세상하고는 또 다른 세상이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어."(본문 34쪽)
문둥이인 엄마와 둘이서 사는 대복이. 마을 사람들에게 문둥이 자식이라고 구박을 받지만 양순이와 끝순이를 의지하며 버티며 살아간다. 하지만 엄마가 죽고 나서 대복이는 각설이패에 들어가서 구걸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대장 삼촌은 각설이들이 겉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약한 사람들 같지만, 진짜로는 세상에서 무서운 것이 하나도 없이 가장 강한 사람들이래. 왜냐하면 각설이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어서 남한테 뺏길 것도 하나도 없기 때문이래."(본문 163쪽)
양순이와 끝순이, 대복이가 주인공이고 그 외에도 김 첨지 아들과 일본 여자 사이에서 난 혼혈인 '정님이', 큰 키에 불같은 성질을 가진 양순이 외할머니 '훈장댁'의 이야기도 있다.
양순이는 끝내 외삼촌에 의해서 부잣집의 아이보개로 가게 된다. 어느 날 소식이 없던 양순이 엄마는 양순이를 찾아오지만, 마적 두목의 아이를 임신한 채였다. 양순네를 돌봐주던 사람에게서 '뱃속 아이는 혹부리'라며 지우자는 말을 엿들은 양순이는 혹부리라도 좋고, 자신이 동생을 키울테니 없애지 말아 달라고 한다. '누나' 본인도 힘들면서 끝순이, 대복이, 혹부리. 많은 동생들을 보듬고 안아주는 양순이. '누나'라는 말이 이리도 따뜻한 소리를 가졌다는 걸 알았다.
책의 처음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자신이 '혹부리'라고 말한다. 작가는 의붓아버지 아래서 아버지가 다른 누나와 자랐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재봉틀 하나로 옷 수선을 하시고, 생선 장사를 하셨다고 한다.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살았던 주인공들. 그들을 통해서 해방 전후 궁핍하게 살았던 민중들의 모습을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이어져 온 자신의 삶 역시 평온하지만은 않았지만, 그럼에도 딛고 일어서 작가가 된 혹부리도 생각하게 됐다. 삶의 모습도 슬픔의 형태도 다르지만 아픔을 딛고 일어나 더 높이 날아오르려는 청소년들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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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누나는 앳띤 얼굴이지만 웬지 모를 외로움을 안고 모든 것을 품을 듯한 엄마의 마음을 가진 표지 그림이 이책을 대변하고 있다. 송기원 작가의 청소년소설은 특유의 따뜻함이 배여있고 혈연관계적 누나를 묘사하기보다 이미지로서의 누나를 잘 그려내고 있다. 소설에서 양순이에게는 남동생이 없다. 당연히 혈연적 누나로 불리울 수 없다. 그럼에도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누나의 따뜻함이 진하게 배여있다. 주인공 양순이의 주변사람들을 통해 딸, 손녀, 이웃집 언니 옆집아이 등으로 살아가며 무엇인가 끈끄한 인생의 가치를 조각해가고 있다. 광복전후를 시대벅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들을 설정하여 당시의 감성으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빈곤한 삶속에서도 마을공동체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혈연보다 끈끈한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양순이 엄마의 희생으로 보내준 돈을 노름으로 탕진해버리는 외삼촌을 설정하고 있는 듯하다. 훈장네를 러시아병사로 표현한 것도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반면에 끝순이에 대한 사랑과 따뜻한 위로 대복이를 향한 애틋한 마음들은 혈연 이상의 가족관계를 보여준다. 역시 끝순이는 양순이를 위해 내릿굿을 마다 않고 대길이는 엄마를 잃고 거지가 되면서도 울지 않고양순이를 위로하는 장면을 마을공동체를 잘 표현하고 있고 소설의 결론을 만들어가는 암시라고 여겨진다. 주변인들과 이런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면서 양순이는 엄마를 만나고 혹부리를 등장시킨다. 소설의 끝자락에 양순이는 엄마를 만나지만 예기치않은 혹부리동생의 존재를 알게 된다. 양순이에겐 끝순이나 대길이처럼 동생은 그저 동생일뿐이다. 동생의 아버지가 누군지 지금 자신의 형편이 어떤지는 관심에 없다. 그저 동생은 동생일 뿐이기에 양순이는 누나가 기꺼이 되려하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누나가 필요한 모든 이에게 기꺼이 누나의 역할을 다하고자하는 따뜻함이 우러난다. 어떤 이익도 어떤 환경도 탓하지 않고 누나로 불리우길 바라는 양순이를 만난다. 관계가 소원해지는 현대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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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 작가님의 책은 처음 접해봅니다. 이미 여러 작품들을 내시고, 신동엽문학상, 동인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 여러 수상 경력도 계시는데요.
이 소설은 백조출판사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 〈화이트 웨이브 틴틴 시리즈〉를 론칭하며 첫 번째 도서라고 합니다. 이 책의 작가의 말에서도 소개되었듯이 작가의 삶이 이 작품에도 녹아있는 듯해요.
작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펴내는 청소년 소설이라 밝힌 <누나>는 송기원이 일구어온 문학의 기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밝혀줄 작품이 될 것이라고 책 소개에 나와 있네요.
이 소설은 우리나라 해방 전후를 배경으로 십대 아이들이 등장하는데요. 각 꼭지 제목 하나하나가 그들의 이름으로 되어 있구요. (끝순이, 양순이, 정님이, 대복이 등 그 당시에 썼을만한 이름들이라 정겹습니다.). 그들의 시선을 쫓아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지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그 시절 속에서 순수한 어린십대들의 슬픔과 그리움, 아픔과 시련들을 담고 있는데요. 그들의 이야기와 그 속에 품은 감정과 생각들을 통해서 해방기 우리 민족의 슬픔과 애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기근으로 만주로 떠난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양순이’, 열병으로 두 눈을 잃은 무당집 딸 ‘끝순이’, 문둥병을 앓던 어머니가 죽자 각설이가 된 ‘대복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살펴주았던 할아버지를 여의고 정신병이 생긴 ‘정님이’ 등 이 책 속 인물들의 사연은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의 십대들이 해방기 전후, 그 시절 어떻게 보냈는지 단순히 이론이 아닌 살아있는 스토리를 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시대 속 십대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시대를 더욱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일 거 같아 청소년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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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전후 1940년대를 배경으로 가난한 가메뚝에서 살아가는 양순이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만주로 돈벌러 떠난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양순이는 해질녘이면 대보등에 달려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울음으로 토해낸다. 그런 양순이를 따르는 끝순이와 대복이도 저마다 하나씩 아픔을 가지고 있다. 무당집 딸 끝순이는 어릴 때 심하게 앓고 눈이 멀게 된 후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 대복이는 (당시에는 문둥병이라 불리웠던)한센병에 걸려 고향으로 돌아온 엄마와 단둘이 오막살이에서 산다. 마을에서 겨우 내쳐지지는 않았지만 대복이네를 받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렇게 외롭고 서글픈 아이들 셋이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이 되고, 누나가 되고, 자매가 되어 서로를 위로해가며 살아간다. 과연 양순이는 그토록 그리워하는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이 함께 무사히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까?
전형적인 청소년을 위한 성장소설이다. 요즘 인기있는 현대적인 청소년 소설과는 매우 다르지만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좋다. 시대 배경이나 소재, 인물 설정 등 요소 하나 하나가 사람 냄새가 물씬, 고향 냄새가 물씬, 시골냄새가 물씬 풍기며 어릴 적 친구들이 떠오르는 이야기이다. 그런 점에서 성인들이 읽기에도 좋은 소설이다.
책 서두에 있는 작가의 말과 작가소개(프로필)을 일고나면 이 소설이 단순한 픽션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소설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작가의 슬프고도 그리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음을 느낄 수 있다.
1940년대 광복 전후, 누구나 힘겨웠던 시절이지만 어린 양순이와 끝순이, 대복이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너무나 힘들고 서글펐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기에 양순이와 끝순이, 대복이의 앞날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고 그저 평탄했기를 바란다.
◆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