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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이 떠오르는 <바닐라> 희곡이라서 소설보다 쉽게 읽힐 것 같았고 장면이 더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질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의 원작은 <그 개>라는 작품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었다고 해서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해요
표지 속 소녀의 표정은 마스크에 가려져서 다 보이지는 않지만 눈빛만 봐도 불안함이 느껴지죠 요즘은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어 버려서 마스크를 쓴 모습이 어색하지는 않았는데 이 소녀가 마스크를 쓴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었어요 틱 증상 때문이었죠
사랑스러워 보이는 소녀, 해일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틱 증상이 생긴걸까요? 하필이면 욕을 뱉는 틱이라니요! 그래서 친구가 없었어요 대신 해일 곁에는 유기견 바닐라가 있었어요 그리고 빌라에 새로 이사 온 선영의 가족과도 친해져요 선영에게는 3살 아들 별이가 있어서 욕을 하는 해일이 걱정스럽긴 했지만 해일을 이해하기로 해요 해일은 선영에게 그림을 배우면서 웹툰 작가를 꿈꿔요 해일이 그림을 그릴 때는 자기도 모르게 나오던 욕이 잘 나오지 않았어요
핑크 돌고래 핀핀이 블루 돌고래 또또를 찾아 떠나는 바닷 속 이야기. 해일의 웹툰은 어떻게 완성되었을까요?
저는 예쁜 삽화들을 보며 따뜻한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제 기대와는 달리 슬픈 이야기였어요 어쩌면 제가 기대했던 건 이상일 뿐이고 이게 현실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해일과 선영이 사는 성북동은 제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이고 선영이 즐겨찾는 정독도서관도 저에게도 추억이 많은 곳이라 추억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어요 성북동이라고 하면 '성북동 비둘기'와 부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죠 그 동네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저는 동네 사정을 잘 알아요 선영이 보험료 3만원을 걱정하는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성북동에 산다고 다 부자는 아니거든요 제약회사 회장 장강처럼 부자들도 많이 살지만요
초반부를 읽을 때는 해일의 틱 증상이 많이 불편했어요 하지만 해일에 대해 알게 될 수록 해일을 이해하게 되었고 더 이상 해일이 내뱉는 욕이 불편하지 않았어요 선영의 말처럼 사람들은 다 욕을 하고 살죠 속으로 할 뿐이죠
제목이 주는 느낌과는 달리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아쉽긴 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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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 산길에서 만난 이름 모를 강아지. 나를 졸졸 쫒아왔어. 가라고, 가라고 하는데도. 꼬질꼬질해진 바닐라색 얼굴이 날르 빤하게 보고 있었어. 촉촉하게 젖은 어린 눈동자가 나만 보고 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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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해일이는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빠와 둘이서 살고 있다. 뚜렛 증후군(틱장애)을 앓고 있어서 자꾸만 욕을 하곤 한다. 어느 날 우연히 유기견 바닐라를 만나서 친구가 된다. 엄마가 보고 싶을 때면 엄마가 일하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온다. 한편 이웃에 이사 온 화가 선영의 가족을 만난다. 선영은 해일의 틱 증상에도 놀라지 않고 해일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선영에게 고마운 마음에 우주비행사가 꿈인 선영의 아들 별이에게 미니 드론을 선물한다. 드론을 날릴 장소를 찾다가 어른들이 없는 사이에 아빠가 일하는 저택의 넓은 정원에 들어가 해일, 별이, 바닐라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그때 사고는 일어나고 만다. 바닐라는 위기에 빠지고, 해일은 바닐라를 지키고 싶다.
이 작품은 『그 개』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공연되었다고 한다. 희곡집을 읽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좀 버벅거렸지만, 행동, 대사 그리고 무엇보다 돋보인 삽화에 빠져서 단숨에 끝까지 다 읽었다.
유기견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달콤하고 부드러운 이름 '바닐라'. 주인공 해일은 버려진 유기견과 자신을 똑같다고 생각한다 "괜찮아. 우리 모두는 유기견이야." (본문 35쪽) 바닐라와 해일이 단짝이 되어 마음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현실이 항상 행복한 끝맺음이 아니듯 해일은 자신의 손으로 다시 바닐라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바닐라를 보내야 하는 순간을 통해 해일은 엄마를 떠올렸을까. 아픔과 슬픔을 딛고 해일은 그만큼 또 성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주인공 장강. 해일의 아빠가 일하는 저택의 주인이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 모두 살림이 어렵지만 장강은 넓은 저택에서 부유하게 살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서 홀로 저택에서 살며 보쓰라는 개를 키운다. 왠지 이 책과 어울리지 않는 인물인 것 같지만, 자신의 반려견 보쓰와 나누는 대화에서 보면 많이 외로운 사람이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다 모르는 게 사람이니까.
사람들의 심리 표현이 잘 드러나 있어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돌아봐야 하는 사회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것도 알 수 있었다. 희곡집은 익숙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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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는 ‘그 개’라는 원작 연극을 책으로 옮긴 희곡이다.
희곡이란 일종의 대본집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실연을 위한 무대 연출이라던가 연기 등에 대한 내용이 함께 실려있는 것으로, 빈 부분도 많기는 하나 읽어보면 생각보다 연극무대가 잘 그려지기도 한다. 이 책은 거기에 일러스트 역시 60여점 정도로 많이 수록하여 인물상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얼핏 일종의 성장물 혹은 치유물처럼 시작한다. 틱 장애를 앓고있는 중학생 해일이가 유기견인 바닐라를 만나고 또 이웃의 화가 선영 부부와 그들의 어린 아이인 별이를 만나면서 애정을 주고 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틱 장애를 극복해 나갈 것처럼 이어질 듯해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일종의 판타지를 그려내는 대신 현실의 비정함이 얼마나 주변에 깔려있으며 쉽게 닥쳐오는지, 그리고 그것은 얼마나 사람들을 더 비극과 문제의 심화로 밀어붙이는 지를 냉정하게 담아냈다. 어떻게든 문제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이 결국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생각하면 참 씁쓸함을 남긴다. 등장인물들의 상황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일부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건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우연히 닥친 비극이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이 비극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복선이랄만한 게 없고 그 과정이 다소 허술한 점이 있는 등 아쉬운 점도 보인다. 이는 일부 캐릭터도 마찬가지인데, 등장인물의 수에 비해 이야기가 짧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