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를 좋아해 몇 번이나 봤다! 조제라는 이름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에서 따왔다는데 두 권 중 한권은 절판이고, 다른 한권인 [신기한 구름]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바로 구매! "조제는 그 아래 누워서 나무줄기에 발을 뻗고 수백 개의 작은 나뭇잎이 함께 나부끼는 모습을 바라보곤 했었다. 나무 꼭대기에 달린 나뭇잎들은 바람에 흔들려 가냘프게 날아갈 것처럼 보였다." _[신기한 구름] 중에서 이 부분이다. 영화와 소설의 번역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이 책의 번역은 깔끔하고 읽기 편하다. 번역이 좋은 책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이 책은 흡입력을 갖고 있다! 물론 소설이 좋기 때문이겠지! 조제는 자유롭고 화려한 20대를 파리에서 보내던 중 미국인 앨런을 만나 뉴욕으로 떠난다. 잘생긴 외모 뒤에는 무시무시한 질투심을 숨기고 있던 앨런. 그 사실을 모르고 결혼한 조제는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조제는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충동적으로 벌인 외도를 앨런에게 보란듯이 밝히고 아무도 모르게 파리로 떠나버린다. 다시 조제를 찾아 파리로 온 앨런. 둘은 관계를 다시 이어가는 듯 보이지만 서로를 도발하면서 계속 미묘하게 어긋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조제의 행동들은 이해가 잘 가지 않고 몹시도 충동적이다. 게다가 자유로웠던 예전의 삶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크게 하지 않는다. 그녀는 인생에 대한 환상 없이 매우 담담하고 이성적인 태도로 삶을 바라본다. “사람들은 그녀를 사랑했다. 그런데 그녀는 그 사랑을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손안에 든 먹이를 조금씩 갉아먹었을 뿐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다”라고 화자가 말했듯이, 그녀의 유일한 문제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앨런과 조제의 옛 남자친구 베르나르와의 만남, 그 밖의 여러 장면들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파국으로 치닫는 사랑 이야기를 씁쓸하고 음산하지만은 않게 그리는 것이 사강의 힘이기도 할 것이다.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는 소설! 사랑은 음산한 농담일까, 달콤한 악몽일까. 이 가을에 참 잘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