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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클주강과 김선욱의 연주를 좋아하지만 광팬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고 이번에도 그저 요즘 젊은 연주자들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를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해서 (그렇다. 그저 막연한 궁굼함이 이유었다.) 구매를 하였다. 처음 음반을 CDP에 넣었을때부터 느꼈는데 무대가 사알~짝 뒤로 물러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볼륨레벨도 좀 낮게 녹음이 된 것 같고, 소리가 생으로 들려진다기보다 어느정도 걸러져서 나오는 것 같았다. 클주강의 보잉에서도 까실까실한 살아있는 질감보다는 부드럽게 뻗어 나오는 선명함이 보여졌다. 내 생각에 이것은 Accentus 에서 발매된 음반들의 전반적인 특성인 것 같은데 이게 또 듣다보면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아마 자신들만의 소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산물인것 같기도 하고 내 오디오 시스템의 한계일 수도 있겠다. 전체적으로 소리는 깔끔한 편이고 아주 정숙한 배경을 보여준다.
연주는 기대한대로 나무랄때가 없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이 곡은 분명 바이올린 소나타이고 바이올린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자꾸 김선욱의 피아노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되더라. 그렇다고 클주강의 연주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클주강의 이번 연주는 정말 바이올린을 가지고 노는 듯한 자유로운 성숙함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나에겐 왠지 피아노 소리가 조금 더 강조된 것 같았고 오히려 클주강의 바이올린이 편안하게 피아노를 보필하는 것 같았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클주강의 연주가 완전 물이 올랐다는 방증이 아닐까?. 클주강의 이전 발매음반 Solo에서 보여줬던 사무라이의 칼질같은 확실한 보잉과는 또 다른 다이나믹한 디테일이 기분좋게 새로왔다. 이전에 계속 발매한 베토벤 음반 때문인진 몰라도 김선욱의 연주는 진하게 꿈틀거렸고 깊이가 더해진 듯 하다. 이미 골백번을 들어서 익숙하다 못해 아예 뇌리에 박혀버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인데도 왜 이렇게 새롭게 들릴까? 이 음반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느낀 점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의 피아노 파트가 이렇게 화려했는지 여태껏 내가 간과했다는 것이다. 리즈콩쿨 우승이후 김선욱은 계속 발전하고 성숙해 온 것이다.
객관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음반이고 상당히 중독성이 있는 음반이다. 연주자들의 호흡, 대담한 기술적인 해석, 심혈을 기울인 녹음이 황금비율로 융합된 느낌이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이 음반을 일단 들으면 왠지 다른 음반들이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는 점. 이 음반때문에 같이 구매한 다른 음반을 듣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김선욱의 베토벤 시리즈를 다 구매해야 할 것 같다.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 페이퍼 슬리브는 개인적으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럽 음반사들의 환경에 대한 생각은 고마우나 이런 종이로 된 패키징은 내구성에 치명적 단점이 있게 마련이고 슬리브에서 음반을 꺼낼 때 음반이 오염되기 쉽다. 환경을 위해 이런 불편함은 참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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