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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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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 멋> 책리뷰   조자용 선생님, 아니 도깨비 형님의 <신묘한 우리 멋>은 아주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은 ‘신묘한’ 통찰이 느껴지는 도깨비 형님의 연구가 담겨있으나,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논문의 형식을 취하지 않았다. 킬킬대고, 소름 끼치게 하며, 때로는 눈물짓게 만드는 이 책은, 도깨비 국물에 알딸딸하게 취한 할아버지가 손주들의 침상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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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 멋> 책리뷰

 

조자용 선생님, 아니 도깨비 형님의 <신묘한 우리 멋>은 아주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은 ‘신묘한’ 통찰이 느껴지는 도깨비 형님의 연구가 담겨있으나,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논문의 형식을 취하지 않았다. 킬킬대고, 소름 끼치게 하며, 때로는 눈물짓게 만드는 이 책은, 도깨비 국물에 알딸딸하게 취한 할아버지가 손주들의 침상 머리맡에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우리의 ‘멋’이 느껴지는 ‘민담’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진정한 우리의 멋을 찾기 위해 민교와 민예를 통합적으로 탐구한 도깨비 형님이, 그 축적물을 후세에 전해주기 위한 형식으로 이보다 더 ‘멋’스러운 것이 있을까? 때로는 과격하고 거칠게 느껴지는 도깨비 형님의 이야기 보따리 속에는 진정한 여유와 멋이 담겨있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삼라만상의 참모습을 꿰뚫어보는 그의 ‘호랑이의 눈’이 이야기 속에서 느껴진다. 이쯤 되면 조자용 선생님은 사실 자신의 진정한 멋을 깨닫지 못하던 우리가 한심스러워, 칠십여 년간 사람으로 둔갑하여 깨우침을 주고 간 금강산 호랑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나는 디자인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디자인이란 대체 무엇인가’라는 도무지 잡히지 않는 질문을 쫓아다니는 초보 구도자이기도 하다. 이 길 위에서 많은 천재적인 선각자들을 스승으로 삼았다. 일찍이 칸딘스키가 언급했던 ‘정신적 생활을 도표로 나타낸 삼각형’의 정점에 위치했던 이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라도 맞춘 양 비슷한 이야기들을 한다. <신묘한 우리 멋>을 읽은 후 도깨비 형님은 저절로 나의 스승이 되었다.

 

앞서 언급했던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곧 ‘예술은 무엇인가’로 바뀌었고, 그 해답의 실마리는 존 듀이의 <경험으로써의 예술>에서 얻을 수 있었는데, <신묘한 우리 멋>을 읽고 나니 듀이의 말과 도깨비 형님의 말이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듀이에 따르면 예술은 원래 박물관이나 극장 따위에 갇혀있는,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예술은 그릇과 양탄자부터 음악, 춤, 주술적인 장신구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상의 영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예술은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참여’하는 것이란 말인데, 이를 도깨비 선생님의 말로 하자면 예술은 본래 그 태생이 ‘민문화’, 즉 ‘민예’이자 ‘민교’였던 것이다.

 

‘무엇’과 ‘나는 누구’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폴 랜드는 ‘도대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솔 바스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누구에게 말하고 싶은지, 그 말을 왜 하고 싶은지 먼저 말해 보라.’라고 했으며, 바실리 칸딘스키는 ‘예술의 외적 원리는 결코 미래가 아닌 과거에 대해서만 가치가 있고,’ ‘’무엇’이야말로 예술적인 내용이요, 예술의 정신’이라고 했다. 엘 리시츠키를 포함한 1세대 디자이너들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시대적 필요를 느껴 회화를 뒤로하고 디자이너가 되었다. 모두 자기가 하고 있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고, 자신이 어떠한 시대적, 상황적 맥락에 놓여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에겐 도깨비 형님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한국의 디자이너’로 존재하기에 앞서, 대체 그 ‘한국’에 담긴 ‘얼’과 우리가 누렸던 ‘멋’이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내 안에 뒤섞인 피아를 식별해 내어, 손님은 사랑방에 모시고 나는 안방을 차지해야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타자에 대한 학습은 차고 넘친다. 그리고 학습된 타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화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타자를 자기화할 것이 아니라, 타자는 타자로 삼아 사랑방에 모시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도깨비 형님의 말씀이라 생각한다. 또한 도깨비 형님은 말에서 그치지 않고 몸소 ‘우리의 것’을 알아갈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놓으셨다. 우리는 도깨비 형님이 닦아 놓으신 바탕 위에서, 도깨비 이야기, 호랑이 이야기, 장타령과 문둥이춤 따위를 안주 삼아 도깨비 국물이나 얼큰하게 들이키며, 이미 우리의 핏줄 속에 흐르고 있었던, 그러나 잠자고 있던 ‘우리의 멋’을 일깨워 그것을 온몸으로 ‘체험’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 민족의 진정한 ‘멋’이다.

c*******9 2021.11.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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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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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멋’은 조자용 저서 <우리 문화의 모태를 찾아서>를 20년 만에 재정비하여 개정판을 출간한 것이다.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문장을 통해서 짐작 가능할 것 같다.   _조자용 어록 가운데 하나. “한국 사람의 멋을 알려면 먼저 한국 도깨비와 호랑이를 사귀어야 하고, 한반도의 신비를 깨달으려면 금강산과 백두산을 찾아야 하고, 동방군자 나라의 믿음을 살펴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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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멋은 조자용 저서 우리 문화의 모태를 찾아서를 20년 만에 재정비하여 개정판을 출간한 것이다.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문장을 통해서 짐작 가능할 것 같다.

 

_조자용 어록 가운데 하나. “한국 사람의 멋을 알려면 먼저 한국 도깨비와 호랑이를 사귀어야 하고한반도의 신비를 깨달으려면 금강산과 백두산을 찾아야 하고동방군자 나라의 믿음을 살펴보려면 산신령님과 칠성님 곁으로 가야 하고한국 예술의 극치를 맛보려면 무당과 기생과 막걸리 술맛을 알아야 한다.”

 

도깨비와 호랑이산신령과 칠성님무당과 막걸리이는 조자용 인생의 열쇠말과 같다무엇보다 조자용하면떠오르는 단어는 풍류그의 인생은 바로 풍류 그 자체였다오늘날 풍류 인생은 보기 어려워 더욱 소중해진 말이다._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윤범모의 서문에서]

 

 

이 책을 통해 멋진 분을 만났다하버드 출신 건축가 조자용이라는 흔하지 않은 수식어를 오래전에 달고 있었던 인물해방후 1세대 건축가이자 한국전통을 풍류와 기층 문화에서 찾고 널리 알리고자 꾸준히 노력했던 범상치 않은 한 사람....

 

신묘한 우리멋은 왜 인제야 만났을까 싶어지는 흡입력 있는 내용이였는데한국전통문화를 그 모태가 될 수 있는 전반적인 면들 고루 접근하고 있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왜냐하면 단편적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조립되는 듯하기도 했고새롭게 배운 부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우리의 멋을 다룬 부분에서는 서민문화민예미술건축미술까지그리고 1970년대에 이끌었던 해외에서 열렸던 우리예술전시회 내용들까지 들어있었다직접 발로 뛰고 정리한 것들이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거기에 우리 문화의 근간에 대한 탐구 챕터를 통해 전통사상불교도교유교 등을민족문화의 상징 챕터를 통해 도깨비거북이호랑이용을 다루면서 우리네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전통을 세밀하게 알려주고 있었다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멋을 안다는 것과 즐긴다는 것은 확연히 다른 내용일 것이다다행히 요즘 나온 한국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런 우리전통문화를 포함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히 고무적인 일이겠다하지만 아직은 생활 속에서는 어떻게 접해야할지어떤 것이 있는지 혹은 있었는지 조차도 잘 모른다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이런 부분에 대한 해답을 조금은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도인 한 분을 만나서 마당극 한 편에서 신명나게 놀고 난 느낌이다적극 추천하고 싶은 전통문화 책이다.

 

 

_한국적인 멋의 핵심은 천대 받던 거지나 기생이나 환쟁이나 무당에 의해 구축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여기에 또하나 대중의 참여를 간과해선 안 된다거지춤이나 무당춤이나 광대놀이나 기생 술판에는 결국 모든 사람이 같은 자격으로 참여하였으며 각각의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한다.

 

모두가 여하히 조화롭게 소화해냈는냐로 예술성이 좌우되었던 것이다여기에 우리 민족민간 예술의 특징이 있는 것이라 하겠다._[‘무당의 신바람에서]

 

 

_상식적으로 널리 알려진 용의 모습은 아가리를 쩍 벌리고 불타는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려는 성난 얼굴인데 신흥사 석용은 어찌 이렇게 인자하게 생겼을까이것이 바로 동방의 군자지국 한얼의 미술 아닌가그래서 용도 나하고 차차 친해지게 되었다._[‘신흥사에서 만난 무던한 석용에서]

 

 

y******k 2021.11.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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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멋 얼마나 제대로 ‘잘’ 알고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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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온 모국을 떠나 영국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또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나는 여러 차례 내가 나의 뿌리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한국, 중국, 일본을 구분 못 하는 여러 유럽인들에게 내가 얼마나 ‘잘’ 우리의 문화를 설명해 줄수 있는지, 나의 뿌리를 물려받은 아이에게 전래동화를 읽어주며 왜 많은 전래 동화에 도깨비와 호랑이가 나오는지, 시각디자인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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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온 모국을 떠나 영국에서 외국인으로 사는, 또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나는 여러 차례 내가 나의 뿌리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한국, 중국, 일본을 구분 못 하는 여러 유럽인들에게 내가 얼마나 ‘잘’ 우리의 문화를 설명해 줄수 있는지, 나의 뿌리를 물려받은 아이에게 전래동화를 읽어주며 왜 많은 전래 동화에 도깨비와 호랑이가 나오는지, 시각디자인의 축제라고도 하고 싶은 올림픽에 대한민국은 왜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삼았는지, 나는 이에 대한 지식에 굉장히목말랐다. 이 갈증은 최근에 우리의 민화와 민화에 나오는 여러 동물, 호랑이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더욱더커졌는데, 그때 눈에 번뜩 들어온 이 아름다운 책.

나의 갈증을 해소 시켜준 고마운 이 책은 건축가이자 꿋꿋이 민족문화의 모태를 찾아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민예 운동가조자용의 저서 ‘우리 민족의 모태를 찾아서’라는 책이 20년 만에 다시 손질되어 나온 개정판이다.

나는 한반도를 떠나 미국으로 유학 가는 젊은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넓은 세상으로 나가겠다며 유학길에 오른 나의 지난날을 생각하였다. 내가 유학길에 올랐던 2007년과 거의 모든 것이 다 달랐을 1947년, 젊은 조자용은 미국으로 유학길을올랐고 그도 미국에서 나처럼, 아니 비교도 안 될 만큼 훨씬 더 많이 자기 민족 문화의 정체성, 그 뿌리는 무엇인지에 대해질문을 하게 되었을 거라고 상상한다.

양부모 문화권을 탈출, 생부모 문화를 찾아 헤맨 문화적 고아의 뼈저린 일기장이라고 고하는 그의 표현이 어찌나 와닿던지, 한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의 국력이며 정체성인데 1940-50년대와 지금 2020년대 우리는 얼마나 우리를 잘 알고 있는가? 아직도 우리의 깊고 오랜 문화는 밖에서는 중국, 일본 문화 사이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안에서는 권위주의와사대주의 문화관 속에서 잘못 습득된 지식의 독소가 여기저기 묻어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우리 문화의 모태를 찾는 일을 멈추지 않은 그의 노력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이제 내 아이에게 우리의 도깨비에 대해 더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겠다. 이렇게 우리의 호랑이를 더 잘 이해하고 작업 중인 나의 호랑이 판화를 보니 오랜 세월 한민족과 함께한 신묘한 호랑이가 보인다.

다가오는 호랑이해, 호랑이띠 디자이너인 내가 우리의 신묘한 호랑이를 이 세상에 잘 풀어놓으리다.

#신묘한우리멋 #조자용 #안그라픽스 #2021한국에서가장아름다운책 #서평단후기

 

j****o 2021.1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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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의 모태를 찾으려 했던 조자용의 자전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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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 멋이 출간한 지 20주년을 기념하여 개정판이 출시되었다. 하버드 대학원 출신 건축가이면서 민예 운동가였던 조자용이 우리 문화의 모태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어떻게 보면 자서전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우리 문화를 설명하는 역사서 같기도 했다.   우리 문화가 다른 나라에 영향을 받지 않은 순수한 모태를 찾고 싶었던 조자용의 일대기와 우리 민학의 역사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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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우리 멋이 출간한 지 20주년을 기념하여 개정판이 출시되었다. 하버드 대학원 출신 건축가이면서 민예 운동가였던 조자용이 우리 문화의 모태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어떻게 보면 자서전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우리 문화를 설명하는 역사서 같기도 했다.

  우리 문화가 다른 나라에 영향을 받지 않은 순수한 모태를 찾고 싶었던 조자용의 일대기와 우리 민학의 역사와 현주소를 알아볼 수 있는 이 책은 안그라픽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독서를 계속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계속 유럽 역사를 접하게 된다. 과학책을 봐도 신화를 봐도 철학책을 보더라도 필연 유럽 역사과 엮여 있다. 유럽의 역사를 읽다 보면 근대화가 되면서 자연스레 영국과 미국의 역사로 이어진다. 결국 시중에 유통되는 수많은 책에는 열강의 역사만 녹아 있다.

  우리나라는 우주 오랫동안 정체성을 지켜온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하나지만, 사대주의가 꽤 많이 깔려 있다. 최근에서야 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우리의 것이 열등한 것이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시점에야 말로 이 책의 재조명은 필요할 것 같다.

  우리의 정통성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는 조자용의 일생의 과제였다. 심장병이 생겨 더 이상 건축일을 하지 못했을 때에도 첫 딸이 유명을 달리했을 때에도 그는 주변과 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대의가 사사로운 감정을 이겨낸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로서는 아마 주저앉은 그 순간 더 나아가지 못했을 것 같다.

  그는 우리나라 민화와 토속적인 신앙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 불교나 다른 여타 종교도 우리의 조상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었지만 그 자체로 우리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야말로 순수한 모태를 찾고 싶었던 것이었다. 우리 민족의 해학적 본능은 <토우>에서 발견되었듯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온 본능이다.

  그 해학적인 문화는 걸인의 모습에서도 기생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호랑이, 도깨비 등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산신령이나 거북, 용에서 찾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도깨비나 호랑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가장 두려운 존재이면서도 나사 하나 빠진 듯 허술한 면도 보여주고 있다. 권선징악을 얘기할 때 왕의 상을 주듯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특유의 허술함으로 상을 내리고 떠난다. 혹부리 영감의 얘기는 그 대표적인 얘기다.

  우리의 문화는 여러 나라에 약탈되기도 했고 전쟁으로 부서지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본연의 것을 찾아가는 노력은 일부의 사람들에게서만 이뤄졌다. 도깨비를 쫓고 호랑이를 쫓는 것이 마치 이상한 사람이라는 그릇된 시선을 참아가며 그들이 찾아낸 우리 문화의 흔적들이다. 지금이야 그 중요성이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

  이미 우리의 것을 배우러 온 사람들이 들끓고 있다. 한류 열풍은 그것을 가속화시켰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멋을 찾으러 온 손님들에게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 또한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오히려 우리 선대로부터 받은 멋을 이방인들이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한국의 멋과 신바람은 이미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 바람은 이미 세계로 불어나가고 있다. 이방인이 모태에 대해 궁금해할 때, 우리는 어떤 답을 해줄지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도올 선생의 <동경대전>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굉장히 두꺼운데 2권이나 되었다. 읽어볼 용기는 있지만 우리 역사와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조금 더 많은 접근법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관심이 필요하다. 중국이 엄청난 자금과 인원으로 역사의 고증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세계의 문화를 왜곡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우리의 모태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다.

ps. 이 책은 글 앞에 페이지가 표기되는데, 이것은 참고 이미지가 있는 페이지니 먼저 이미지를 보고 읽는 것이 좋다.
 

s*******9 2021.1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