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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감히 그들의 이야기를 써도 될까?하는 의문이 들어. 그저 책에 그려진 라엘의 눈동자를 이정표 삼아 책을 펼친 내가 말이야. 그들의 눈에 나는 그저 유복하고 편하게 빈둥거리는 아이인데 말이야. 라엘은 모두가 원하는 땅에 데려다 줄 붉은 눈이야. 그곳에는 누구도 불행하지 않아. 모두가 원하는 것이 있어. 하지만 그곳에 가려면 붉은 눈 외에도 세 개의 땅에서 가져온 세 개의 물건이 있어야 해. 곰족의 물, 용족의 불, 늑대족의 흙. 하지만 사람들은 세 개의 물건을 얻지도 못할 것이면서 붉은 눈을 보면 일단 납치부터 해. 라엘도 사냥꾼의 희생양 중 하나였지. 그래서 라엘은 쫓기고, 숨어야 해. 그런 삶이 어떨지 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어. 내가 그들과 다르다고 노예가 되어야 한다면... 억울하겠지. 힘겨운 시간을 혼자 보내던 라엘은 자켈과 룬을 만나. 자켈은 기사이고, 룬은 영혼 탐지자야. 둘은 죽이 잘 맞아. 둘은 라엘을 냉정히 거절하지만, 결국은 셋이 함께 세 개의 물건을 찾으러 떠나게 돼. 곰의 물은 찾았지만, 용의 불을 찾고 난 후 룬은 죽고 말아. 버려진 땅, 즉 죽음의 땅은 점점 넓어져서 그들의 마음은 급해지지. 하지만 자켈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라엘은 늑대에게 붉은 눈을 내주고 자켈과 흙을 받아. 그러면서 둘은 서로가 점차 소중해져. 둘은 모은 세 물건을 가지고 자켈의 고향, 지금은 버려진 땅인 곳을 찾아 떠나. 그곳을 일구어서 다시 생명이 살게 하려는 희망을 품고. 난 이 책을 보고 지구 온난화와 인간이 생각났어. 아니, 지금 지구는 열탕화에 더 가깝기도. 지구 온난화는 지금도 점점 분명하게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어. 9월에도 계속되는 더위라든지, 극지방의 얼음이 녹는다든지. 그렇게 점점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 이건 마치... 책에 나왔던 점점 넓어지는 죽음의 땅... 같지 않아? 그리고 서로가 점차 소중해 지는 과정 역시 이제 메말라 버린 인간의 공감 능력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 아닐까. 자켈의 고향에 대한 희망은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 이 이야기를 지구온난화와 인간 중심으로 해석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라엘은 지구온난화를 피해 다른 곳으로 가게 해 줄 핵심 부품이야. 메말라 버린 인정 속에서 나머지 세 개의 부품들을 함께 찾으며 라엘과 자켈, 룬은 유대감을 형성해. 지구온난화는 매일매일 퍼져가고 룬을 잃고 세 개의 부품을 모은 라엘과 자켈은 결국 피하는 건 답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아. 그래서 그들은 이 지구를 다시 가꾸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고향을 찾아 떠나지. 나는 이들의 작은 씨앗이 언젠가 크고 푸르른 나무가 될 것을 믿어. 그럼 그때까지, 우리는 옆에서 지켜보며 조금씩 돕지 않을래? 커다란 나무가 가꾸어질 때 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