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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음식문화를 비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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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엔 해외에 나가면 음식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한끼 혹은 두끼까지는 현지음식을 먹었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그러다보니 굶는 날이 더 많았고, 돌아오는 날쯤 되면 몸과 영혼이 따로 놀곤 했다. 지금이야 어느 나라를 가든 한국음식점이 곳곳에 있어 별 문제가 없지만 해외여행이 자율화되기 전후엔 그야말로 해외출장이 고역이었다. 헌데 왠 출장이 그리 잦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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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엔 해외에 나가면 음식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한끼 혹은 두끼까지는 현지음식을 먹었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그러다보니 굶는 날이 더 많았고, 돌아오는 날쯤 되면 몸과 영혼이 따로 놀곤 했다. 지금이야 어느 나라를 가든 한국음식점이 곳곳에 있어 별 문제가 없지만 해외여행이 자율화되기 전후엔 그야말로 해외출장이 고역이었다. 헌데 왠 출장이 그리 잦았는지.. 그나마 견딜 수 있는 곳이 중국이나 일본 같은 동아시아였다. 한식집을 찾지 않더라도 몇 끼니는 무난하게 버틸 수가 있었다. 아마 먹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음식은 문화다]는 한국과 중국의 음식문화를 양국의 속담을 통해 비교분석한 책이다. 흔히 동아시아의 음식문화를 말할 때 ‘중국 사람은 혀로 먹고, 일본 사람은 눈으로 먹고, 한국 사람은 배로 먹는다’는 말이 있듯, 같은 문화권에 속하지만 음식문화는 각기 다르다. 저자는 한국음식문화를 분명하게 규정해보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문화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음식문화에 있어 한중 양국은 상호 유사한 성격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나름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유지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중의 음식문화를 융합방식에 따라 주체(사람)와 주체, 주체와 객체(음식), 객체와 객체로 분류하여 속담을 통해 공통점과 차이를 살펴보고 있다.

 

먼저 주체와 주체,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음식의 역할을 살펴보면 한중 양국은 음식자체보다 인간관계를 중요시했다. 음식은 사람들을 화목하게 만드는 매개체였다. 정성과 겸손으로 남을 정중하게 대접하는 것을 통해 소통하고 배려하여 관계를 돈독히 하는 정서적 교류의 기능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한국의 음식문화는 맛을 함께 공유한다는 점에서 자기접시의 음식만 거두는 서양이나 중국, 일본의 방식과는 달랐다. 중국과 일본에서 술잔을 돌리는 수작(酬酌)문화가 다 사라졌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수작문화가 남아있다. 저자는 그것을 두고서 한국인들이 인간적 정리와 공동체적 유대감을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음식문화 중 가장 뚜렷한 것 중 하나는 음식에 대한 욕구를 자제하는 식사예절이다. 식사시간이 짧고, 식사횟수가 적으며, 식사를 간소하게 하는 것 모두가 식사예절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음식문화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반면에 중국의 음식문화는 장수와 건강 등 실리와 현실을 중시하며 음식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음식문화가가 인정이나 예절 등 인성적인 면에 비중을 둔다면 중국은 실제생활 즉 현실적인 면에 가깝다는 것이다. 밀의 재배가 용이했기에 국수와 만두 같은 밀가루 음식이 발달했고 차가 일상화되었다. 중국인들이 차를 많이 마시는 이유는 대체로 물과 식재료가 신선하지 못해 요리를 만들 때 기름을 많이 사용했고, 그 때문에 나타나는 몸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각성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주체(사람)와 객체(음식) 사이의 관계에서 살펴볼 때 한중 양국은 평소에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면 그것이 곧 보약이 된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한중 양국은 음식이 식품이면서 보약이 될 수 있어 건강에 좋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해왔다. 음식문화의 형성은 그 나라의 독특한 지리적, 기후적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저자는 한국음식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친환경적인 면을 들고 있다. 자연식(생식)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쌈문화인데 이는 채소류 생산이 많은 기후도 한 몫을 했다. 제철에 나오는 재료의 사용은 물론 자연물의 감각을 살리려 노력하다보니 발효음식이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한다. 이처럼 한국음식이 ‘발효의 맛’이라면 중국음식은 ‘불의 맛’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중국음식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불에 익혀 먹는 화식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중국요리에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건조한 기후, 재료가 신선하지 않아서, 음식의 보존기간을 늘리기 위해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무엇보다도 수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중국요리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후(火候), 즉 불의 세기와 음식물이 익는 시간이었고, 이에 따라 수많은 조리법이 등장했다.

 

마지막으로 객체(음식)와 객체(음식)의 관계를 살펴보면 한중 양국은 모두 주식인 밥이나 면과 함께 여러 가지 반찬을 부식으로 사용한다. 다만 한국은 주식과 부식을 동시에 취하는 공간전개형 상차림이 기본이라면, 중국은 부식이 먼저 나오고 주식이 나중에 나오는데 이는 주식과 부식이 독자성을 띠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음식문화의 특성 가운데 하나는 부식으로 국을 먹으며 건더기와 국물의 융합과 조화라고 한다. 국은 우리 식생활의 대표적인 부식으로 고려시대부터 일상화되었으며,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건더기와 국물 모두를 먹는다. 한국의 음식문화에서 국이나 탕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짧은 시간에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 먹으려는 우리의 식습관에 부합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뜻한 것을 추구하는 온식문화이지만 불에 직접 닿게 굽거나 강한 열로 튀기는 것이 아니라, 삶거나 찌거나 끓이는 것 역시 국물과 관련이 있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자연스레 숟가락과 젓가락의 사용이 발달되었다. 이에 반해 중국음식의 경우는 맛과 향이 뛰어나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양념과 조미료의 배합은 중국요리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 될 요소였다. 이는 풍부한 식재료의 선택과 활용에 따른 것으로 가공기술의 발달로 이어졌다고 한다.

 

저자는 이처럼 한국과 중국의 음식문화를 비교하고 있다. 그리고 양국의 음식문화에서 나타나는 특성들과 그 차이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를 속담을 통해 살펴본다. 그러나 속담은 그 단초를 제공하였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일반론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우리의 식생활을 알아 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요즘 먹방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을 어떻게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단지 미각과 시각만을 추구하는 먹방을 보면 의구심이 든다. 우리가 우리의 음식문화를 안다는 것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잘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음식문화에 대해 배워야 하지 싶다. 그런데 나는 먹는 것에 별로 취미가 없으니, 참내~

k*****1 2020.12.30. 신고 공감 25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