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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있어 식탁이 가난할수록 몸에는 좋다는 진실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어째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아니고, ‘호모 사피엔스’도 아니고, 하필 쾌락주의자로 알려진 ‘에피쿠로스’일까 호기심에 홀린 듯 보게 된 책이다.
알고 보니 에피쿠로스는 자신의 욕망을 ‘필수적인 욕구’ 수준에 머물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한다. 욕구를 줄여서 만족을 얻으려 했던 것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이라며 음식도 철학하듯 생각하며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에피쿠로스. 탐식을 제대로 즐긴 최고의 식도락가 에피쿠로스의 식탁에서 배우는 건강한 다이어트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이 책은
먹방과 다이어트의 홍수 속에서 대혼란을 겪는 인류에게, '맛있게 먹으면서 다이어트까지 할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혜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그의 식생활은 “하루에 음식을 장만하는 데 1므나의 돈도 쓰지 않고 포도주 4분의 1L만으로도 만족하면서, 그나마 대부분은 물만 마시는 생활을 즐기”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에피쿠로스의 식습관은 절제 그 자체였다. 그의 식생활은 한마디로 ‘배고플 때만 먹어라.’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요즘 하는 고민들이 담겨 있어서 마치 책 속의 친구와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건강’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주제다. 그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의식하면서도, 식탁에서는 언제까지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처럼 그 사실을 잊곤 한다. 그리고 건강을 잃고서야 뒤늦게 식습관도 되돌아보게 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진리는 이제 너무 식상해서 언급하기 조차 민망하다. 하지만 이런 당연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이런 책들을 좋아한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가슴으로 깨닫는 건 다르니까.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대한민국에서 몇 명 안 되는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자 철학자였다. 알고 보니 철학서만 다수 집필한 바 있는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마침 가장 고민하고 있는 주제로 철학할 수 있어 기쁘다.
책은 요즘 식문화 트렌드를 쭉 꿰고 있고, 단어 선택 또한 신랄하고 흥미롭다. 읽으면서 뜨끔할 정도로 말이다^^;;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면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도 나오고 히틀러의 독재자 기질 이야기까지 등장하는데, 짐작컨대 이렇게 재미있는 철학서도 드물 거다 :)
음식으로 하는 철학 공부라니 이렇게 신날 수가 ! 조금 뜬금 없지만, 백종원 선생님이 중국어 공부할 때 음식으로 공부했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맥락은 다르지만, 음식을 매개로 언어와 다양한 학문을 통합해서 숙고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를 참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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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은 먹이를 먹고, 사람은 밥을 먹으며, 지성인은 예의를 갖춰 먹는다." _장 브리야사바랭
최근, 지금 나에게 정말 필요한 책을 만났다. 나에겐 습관적으로 던지는 질문들이 있었다. 왜 먹어도 먹어도 배고플까? 밥을 금방 먹고도 왜 디저트로 빵과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 탄수화물을 계속해서 집어넣는 걸까? 몸속에 진짜 거지가 살고 있지 않을까? 밥을 먹고 난 후 어김없이 찾게 되는 달달한 커피 한 잔은 과연 건강에 괜찮을까? 밥을 먹기 전에, 먹으면서, 먹고 나서도 수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그리고 해답의 실마리는 찾지도 못한 채 늘 불편한 마음을 안고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았다. 폭식을 한 후엔, 다이어트해야지~를 입에 달고 살면서.
습관적으로 음식을 가까이하고 있던 터라 이 책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를 집어 들었을 때 부제인 『탐식이 괴로운 이들을 위한 음식 철학』에 눈길이 먼저 갔다. 반가움에서였을까, 부제만 읽고도 뭔가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할지 알 것 같았고 그간의 목마름을 해소해 줄 것 같았다.
철학이란 정신의 영역일 텐데 우리 입으로 들어와 소비하는 음식과의 연관성을 찾고 탐색해가는 과정은 흥미로운 주제 같았다. 거기에 현대인의 관심사인 다이어트와 건강한 식단을 위해 저자가 고찰한 내용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이 책은 단순히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 같다. 살아 있는 우리 생명체가 진짜 맛이 아닌 가짜 맛에 길들여져 혀의 기능을 잃게 된 배경, 음식 윤리와 도덕이 사라진 식탁, 신속성과 효율성만을 따지는 음식 문화 속에서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음식 평등주의는 과연 우리를 평등하게 만들어 주었을까?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를 낳지는 않았는지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음식으로 더 이상 계급을 설명할 수 없게 된 현대 사회 속에서 음식에 철학을 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지금 나는 이 음식들을 진짜 배가 고파서 먹고 있을까?” 이 음식을 먹고 나면 어떤 느낌이 들까? 엄청 후회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은 적어도 나에게 중요한 메시지였다. 가짜 배고픔에 늘 정신까지 헛헛해지던 때가 많았으니까.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은 더 이상 우리의 건강과 사회를 걱정하지 않는다. 상품으로 전락해버려 효율성만을 따지고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데 목적이 된 음식에서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에 길들여져 가짜 맛을 끊임없이 찾으며 탐식하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절제와 습관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인 것 같다. 저자는 철학자 에피쿠르소의 말을 빗대 우리 식탁도 에피쿠르소의 식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백번 양보해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고 해도 날로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먹는 즐거움이라도 있어야지,라는 말을 마치 진리처럼 품고 살던 내가 하루아침에 바뀌기란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느긋하고, 여유 있게, 천천히 곱씹으며 먹기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세끼 음식을 준비하는 것조차도 버거운 사람에겐 너무 어려운 과제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가치는 한 번쯤은 자신의 식습관을 되돌아보는 데 있는 것 같다. 말로만 하는 건강이 아니라 진짜 건강한 내 몸, 건강한 삶을 그려보게 할 테니까.
한 끼 식사의 50%는 음식 맛에, 50%는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_도미니크 로로
우리가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식단 조절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 말은 건강함의 시작은 올바른 식사 습관에 있다는 말일 것이다. 적어도 무엇을 먹을지, 누구랑 먹을지, 어떻게 먹을지에 진심을 담고 생각하며 먹는다면 적어도 위는 부담을 줄일 테고 부담을 던 위는 충분해!라는 신호를 보내줄 것이다. 그런 실천이 좋은 식습관으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소식(小食)을 한다면 건강한 삶으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내가 던졌던 질문들에 대한 대부분의 해답을 이 책에서 얻었다. 그동안 난 가짜 맛에 길들여져 가짜 음식을 탐했고, 뇌가 포만감을 느낄 새도 없이 먹다 보니 먹어도 먹어도 허기짐을 느꼈다. 일부러 식당과 예쁜 디저트 가게가 즐비한 곳을 찾아 식사를 하고 디저트 가게에 들러 커피와 케이크 한 조각을 당연하게 먹었다. 이 음식들이 과연 어떻게 이 식탁 앞에 오게 되었을까를 고민하지 않았고 음식이 나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절제 없이 가짜에 길들여진 혀가 이끌리는 대로 먹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나의 식탁이 에피쿠로스의 그것처럼 달라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한낱 공허한 울림만은 아니어서 혀만 즐겁게 하는 양념 맛은 내려놓고 내 몸에 대접한다는 심정으로 아침을 준비했다. 자연의 재료를 접시에 소박하게 담고 내 식탁에 오기까지 거쳐간 수고와 노력을 생각했고, 한때는 살아있던 생명이었을 음식에 대해 감사했다. 나에게 대접하듯 예쁜 그릇에 담았다. 오늘 아침 식탁은 적어도 그랬다. 앞으로 사료를 먹듯 끼니를 해치우지 않을 것이다. 나의 삶을 가꾸듯 나의 식단을 가꿀 것이다. 그리고 정성을 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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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먹거리는 필요한 '칼로리 채우기'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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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철학에세이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
먹는 것은 중요하다.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의 저자 안광복은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에서는 바람직한 먹거리와 음식 문화를 철학적으로 탐색한다.
'인간은 고기소가 아니다. 고기소에게 사료를 먹이는 까닭은 살을 찌우기 위해서다. 음식을 맛으로 먹지 말고 약으로 먹는 것이라는 글에 숨이 턱 막혔다. 책에서 말한 모더니즘, 맥도날드화, 식품 시스템은 음식을 가공해 상품으로 만들어
부대찌개, 순대, 족발, 프라이드 치킨의 탄생비화. 탐식으로 괴롭다면 읽어보자.
- 리뷰어스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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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광복은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대한민국에서 몇 명 안 되는 고등학교 철학 교사입니다. 음식에 집중하지 않고 먹으면 결국 과도한 음식 소비와 과체중을 부른다. 음식의 심리학에 소개된,스위스의 문화학자 발터 라임그루버의 말입니다. 누구도 음식을 먹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그만큼 식사는 일상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삼시 세끼를 어떻게 장만하여 어떻게 먹는지는 나의 삶을 가꾸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매번 사료 먹듯 끼니를 해치운다면, 내 삶 또한 가축의 그것과 비슷해질 것이다. 반면에 식사를 나의 몸과 생활을 보듬는 수단으로 여기며 매번 의식을 치르듯 한다면 삶은 어떻게 바뀔까? 소음이 너무 많은 시대,지혜를 얻고 싶다면 눈과 귀를 일단 닫아야 한다. 그리고 진정 깊은 지혜에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음식에 대한 철학을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인거 같습니다. 몸은 자신을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 자기 스스로 만족하는 몸을 얻고 싶다면 자신의 먹을거리부터 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해 온 습관이 올바른지를 따지멱서 계속 이렇게 해야 하는지..새롭게 다른 방식의 생활 태도를 갖춰야 하는지 묻는 자세를 뜻 합니다. 결국 건강하고 훌륭한 입맛은 좋은 생활과 바람직한 습관에서 우러나온다. 건전한 생활이 건강한 입맛을 부르고 튼실한 식사는 탄탄한 몸과 견실한 정신을 만들여 올곧은 습관으로 우릴 이끕니다. http://cafe.naver.com/jhcomm/13279 리뷰어스 클럽 서평 하단 배너 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 #식탁은에피쿠로스처럼#안광복 #리뷰어스클럽#북트리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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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음식에 대한 TV 프로그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소개를 하고 세계의 색다른 먹거리들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그냥 음식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대결을 하는 등 요리와 예능이 합쳐져서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또, 다른 사람이 음식을 먹는 것을 보는게 뭐가 재미있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어떻게 저렇게 먹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음식을 먹는 먹방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네요.
부모님 세대에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했다면 요즘은 과거와는 달리 경제적인 풍요로움 때문인지 무엇을 먹느냐에도 관심이 높습니다.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 은 요즘의 음식 문화를 가볍게 다루고 있는 에세이입니다.
보통 지중해식이라고 하면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 제철 채소로 요리한 음식 등 건강 식단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간편하게 즐기면서 비만의 원인이 된 피자도 이탈리아에서는 주식 중 하나이고 끼니마다 와인을 곁들이는데 왜 이탈리아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비만인 사람이 적을까요? 이는 식사 문화와도 관련이 있네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식사 시간을 중요시해서 긴 시간 동안 천천히 먹으면서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합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식사 시간이 짧아지면서 흡입하듯 빠르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을 보면 부럽게 느껴지네요.
해외 여행을 가면 처음에는 새로운 음식들을 먹느라 재미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던 쌀밥과 된장국, 김치찌개 등이 생각납니다. 특히 점점 나이가 들어가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어릴때 먹던 음식이 떠오르네요. 흔히 소울 푸드라고 하는데 엘비스 프레슬리는 식빵에 땅콩잼과 딸기잼, 버터를 가득 발라 칼로리가 엄청난 샌드위치를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엘비스가 살았던 남부에는 지금도 이 음식이 있는데 로큰롤의 황제라고 불렸지만 엘비스 역시 남모를 스트레스가 많았을텐데 이런 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주었나봐요.
요즘 소셜 미디어를 보면 맛집에서 찍은 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에 예의를 갖추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하는 비꼬는 농담이 있을 정도인데 이제는 해외에서도 음식 사진을 찍는게 유행이라고 하네요. 그냥 자기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찍을 수도 있지만 이런 사진은 거의 대부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를 합니다. 나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다, 나는 이런 곳에 다녀왔다 등 자랑을 하기 위한 목적이 큰데 음식을 먹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면서 본말이 전도된 것 같아요.
음식은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합니다. 책 제목의 에피쿠로스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식사를 했는데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고 음식에서 얻는 즐거움 또한 인생의 낙이기 때문에 책에 나오는 장 자크 루소, 피타고라스, 칸트처럼 음식을 생각하고 또 반드시 그렇게 먹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탐식으로 인한 건강 악화나 음식물 쓰레기 증가 등은 충분히 고민을 해봐야 하는 내용 같아요. 책은 얇은 편이고 에세이여서 쉽게 읽히는데 요즘의 음식 문화를 읽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교양철학에세이 #식탁은에피쿠로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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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뭘 먹지 하며 매일 무얼 먹을지 고민하는 나는 가끔 먹고 사는 일이 참 고단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감당하기 버거울만큼 일상이 바쁠 때는 챙겨 먹는 것이 귀찮아서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고, 누가 나를 위해 내 몸을 위한 건강한 식사를 끼니마다 챙겨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다. 무엇보다 함께하면 편한 사람과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편안하게 쉬면서 식사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실상은 늘 시간에 쫓겨 후루룩 우적우적 집어넣는 수준의 식사를 하며 살고 있다. (그래도 주말에는 좀 여유로운 식사를 할 수 있는 편인데 토요일 아침 아무 걱정없이 편한한 상태로 먹는 간단한 토스트와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을 누릴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다지 많이 먹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나잇살은 계속 늘어만 가고, 먹는 것도 즐겁다기 보다는 허기를 채우는 수준의 그것일 뿐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정말 맛있다는 생각이 드는 음식도 없는 지루한 식생활을 하는 중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미자모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에피쿠로스처럼 먹는 다는 건 어떤걸까 궁금해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신 작가님은 일상의 절박함을 풀어 주는 철학 상담 책들을 써오셨고, 이 책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은 '생활 철학' 시리즈에 해당하는 책으로 앞으로도 패션과 직장생활 같은 생활 속 소재들로 혜안을 안기는 저술을 이어갈 생각이시란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건강한 식습관에 도전하는 다이어터라고 자신을 소개하시는 작가님은 식탐을 다스리고 몸매를 관리하며 성격을 다독이는 일이 너무나 절박해서 이 책을 쓰셨단다. 소음이 너무 많은 시대에 진정 깊은 지혜에 마음을 기울이고, 음식에 대한 철학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고 생활을 추스르는 데는 올바른 식습관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며 이 책이 건강한 식습관을 다듬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살면서 몰랐던 여러가지 개념과 사실들을 알게 해주었는데 영양주의(음식의 본질은 어떤 영양 성분을 담고 있는지에 있으며, 이것은 과학적 분석으로만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생각), 시뮬라르크(simulacre, 원본없는 복제를 뜻하는 철학용어, 가짜맛), 코케뉴(Cockaigne, 서양 중세 농민들이 꿈꾸던 이상향), 아비투스(사회적 신분에 따라 몸에 밴 자연스러운 습관과 생활태도)가 그것이다. 혀가 좋아할 만한 음식보다, 두뇌가 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이해하는 먹거리를 고르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이므로 자신이 먹는 음식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건강한 식재료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끊임없이 살펴야 한다며 "한 마리 제비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니다. " 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하시며 좋은 식습관은 굳은 결심 한 번으로 바뀌지 않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반성하며 실천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 잔치하듯 말고 금식하듯 먹는 " 태도를 기르며 꼭 필요한 먹거리를 바르게 먹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꾸준히 노력하라고 당부하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한끼 식사가 나의 미래를 바꾸는 소중한 의식(ritual)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매 끼니를 정성껏 차려먹을 만큼 한가하지 않는 삶을 사는 나의 식사는 가축이 먹는 사료와 비슷해져버렸다 끔찍한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짐승은 먹이를 먹고, 사람은 밥을 먹으며, 지성인은 예의를 갖춰 먹는다. " 는 장 브리야사바랭의 말이 나를 크게 자극하며 반성하게 했다. 또한 값싼 먹거리가 넘쳐 나는 시대, 혀가 끌리는 대로 음식을 먹었다가는 건강도, 생활도 무너져 버릴 테니 훌륭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듣고 싶은 이야기보다 들어야 할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듯 음식에 있어서도 먹고 싶은 것보다 먹어야 할 것을 먹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작가님의 일침이 피부에 와 닿았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부분은 먹거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생각하고 먹기(Mindful eating)였는데, 한 때 생명이었을 모든 먹거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작가님의 탐식의 철학 그리고 먹는 자들은 언제나 만드는 사람의 고생과 노력을 떠올리며 감사해야 한다며 명성 황후가 사랑한 약고추장 이야기, 뭘 먹을지 결정하는 일은 나와 세상을 바꾸는 중요한 결정이라며 " 한 사람 한 사람이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하며 생각하고 먹기(Mindful eating)를 끊임없이 조언한다는 환경운동가 제인구달님과 생물학자 최재천교수님의 벌레먹은 사과 이야기의 가르침, 모든 먹거리는 다 생명이었다는 사찰 음식의 지혜 등을 통해서는 새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마음에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읽기 전에는 단순히 먹고 사는 것에 대한 철학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나의 일상 생활과 습관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소중한 가치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랄까? 물과 빵이라는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먹거리에서도 풍성한 식탁의 기쁨을 누렸다는 최고의 식도락가 에피쿠로스처럼 일상을 반성케 하여 이따금 생활태도를 교정하는 철학을 통해 머리와 가슴으로 내가 먹는 음식의 의미를 헤아려 몸과 마음도 조금씩 건강함에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작가님이 말하는 탐식의 철학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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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술술 읽히는 책을 읽었어요. 처음엔 철학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철학교사인 안광복 선생님이 쓰셔서 그런지 이야기가 물흐르듯 진행되는게 재미있네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음식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먹고 준비했구나를 반성하게 되었어요. 우리 주변에 인스턴트나 밀키트 등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아져가잖아요. 저도 코로나 이후 삼시세끼 차리는 일이 힘들어지자 이런 음식을 전혀 안 먹고 살순 없겠다 싶어 먹기 시작한 것이 편리함을 추구하다 보니 점점 그 비중이 늘어가게 되더라구요. 이 책에서 저자는 그 부분을 꼬집으시면서 이런 표현을 하고 있어요.
이 문장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편리함을 추구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사료같은 음식을 먹이고 있었구나.. 저자는 "짐승은 먹이를 먹고, 사람은 밥을 먹으며, 지성인은 예의를 갖춰 먹는다"라는 장브리야사바랭의 말을 인용해, 우리에게 갖추어 먹는 식사 한끼가 얼마나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고 있어요. "식사는 자신의 생활을 가꾸는 주요 조건이다." 이 말을 기억한다면 오늘 내가 준비하는 한끼에 정성을 쏟지 않을 수 없겠죠.
또한 우리가 우리 입의 풍족함을 위해 자연에 어떠한 해를 끼치고 있는지도 여실히 생각해보게 되어요. A4사이즈의 배터리케이즈에서 자란 닭, 값싼 곡물사료를 먹고 자란 소, 몸도 돌리지 못하는 공간에서 자란 돼지, 모두 값싸게 많은 음식을 얻기 위해 인간들이 저지른 만행이었어요.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를 통해 얻게 된 음식들이 과연 우리의 정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아이들에게 이 부분을 읽어주며 같이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서 유익했어요.
세상에 먹거리가 넘쳐나면서 우리는 풍족함을 누리게 되었으나, 음식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은 줄어들었어요. 우리가 음식철학을 되새기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먹는 방식도 생각하며 음식을 즐길 줄 아는 우리의 삶이 되길 바래보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솔직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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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에게 불편하다. 아, 찔린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이럴까봐 읽을까 말까 그렇게 고민했었나보다. (간접화법으로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어쨌든) 마트에서 돼지고기 햄을 사는 내가 사냥꾼보다 잔혹한 자일 수 있다고? 내 식탐을 짐승의 그것에 비유하는 것일까? 내가 필수적이지 않은 욕망에 휘둘린다는 뜻인가? 나 먹는거야 그렇다치고, 나는 가족의 식탁을 맡고 있는 총 책임자인데...! 죄책감이 몰려오면서 동시에 반발심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자꾸 저자의 말에 반박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의 말에 백퍼센트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파고들어가보면 틀린 말도 별로 없다는게 문제다. 먹고 사는 일이 보통 일이던가? 중요한만큼 그 스트레스가 더 컸다. 애써 외면하고 싶던 것에 마주했다. 원래 몸에 좋은 약이 쓰다. 이 책이 그러하다. 저자는 식탐을 다스리고 몸매를 관리하며 성격을 다독이는 일이 너무나 절박하기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나 역시 비슷한 고뇌에 시달려왔기에, 듣기 좋은 위로를 바라고 책을 집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을 비판하기는 쉽지만, 나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은 늘 버겁고 힘겹다. 사실, 내 식습관에 고쳐야 할 점이 많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식탁을 드러내고, 책을 통해서 비춰보기는 싫었던 것이다. 오랜 습관을 바꿔야 한다니... 아, 모르는 척 하고 싶다.
<항변> 다음은 나의 항변이다. 첫째, 내 입맛에는 기름진 단짠이 여전히 맛있다. 둘째,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혼밥이 즐겁다. 셋째, 간편식이 편하다. 넷째, 고기는 포기못한다. 자연에는 단짠이 없다며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라고 말한다. 공장에서 찍어낸 맛은 대부분 가짜이며, 몸은 진짜이기에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하라고 권한다. 즉석조리제품이나 완제품을 피하는 것은 주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다. 공장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음식을 하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해야하는데, 식구들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가족이 단체로 '영양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양념을 최소화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연구해봐야겠다. '진짜 음식'을 향해. 좋아하는 음식들을 모아봤다. 오랜 친구인 소울푸드 떡볶이, 최근 폭풍흡입하며 입문한 칼국수, 냉면, 김말이 튀김, 크로와상, 크림치즈베이글... 여러가지 모양으로 변신해 있었으나, 주재료는 대부분 '밀가루와 지방, 설탕과 소금'이었다. 인스턴트 먹거리와 주재료가 겹친다. 저자는 이런 음식들을 풍족하게 먹을수록 되레 마음이 헛헛해진다고 한다. 글쎄... 나는 아직 헛헛한 마음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건 확실하니, 음식의 화려한 겉모습만 보지 말고 매의 눈으로 주성분을 스캔을 해봐야겠다. 골고루 다양하게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주재료가 결국 다 비슷한건 아니었는지. 본질을 생각하면서 먹을 필요가 있겠다.
<고기> 부모님께서 시골에서 흑염소를 키우신 적이 있다. 그 흑염소는 흑염소 진액이 되었다. 흑염소를 잡던 날 식탁에는 흑염소 수육이 자리했는데, 특히 여자 몸에 좋다는 거듭된 권유에도 잘 먹지 못했다. 흑염소의 눈빛도 떠오르고 불쌍하고... 그래놓고, 배달로 시킨 치킨은 어찌나 냠냠쩝쩝 맛있게 잘 먹는지.... 내가 봐도 스스로가 참 이중적이며 모순덩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생각났다. 그 영화를 본 후 한동안 햄이나 소시지에 손이 잘 안갔다. 그 이후로 고기를 볼 때, 의식적으로 그 고기의 탄생, 성장, 죽음을 회피하려고 한다. 그냥 마트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제품 이상으로 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저자는 고기를 먹으면서 마트 진열대에 놓인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이것이 살아있는 생명이었을 때를 생각하라고 한다. "고기의 싼 가격에는 동물의 엄청난 고통이 담겨 있다. _p.075"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다른 생명들에게 신세 지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_p.077" "달고 기름진 음식에 정신이 홀린다면, 이 음식이 생명이었을 때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_p.079" "훌륭한 미식가는 눈앞의 요리에서 역사와 이야기를 읽는다. 이 요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을까? 좁은 우리에서 더럽게 살다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가축의 고기로 만들어졌다고? 이런 생각이 든다면 고소한 육즙이 흥건한 피로 다가올 테다. _p.170"
마트에 가면 동물복지 인증 시설에서 키워진 계란이나 고기가 진열되어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가격을 생각하면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비위생적이고 윤리적이지 못한 폭력적인 사육환경에서 자라는 동물이 불쌍하다고, 마음이 아프다고 해봤자 소용없다. 당장 내 주머니를 열여서 가성비 떨어지는 동물복지 인증 고기를 사는 것이 그 동물들을 위하는 길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이 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식 가축 사육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소비자들이 값비싼 복지인증 고기는 찾지 않는다는 것이 먼저 아닐까? 공장식 가축 사육 덕분에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고기를, 상류층이 아닌 평범한 나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귀족들이 먹고 남긴 고기 부산물이나 국물만 먹고 있을 지도 모른다. 저렴해진 고기값으로 절대 빈곤에서 벗어서 영양상태가 개선되기도 했다. 다시 돌아오자. 아무리 이런 저런 변명을 해 보아도, 인간의 욕심은, 탐심은 과했다. 필요 이상의 것들을 생산하고, 버리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는 아무래도 이효리님처럼 채식주의자는 되지 못할 것 같다. 주머니가 가벼운 나는 복지인증 고기만 고집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그러한 인식은 하면서 살려고 한다. 절제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겠다. 가끔은 고기 대신 대체육을 넣어 빚은 만두를 사먹어야 겠다.
<벌레 먹은 사과 주세요> 부모님께서 작은 농사를 지으시는데, 마트에서 보던 야채와 과일의 모양과는 큰 차이가 난다. 정말이다. 모양도 제각각이고, 크기가 작다. 과일을 깍다 보면 벌레가 기어나온다. 이런 제품을 마트 매대에 올려놨다가는 환불감이다. 그런데, 저자는 벌레먹은 과일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벌레먹은 사과'를 요구한다면 농민들은 더이상 살충제를 뿌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먹거리를 살 때마다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환경이 지금보다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깨끗하고 흠집 없는 예쁜 과일을 인위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시각 또한 장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자연 그대로라면 과연 저렇게 깨끗하고 흠집 없는 과실들이 넘쳐 날 수 있을까? 대부분은 벌레 먹고 쉽게 썩어서 곳곳이 문드러져 있을 테다. 완벽한 과일의 모습은 많은 농약과 비닐하우스 같은 인공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써서 얻은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깨끗하고 큼지막한 과일을 좋아할수록 농약 사용량도 점점 늘어난다. 아울러 과실의 맛을 끌어올리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느라 에너지 소비도 덩달아 많아진다. _p.071"
<배려를 담은 입맛> 이 책에서 가장 달가웠던 파트는 '생각이 담긴 식탁 - 명성황후가 사랑한 약고추장' 에피소드이다. 명성왕후는 입맛이 없을 때면 친정에서 약고추장을 가져다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약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이 고약하다. 약한 화롯불에 고추장, 꿀, 다진 쇠고기를 올려놓고 '하루 종일' 매달려 천천지 잘 저어야 한다고 한다. "때로는 먹고 싶어도 요리하는 이의 고생이 너무 크다면 욕구를 내려놓을 줄도 알아햐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주부로서 매우 동감하는 바이다. "신분제를 당연하게 여겼던 과거에는 품이 많이 드는 전통음식 속에 차별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먹는 자들이 만드는 사람의 수고를 헤어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민주화된 사회에서는 그래서는 안된다. 먹는 자들은 언제나 만드는 사람의 고생과 노력을 떠올리며 감사해야 한다. 훌륭한 미식가는 입맛에도 배려를 담을 줄 안다. _p.051"
다짐한다. 입맛이 사회에 세상에 대한 태도를 담길. 끼니마다 내 삶과 세상을 더 아름다고 바람직하게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길. 철학하듯 음식을 먹길. 습관따라 먹던 대로 먹지 말고 내 식습관이 올바른지 따지면서 묻으면서 먹길. 지금의 다짐이 며칠이나 갈지 모르겠지만, 한번씩 내 식탐에 브레이크가 필요할때, 에피쿠로스의 식탁을 떠올리며 다시 이 책을 펼쳐볼 것 같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다. -장 브리야사바랭" "내가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숱한 아프리카 사람의 노예노동이 담겨 있다면? 향긋한 커피 잔을 옆으로 밀쳐 낼지도 모른다. _p.17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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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일을 반복하다보면, 가끔씩 지칠 때가 있다. 먹는 즐거움은 때때로 크게 다가오지만,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탓에 괴로울 때가 있다. 과연 식탁을 어떻게 차리는 것이 좋을까? 그런 단순한 물음에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아래 세 가지 물음을 바탕으로 우리의 음식과 음식 문화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 음식의 윤리학 '어떻게 ' 먹어야 할까? - 음식의 문화학 '누구'와 먹어야 할까? - 음식의 정치학
이 책을 읽으며 음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아래는 책 내용을 아주 조금만 정리해보고자 한다.
설탕 열 숟갈, 비계 한 덩이 혹은 식용유 한 컵을 통째로 삼킬 수 있을까? 일상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일이 숱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단맛에 짠맛을 입히면 단것을 훨씬 많이 먹게 되고, 기름진 음식에 단맛을 입히면 우리는 배가 불러도 끊임없이 음식 접시를 끌어당긴다. 이른바 '단짠'의 마법에 걸린 것이었다. 그동안 왜 그렇게 단짠에 끌려다니며 과식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제 비만은 세계적인 전염병이 되었고, 이 문제의 중심에는 시뮬라크르(가짜 맛)가 있다고 한다. 이제는 단짠보다 재료 본연의 단백함을 찾아보려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인스턴트식품을 먹는 까닭은 맛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빠르고 간편해서 그런 음식을 찾는 경우가 더 흔하다고 한다. 매번 사료 먹듯 끼니를 해치운다면, 내 삶 또한 가축의 그것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강하게 다가왔다. 나와 우리 가족이 먹는 식사를 몸 건강과 즐거움의 수단으로 여기며 의식을 치르듯 준비한다면 삶은 어떻게 바뀔까? 반문하고 있다. 삼시 세끼를 어떻게 장만하고 어떻게 먹는지는 나의 삶을 가꾸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자. 가공음식보다는 재료의 식감이 살리는 방식으로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해보자고 다짐해본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최고의 쾌락주의자였지만, 그가 추구한 식생활은 식탐이 아니라 미식에 가까웠다고 한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필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눈다. 에피쿠로스는 자신의 욕망을 필수적인 욕구 수준에 머물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의 식생활은 "하루에 음식을 장만하는 데 1므나(mina)의 돈도 쓰지 않고 포도주 4분의 1L만으로도 만족하면서, 그나마 대부분은 물만 마시는 생활을 즐기"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에피쿠로스의 식습관은 절제 그 자체였으며, 한마디로 "배고플 때만 먹어라"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지중해 지역의 식단은 지방과 탄수화물이 과잉된 상태로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생각보다 날씬한 이들이 많다. 마이클 폴란은 그 이유를 음식 문화에서 찾는다. 지중해 사람들은 여럿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식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화하며 천천히 먹기 때문에 먹는 양도 자연스레 줄어들어과식하지 않게 된다. 반면에 혼자 허겁지겁 먹게 되면 포만감을 느끼기도 전에 먹어댄 음식들로 인해 위를 늘려놓고 뱃살을 쌓이게 한다고 하니 혼밥을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인간은 마땅히 함께 먹어야 한다. 혼자가 아닌 함께 먹다보면 자연스레 음식을 나누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이 싹튼다.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친근함을 키우며 관계를 가꾸는 일이기도 하다고 전한다. 사람들과 식사할 때는 예의를 차려야 하기에 식탐도 절로 내려놓게 된다. 하지만 혼밥을 할 때는 마음껏 음식에 고개를 파묻게 된다. 홀로 식사를 하더라도 제대로 상을 차리고 자신을 대접한다는 느낌으로 격식을 갖춰먹어야 한다고 조언해준다.
칸트는 규칙적으로 1일 1식을 하였는데, 12시 45분부터 15시 30분까지 길게 점심을 먹었다고 한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하여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했고, 그 이후로 산책을 했다고 한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며 먹는 것을 실천하였던 것이다. 칼로리를 채우기 위한 식사가 아니라 영혼을 채우는 식사시간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칸트는 재치와 위트가 넘쳐서 인기가 많았으며 세상 물정에도 밝았으며 돈관리도 꼼꼼하게 잘 했다고 한다. 칸트의 일화를 보며 '1일 1식을 실천해볼까?'라는 엉뚱한 상상도 해보았는데, 하루에 꼭 세끼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보았다.
이 책을 읽으며 건강한 음식 철학을 많이 배웠기에 너무 좋았다. 단짠보다는 재료의 맛을 더 우선시 하리라는 생각을 하였고, 과식하지 않고 필요를 채우는 수준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면서 천천히 음미하며 먹으리라는 다짐을 해보았다. 나를 위한 음식 철학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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