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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소멸도 다른 경우처럼,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일어났다... 침대에서 눈을 뜨자 공기의 느낌이 미묘하게 까슬했다. 소멸의 신호다. 나는 이불로 몸을 감싼 채 주의깊게 방을 둘러보았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가 카디건을 걸치고 정원으로 나가보았다. 그때 작은 갈색 새 한 마리가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 새, 관측소에서 아버지랑 같이 본 적이 있었나?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마음속에서 새와 관련된 모든 것을 잃어버렸음을 깨달았다. 새라는 말의 의미도, 새에 대한 감정도, 새에 얽힌 기억도, 그 모든 것을.” (pp.13~14)
오가와 요코 / 김은모 역 / 은밀한 결정 / 문학동네 / 367쪽 / 2021 (1994)
ps. 바야흐로 대선 정국이다. 녹색당의 후보로 서울 시장 선거에 출마하였던 페미니스트가 원자력 발전소의 유지yuji를 주장하고 일베와 어울리는 당대표를 두고 있는 당의 대선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외곽 조직에 들어가 한 자리를 차지하였다. 그런가하면 그냥 보면 조폭 같은데 만나면 조폭 같지 않다고 알려진 바로 그 대선 후보는 이미 사용되지도 않는 ‘영부인’이라는 단어를 억지로 끄집어내어 소멸을 주장했다. 현실이 이러니 재미있는 소설 발견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재미있는 소설 쓰는 일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싶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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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추천해서 읽게 된 책인데 작가를 보니 낯이 익다. 알고보니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집필했던 작가였다. 사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대다수의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긴 했지만 개인적인 취향과는 먼 기억이 있어서 이번 작품이 잘 맞을지 걱정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제약된 환경 속에서 소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인지.. 참 독특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닥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 주변 부에 존재하고 있는 어떤 것이 소멸이라면 사람하는 현상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평범하지 않은 주제와 글 모두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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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요코 초기작.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랑 문체는 비슷한데 다르다. 처음엔 그저그랬는데 두번째는 엄청 재밌게 읽었다. 이런 디아스포라 이야기를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소멸'하고 있던 시대를 그려내려 했던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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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 멸망을 다룬 에스에프는 많다. 재난 이후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도, 세상이 한창 망해가는 아포칼립스 환경을 묘사한 소설도 많다. 하지만 그들의 멸망은 극렬하고 치열하며 처절하다. 하지만 은밀한 결정의 멸망은 그렇지 않다. 아주 고요하고 차분하다. 잃어 버렸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상황에서 겪어내야 하는 멸망은 참혹하다라고 표현하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 잠잠하다. 장미를 잃어버리고 언어를 잃어버린다. 그렇게 직조된 세상은 차갑고 서늘하며 아무것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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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요코 작가의 은밀한 결정은 계속하여 무언가의 존재가 지워지는 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성찰이 담긴 소설입니다. 은밀한 결정이라는 제목은 물론이거니와 알고 나면 도저히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흥미로운 설정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오랜 기간 베일에 싸여있던 비밀에 점차 가까워지게 되면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여러 감정들 또한 아주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던 부분이 이 작품의 백미라고 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는데요. 그 결말 또한 꽤나 놀라웠던 만큼 오가와 요코 작가의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은밀한 결정을 통하여 첫 만남을 가져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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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출판된 오가와 요코 작가님의 은밀한 결정 리뷰입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처음 제목만 들었을 때 결정이 결정하다의 결정인줄 알았는데, 그 결정이 아니었다는걸 금방 알게됐다. 기억을 뺏는 경찰 즉 기억=결정으로 치환 될 수 있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를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거 같은 소설들은 번역된 책으로 읽는걸 좋아하지만, 원문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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