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플 때처럼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말, 자주 듣지만 정작 실천은 어렵다. 정신과는 왠지 문턱이 높아 보인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만 쳐다보는 거 같고 손가락질 할 것도 같다. 낙인을 떨쳐내는 일이 아직은 어렵다. 원할 때 어떠한 형태건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게 최적일 테지만, 가능하다면 스스로 치유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무너진 몸과 마음에 균형을 되찾아주는 방법으로 거론된 숨쉬기는 의외였다.
처음엔 그러했는데 이내 수긍할 수 있었다. 난감하거나 아찔한 순간 천천히 내쉬는 한숨이 나에게 평온을 제공한 적이 한 번 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숨쉬기라 하면 늘상 해오고 있는지라 매우 쉽게 생각되지만 이를 활용해 나를 다독여볼 시도는 한 번도 해보질 않아 생소했다. 요가나 명상 등 요즘 많은 이들이 행하고 있는 방식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쉬웠다. 실제 행하는 건 별개였지만 말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특정 증세의 완화 등의 목적이 있는 이들은 물론 이 책을 주목할 것이다. 내 경우엔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호흡을 할 것인지의 방법론보단 숨쉬기 자체가 지닌 효능이 더 흥미로웠다. 대개의 호흡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 근데 저자가 제안한 방식들은 일단 준비가 필요했다. 자신만의 방 등에서, 그게 어렵다면 사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하기에 앞서서나 모든 일과를 마무리하고. 번잡하게 이 일 저 일을 해대는 게 아니라 오직 호흡에 집중해야 했다. 저자는 반복도 강조했다. 짧더라도 특정 시점에 마치 의식을 치르듯 호흡법을 반복하길 권했다. 몸이 이를 받아들이고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거듭된다면 효과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라는 건, 학창 시절 공부를 하지 않더라고 일단 책상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에게 공부할 마음가짐을 불어넣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온갖 감정들이 다루어졌다. 슬픔이 분노가, 무기력함이. 일에서 관계에서 어쩌면 무엇이 원인인지 알 길 없는 곳에서 비롯된 감정들은 호흡과 함께 나에게서 분리됐다. 완벽히 내 것 아닌 게 될 순 없고 더는 이로부터 고통 받지 않기란 어렵다 하였으나 덜 괴롭고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날 설레게 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좋은 직장을 가지고 좋은 사람을 사귀고 다 행복을 위해서라 믿었는데 오히려 그로 인해 괴로웠던 순간이 많았기에.
처한 상황이 다양해서, 그 때마다 권유받는 방법 또한 달라서, 과연 이 많은 호흡을 구분하고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잠시 여유를 갖고, 스스로를 덜 몰아쳐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한 템포 쉬어가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짧은 과정이 나를 상실하는 일을 막아준다면 기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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