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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가까이 일만 하고 살았던 사람이 삶 속에서 만났던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출판편집 일을 하면서 언어와 관련되는 생활을 늘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언어들은 남의 이야기다. 남의 이야기를 늘 책상머리에 앉아 보고 듣고 느끼면서 그것을 활자화해 온 삶이 저자의 삶이었다. 그런 삶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도 언어화해 볼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그것을 엮어 이렇게 우리들에게 보이고 있다.
나도 40년 가까이를 한 가지 일만 하고 지냈다. 물론 언어와 관련되는 일이다. 하지만 내 언어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는 쉽지 않는 직종이다. 이제 그 일에서 벗어났다. 나도 내 언어를 가지고 내 삶을 들어다 보고 그것을 기록해 보고 싶은 마음이 인다. 요즘의 삶들은 그것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될 듯하다. 이 책이 좋은 본보기가 될 듯하다. 내용이 무척 감동이 된다. 이런 사유들이 이 책이 내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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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대의 정서가 그대로 잘 전해져 온다. 그런 시대의 한 모습을 보면서 살았던 내 기억의 장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저자도 시대의 삶을 살아가면서 사회와 역사, 그 속에서 만나는 삶의 여러 편린들을 곱씹었을 것이다. 그것을 곰탕처럼 우려내 이 글들을 만들고 있다.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부모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직장 이야기도 있고 현재 자신의 모습을 얘기하고 있기도 하다. 사랑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삶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만나고 겪었던 모든 이야기들, 생각한 내용들이 글의 소재가 되고 있다. 저자의 만난 이야기들을 따라가 보는 것이 우리가 이 책을 읽는 방법이 될 듯하다.
나이 들수록 고운 말, 예쁜 말을 쓰려고 했는데 늙을수록 무뎌지고 참을성이 없어지니 안타깝다. 나를 몰라주는 세상이 섭섭하고 세상의 질서가 나와 맞지 않으니 짜증이 난다. 자연히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알고 싶은 것만 알려는 본능이 꿈틀거려 나답지 않은 모습을 드러낼 때 난 참담한 노인으로 추락하고 만다. p16
나이가 들어갈수록 조금 더 우아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은 인지성정일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단편적이 되어 간다. 단편적이 된다는 것은 고집스러워 진다는 다른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 생각한다. 그러기에 큰 소리를 많이 하고, 아전인수 격인 사고를 많이 한다. 가끔 척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자랑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랴. 노인이 무슨 재미로 산담. 뻐기는 것도 살아있다는 증거 아닌가? 웃으면서 끄덕여주고 양보심 없는 사람을 만날 지라도 내가 양보해 주지 뭐. 하고 한 발 물러서는 아량이 없는 우리들을 반성해야 한다. 내가 따뜻해야 상대도 부드러워지고 세상도 나를 붙들어 준다. 역지사지하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때 나이가 들어도 우아한 삶이 될 것이다. 저자는 그런 삶을 이 언어를 통해서 일깨워보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편적으로 만나는 사고다. 이런 생각이 많아질 때 노인들의 사회가 어른들의 사회가 될 것이다.
그동안 나는 잡초들과 나눈 사랑놀이를 동네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대문을 열지 않았다. 그 놀랍고 즐거웠던 날들이 순간처럼 지나갔다. 이런 과정을 순리라고 하는 것인가. 서글프기도 하다. 아니 불쌍하다. 그렇게 무시당하고 미움을 받아도 묵묵히 인간에게 먹 거리를 제공하고 때로는 약재로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기도 하는 것을 보면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p57
나도 식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삶을 즐기고 있다.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다.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어찌 보면 소꿉장난 같은 농사다. 남들에게 보이기가 민망한 경작이다. 하지만 작은 채소 하나, 열매 하나가 나에겐 그렇게 귀중하고 사랑스럽다. 저자도 그런 식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게 남에게 보이기는 민망한, 하지만 내 삶의 자양분 구실을 하는 식물들과의 나눔은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이 될 것이다. 그런 삶을 기꺼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곳곳에 이런 자연과의 화합은 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가꾼다. 우리의 마음도 힐링이 된다.
그러고 보니 딸이 삼십이 넘도록 딸에게 나는 좋은 엄마, 인자하고 자애로운 엄마 노릇을 못하고 산 것 같다. 이제는 딸이 원하는 엄마가 돼보고 싶다. 하지만 평생 동안 길들여진 내 말버릇과 몸에 밴 습관 때문에 딸에게 번번이 상처를 주고 있으니 이것도 배냇병인가. 사람은 잘 안 변한다고 하던데 나도 그 안 변하는 대열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나 보다. p112
딸과의 관계는 가장 소중한 화제다. 딸의 성장과 어머니의 삶은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밀도 있는 관계를 가진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딸은 친구가 된다고도 한다. 그만큼 서로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내어놓고 살아간다. 그러다보면 개인의 고집도 있고 서로의 감정 선을 건드리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것이 엄마라고 더 완력적이다. 그런 삶을 뉘우치고 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이 먼저 일어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의 모녀를 보면 그렇다. 서로 잘 지려고 하지 않는다.
두 분이 계셨으면 정돈된 환경에서 맛나게 만들어주시는 엄마 표 밥상을 받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엄마 밥상, 어느 누가 어느 때 와서 먹어도 평생 잊지 못하는 맛을 내는 울 엄마 음식은 자랑 중의 자랑이었다. 그 맛을 내가 어떻게 낼 수 있을까마는 그 맛이 내 혀에 남아 있는 한 비슷하게라도 흉내를 내야 할 텐데 큰일이다. 음식을 만들 때마다 딸의 평가를 조마조마 기다리는 것도 우리 엄마 음식 맛을 내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나와 딸의 입맛은 아직도 울 엄마 음식 맛을 그리워하고 있어 건방지다. p158
돌아가신 부모의 이야기도 좋은 소재가 된다. 그것은 모두 추억을 불러내는 일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도 추억에서 가져온 것들이 많다. 추억은 가장 좋은 언어의 밥상이 아닌가? 아마 이 집은 대가족으로 살았던 모양이다. 저자가 늘 일을 했었기에 엄마가 손주를 키우고 음식도 마련하며 살림을 살았던 모양이다. 그러기에 지식들까지 할머니의 음식에 길들여지고 그 음식이 가장 맛나다고 느끼고 있다, 이 부분은 사위가 집에 찾아왔을 때 어떻게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가? 고민을 하면서 엄마를 떠올려 보고 있는 내용이다. 음식을 만들고 딸의 평가를 기다린다는 말에 엄마를 향한 진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다.
동족상잔이 나온다. 물론 들은 기억들도 많을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느꼈던 것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힘을 가진 자들의 횡포는 비인간적이다. 전쟁이라는 것은 인격을 마음에 담을 여유가 없다. 전쟁이 가져오는 고통과 절망들이 절절하게 표현된다. 이 글에서 나오는 전쟁과 관련된 내용은 우군이라고 여기는 군인들의 작태다. 그들도 권력자들이고 그들의 횡포는 비인간적이다. 거창신원 사건과 여수순천반란 사건의 진면목을 보는 듯한 얘기가 들어 있다. 우방국이라는 나라의 군인들이 민간에서 행하는 작태는 저자의 마음에 많은 상처가 되어 있다. 그런 것들이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다. 인간의 동물성이 어디까지 닿는지 글을 읽으면서 안타까움이 든다.
한 직장에서 겪은 크고 작은 추억들이 마치 사춘기 소녀 시절 학교 교정에서 겪은 추억만큼이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유가 뭘까? 우리가 몸담았던 직장이 유난히 가족적이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시인, 작가들이 많았던 편집실 멤버들, 감성 뛰어나고, 표현력 화려하고, 이상을 추구하는 관념적인 사람들이 모였으니 항상 얘깃거리가 풍성했고 하루하루의 일과가 개그 콘서트이기도 했다. p215
우리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삶을 가장 많이 보낸 곳이 직장이다. 아침 일찍 출근을 하면 저녁 늦게까지 그곳에서 보낸다. 그러기에 그곳에서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식구들보다 더 많이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들이다.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이랴. 그들과 관계에서 얽힌 이야기들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선 개그 콘서트라고까지 명명하고 있다. 직장이 어떠했는가? 그것이 인생을 잘 살았는가 그렇지 않았는가 판별하는 요소로 인식해도 될 듯하다. 그만큼 직장의 삶은 소중하다. 그 삶의 편린을 줍고 있는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생활을 위해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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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호소하고 있는 글들이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긍정적이고 경쾌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곳곳에 묻어난다. 남들과 잘 화합하면서 더불어 잘 살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도 들어난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쉽게 살아야 한다는 명제를 세우고 있다. 악착 같이, 싸우면서, 주장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나눠주는 그런 삶을 살아가길 원한다. 그렇게 살고자 하는 곳에 많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료로 풀어내고 있다. 가족들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직장의 이야기도 많이 있다. 생각과 추억, 경험 등이 적절히 버무려져 내용을 이루고 있다. 이런 삶이 언어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읽었다. 많은 부분 감동을 주고 있다. 나도 이젠 글을 한 번 써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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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사 기자에서 출판부 편집자까지 지금은 수필가로 활동 중인 저자다. 노년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중인데 글 하나하나가 참 따뜻하다.
너희들은 안 늙을 줄 아냐 내가 젊었을 때 얼마나 고생했는줄 아냐 이런 식의 꼰대는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 이런 노인들의 멋대로 베푸는 배려가 젊은이들을 짜증나게 한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밉상에서 벗어날 수 있거늘 그게 잘 안 되니 문제다. p.39
내가 요즘 엄마와 느끼는 감정이다. 멋대로 베푸는 혹은 멋대로 생각하는 것이 가끔 불편할 때가 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어떤 할머니에게 무언가를 받기로 했는데 서로 합의 없이 배려하느라 결국 길이 엇갈려 추운날 서로 기다렸다는 이야기
나이가 들고 보니 젊어서보다 자기관리가 더 필요함을 느낀다. 세상과 단절되지 않으려면 수시로 자기 자신을 충전해야 하고 전력이 떨어지지 않게 콘센트를 항상 코드에 꽂아 전류가 흐르게 해야한다. p.82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도 모든 부분에서 감소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젊은 친구들을 보면 내가 늙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함께 일하려면 수시로 충전을 해야한다.....맞는 말이다. 뒤쳐지지 않는다는 경쟁의 의미보다는 함께 가야 하는 의미로 말이다.
나이가 더 들면 저자처럼 마음이 더 너그러워질까? 나이가 더 들면 저자처럼 여유있게 살 수 있을까? 나이가 더 들면 저자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나이가 더 들면 저자처럼 모든 게 다 쉬어질까?
지금은 아이키우느라 바쁘고 돈 버느라 바쁘고 여유가 많이 없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시간이 없다.
나의 노년이라함은 일을 그만두는 시점이 될 것 같다. 언제까지 일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노년을 즐기기 위해서는 지금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러니 하다.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나의 노년을 그려볼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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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치열한 삶을 살고 이제 자기만의 시간과 여유가 생긴 그녀가 스웨터같은 책을 선물해줌- 도서 "이제부터 쉽게 살아야지" 리뷰
남들은 엄마와 딸이 친구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다정하게 지낸다고 하는데, 고백하건데 나는 엄마랑 길게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건 '짧게 이야기할게'라고 해서 엄마의 전화를 받으면 용건이 과연 무엇인지 국어 수능 읽기 지문처럼 주제 찾기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이야기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엄마의 증조할머니까지 이르거나, 간단한 에피소드 짤방인 줄 알았는데 대하드라마 '토지'처럼 이야기는 살이 붙어 결국 정치이야기까지 이어져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울 엄마의 주체 찾기 힘든 만연체화법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제부터 쉽게 살아야지' 라는 책을 쓴 작가의 에세이가 울 엄마를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40년간 여성지에 몸담아 치열하게 일에만 매달리다가 은퇴한 여성인데, 그녀의 어머니는 그 긴 시간동안 딸에게 온갖 정성을 쏟으며 아침 출근하는 딸 등에 성수를 뿌려주고 기도로 보내줬다고 한다. 그런 그녀는 이제 자신의 딸이 교수가 돼어 첫 강의를 하는 출근을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입맛이 없는 딸을 위해 자신의 엄마가 그랬듯, 입에 밥을 떠먹여주고 딸이 출근후 딸의 첫 강의가 실수 없도록 정성을 다해 기도했다고 한다. 그부분을 읽다가 뭔가 뭉클하니 눈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울엄마도 매번 언론고시 시험을 준비할때마다 깨끗한 그릇에 물을 담아 손을 빌고 빌며 기도했었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멸치와 표고버섯으로 다시 국물 내고 따뜻한 아침밥을 건강하게 차려주시곤 했었다. 하지만, 나는 철이 없던 딸이기에, '난 일하는 엄마가 좋아, 엄마는 왜 맨날 집에서 밥만해?' 그런 상처주는 말을 많이 했었다. 엄마는 매일 매끼 정성껏 밥을 지으며 내게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주셨던 건데 왜 나는 몰랐을까. 당연하게도 나는 엄마의 집밥을 먹고 이렇게 건강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직장생활을 하게 된 것일텐데 말이다. 작가가 책에서 돌아가신 엄마를 추억할때 나도 울엄마가 떠올라서 보고싶어졌다. 아직 울 엄마가 살아계심이 감사했고, 울 엄마의 주제찾기 힘든 만연체 이야기를 가끔은 끊지 말고 열심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엄마의 따뜻한 사랑이야기도 있지만 저자의 소박한 일상도 재미났다. 특히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성을 관찰하며 감탄을 하다 그 여성이 계속해서 메이크업을 진하게 하는 걸 보고 속으로 '그만' 외치고 싶은 걸 참았다고 하는 부분은 어찌나 웃기던지, 나도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노인이니까 젊은 사람들을 훈계하거나 지적하는 꼰대짓(?)도 할 수 있을텐데, 오히려 자신은 그런 노인이되고 싶지 않고 젊은이와 소통하고 더불어 살고 싶다고 해 그런 마음이 고맙고 자애롭다고 느꼈다.
매일 새벽같이 나가 밤이 돼서 들어오는 40년간의 치열한 직장생활을 통해 여성지 발전에 기여하고 자신만의 성취를 이룬 멋진 여성, 은퇴후에도 여전히 후배와 소통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소박한 만남을 갖는 멋진 선배, 자신만의 작은 정원에 자라난 잡초와 예쁜 꽃에 감탄하고 찾아오는 고양이를 내쫓지 않고 애정으로 대해주는 맘씨 좋은 할머니. 언제나 딸을 위해 정성과 사랑을 다하며 매일 같이 대화하는 좋은 엄마. 소소한 그녀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결코 소소하지 않은 위대한 한결같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마음 한켠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기분이 든다. 그녀의 이야기는 차가운 겨울이 시작되는 이맘때 입고 싶은 따뜻한 스웨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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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제부터 쉽게 살아야지』는 은퇴 후 집에서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이 생애 처음으로 낸 수필집이다. 저자 엄희자는 평생 남의 책을 만들어주었지만 정작 자신의 책을 한 권도 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글과 책을 수십 년 동안 만지며 살았지만 워낙 바쁜 직업이라 책을 낼 엄두도 못냈지만 은퇴 후 많은 시간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한 후 일상을 정리해서 자신의 책을 낸 것이다. 저자는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하루 종일 글을 읽고 다듬어 문장을 완성해내지만 오롯한 자신의 글을 쓸 시간은 없었을 것이다. 잡지사 편집 일을 했다니 쉽게 수긍이 간다. 잡지사 편집부의 일이 남의 글을 고치고 제목도 뽑아야 하는 데다 교정까지 해야 하는 곳도 많다. 한마디로 원고를 가져다 책으로 만드는 모든 과정을 담당해야 할 부분이다. 정기적으로(주, 월 등) 내는 책이기 때문에 늘 마감에 쫒기고 제목과 오탈자는 물론 색이나 선, 면 구성 등 책 모든 부분의 책임을 지기 때문에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시간의 연속일 터다. 그 일을 수십 년 했다니 얼마나 치열한 삶이었을지 짐작이 된다.
은퇴 후 시간이 나면서 아마 처음으로 자신의 책을 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잡지 편집 책임자가 되면 거의 매일 집과 회사만 왔다갔다 했을 일상이 치열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울 것이란 짐작은 쉽게 가능하다. 한 번 빠지면 그 힘든 일을 하면서도 대부분의 잡지 기자와 책임자들은 어떤 사명 의식이 있어서 그 생활을 쉽게 접지 못한다. 그런 자세한 내부 사정은 독자의 친구도 잡지사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있어서 어느 정도 얘기를 들어 알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짐작에서다. 저자 역시 독자의 예상대로 편집자로 40년 동안 해뜨기 전에 집을 나가 깜깜해져서야 돌아오는 생활을 계속하며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정년퇴직을 맞았다고 한다. 조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되자 이젠 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셨던 부모님이 몇 해를 사이에 두고 돌아가셨다고 하니 숙명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해야 하나 싶다. 더욱이 하나뿐인 딸마저 미국으로 시집보내고 나니 덩그러니 홀로 남게 되었다고 하니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려 택했던 일이 글쓰기였다.
저자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 중 "그렇게 해서 찾아낸 소일거리가 글쓰기였다. 주변의 은근한 부추김도 한몫을 했다. 퇴직 후 갑자기 주어진 시간, 가족을 떠나보낸 후 홀로 남은 공간 속에서 당황하고 있을 때, “글을 한번 써보세요”, “이 김에 문단에 데뷔하는 게 어때요?” 등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했다. 시작한 김에 몇 편을 모아 문예지에 투고했는데 곧바로 신인상 수필부문에 입선했고, 이때부터 수필가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술회했다. 오직 일에만 몰두한 수십 년. 주어진 일 외에는 마음을 쓸 시간이 없었고, 앞만 보고 달리느라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었는데, 글쓰기를 하면서 마음이 충만해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할 생각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큰 위로와 격려의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길을 걷다가도, 산책을 하다가도, 지하철 안에서 옆자리 낯선 사람과 수다를 떨다가도, 지인들과 차를 마시며 식사를 하다가도 문득 가슴 떨림이 느껴지면 그것을 잡아 글로 옮겼다. 일기를 쓰듯 담담하게 마음속의 울림과 느낌을 써내려갔다. 그것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이제부터 쉽게 살아야지』다.
저자는 이 책 첫머리 1장 「아름다운 노년」을 이렇게 시작한다.
젊어서 쉽게 받아들여졌던 것들도 두세 번 생각해야 이해되고, 천천히 전류가 흐른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많고 많은 기능, 각종 테크놀로지의 활용법을 주저하지 말고 배우자.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기보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이 지혜다. 전류의 흐름이 멈추지 않게 충전 체크 자주 하고 오늘을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도 할 일이 많아진다.
저자는 이어 1장의 소제목 〈쉽게 살아야지〉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독자가 수필집을 읽으며 배우고 느낀 바가 크다. 독자의 노후도 이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의 생각을 적어 본다. "울어도 웃어도 예쁘기만 한 아기들을 미소로 바라보듯 그런 맘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텐데···. 생각의 방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어리석은 사람은 남의 허물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지혜로운 사람은 망원경으로 본다고 하지 않았던가. 거울은 내가 웃기 전에 절대로 웃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래 맞다. 고함치는 사람보다 웃는 모습의 노신사가 멋져 보이고,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부드럽고 조용한 태도로 말없이 양보하는 몸짓이 훨씬 우아해 보인다. (중략)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즐겁게 공부하는 것이다. 재밌게 배워야 내가 행복해지고 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맙시다.' 어느 스님의 통쾌한 한마디가 선명하게 귓전을 때린다."
저자는 일상의 기록 45편을 이 책에 담았다. 시작은 ‘어떻게 살아야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면서 남들과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을까?’로 했지만, 지금은 남은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이 나와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린 인터뷰에서 "계절의 변화에 대해 감회와 글을 어느 시간대에 쓰는지, 주제를 어떻게 정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아마 저자의 일상과 생각, 삶의 태도 등을 아울러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 "수필가라는 호칭이 쑥스럽고 어색하다. 평생 남의 글만 읽는 직업에 종사하다 보니 내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퇴직과 함께 선물로 받은 것이 내 시간이다. 비로소 주변이 보이면서 4계절이 온전히 내 안에 있게 되니까 "아, 참 좋다!"라는 감탄사와 행복감이 느껴진다. 아마 그때 내 몸 안에서 베타 엔돌핀 호르몬이 분비됐던 게 아닐까 한다. 베타 엔돌핀 호르몬은 기분 좋으면 5배 정도 많이 나온다던데 특히 서오릉의 가을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가을 새벽 공기가 스산해 목에 스카프를 두른 그날부터 난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어진다. 즐기고 싶다는 욕심이 꿈틀대는 거다. 그래서 함께하는 운동에 가지 않고 불량학생처럼 서오릉 직행 혼자 걷기를 좋아한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은퇴 이후의 삶. 어떻게 살아야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면서 남들과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행복은 전염병과 같아서 내가 행복해야 내 주변 모두가 행복하다고 하니 이제부터라도 너무 어렵게 살지 말고 순간순간을 행복해지려고 노력해야겠다.”
저자 : 엄희자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 기자로 출발, 학원사·주부생활 출판부 편집자로 근무했다. 그동안 만들어낸 베스트셀러가 수십 권에 이른다. 40여 년간 출판계에서 일하면서 인문학 위주의 출판 시장에서 여성 실용서를 탄생시키고 꽃피웠다. 평생 남의 책만 만들어주다가 정년퇴직 후 자신만의 글쓰기를 시작해 월간 문학 수필 부문에 입선, 수필가로 활동 중이다. 요즘은 취미 생활로 시작한 민화 그리기에 빠져 병풍도 만들고 쿠션도 만들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림 : 이경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 대학원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했다. 현재 뉴욕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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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서 신청한 리뷰어 클럽 서평단에 운 좋게 당첨되어 읽은 책이다. 최근에는 자기계발 서적이나 소설만 읽었던 나. 수필은 오랜만에 읽어본다. 엄희자 작가님은 성균관대 국문과를 졸업 후 잡지사 기사, 출판부 편집자로 40여년간 근무하고 정년퇴직 후 이 책을 집필하셨다. 이 책은 3장 45개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 그런지 쉽게 술술 읽을수 있었다.
좋은 가르침의 글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쉽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실천은 늘 어려운 법.. 그래도 노력해보자.
지금 나는 전보다 시간 적으로 여유가 많아 진 상황이다. 그 시간의 중요함을 모르고 핸드폰만 보고 하루를 아무 의미 없이 보낸 나 자신이 좀 한심스러웠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시간을 허투루 쓰지말자.
올해 앞자리가 바뀐 내 나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어느새 나도 중년을 바라보게 되었다. 중년을 위한 리허설은 없을까?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나도 작가님 처럼 멋지게 늙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 짐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 엄마가 생각이났다. 오늘 친정에 가서 이 책을 선물로 드려야겠다. 행복은 멀리있는게 아니다. 이제부터 너무 어렵게 살지 말고 순간순간 행복해 지려고 노력하자. <YES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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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진다. 그러니 우리 인생을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쉬운 진리를 잊고, 우리는 어럽게 사는 것 같다. 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진다는 말처럼 이 책 또한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책의 저자는 40년간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이제는 은퇴한 70대(?)할머니인데, 일하는 자신을 대신해 자신의 딸과 자신을 뒷바라지 해주는 부모님의 따뜻한 추억과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하고, 이제는 멀리 타국으로 시집간 딸과의 다정한 일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품위있게 늙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이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늙어간다는게 꼭 우울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이 되기도했다.
무엇보다 그 나이에도 이렇게 따뜻한 글들을 쓸 수 있다니.. 자신의 엄마와 딸의 사이를 질투하기도 하지만 ㅎㅎ글에는 애정이 가득하다. 맛있는 음식냄새를 풍기며 요리하는 저자에게 행복의 냄새라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딸.. 할머니가 만들어주던 추억의 음식을 그리워하며, 그 비밀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기에 충분하다.
그저 가족간의 사소한 이야기와 추억들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될 수 있다니.. 책을 읽으며 힐링한 느낌이 오랜만인 것 같다. 글 마다 따뜻한 마음이, 냄새가 전해지고, 공감가는 이야기도 많았다. 무엇보다 아들 셋을 씩씩하게 키운 안다할머니의 이야기를 읽고는 참 대단하고, 유쾌한 노년을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심 부럽기도 했다.
본인의 건망증을 유쾌하게 글로 풀어내기도 하고, 나이를 먹었다고 벼슬인양 으스대는 노인을 보며 저러지말아야지 하고 다짐도 한다. 그렇게 별 일없이 잘 살아가고 지내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다. 과연 나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말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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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희자 작가는 성균관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40여 년간을 출판계에서 일하다 정년퇴직 후 자신만의 글쓰기를 시작해 현재는 수필가로 활동 중이다. 은퇴 후 시간에 쫓겨서 못했던 것들을 찾아 배우며 퇴직과 함께 선물로 받은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자신에게 쓰며 재미있게 살고 있는 중이다.
1년여만에 yes24리뷰어 클럽의 문을 두들겼다. 그렇게 『이제부터 쉽게 살아야지』란 책이 선물처럼 내게 왔다. 올 봄 16년을 다닌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작년 봄 1년을 고민하다 사직서를 낸거였으니 거의 2년이라는 시간을 어렵게 버틴 끝에 회사를 나오게 된 것이다. 처음엔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단순히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던 내가 코로나로 센터에 못나가게 되면서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 해소의 유일한 창구는 책 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체 활동적인 사람이라 책만으로는 모든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그렇게 좋아하던 책도 멀리하게 됐다. 그렇게 16년만에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24시간. 갑자기 생긴 휴가같은 시간. 하루 하루 계획도 세워보고 공부도 해보고 회사를 다닐 땐 꿈도 못꿨던 제주도 한달살이도 해봤다. 폭풍같던 봄과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그렇게 점차 마음의 여유가 생겨 책을 읽어도 되겠다 싶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때 심리학책인줄 알았다. 작가에 대해 알게 되고 이 책이 에세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책을 읽기에 앞서 녹차 한 잔을 우려냈다. 이 책과 은은한 녹차향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녹차 티백 박스에 적혀있는 녹차 우리는 법을 참조하여 가장 맛있는 녹차 한 잔을 만들어냈다.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한 시간이었다. 적당한 온도의 녹차, 적당한 밝기의 햇살, 커튼 사이로 느껴지는 청량한 가을 바람, 꽃그림의 한 권의 에세이. 모든 것이 완벽한 오늘이다.
뜨거운 태양에 몸을 마음 껏 맡겼던 내가 어느새 태양을 피하고 있었다. 내가 나이드는 만큼 부쩍 노쇠해지는게 보이는 부모님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안쓰럽지만 천성이 무뚝뚝한 딸은 도리어 짜증을 부린다. 김 선생이 아픈 아내에게 오히려 짜증이 앞서는 느낌과 같을테지.
56쪽부터 시작되는 잡초 이야기가 참 재밌다.
같은 추억이 있다는게 신기했다.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이 다 맛있지만 딸기잼은 특히나 더 특별했다. 엄마는 딸기시즌이 끝날 무렵 값이 저렴해진 딸기로 냄비 한 가득 딸기잼을 만들어 주시곤 하셨다. 엄마가 만든 딸기잼은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 고추장처럼 되직 했고 그 딸기잼을 식빵에 듬뿍 발라 먹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만드는 과정이 워낙 고되 요즘은 그 냄새를 맡기 힘들어졌지만 생각만으로도 그때의 냄새를 기억할 수 있다. 앞치마를 두른 채 길고 큰 나무주걱으로 딸기잼을 젓던 엄마의 모습이 선명하다. 그 순간 집안을 가득 매우던 딸기잼의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3장 그때 그 시절'의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는 그녀를 보며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돌산과 빠박산, 그 곳은 내 유년 시절의 놀이터였다. 돌을 빻아 조미료를 만들고 소꿉놀이를 했던 그곳, 지금은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서있다. 내 유년 시절의 한 부분이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제부터 쉽게 살아야지. 그것은 작가가 본인에게 하는 말이지만 끙끙대며 어렵게 살고 있는 독자를 향한 진심어린 조언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40여 년의 직장생활을 끝낸 뒤 비로소 자신만의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녀가 글을 쓰면서, 민화를 그리면서 얼마나 행복해하고 있을지 얼마나 사랑으로 충만한 감정을 느낄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가을 새벽 공기가 스산한 서오릉을 산책하던 작가가 지긋이 미소지으며 내게 말한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고. 쉽게 생각하라고. 쉽게 살아도 된다고.
책을 읽던 중 미잘에게 전화가 왔다. 미잘은 몇일 째 쭈꾸미 낚시를 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말했다. "가자. 가고 싶으면 가자. 오늘 행복하자."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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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고 든 생각은 나도 나중에 "이제부터 쉽게 살아야지"라고 말하며 살아야겠다.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나의 상황은 편하게 살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어린 아이 육아와 복직으로 아직 예전 모습을 찾지 못하는 모습 등때문이다. 또한 작가도 오랜 시간 현장에서 있다가 자신만의 일을 마음 편하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판된 책이기때문에 하는 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도 쉽게, 마음이 부담스럽지 않게 할수 있는 것들은 지금보다 쉽게 하는 것이 가능하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자기관리가 젊어서보다 더 필요하다고 했다. 몸이 불편해지고 아파지기때문에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엄마와의 통화는 누구나 비슷한 것 같다. 20대에 엄마의 안부전화가 의무처럼 느껴졌고 40대가 되어서는 조금 귀찮아졌고 안해도 되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5060대인 사람들에게도 엄마는 항상 안부전화를 하시고 주로 밥먹었는지가 가장 먼저 묻는 통화이다. 나이들과 사람이 달라져도 이 상황은 변할수 없는 것인가 보다. 나중에 내가 할머니가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필요한 상황에만 나에게 다가오게 되는 모습일까, 부모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잘 다가와줄까? 지금의 자식에게도 바라는 마음 없이 사랑과 물질을 주지만 손녀나 손자라는 대상에게도 그렇게 될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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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이다. 수필이라는 장르의 책을 읽는 것이...
한동안은 그렇게 많이 읽기도 했었던 책들인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장르들을 피하기 시작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이 책을 보게 된다.
저자의 나이가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에서 황혼에 접어든 어르신이지만, 그냥 나이든 어르신을 거부하고, 마음만은 젊은 새댁이 되고픈 저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껴보게 된다.
책을 좋아했고, 그래서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살아왔던 모습이 이 책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책이라는 게 묘해서 받을 때나 돈을 지불하고 살 때는 귀하고 소중하여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흥분이 있지만 한번 내 손에 들어와 나와 익숙해진 다음에는 곧 시들해지고 만다." " 그런 책들을 나는 보물인양 껴안고 살고 있다."(p.82)
60이 훨씬 넘은 나이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나도 60이 되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자의 마음을 모두 헤아릴순 없지만, 이 책에서 조금이라도 이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살아온 날들에 대한 애환! 그렇게 살지 않았어도 될텐데 하는 후회아닌 후회! 내게 남은 게 있어도 혹시나 자식들 사이에 분란이 있었까봐 조심스러운 안나 할머니의 모습에서 우리들 삶의 뒤안길이 보이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기만 하다.
당당한 노인이고 싶은데, 아니 마음만은 젊은이이고 싶은데, 지하철의 경로석을 당당한 권리인양 차지하고 그 자리에 앉은 피곤에 지친 젊은이를 야단치는 노인과 닮고 싶지 않는 모습은 어쩌면 마음만이라도 이 시대를 같이 가보고 싶은 젊은이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동네 꼬마아이들에게 느끼는 마음이나, 어쩌다 우리 집에 들어온 동네 길고양이에게 보내는 애잔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길래 이 책에 적어 보내는 것은 아닐까?
아직은 내가 저자의 마음을 다 알 수 있는 나이는 안되었지만, 점점 그 나이로 조금씩 다가가는 현실에 동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런 수필로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 저자의 노력과 능력에 감탄을 보낼 뿐이고, 지금 나이가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라는 걸 이 책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멋집니다!!
이 한마디로 이 책을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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