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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좋은 책이 내내 좋은 책이 되기 쉽지 않은데 이 잡지는 읽을수록 더 좋아진다. 책도 좋아지고 책을 읽는 나도 근사해지고, 이런 방식의 도돌이표 안에서는 벗어나고 싶지 않다. 가끔 실천의 문제에 부딪히면 뜨끔거리기는 하지만.
이번 호의 주제어는 '에너지'다. 에너지라는 말에 '환경을 지키자' 혹은 '지구를 지키자' 이런 내용으로 펼쳐질 줄 알았는데 나의 이런 하찮은 기대를 나무라기라도 하는 듯 가볍게 넘어서는 내용들로 그득했다. 에너지를 다루는 데에 과학뿐 아니라 철학적 사고가 더 큰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아니다, 예전의 철학자들은 과학을 한데 포함시켜 탐구했던 것을 내가 잊고 하는 말이다-과학도 철학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주려는 학문이므로 에너지도 이런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친절하고 다정하게 들려준다. 미처 못 알아듣는 내용이나 용어가 있었지만 전체의 글 흐름이나 작가의 의도를 알아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것도 이 잡지의 좋은 점이다.
세상이 살기 어렵고 이대로는 꼭 망할 것처럼 여겨져도 세상은 이대로 이어져 나갈 것이라는 것을 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말 것이라는 예상을 접할 때면 내가 누리며 살고 있는 여러 사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잠깐 갖기는 하지만 금방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외면한다. 이 책에는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꽤 나온다. 에너지든 환경 보호든 정치든 도덕이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폭이 그다지 차이나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기적이며 계산적이며 위선적인 모습의 일부를 본능처럼 욕망처럼 품고 사는 사람들로서는.
책 속에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전망에 살짝 안심이 되다가도 곧 각성한다. 내 의식을 고인 물로 내버려두지 않는 글들이라 고맙다. 잡지를 추천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널리널리 알려드리고 싶다.
책 뒤쪽 부분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논문이 3쪽에 걸쳐 실려 있다. 다른 글들과 달리 무슨 말인지 내 수준으로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지만 펼쳐 놓고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바탕색까지 삼색으로 인쇄해 놓고. 이게 그 유명한 E=mc²에 대한 글이란 말이지? 이 이론에서 말하는 에너지가 내가 알고 있는 에너지와는 전혀 연결이 안 되고 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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