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극복은 했으나 아직도 아픔이 깃들어 있는 분위기.
"극복은 했으나 아직도 아픔이 깃들어 있는 분위기." 내용보기
친구가 보내준 시집. 머뭇거림 1도 없이 단숨에 죽 읽었다. 시집을 통독해 보기는 처음. 어쩐지 한 번 훑어보고 마음에 와 닿는 곳을 다시 또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  과연 유난히 눈길이 머무는 몇 편이 있다. 제2부의 첫 편 동화사와 달팽이, 바닷속 풍경, 동대문, 호치키스, 타조를 읽는 저녁 등 이다. ‘고양이 눈 성운’은 책 뒤편에 실려 있는 해설을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
"극복은 했으나 아직도 아픔이 깃들어 있는 분위기." 내용보기

친구가 보내준 시집머뭇거림 1도 없이 단숨에 죽 읽었다시집을 통독해 보기는 처음어쩐지 한 번 훑어보고 마음에 와 닿는 곳을 다시 또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 

과연 유난히 눈길이 머무는 몇 편이 있다2부의 첫 편 동화사와 달팽이바닷속 풍경동대문호치키스타조를 읽는 저녁 등 이다. ‘고양이 눈 성운은 책 뒤편에 실려 있는 해설을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역시 동대문이다.

 

동대문

 

첫눈이 펑펑 온다고 누가 기억하는가

오는가 오는가 싶게 첫눈이 내리고

눈은 지금 먼지처럼 방 안에 날린다

 

벚꽃이 무리 지어 계단으로 떨어지던 때를 생각한다

시간은 바람처럼 쉽게 지나가 버려

한때 그 꽃을 사랑했다고 말하면 그뿐

아무것도 흙 속에 묻을 것은 없다

 

창문 밖

투명한 햇살이 그저 놀랍기만 하고

조용히 한 장의 종이를 꺼낸다

접혀진 자국들 마다

그리운 것들은 비집고 앉아 손을 흔들고

햇살을 비켜

나는 동대문으로 간다

 

그대

어디든 지나다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눈이 내리거든

너의 가슴 다소 왼편으로 고개를 돌려

피는 꽃을 보라

그리고 그 꽃이 너의 기억이 아니라

너를 사랑하는 내 힘에서 나오는 것임을

단단히 기억하라

 

이 가을 격조있는 시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게 해 준 친구에게 감사!

동희야!

고마워!!^^

 

뱀다리:

아래는 시인이 아니라 그저 나 스스로에게 묻는 감상평.

 

동화사에서

동화사는 포항에 있는 그 동화사가 맞겠지 

 

달팽이에서

봄 지난 다음 또 오는 봄에 목젖이 젖은 이유는 무엇인지

 

바닷속 풍경은

역시나 반지하를 살아본 경험으로 공감 만빵

이를 극복하고 관조해 낸 친구의 내공엔 감탄

 

동대문이야

만나지 십 수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감동이라

굳이 더 말할 것도 없고

 

호치키스는

그 장난끼 어린 눈길이 재미지고

 

타조를 읽는 저녁에서는

신문 한 줄에서

광대무변

아프리카의 대초원을 불러낼 수 있는 상상력이 놀라울 뿐.

언젠가

숲 해설을 하시는 분에게서

소나무 한 그루의 자그마한 구멍 하나를 루페로 들여다 본 적이 있었지.

과연 그 속에는

놀랍게도 또 다른 세계가.

친구는 신문 한 줄에서 이를 발견해 낸 것이 아닐까.

 

손진은 평론가의 말처럼

시집 전체에 흐르는

극복은 했으나 아직도 아픔이 깃들어 있는 분위기.

떠나 보내지 못하는 루루처럼.

 

포항으로 간 지 몇 십 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동대문과 인사동

피맛골의 막걸리를 그리워 하는 아련함.

 

나는 그것이 느껴지는 것이다.

r****l 2021.10.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