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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작가의 "1일인가구 특별동거법"에는 매우 짧은 열네 개의 이야기가 있다. '여행자-구도에게'로 시작한 이야기는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두 남자를 만나야 한다'로 끝을 맺는다. 짧은 소설을 접한 적이 별로 없는데 읽어보니 부담감이 없고 신선하다. 마치 냉장고에 초콜릿을 넣어뒀다가 한조각씩 아껴서 꺼내 먹는 기분으로 소설을 읽을 수 있다. 또 짧은 에세이와는 다른 느낌의 재미도 있다. 열네 개의 이야기는 놀랍도록 차분하고 블루하다. 주제 역시 모두 동일한 거 같다. 작가는 매 소설마다 '그래도 괜찮아'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낸다. 혼자 살아도 혼자가 아니야, 인정받지 못했어도 모두가 인정하지 않은 건 아니야, 생을 다 했어도 곁을 떠난 건 아니야 등. 소설을 읽다보면 따뜻하고 잔잔한 블루 속을 헤엄치는 느낌이 든다. 인상 깊은 부분을 모아봤다.
"사람들은 크고 화려한 걸 좋아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인간에겐 별빛 하나만으로 족해. 나를 비춰주는 빛 하나만 있으면 된다. 가령 반딧불이 같은 거 말이다. 그것만 있으면 돼." - '설탕밭' 중에서 -
"등을 돌렸다. 나는 바닷가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길을 따라 걸었다. 눈물을 닦다가 콧노래를 불렀다. 멀리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렸다." - '어젯밤에' 중에서-
"두이는 무탈합니다. 포가 정중하게 두이의 상태를 전했다. 저희는 괜찮으니까 아저씨도 건강하세요. 두이의 아버지는 누구냐고 묻지 않았다." - '코로나, 봄, 일시정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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