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의 <어둠에서 벗어나기>는,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사울의 아들>에 대한 이미지적 사유를 고찰한 책이다. 이 책은 예술적(특히 시각적) 감각의 형상화를 통해 그 영화의 의미와 가치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한 이 책이 효용가치를 지니는 지점은 물론 영화를 감상한 후일 것이다. 그 영화를 시청했다면 망자를 위해 산 자들이 왜 죽음을 무릅쓰는가? 어둠에서 벗어나는 일이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등의 질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제목이나 영화의 분위기처럼 책의 디자인을 보면 잿빛의 어둠을 표상하고 잇다. 어둠에서 벗어나기란 경건한 매장의식을 치르지 못한 채 죽어가는 영혼들에게 빛의 안식을 주고자함이다. 이 책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유태인, 집시, 동성애자들 수용소에 몰어넣고, 무차별 인간살육과 무자비한 집단살상의 끔찍한 어둠의 현장을 빛의 세계로 끄집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1944년 존더코만도 대원들의 비르케나우 5호 소각에서 찍은 네장의 사진이 실려있다. 사진들은 선명하지 않고 흐릿하며 흑백의 모노크롬으로 빛을 빨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책, 영화, 사진 같은 매체들의 예술적 미학과 윤리성, 그리고 정치성의 발로가 '드러나지 않는 사건'을 통해 드러나게 되며, 망자의 비존재함에 저항함으로써 애도하는 한 남자의 비이성적인 행동이 보여주는 극의 결말이 어둠의 이미지와 결부된 원형적 애도의 형태가 과연 어둠과는 어떻게 구별되어 독자나 관객에게 솟아오르는지를 형상화 하고 있는 듯하다. 위의 영화<사울의 아들>의 대사는 그러한 면에서 비존재와 존재의 경계가 어떻게 구별될 수 있는지를 사유하게 한다.
|
|
프랑스의 미술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조르주 디디-위베르만이 헝가리의 영화감독인 벨라 타르의 촬영감독 출신인 라스로 네메시의 영화 '사울의 아들'에 대해서 분석한 책이다. 홀로코스트라는 문제를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랑시에르의 '해방된 관객'과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
|
일단 이 얇은 책은 그 구성부터 놀라움을 안겨주었는데 바로 한쪽 면이 모두 어둡게 칠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00쪽 남짓인 이 책은 사실 텍스트 자체로만 따지면 본편이 50쪽이 채 되지 못하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에세이이지만 <어둠에서 벗어나기>는 편지의 외형을 하고 있다. 영화 <사울의 아들>의 감독 라즐로 네메스에게 쓰는 편지이기 때문이다. 위베르만은 <어둠에서 벗어나기>라는 제목에 걸맞게 <사울의 아들>에서 재현된 아유슈비츠에 찬사를 보낸다. 아우슈비츠는 감히 드러낼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사태인 동시에 '존재했던' 지옥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주제임을 감안하고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그리 단순하지는 않은 것 같다. 위베르만은 비존재나 이미지의 섬광과 같은 흐릿함처럼 정치적 어두움에 재현이 위치할 수 있는 방법과 그 이미지가 시대착오라는 형식을 넘어서 어떻게 그 순간의 형상을 조립할 수 있는가를 숙고한 것처럼 보인다. <사울의 아들>은 그 숙고에 대한 일종의 우연한 마주침이었을 것이고 상당히 흥미로운 글이 남겨졌다. 이 책은 특히 요즘같은 시대에 곱씹어 읽어볼만 하다. 정치적으로나 영화사적으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