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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의 여행은 주로 일과 관련된 것이라서 여행 중에도 일에 관한 생각에 빠져야 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주로 구경거리를 찾아다니는 여행이 되다보니 구경거리에 대한 공부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다.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라고 한 김경한님의 말씀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김경한 님은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내는 것,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장소를 찾아가고 정제된 사유를 통해 아름답게 살다 가는 것.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일상의 경계 밖으로 끝없이 나를 몰아세우는 일을 채무처럼 안고 지내왔다(9쪽).”고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내가 사는 곳과는 다른 문화를 가진 곳으로 걸어 들어가서 그 땅을 관찰하면 현실의 고단한 나를 잊어버릴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서는 속세의 상처를 치유 받았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나곤 했다.”는 것입니다.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는 그런 여행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유럽, 미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 여행지에 대한 기록을 나누어 담았습니다. 젊어서 체력이 될 때 먼 곳을 먼저 구경하기로 한 탓에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가본 곳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고 쳐도, 유럽이나 미국 심지어는 국내에서도 작가가 언급한 장소들 가운데 제가 가본 곳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여행지를 고르거나, 여행지에서 찾아가는 곳을 고르는 기준이 저와는 다른 탓이겠습니다.
여행지에 관한 이야기를 적을 때는 사실관계의 확인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작가 역시 오랜 세월을 기자로 활동해온 까닭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듯 합니다만, 타이타닉호가 리버풀에 있는 앨버트독에서 건조되었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타이타닉호가 리버풀을 모항으로 하였기 때문에 리버풀에 타이타닉 박물관도 있다고 합니다만, 타이타닉호는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의 조선소에서 건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리버풀, 코츠월드, 더불린으로 이어지는 도시에서 저자가 사유의 샘에서 길어 올린 생각들을 영화, 희곡, 소설, 음악 등 다양한 소재에서 끌어온 이야기와 잘 버무려 놓았습니다. 가끔은 지나치다 싶은 대목도 있습니다. 이런 대목입니다. “아틀란티스 북스는 에게 해의 기적으로 불린다. 그리스 산토리니섬에 남아있는 서점으로 전 세계 작가 지망생들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하다(145쪽).” 저도 산토리니 섬을 여행하면서 들러보았습니다만, 작가가 추켜올린 만큼의 서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글은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러나는 듯한 대목도 있습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글쓰기 경향인가요? 아랍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에 있는 아부다비 루브르의 건축에 관한 이런 대목입니다. “돔형 지붕 전체를 스테인리스 스틸과 철,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무수하게 교차시켜 시공했다. 그 사이사이에 만들어진 다양한 공간은 태양의 움직임을 집요하게 쫓아가면서 매일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낙하시키고 있었다.(255쪽)”
매년 봄이면 우리나라를 습격(?)하는 황사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초원의 황사는 매년 봄마다 한반도까지 밀려온다. 그 미세먼지 속에 몽골초원의 탱그리 정신이 묻어있는지도 모른다.(261쪽)”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지역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건조한 사막지역에 쌓인 먼지가 거센 바람에 하늘로 솟구치는 것이니 초원에서 황사가 일 까닭은 없을 것입니다.
보르네오의 키나발루의 풍광에 감동을 받은 작가가 인용한 일본의 국민작가라는 시바 료타료의 글도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이었습니다. “산은 허물어지고 내는 흘러 길이 새롭고, 돌은 묻혀 흙에 덮이고, 나무는 늙어 새 나무로 대체되니 시간 흐르고 대가 바뀌건만 그 자취 찾기 어려울 뿐”이라는 대목을 ‘광대한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마음이 아니던가’라는 생각에서 인용한 것 같습니다만 구절을 새겨보면 종잡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다양한 소재들을 인용하여 잘 버무려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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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하고싶은 일이 뭐야? 라는 질문을 받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튀어나오는 말이 '여행 가고싶어' 라는 말이다. 시간이 없어서, 돈이 많이 들어서라는 이유를 대며 미뤘지만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했다. 완벽한 조건하에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져버렸다. 내가 그 장소에 섰을 때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책이나 영상을 통해서 만나는 것과는 천지 차이일것이다. 하지만, 모든 곳을 다 가볼 수는 없기에 다녀온 이의 이야기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고, 내 굳은 정신을 말랑말랑하게도 한다.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다.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p 9 (들어가는 말 중에서)
여행을 해야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전세계 유명 미술관 투어에 대한 바램이 있어서인지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들에 많은 관심이 갔다. 과거 밀주와 폭력, 인종차별이 난무하던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시카고는 공공미술의 천국으로 거듭나 있었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시카고의 공공미술을 감상하는동안 예술을 미술관이라는 갇힌 공간이 아니라 내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부러운 맘이 들었다. 프랑스 루브르 이름값, 소장품 순회 전시값등 막대한 자금을 들여 2017년 개장했다는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국립 미술관 루브르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중동의 나라들은 부유한 국가라고는 해도 떠오르는 것은 모래사막뿐, 그다지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는 않았는데, 충격적이었다. 우리 나라는 현재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저런 미술관 소식이 들려올 때면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장미의 이름>의 배경이 되었던 멜크 수도원으로, <돈키호테>를 찾아 스페인 라만차로, <그리스인 조르바>의 흔적을 만나러 크레타로, <설국>을 느낄 수 있는 유자와로의 여행은 부러움과 함께 나의 독서 의지에 불을 붙였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몇 년 전에 읽었다. 현실적이지 않고 꿈만 꾸는듯한 조르바를 이해할 수 없었다. 조르바를 다시 한번 꺼내 읽어볼 참이다. 다시 만나게 되면 조르바에게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까?
세상살이에 지친 당신의 영혼이 자유를 원할 때, 그런데도 이놈의 현실 때문에 아무 곳으로도 떠나지 못할 때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나의 처방은 '조르바'를 다시 한번 꺼내 읽어보라는 것이다. -p 82~p83
<토지>를 읽고 다시 만난 하동포구, 연곡사, 악양 들판은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이들의 고난한 역사를 떠올리게 했다.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이 시작되었다는 전라도 서도역을 우연히 만난다면 옛 기차역이라고만 생각하겠지만 소설을 읽은 이에게는 전혀 다른 생각을 떠올리게 하지않을까? 이렇듯 하나의 장소는, 여행지는 기억회로와도 무관하지 않다. 저자는 <혼불>을 읽고 20년이 지난 최명희 문학관을 찾아 작가의 생애와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며 작은 다짐을 하기도 했다.
이미 오래전 죽음을 맞이한 작가의 나이보다 더 살아버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저 고개 숙이고 남은 생을 추슬러 세워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하루하루를 파내려가는 심정"으로 살아야되는 것이 아닐까. 이제 역사가 되어버린 최명희는 등 뒤에서 그렇게 당부하고 있었다. -p 298~p299
유럽, 미국, 일본 ,중국, 아시아, 국내여행지 다수를 만날 수 있는 이 책에는 저자의 경험과 사유가 가득 담겨있었다. 하나의 장소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녹아들어있는 삶의 현장이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 그 지역의 역사, 사람들의 생활 방식등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에 덧붙여 나는 새로운 나만의 지도도 만들 수 있었다. 내가 가봤던 장소들에서는 저자의 생각들과 나의 감상들을 비교해보는 계기도 되었고, 낯선 장소들에서는 저자의 의견에 귀를 쫑긋 세워들었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챙겨볼 것들도 메모하면서.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는 경험, 얼마나 멋진 일인지. 자유로운 여행을 떠나는 날들이 기다려진다.
책의 내용들은 인터넷 경제신문 <컨슈머타임>에 인문학 칼럼으로 선보인 적이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다음을 통해 <김경한의 세상 이야기>로 공유되었다. 저자는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50여개국을 다녔다한다. 그래서인지 훨씬 더 생생한 글들이란 느낌을 받았다. 특히, 일본에 대한 미학적 관찰과 디수의 여행을 통해 쓴 글들이 호평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글들을 한번 만나보고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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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
이 책의 지은이는 경제기자 출신이다. 50여 개국을 돌아다녔고, 일본에 대한 미학적 관찰, 여행을 쓴 글들이 호평을 받았다. 그의 관심사는 인문학, 사람 이야기와 역사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가 적확하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유럽과 미국 인문 기행으로 비틀스와 리버풀, 더블린, 폐허의 미학, 리즈 커크스톨 수도원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의미심장한 현장을 가서 보고 그 느낌을 적고 있다. 2부는 일본 인문 기행이다. 만들어진 사카모토 료마를 비롯하여 가나자와를 맴도는 윤봉길의 혼과 영원한 백경 후지산 그리고 오키나와를, 3부 중국 인문 기행에서는 시안 실크로드 출발지, 뤼신의 길, 쑤저우 은이 세운 제국 등을, 4부는 아시아 인문 기행이다. 히말라야, 자바, 아부다비, 그리고 늑대 토템의 탱크리 정신 등을, 5부 한국 인문 기행이다. 남한산성의 겨울, 서도역에서 타오르는 혼볼, 하멜 14년 애덤스 20년, 해남 미황사 천년의 기원 등을 담고 있어 제목만 보더라도 이미 세계 일주를 하고도 남는다. 이 글들은 인터넷 세계에서 <김경한의 세상 이야기>로 공유된 적이 있다.
인문학의 조예, 새로운 각도에서 풍경보기와 사유
지은이는 인문학에 조예가 깊음을 들어가는 말에서 드러내 보인다.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사이에 선 인간, 그냥 흘러가는 시간과 주체적 시간, 나를 찾는 여행의 시작은 해방이다. 그냥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삶이 인간 삶의 전형이 아닐까, 가끔은 나에게서 시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그의 여행 예찬론을 들어 보자,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9쪽)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글이 꽤 간결하고 깔끔하다. 뭐, 맛깔나는 젓갈이랄까?, 비틀스의 영혼이 머무는 리버풀이 머리에 그려질 만큼 묘사를 잘해두고 있다. 존 레넌은 비틀스의 영혼이었고, 조지 해리슨은 비틀스의 정신, 폴 매카트니는 비틀스의 심장, 링고 스타는 비틀스의 드럼연주자였다는 표현만으로도 그렇다. 이런 식의 글쓰기가 주제별로 이어진다.
가끔 이 책처럼 어느 곳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들은 단권이 아닌 짤막한 글 묶음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몽골로 구분 지어서 말이다. 한데 묶어놓았기에 인문학적 스케치가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좋은 글들이 많다 보면 마음에 와닿는 하나의 글을 찾기가 어려워서 말이다. 아무튼 이 책 덕분에 눈도 호강, 정신도 여유를 부렸으니 만족한다.
자,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한 번 가고픈 영국의 코츠월드 중세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보물 그 자체다. 지은이는 건축가 윌리엄 모리스의 말을 빌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자 상징이라고 한다. 미국의 자동차왕 포드가 이곳을 통째로 사들이고 싶어 했을 만큼.
곡선이 흐르는 집, 훈데르트바서
말로만 듣던 아파트 옥상에 화초를 가꾸는 아이디어를 낸 건축화가 훈데르트바서, 직선을 거부하고 곡선만을 고집했던 그는 "우리가 사는 곳의 진정한 주인은 자연이고 그들을 주인을 모시는 예를 갖춰야 한다."(60쪽) 는 그의 말은 명언이다. 지금 딱 그렇게 되어야 하겠지만 언제쯤 바뀔까, 우리나라 아파트 건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비엔나 쓰레기처리장을 예술건물로 바꿔놓은 작품도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이란다.
일본의 금각사와 미시마 유키오 소설 "금각사“보기
영원불멸의 대상인 금각사를 잿더미로 만든 것은 존재의 부정이다. 절을 없애버려야 오로지 자신만이 인지하고 있는 미를 완전히 가질 수 있다.'라는 지은이의 분석, 이 대목에서 일본의 미학 탐구라는 지은이의 지적 유희에 경탄했다. 아무튼 예전에 읽었던 금각사를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교 사원의 성지 교토의 자리한 교토학파, 헤겔과 칸트를 연구하는 독일, 영국, 일본, 일본 그 중심에 교토대학이 그곳에 자리한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로구나.
지은이의 일본 인문 기행은 문화로써 일본이라는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낮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이 풀렸다.
중국, 하늘의 선물 시후 롱징차
이 책을 읽고 시후에 갔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든다. 시후의 널따란 호수 걸어도 걸어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다시 돌아와 상하이 임시정부를 거쳐 몇 달간 시후 호숫가 가까이에 두었다는 임시정부 건물을 찾아보고, 룽징차도 잔뜩 사 오기는 했지만, 중국 10대 명차 중에서도 으뜸?, 새롭게 들린다. 지은이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다시 시후에 서 있는 듯하다.
리뷰를 쓸 때는 끝까지 쫓아가 지은이에게 질문을 하면서 함께 책 속 여행을 즐기는데, 이번만큼은 중국 편에서 그치련다. 유럽, 미국 편으로 되돌아가서 차분히 읽어보련다.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한국으로, 아시아로 또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보련다.
여행이 아닌 인문 세계의 만경을... 내 취향일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이대로도 좋다. 하지만, 나의 문화유적답사기처럼, 몇 권으로 나눠, 조금 더 깊이 다뤘으면 하는 기대를 품어본다.
<<출판사에서 받은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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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저자가 걸으며 눈에 담았던 것들, 가슴에 담았던 생각들
우선 저자가 걸었던 도시가 어떤 곳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영국에서는 비틀스의 산실인 리버풀, 아일랜드의 더불린, 포루투갈의 리스본 스페인의 라만차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등등 (이 부분 목차를 참고하시라)
그렇게 유럽, 또 미국을 거쳐 일본으로, 중국으로, 저자는 참으로 많이도 다녔다. 물론 이 책에는 우리나라 도시도 등장한다.
그런 도시들을 걸으며 저자는 무엇을 보았을까
문학의 향기를 따라서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저자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소개한다. 또한 제임스 조이스도 빠질 수 없다.
제임스 조이스는 더불린 뒷골목의 성지 ‘템풀 바’ 근처 얼 스트리트 입구에 동상으로 서 있다. 또한 베케트는 문학관에서, 또한 그의 이름을 따라 지은 다리에서 지금도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저가가 들른 리스본의 베르트랑 서점에는, 맨부커 상을 받은 우리의 소설가 한강의 책 『채식주의자』가 현지어로 번역되어 비치되어 있다고 한다. (43쪽)
스페인의 라만차에서는 라만차의 영원한 기사 돈키호테의 흔적이 살아있다,
그렇게 문학의 향기를 따라 가는 저자의 발걸음은 미국을 거쳐 일본에서도 여전하다.
윤동주의 시비(詩碑)
그렇게 윤동주가 걸었던 길을 따라, 저자가 따라 걷고, 나도 따라 걸었다. 그 묘사가 자세하게 되어 있어, 마치 진짜 길을 따라 걷는 기분이었다.
베트남 쌀국수는 중국에서
베트남에서 먹던 쌀국수의 유래를 뜻밖의 장소에서 듣게 된다.
남한 산성, 겨울에는 가보지 못했다.
남한산성, 청나라와 굴욕적인 역사의 현장인 남한 산성, 겨울엔 가보지 못했는데, 저자는 겨울에 간 모양이다.
그런 소회를 풀어내고 있는 저자를 따라 겨울의 남한산성 따라 걸었다.
서도역에서, 잠시 『혼불』 생각
최명희 문학관이 서도 역 근처에 있다. 그곳에 가기 위해 잠시 둘러본 기억이 있는 곳이다. 서도역 이제는 기차도 서지 않는 곳이다. 그곳은 이제 최명희 문학관의 이정표가 되어 자리잡고 있다. 최명희, 『혼불』의 작가다. 저자는 이 역을 지나 최명희 문학관에 들어서면서, 최명희의 삶과 인생을 이야기해준다.
이중섭과 소와 서귀포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서귀포에 들렀다. 거기에 가면 당연히 이중섭을 만나야 한다. 내가 만난 것처럼 저자도 이중섭을 만났다.
이중섭 미술관과 그가 살았던 집.
같은 심정이 되어, 글을 읽고 그 때 본 그 집, 그 집앞에서 망연히 서있던, 그 집을 떠올려본다.
정조는 책을 펼치면서 어떤 생각을
일본의 도서관을 거닐면서 길어올린 생각, 장소에 어울리지 않게도 뜻밖에 정조의 글이다.
호치민과 이승만
호치민은 한 사람의 이름이면서 도시 이름이 되기도 한다. 베트남이 통일이 되면서 예전 사이공이 호치민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전에 여행을 다녀온 곳이라 글마다 행간마다 그 의미가 새록새록 다가왔다. 마침 에펠이 설계했다는 우체국, 거기에서 여행중 엽서 한 장을 붙인 기억이 나는지라, 책에 사진으로 올려놓은 그 우체국의 모습은 반갑기까지 했다.
저자는 베트남의 영웅이 된 호치민과 우리나라의 이승만 전대통령을 떠올린다. 비교의 대상이 된 두 사람,
다시 이 책은
걸으면 좋다. 몸과 맘에 모두 좋다. 걷는 곳이야 아무래도 좋다. 산길도 좋고 조용한 숲사이로 난 길도 좋다. 하지만 도시를 걸었다, 고 말할 수 있으려면,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
걷는 것도 레벨이 있다. 해서 이 책의 저처럼 인문학적인 시각을 지니고 걸어야 한다. 그렇게 걷다보면, 다른 세계를 만난다.
그렇게 다른 세계를 만나는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어, 저자 뒤를 따라 나섰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와 설렘을 안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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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너무 예뻤다! 뉴욕으로 보이는 풍경이 하늘색 워터마크 처리가 되어있고, 붉은박이 씌어져있는 디자인.. 아주 칭찬해.. 여행을 다닐 때에 역사나 예술을 테마로 탐방하는 것을 좋아해서, '인문 여행자' 라는 키워드를 보고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언론인으로, 경제 기자이지만 인문학과 역사에 관심이 많고 그래서 여행을 다닐 때에도 인문학 탐방을 주제로 다니는 듯 하였다. 저자가 유럽, 아시아, 미국 등 각지의 유명한 도시를 다니며 느끼고 공부했던 것들을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나도 잘 모르는 철학이나 고전, 소설 내용 등이 주로 나와서 인문학 배경 지식이 조금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다양한 도시에서의 내용들이 담겨있지만, 합스부르크 이전 바벤베르그 왕조의 수도였던 도시이자 그 유명한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의 배경이된 오스트리아의 멜크 수도원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오스트리아에 다녀왔지만, 이런 역사 종교적 배경은 잘 몰라서 비엔나와 잘츠부르크만 다녀왔는데 할슈타트 쪽을 가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를 말하면서는 <프라하의 연인>, 프란츠 카프카의 <낯선 일상성>,이반 모라베츠의 연주, <보헤미안 랩소디> 등 여러 작품을 언급한다. 영화, 책, 음악 등 문화에 조예가 깊은 것이 느껴졌다. 시카고의 공공미술이나, 링컨 기념관 에피소드를 읽을 때는 다시금 미국 여행이 너무 하고 싶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지만, 정말 여행을 할 때 두드러지는 것 같다. 그냥 새로운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쉬다오는 것도 의미 있지만.. 인간이 오랜 시간 다양한 장소에서 살아오면서 그곳만의 이야기를 쌓아 왔을 것이기 때문에, 해당 장소에 얽힌 인문학적 지식이 있다면 같은 여행에서도 더 많은 것을 느끼고 폭넓은 공부를 하다 올 수 있는 것이다. 직접 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런 시기에, 간접적으로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배경 지식을 많이 쌓아둬야지..하며 나름 위로로 여겨본다.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문여행자도시를걷다 #김경한 #쌤앤파커스 #책콩 #책콩리뷰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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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 김경한 저 > 이 책을 쓰신 김경환씨는 언론인으로써 저 편집국장으로도 일하셨고, 경제 기자이면서 인문학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셨다고 해요. 사람이야기와 역사 스토리를 좋아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50여 개국을 다녔다고 해요. 이 책은 인문학적 시점으로 풀어낸 여행기 입니다.
자연에서 진정한 삶의 에너지를 찾고자 했던 모리스의 고민은 우리 모두의 명제이기도 하다. 코츠월드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영국의 모든 건축물을 보전하자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전개했고 오늘날 역사적 유산을 온전하게 남기는데 빛나는 공헌을 했다.
현대 사회의 빌딩들은 모리스의 말처럼 아름답지도 않고 개성도 없는 단순한 건축물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빌딩들은 공간 활용에 있어서 굉장히 효율적이고 주어진 공간을 빈틈없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실용적이죠. 하지만 우리가 이 주말에 시간을 내어서 굳이 강남 빌딩숲을 보러 가진 않을 거예요. 우리는 그것보다는 북촌이나 연남동처럼 보다 한국스러운 것을 보고 느끼고 싶어합니다. 프랑스 파리처럼 옛 건물을 잘 보존하고 있는 도시들을 보면, 우리는 너무나 옛 것을 소홀히 하진 않았는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요즘엔 레트로가 유행해서 젊은 친구들이 7, 80년대 한국을 재현한 낡은 건물들을 내부만 개조한 카페와 맛집들을 찾아가느라 난리예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지금부터라도 좀 더 우리의 것을 더 보존하는 데 신경 써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한 건물을 새로 짓더라도 한국 고유의 스타일을 잘 살리면 한국 사람이나 전 세계 사람들이 여행하고 싶은 도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에 유명한 관광지 금각사에 대해, 저자는 소설 금각사에 대한 감상을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소설<금각사>의 주인공 미조구치는 말더듬이 왕따 소년이었다. 어느 날 학교를 방문한 학도병선배의 단검이 탐미의 대상이었다. 그것을 가질 수 없던 미조구치는 단검에 거친 흠집을 냄으로써 선배의 물건이 아닌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는 경험을 한다. 외관으로 존재하던 단검은 이제 미조구치의 관념 속으로 들어왔고 영원불변의 아름다움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인물 우이코는 미조구치에게 처음으로 이성에 대한 충동을 느끼게 해준 대상이다. 하지만 관능적인 그녀는 말더듬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어느날 탈주범 과의 사건으로 우이코는 총에 맞아 허무하게 죽는다. 그녀에게 가졌던 증오는 죽음 그 자체가 되어 온전히 미조구치의 내면에 머물게 된다. 아버지 때문에 알게 된 금각사지만 그 사이 아버지가 죽고 미조구치는 사찰 생활에 익숙해진다. 금각사를 마주하며 매일 황홀한 아름다움에 빠져들수록 하나의 욕망이 자라기 시작한다. 지상 최고의 사찰을 가지려면 주제를 살해하는 것보다 금각사 자체를 불태우는 상상이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결코 본 적이 없다고 경탄하면서 어느 날 결국 불을 지르고 만다. 금각사는 미의 절정이자 극복 대상이었다. 아름답지만 소유할 수 없는 질시의 대상. 소유하는 길은 파멸 뿐이다. 미조구치가 불타오르는 금각사를 뒷산에서 숨어보며 소설은 끝난다.
실제로 금각사는 방화범에 의해서 한번 불태우고 난 뒤 모금으로 재건되었다고 하는데요. 저도 일본 여행할 때 금각사를 들렀었는데 20킬로의 금을 녹여 10만장의 금박을 붙여서 햇빛에 빛나는 사찰의 모습이 아주 아름답고도 신비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소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소유는 그 파멸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나가다 예쁜 들꽃을 보면 그것을 꺾어지므로 가져와서 감상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 꽃은 잠시나마 나의 눈을 즐겁게 할 수는 있겠지만 난 꽃을 꺾은 뒤로 다시는 살아 있는 꽃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더 이상 내가 좋아하던 살아 있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아니게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꽃을 꺾지 않고 눈으로 보고 즐깁니다. 꽃을 꺾지 않고,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진정한 소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속 주인공이 소유하지 못하면 파멸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불태웠던 금각사의 아름다움이 소설을 통해 다시 상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중국 인문 기행에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상하이 공원의 구혼 전쟁이었습니다. 상하이의 루쉰 공원이라는 지역에서 중년 여성과 노인들이 자식이 배우자를 찾기 위해 인파를 이루고 있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북적이는 인파들의 모든 시선은 무형식의 구혼장을 향하고 있었다. 주로 펼쳐진 우산이 광고판이었다. 나뭇가지에 걸기도 하고 바닥에도 붙어 있었다. 중국식 중매시장의 맨얼굴이다. 자녀나 손주들의 혼사를 위해 표지판을 들고 공원을 서성이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땀이 뻘뻘 나는 일은 문제도 아니었다. 아직 결혼하지 못한 자식들 셩뉘(노처녀)와 셩난(노총각)들을 위한 부모 세대의 눈물겨운 구혼 작전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중매 공원은 이제 중국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었다. ... 중국식 중매의 기본 원칙은 전통적으로 문당호대다. 처녀 총각의 두 집안 형편과 수준이 비슷해야 말이 섞이기 시작한다. 사랑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 경제적 조건부터 결혼경력 부동산에 있는지 호적 소재지는 어디인지 유학파인지가 큰 그림의 얼개다.
요즘 삼포세대라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연애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라고 합니다. 생활 수준이 올라가고 물가도 계속 상승되면서 더 이상 연애나 결혼 출산을 하고서는 견디기 힘든 요즘 세대의 고민들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결혼이나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내 몸 하나건사하기도 힘든 젊은 세대들의 고충이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부모 세대에 서는 받아들이기 많이 어려운 현실인 것 같아요. 중국과 한국은 언어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지만 이런 이슈들을 보면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아서 공감도 되고, 이러한 현 세대의 고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전 세계적으로 많은 고민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 구절을 읽으면서 동질감도 많이 느꼈고 중국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다음 번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단순히 남들이 다 가는 관광지만 찍고 돋은 것이 아닌 인문학적 시점에서 저자처럼 이해하고 사회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로 삼는다면 더 뜻깊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 이후에 해외여행을 다시 가게 될 기회가 생긴다면 그 나라에 최근에 일어난 이슈들이나 역사적인 사건 그리고 유명한 문학 작품들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쌓고 간다면 훨씬 풍부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많이 자제하시다 보니 많이들 답답하실 텐데요, 잠시나마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해줬던 기분 좋은 책이었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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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영혼을 성장시키는 지름길이다. 특히 인문여행은 지적 자극을 확실하게 주는 영혼의 비타민이라 할 수 있다. 머리에 문학, 역사, 철학을 담고서 두 발로는 문사철과 관련된 유적지를 두루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로 접한 정보를 몸으로 체감하고 확인할 수 있는 여행이 바로 인문여행이다. 그래서 인문학 덕후는 언제나 이미 어엿한 인문여행자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작가 김경한 역시 그러하다. 자기 심금을 울린 문사철의 텍스트를 상상의 만유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확인하고 실존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기자 출신이기에 문체가 하드하고 건조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감수성이 넘치는 촉촉한 구절이 많아 의외였다.
영혼의 허기를 달래는 데 제일가는 문인으로 나는 늘『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꼽는데, 저자의 견해도 나와 같아 반가웠다. 저자는 카잔차키스가 "행동주의자를 꿈꾸는 사상가"였고, 그에게 "방랑과 여행은 사색의 샘이자 사고의 실천이었다."며, 카잔차키스를 모든 인문여행자의 롤모델로 격상시킨다.
"나는 고백한다. 20대에는 조르바를 눈으로만 읽었다. 40대에는 조르바를 닮고 싶어서 읽었다. 50대에는 조르바를 영혼으로 읽었다."(81쪽)
저자는 에게해 남쪽 크레타섬에 있는 카잔차키스의 무덤을 찾아간다. 세상살이에 지친 세계 지성인들이 곧잘 방문하는 순례코스인데, 오래 전부터 늘 마음에 새겨온 카잔차키스의 마지막 유언을 기리기 위해서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완전한 자유다."
자유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돈키호테다. 저자는 스페인의 라만차를 방문하면서 조르바만큼 자유인이었던 가난한 귀족 돈키호테의 모험담을 들려준다. 누구나 인생에 폭풍우가 몰아칠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기나긴 순례길을 떠나곤 한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도 물론 좋지만, 이번만큼은 '돈키호테 순례길'에 나서보는 것이 어떨까. "마드리드에서 옛 수도 톨레도를 거쳐 라만차로 이어지는 장대한 코스"란다. 그 순례길을 "세월과 함께 잊히지 않는 기억은 없고 죽음과 함께 끝나지 않는 고통은 없다"는 돈키호테의 말이나 "[인생을] 아이들은 손으로 가지고 놀고 젊은이들은 읽으며 어른들은 이해하고 노인들은 기린다"는 산초의 말을 지팡이 삼아 걸어보자. 그리고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묵상하며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용감한 돈키호테가 되어보자. 거듭 말하지만, 여행은 자기성장의 원동력이고, 인문여행은 영혼진보의 순례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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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멈춘 지 두해가 넘어가면서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다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처럼 너도나도 다 가는 관광보다는 더 의미 있는 여행. 눈으로 훑고 마는 여행이 아니라 나에게 의미 있고, 보탬이 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는 것 같다. 저자의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라는 말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최근 들어 여행에 대한 태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 빡빡한 일정에 유명한 장소만을 방문하며 기계처럼 사진만 찍고 이동하는 관광보다 더 품이 들고, 불편해도 현지의 제품을 소비하고 현지의 일상을 체험하는 공정여행부터, 테마여행까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변하고 있음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차에 사색을 위한 여행이라. 호기심이 더해진다.
저자는 유럽,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의 여행지를 통해 예술과 역사, 문화를 떠올린다. 비틀즈의 도시 리버풀, 푸른 수염의 기사의 도시 스페인의 라만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리스본의 베르트랑, 공공미술의 천국 시카고, 프란츠 카프카가 굉장히 사랑한 도시 프라하 등, 테마를 가진 도시들을 거닐며 독자들을 그때. 그 시절로 인도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 도시가 대부분이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낯이 익는다. 아마 작가의 기억과 생각이 글로 잘 담겨있어서 그런가 보다. 역시 여행도 아는 만큼 즐기는 법이다. 물론 아무런 정보 없이 현재 그곳만의 정취를 느끼는 것도 좋지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특정한 장소를 찾아가는 이유는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과거와 현재를 오롯이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닌가.
오랫동안 여행을 떠나지 못해.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유명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온전한 나와 그 장소만의 만남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인문 여행자. 아주 멋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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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는 수많은 도시가 있는데 어떤 도시는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반면 생겨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정치와 경제, 문화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도시도 있습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인 수도에는 부와 사람들이 몰려서 활기가 넘치는 반면 이전에 수도였던 도시는 고즈넉하게 과거의 영화를 보여주기도 하네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는 달리 여행에서 만나는 도시들은 모든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때로는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의 저자는 미국, 유럽, 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곳곳을 다녔네요. 그냥 겉모습만 보고 오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사색에 잠기면서 성찰한 내용을 책에 담아내었습니다.
유럽은 오랫동안 서로 싸우면서 합치고 나눠지기를 반복했습니다. 한 나라가 부흥을 하면 한 나라가 몰락하는 등 많은 부침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도 고유의 문화와 언어, 그리고 정체성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런던, 파리, 베를린, 로마 등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은데 아일랜드 더블린은 널리 알려져 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문학가들을 배출하였네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등은 모두 더블린을 무대로 하고 있는데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감자 기근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떠나야 했지만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간 아일랜드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최근에는 즐길거리가 다양해지고 책도 종이책 대신 전자책이 널리 보급되고 있어서 서점에 갈 일이 점점 줄어드네요. 출판 강국으로 유명한 일본도 이런 추세를 피해갈 수 없어 서점은 점점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츠타야 서점은 이를 확 바꾸었습니다. 도쿄 중심가에 자리한 츠타야 서점은 책을 파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합니다. 여행책을 찾으면서 옆 부스에서 여행을 예약할 수도 있고, 요리책을 사면서 조리 도구도 같이 쇼핑할 수 있네요. 츠타야 서점은 점점 책과 멀어지는 사람들에게 와서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주고 있는데 독립 서점이 죽어가던 서점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처럼 츠타야 서점의 사례도 좋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요.
저자는 세계 곳곳을 다녔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가본 곳이 많습니다. 그중에 남한산성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입니다. 청나라와의 전쟁에 패하면서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청나라 황제를 향해 머리를 숙이는 굴종의 예를 행하였습니다. 남한산성에는 당시의 처절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가 되었지만 성곽을 천천히 거닐면서 임금과 신하, 그리고 백성들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도시들마다 각각의 사연이 있는 만큼 도시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저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느꼈는지 따라가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네요.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혔지만 조금씩 풀리고 있는데 저자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인문여행자도시를걷다 #김경한 #쌤앤파커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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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코로나가 더 야속할 요즘. 그래서인지 비슷했던 것 같은 여행 에세이도 최근에는 조금 새로운 느낌으로 읽게 된다. 거기다 이번 여행 에세이는 단순한 여행 감상이나 에피소드 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 장소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단상이라거나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함께 전달한다. 방송국과 언론사의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관점과 생각을 함께할 수 있는데 여행을 대리만족하는 느낌을 가지면서 동시에 알게되는 것들도 생기는 에세이집이기도 하다. 도서는 세계의 여러 장소를 다양하게 전달하고 있다. ( 코로나 걱정 없이 이렇게 여행 다닌 것 또한 너무나도 부럽다! ) 비틀즈의 유럽, 더블린의 제임스 조이스, 루쉰 등과 함께하는 장소와 이야기를 읽다보면 독자들이 '나도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인데!'라고 말할 곳들이 하나쯤은 등장하기 마련이다. ( 여담으로 나는 대학 고학년 때 동아시아 문학으로 루쉰을 무척 애써가며 공부한 적이 있는지라, 루쉰만 보면 원망스러움과 반가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번 책을 읽다보니 또 왠지 반가워졌다. ) 차분한 느낌의 문체로 독자들에게 여러 공간과 주제의 매력을 전달하고 있어, 읽다보면 어느정도 새로운 장소와 인물, 내용에 내한 것들을 알아갈 수 있는 책. 직접적으로 체험하기 어려운 요즘과 같은 시기에 간접적이지만 이렇게 정제된 글로 새로운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는 것 같아 반갑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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