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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여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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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해서 돈으로 환산 받거나 타인의 인정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 나는, 나 자신이 보잘것없고 쓸모없고 세상사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별 볼일 없는 존재라고 느낄 때가 많다. 감정을 연구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런 유의 열등감 혹은 극빈한 존재감을 안고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도 나름대로의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자존감이란 것이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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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해서 돈으로 환산 받거나 타인의 인정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 나는, 나 자신이 보잘것없고 쓸모없고 세상사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별 볼일 없는 존재라고 느낄 때가 많다. 감정을 연구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런 유의 열등감 혹은 극빈한 존재감을 안고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도 나름대로의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자존감이란 것이 주변의 격려나 조언쯤으로 생겨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체념해 버린 채 어차피 태생이 이렇게 생겨먹은 게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떠올리는 사람이 나 혼자인 것도 아닌데 유난 떨 일도 아니지,라는 핑계를 주문 삼아 뭔가 내 뜻대로 안되는 일에 부딪힐 때마다 '생긴 대로 살자니즘' 속에 나를 꿰어 맞추곤 했다.

 

 

이런 나의 생활신조(?)를 살짝 흔들어 준 책이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괜찮은 사람이 됩니다>이다. 11명 평범한 사람들의 글을 모아 엮은 이 책은 내게 아주 작은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나를 별 볼일 없다고 치부해버려도 되는 건가?' '내가 나를 찌질하다고 생각한다면, 이제껏 나를 아끼고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허투루 대접해버리고 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책의 저자들은 어쩌면 내가 떨쳐버리고 싶은 류의 감정을 일부분 안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 감정들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면서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모습이 내게는 너무도 특별하고 아름다운 장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간직했던 장면이 글이 되는 과정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아픔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세밀한 묘사는 언제나 제일 어렵지만, 계속 연습하면서 표현하고 싶은 본질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 시행착오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글에 피드백을 달아준 동료들에게 보내는 나드의 답글 -

 

 

아픈 몸 때문에 뭔가를 시도하는 출발선에 설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살아온 나드가 '여기'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자존감을 다듬어가고 있는 모습이 체념에 익숙한 내 모습과 대비되었다. 고통스러웠던 몸과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아픔의 무게를 줄여가고 있는 나드, 그런 나드의 울타리로 기꺼이 곁을 내어주는 또 다른 나드들의 상호작용이 '여기'에 모인 그들의 삶을 더 단단하고 의미 있게 받쳐주는 것 같아 더 아름다워 보였다.

 

어쩌면 나에게도 나드들의 '여기'와 같은 소중한 곳이 늘 가까이에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시시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지켜봐 주는 '여기'가. 그 '여기'에서라면 나도 나름대로 괜찮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적어도 그곳이 '여기'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찾고자 하는 노력은 오로지 나의 몫이 되겠지만.

e******8 2021.1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