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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와 난제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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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가 놓인 현실은 이미 오래전 SNL이란 프로그램에서 마저 이전 세대의 현실과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을 희화해 보여줄 정도로 전 세대가 공감하는 사회문제가 되었다. 저자가 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적나라한 번아웃 상황도 밀레니얼 세대가 아닌 사람들이 이미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인 수준이다. 사실 요즘 세대가 처한 현실의 한 단면을 만든 것이 베이부머 세대가 자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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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가 놓인 현실은 이미 오래전 SNL이란 프로그램에서 마저 이전 세대의 현실과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을 희화해 보여줄 정도로 전 세대가 공감하는 사회문제가 되었다. 저자가 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적나라한 번아웃 상황도 밀레니얼 세대가 아닌 사람들이 이미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인 수준이다. 사실 요즘 세대가 처한 현실의 한 단면을 만든 것이 베이부머 세대가 자신들의 사회적 고용적 특혜를 계승하기 보다 단절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하지만 그로 인해 폐해를 맞이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만이 아닌 전 세대란 것이 분명하다. 

 

고용안정이란 측면 무한 경쟁이란 측면이 난제로 드러난 것은 이미 밀레니얼 세대 이전 세대들이 경쟁을 당연한 사회의 원칙, 승자독식 체계를 사회 원칙처럼 당연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전 세대에게 있는 것이 맞겠으나 그 피해는 이미 그러한 사회 원칙을 자리 잡게 하며 전 세대가 아울러 갖게 된 것이다. 고용이 불안정해진 기점에서 밀레니얼의 직계존속 세대들도 그 폐해를 고스란히 감당하며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X세대나 밀레니얼 최전방 세대들이 부모가 된 경우 무한 경쟁에 자녀들이 생존하기 위한 대안으로 반드시 학력만을 추구하지 않고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의 멤버가 되기 위한 연습생으로 앞장서 밀어주고 있는 것은 이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출연하던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변화다. 이런 방식은 현재의 사회적 관행들에 저항하거나 그것을 피해 가고자 하는 방편이라고 생각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세대가 만든 과제를 현시대에 풀고 있다. 그건 어느 세대나 마찬가지였다. 전쟁 이후 세대가 국가 부흥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겠지만 그것이 그들의 굴레가 되고, 민주화 세대가 민주주의를 이 땅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삼겠지만 그들은 독재를 감당해야 했던 것처럼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혜택의 결여 그로 인한 무한 경쟁이란 굴레를 감당하고 있지만 또한 이전 세대가 경험해 보지 못한 기술적 발전의 이점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다. 저자가 말하는 바는 충분히 알고 있고 자연히 가까이에서 멀리에서 목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 상황에 직면한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큰 피해자이기는 하겠으나 이 문제는 어쩔 수 없이 밀레니얼 세대가 당면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전 세대들이 자신 앞의 놓인 현실을 풀어나가며 만든 난제가 이제 밀레니얼 세대의 과제가 되었다. 그 과제가 너무도 어이없고 난감하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열매들도 다음 세대는 넉넉히 경험하면서 그 폐해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어느 세대에서나 자신들의 현실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엄연히 기성세대이고 자신들 또한 주어진 과제를 풀면서 또 다른 난제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이미 등장해 기존 슈퍼컴퓨터로 10,000 년 걸려 계산할 문제를 200초 안에 풀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까지의 AI나 로봇 개발에 대한 저작들은 AI와 로봇으로 인한 실업문제는 가까운 시일 안에는 큰 사회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기술 혁신 하나만으로도 양자 컴퓨터의 안정화만 가져온다면 이미 반도체까지 인간이 접근 못할 방식으로 설계해버리고 있는 AI가 양자컴퓨터라는 하드웨어를 재설계하고 개선하고 AI 자신을 초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통해 이전 컴퓨터의 업그레이드 속도로는 감히 비교도 안될 초 단위의 기술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이때는 멀지 않았다고 본다. 그때는 양자컴퓨터와 AI와 로봇으로 인한 초대량 실업자들의 문제, 그들에 대한 복지 부담의 문제, 다름 아닌 생존의 문제가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이다. 과연 그 시대를 감당해야 할 Z세대와 이후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에게 "너희는 그 특이점을 맞이할 상황 앞에서 무엇을 하였느냐", "왜 너희는 안정을 우리에게 계승하지 않았느냐"고 물어올 때 밀레니얼 세대는 어찌 대답할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k****t 2021.11.29. 신고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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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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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세대    2000년 1월 1일 나는 광화문 광장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밀레니엄 버그는 큰 문제없이 넘어갔고 다들 새천년을 맞이하는 희망에 넘쳐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몰려다녔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습격을 받았고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으며, IMF구제금융위기를 버텨낸 중산층의 몰락과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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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세대

 

 2000년 1월 1일 나는 광화문 광장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밀레니엄 버그는 큰 문제없이 넘어갔고 다들 새천년을 맞이하는 희망에 넘쳐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몰려다녔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습격을 받았고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으며, IMF구제금융위기를 버텨낸 중산층의 몰락과 자영업자들의 파산 소식을 연일 듣고 있다. 앞선 베이비 붐 세대와 뒤따르는 밀레니얼, MZ세대의 상황은 이렇듯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대공황과 세계 대전을 버텨낸 세대에게 고학력은 경제적 지위를 약속하는 상징 같은 것이었고 자신들의 자녀에게도 경제적 부를 물려주기 위해 집중양육이라 불리는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부었다. 한편, 베이비 부머는 자신들만의 중산층 계층을 형성하기 위해서 벽을 만들었고, 그 시작은 사회 복지를 없애는 것을 정당화하는 정치인을 뽑는 일이었다. 그로부터 파생된 새로운 자본주의는 기업의 직원들을 쉽게 고용하고 해고하기 위해 컨설팅 업체를 동원하여 아웃소싱을 도입하고 다운사이징을 실시했다. 회사의 주가는 오르고 주주는 만족했지만 결국 그 속에서 일하는 고학력의 스펙을 지닌 밀레니얼들, 그들의 자녀들은 위태로운 경제적 상황에 놓였다. 결국 이익을 추구하는 잔인한 자본주의 앞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순응하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과로를 이어가는 것뿐이다.

 이런 경제적 상황에서 밀레니얼들은 번아웃에 빠지고, 기성세대로부터 게으르고 의지박약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중산층 부모로부터 지원과 보호를 받으며 자란 밀레니얼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수면을 줄이면서 오로지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는 능력으로 자신을 정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잔인한 자본주의 사회에 나가면 이러한 노력은 주목받지 못하고 그저 중산층 부모의 보호 아래 나약하게 자란 세대로만 비춰진다.

 2005년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만족스러운 인생을 사는 유일한 방법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일과 삶의 통합이 전제되면 번아웃으로 가는 직행열차를 탄 것이나 다름없다. 과로가 일상화된 월스트리트의 기성세대 일꾼들은 아직 그들의 위치에 도달하지 못한 밀레니얼들을 게으른 존재로 인식하고, 자신들은 그들에게 베풀며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결국 이런 사고방식은 밀레니얼 일꾼들을 향한 아웃소싱과 해고를 통한 다운사이징이 정당하다고 단정 짓는다. 

 오늘날 밀레니얼들은 데이트 상대를 최적화하는 앱이 필요하다. 사람을 알아가기 위해 시간을 쏟는 것이 대학 학자금 대출을 메꾸기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을 잠시 잊고자 찾게 되는 SNS는 번아웃을 벗어날 시간을 아예 박탈해버린다. SNS는 멀티태스킹을 강요한다. 조용한 곳에서 홀로 있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며 자유로울 수 있는 고독의 기회를 파괴하는 것이다. 사회의 암울한 변화와 부정적 시선, 중산층 진입 절벽, 여기에 SNS까지 어느 하나 밀레니얼이 번아웃을 탈출하게 도와주는 것은 없다.

 밀레니얼의 번아웃을 해결하려면, 자신이 여가를 최적화해서 생산적으로 자기 계발을 하면서 항상 노력하며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타인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자신이 일하고 생산해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존재하기 때문에 가치 있다고 선언해야 번아웃이 해결된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남의 번아웃을 부추기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나오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이루는 상상의 질서는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집단의 생각으로만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변화를 이끌어낼 유능한 정치인에게 집단으로 투표해야 한다. 힘들다고 손을 놓고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들어 정치에 무관심한 사이에 세상은 자신에게 불리하게 변해간다. 20년 전 새천년을 맞이하던 광장의 인파처럼, 이제 밀레니얼들도 홀로 침전하지 말고 세상의 광장에 나와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다른 세대와 함께 목소리를 높일 때이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21.12.07.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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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치는 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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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앤 헬렌 피터슨은 자신이 기고한 칼럼 한편이 단기간에 7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 글을 단초로 ‘MZ세대는 왜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해도 가장 적게 버나’ 하는 주제로 이 책을 집필한 것이다. 추천사가 입에 침이 마르게 상찬을 해서 호들갑스럽다고 느끼며 책장을 펼쳤다. 그런데 어느덧 나도 ‘와 쩐다’ 감탄사를 뱉으며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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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헬렌 피터슨은 자신이 기고한 칼럼 한편이 단기간에 7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글을 단초로 ‘MZ세대는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해도 가장 적게 버나하는 주제로 책을 집필한 것이다. 추천사가 입에 침이 마르게 상찬을 해서 호들갑스럽다고 느끼며 책장을 펼쳤다. 그런데 어느덧 나도 쩐다감탄사를 뱉으며 읽고 있었다. 번아웃 전문가의 정의에 따르면번아웃은 모든 내적 자원을 소진하고도 그와 무관하게 전진해야 한다는 초조한 강박에서 벗어날 없는 이라고 한다. 피터슨은 총체적인 번아웃을 경험하고 그걸탐구하면서 사유를 시작한다. 피터슨의 단언은 충격적이다. 밀레니얼 중산층은 자리를 지키느라 애면글면하고 가난한 이들은 가난해지고 있다.” 밀레니얼은 지금의 희생과 인내가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노력 결여나, 경제 침체, 일자리 부족이라는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특정한 개인이나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밀레니얼 전체에 만연한 불안정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에서 75백만의 밀레니얼 세대가 존재하는데 그들 각자의 경험은 편차가 있고 다르다는 것도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피터슨은 책이 대화를 향한 시발점임을 주지시키고 이해를 위한 초대라고 명명했다. 타인을 위한 가장 관대한 일은타인의 경험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이라는 작가.

책이 내게 이토록 읽힌 이유를 생각해봤다. 우선은 저자의 전공인 대중문화, 미디어가 나의 관심사여서, 부분들에 대한 통찰이 짜릿해서였다. 그런데 다른 점은 저자가 용감하고 패기넘치게 기득권 사회를 비판해서 였다. X세대인 나는 폐부 깊숙이에 반골기질이 있어서 이러한 젊은이의 행동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저자의 기고와 집필활동은 분명도발 속하는 거였다. 온라인에서 열풍을 불러온 그의 글에  (추하게도)  기성세대의 비판이 쇄도했다고 한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애교수준이 아니라너희들이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겪어봤어?”라는 질타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논리를 펴는 베이비부머는 그걸 겪지 않은 세대다. ‘꼰대들의 논조는 이런 뜻이었다. “밀레니얼들아, 그만 징징대라. 니들이 힘든 아니?” 피터슨이 밀레니얼의 상황은 지구적이라고 했는데 책을 통해 그것을 확인할 있어 소름돋았다. 예컨대 미국에서 거들먹거리며 훈계질하는 부머를 늙다리 노랑이 스티브라고 희화화한 밈이 있었고, 최근 OK부머 라는 버전이 있다. 나도 얼마전에 유튜브에서피식대학한사랑산악회를 처음 접하면서 깔깔 댔었는데, 국가는 달라도 놀랍도록 유사한 비유인 것이다.

베이비부머인 부모, 교사, 선배들은 현재의 밀레니얼을 교육하고 키운 직접적인 세대이다. 피터슨은 그들이 자신의 초조함을 처리하는 관점으로 자식들, 학생들을 훈육했고 그것이 지금의 밀레니얼의 이데올로기나 정신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한다. 요즘 애들대다수는 그저 부모와 훈육자들이 가르친 대로 해왔을 뿐인데 계급의 벽에 부딪히고, 불안정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욕대로 듣는 사면초가의 세대가 됐다. 피터슨의 문장 중에는 정말 토하듯이 말하는 선언들이 많아서 놀라게 된다. “오늘날의 경제는 로봇처럼 취급받는 수백만 명을 짓밟고 지어졌다.”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표현이 급진적이고 과격해 보일 있다고 자주 말하는데 그러면서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절실하고 처절한 현실을 드러내고 싶었음을 느꼈다.

밀레니얼 세대의외침들이기적이다라고 편협하게 비판할 없다는 요즘 애들 깨우쳐 준다. 직원들을 번아웃시키는 것만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며, 노동자인 밀레니얼은 충분히 자신을 아끼면서 일에 전념할 있다는 피터슨은 끝내 얘기하고 있다. 혼자서는 불가능하나, 공감하는 많은 이들이 함께 연대할 체제를 바꾸는 일을 있다는 희망을 저자는 놓치지 않았다Aslan

 


 


 

 

YES마니아 : 로얄 b********5 2021.12.06.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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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인간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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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는 ‘가족적’이어야 한다. -가브리엘 마르셀   영화「가버나움」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한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부모님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자식의 양육에 대한 의무를 인정사정없이 버렸기 때문이다. 양육하는 문제가 부모에게 의무라고 한다면 자식에게는 마땅한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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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는 ‘가족적’이어야 한다.

-가브리엘 마르셀

 

영화「가버나움」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한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부모님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자식의 양육에 대한 의무를 인정사정없이 버렸기 때문이다. 양육하는 문제가 부모에게 의무라고 한다면 자식에게는 마땅한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럴 리 없겠지만 세대 간의 슬픈 자화상을 보는 듯 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이 점차로 어려워지고 있다. 노력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N포 세대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었다. 결혼, 출산, 희망 등등 여러가지를 포기하고 있다. 여기에다 코로나 바이러스마저 인간을 공격하고 있어 마스크와 비대면으로 방역을 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다. 이러한 고통을 생각할 때마다 자괴감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살아가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앤 헬렌 피터슨은『요즘 애들』에서 놀랍게도 “우리에게 기회는 없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요즘 애들은 밀레니얼 세대로 그들은 대학을 나왔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기꺼이 과로와 저임금을 버텨낸다. 문제는 그들에게 대학과 열정이 예전처럼 더 이상 마법이 아닌 허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생존 경쟁은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사회적인 현상이다. 밀레니얼 이전 세대 즉, 그들의 부모인 베이버부머 세대에는 자본주의는 인간적이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본주의는 너무나 과학적이다. 자유주의적 무한 경쟁의 시대에 일과 삶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우리 자신의 책임과 능력은 뚜렷해졌다. 냉혹하고 시궁창 같은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사이테크 인간(sci-tech personality)’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숨죽이며 지내온 번아웃(burnout)이다. 번아웃이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붕괴를 겪는 고통스러운 감각이다. 열심히 일한만큼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 어느 순간 말 그대로 잿더미가 된 기분이다. 사는 게 기쁘면서도 재미없다는 쓴웃음이 나는 절망감. 그럼에도 번아웃이 책임을 모르는 배은망덕한 소리이며 부실한 인간을 걸러내는 구조조정의 기준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은 얼마나 치명적인 세대 갈등인가?

 

『요즘 애들』을 읽으면서 번아웃을 둘러싼 개인과 사회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망가져 버린 개인을 문제 삼기 전에 망해 버린 사회를 고발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기방어다. 저자 말대로 번아웃은 우리를 둘러싼 기온이다. 우리는 성공하는 중산층으로 살기 위해 도구적으로 소진되어 왔다. 과연 우리의 생명을 빼앗을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러한 불행을 피하는 단순한 생각은 우선적으로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더욱 활력있는 인간답게 살 수 있다. 

 

p******0 2021.12.09.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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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깊은 번아웃의 시대에 대하여, 요즘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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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밀레니얼은 자신을 걸어 다니는 이력서로 완전히 개념화한 최초의 세대다.” 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뜨끔했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그만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직장 후배를 달래면서 이력을 생각해야지 않겠냐고 말했기 때문이다.   짧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것보다, 조금 힘들어도 한 자리에서 2년 이상 일한 자격을 쌓으면 네가 졸업했을 때 너의 이력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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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밀레니얼은 자신을 걸어 다니는 이력서로 완전히 개념화한 최초의 세대다.” 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뜨끔했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그만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직장 후배를 달래면서 이력을 생각해야지 않겠냐고 말했기 때문이다.

 

짧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것보다, 조금 힘들어도 한 자리에서 2년 이상 일한 자격을 쌓으면 네가 졸업했을 때 너의 이력서가 다른 이들보다 얼마나 유리할 지에 대해 설명하며 붙잡았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은 스타트업이라 같이 일하는 사람은 좋았지만 한 사람이 맡아야 하는 일이 많고, 근무시간이 불규칙했으며, 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남에게 권하기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

 

그래도 나는 그 후배를 진심으로 설득했다. 나 역시 학교를 다닐 때 늘 일을 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고, 내 친구들도 그렇고, 내 사촌들도 그렇고 편안히 공부만 하며 대학을 보낸 사람이 별로 없었다.

 

중학생 때부터 삼각 김밥과 컵라면으로 저녁을 대신하며 학원을 전전했던 학창시절은 그대로 대학까지 이어졌다. 과외와 과외 사이, 혹은 다른 알바 사이에 편의점에서 산 삼각 김밥을 입에 쑤셔 넣으며 다음 일자리로 이동했다.

 

IMF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에 지방 국립대에 갈만한 형편이면 대체로 비슷했다. 비슷한 성적이어도 돈이 있는 집안은 수도권으로 올라갔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남들이 갖춘 자격은 비슷하게 갖췄다. 영어점수, 컴퓨터자격증, 기본적인 학과 성적 등등 말이다.

 

그 모든 일에 그렇게 필사적이진 않았다. 그냥 그 정도는 해야 하는 줄 알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에야 그 감정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데, 책 속에서 케이틀린이 하는 말 그대로였다. “그냥 쉴 때 죄책감을 느껴요.”

 

예전에 학창시절에 선생님이 해준 말이 있다. 인생은 기울어진 길을 올라가는 바퀴달린 수레 같은 것이라고.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뒤로 미끄러지게 된다고.

 

이 책을 읽으며 너무나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포스트잇을 빼곡하게 붙일 수밖에 없었다. 때때로 나는 잠을 자야 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내가 해내야 할 일은 너무 많은데, 내 몸은 하나고 항상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가끔씩 나는 뱀파이어가 되고 싶었는데, 영생은 필요 없었으나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부러웠다.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했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선 그 자투리 시간을 확보해야 했으니까.

 

스티븐 잡스가 말했듯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해서 결과를 내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 시간은 오롯이 혼자서 버텨내야 한다.

 

그렇게 몇 개의 작품을 성공시킨 다음 깨달은 것은, 회사는 마치 거대한 체리피커 같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성공한 작품만 가져갔다. 한 번의 성공은 안정과 부로 이어지지 않았고, 충분히 흥미롭지 않은 작품은 내가 얼마의 시간과 공을 들였던 간에 그저 헛수고에 불과했다.

 

어쨌든 이 책에선 그런 것들에 관해 다룬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이 일을 얼마나 염가로 만들었는지, 하청과 기간제 일자리가 만들어 온 불안정함, 긱 워크가 가져온 시간을 쪼개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들에 말이다.

 

그리고 그 대망의 마지막으로 육아가 나온 일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말하듯 육아는 현대에 있어 전혀 경제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나 역시 아이를 기르며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동안 수많은 일을 했지만, 육아처럼 사람을 기진맥진하게 만드는 일도 없었다.

 

권리는 하나도 없고 수많은 책임만 가능한 일을 떠맡아 한 인간으로 불가능한 일을 오로지 홀로 해내야 하는 막막함 앞에 던져진 기분이었다. 유일한 위안은 집집마다 다 불가능한 일을 해내느라 한계까지 몰리고, 개판이라 나 혼자 지옥에 빠진 건 아니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샀을 땐, 신입사원과 늘 부딪히는 상사를 위해서였다. ‘요즘 애들은 이러하니 같이 읽고 이해해봅시다하는 마음에서였다.

 

예전에 88만원 세대란 책에 나온 실직한 50대 부모와 20대의 조합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이런 요지의 문장에 적잖은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 너 힘들구나.’ 이 한마디를 진심으로 건네기 위해 선택한 책이었는데, 나 역시도 밀레니얼 세대였음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에 몰려 번아웃에 빠져 있음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스스로도 모르고 있을 번아웃에 빠진 수많은 밀레니얼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일단 문제가 뭔지 알아야,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을테니.

a***a 2021.12.0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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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노력한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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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노력한 끝에“   얼마 전 인턴사원의 자기소개서에서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아 머릿속을 맴돌던 표현을 마주쳤다.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일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에 관한 질문의 답변 중 있었던 표현이었다. '죽어라 노력했다.'라는 다소 모호하고 주관적인 표현이 과연 기업 입사를 위한 자기소개서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먼저 들긴 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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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노력한 끝에

 

얼마 전 인턴사원의 자기소개서에서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아 머릿속을 맴돌던 표현을 마주쳤다.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일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에 관한 질문의 답변 중 있었던 표현이었다. '죽어라 노력했다.'라는 다소 모호하고 주관적인 표현이 과연 기업 입사를 위한 자기소개서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먼저 들긴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죽어라 노력했다.'는 표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입사 지원자의 지나온 고단한 하루하루의 절절한 삶이 이 한 줄도 안 되는 짧은 문장 안에 압축되어 녹아 들어가 있는 듯한 생각 때문에 이 문장이 오래도록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왜 우리는 이렇게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회사는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의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조직이다. 저마다 다른 환경과 경험을 거치며 살아온 다양한 세대들이 회사라는 조직에 모여 그 기업만의 독특한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은 단기적으로 경영계획의 달성, 중장기적으로 비전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함께 바라보고 도달하기 위해서 이러한 다양한 세대의 시각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요즘 애들의 저자 앤 헬렌 피터슨 처럼 나도 X세대와의 경계선에 위치한 밀레니얼 세대의 최연장자이자 동시에 한 기업의 중간관리자로서 이러한 세대 간 이해와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 통감하고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의 불능(inability)에 대해 비판하는 기성세대들에게 저자 앤 헬렌 피터슨은 번아웃 (Burn Out)‘은 밀레니얼 세대의 조건으로 밀레니얼의 삶의 기저에 깔려 있는 배경음악이며, 현재 그들의 삶의 단면이라고 말한다. 왜 우리는 소진되었을까이는 밀레니얼 세대가 살아오는 동안 직접적으로 또, 암묵적으로 체득한 경험을 통해 주어진 모든 시간에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면화하고 이에 따라 살아온 결과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저자는 정확한 목표 없이 이루어지는 노력을 과잉행동으로 치부하며 훈육의 대상으로 삼았던 부모 세대의 집중 양육과 일과 생활의 영역에 은밀히 침투하여 그 경계선을 무력화시킨 SNS, 기업에서 노동자로 전가되는 직업훈련 비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기업의 도구로 전락한 노동자의 현실 등을 들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열정이 행복과 성공을 이끌어내는 필요조건으로, 혹은 적어도 가치가 있는 안정적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열정은 현실의 사회구조 보다는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삶의 성숙도가 달라진다는 명제를 강화시켰다. 이에 따라 밀레니얼 세대는 대체로 성년기를 존재의 상태가 아니라 행동의 연속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렇게 이른바 어른 되기 adulting)'는 명사가 아닌 동사가 되었다. 하지만, 많은 희생과 노력을 하며 열정을 불태운 결과가 행복도 자유도 아니라는 사실, 오히려 더 많은 노동이 부여되고, 좀처럼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암담한 현실을 마주한 밀레니얼들은 번아웃되었다. 삶은 역사상 존재하는 모든 시대의 그 어느 누구에게도 고된 것이지만, 밀레니얼 세대들은 삶을 고된 것으로 만드는 특정한 방식들로 인해 불평등을 겪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많은 부분 공감을 했지만, 가슴 한켠에 아직도 이유를 알지 못하는 답답함이 남아 있다. 세대 차이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세대론의 유용성에 대해 일정부분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망가지고 실패한 건 개인 혹은 하나의 세대가 아니라 체제 자체라는 것, 그리고 우리의 가치에 대한 평가 기준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생산성이 아닌 우리의 존재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결론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으로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들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세대 차이에 대한 이해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r******2 2021.12.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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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이 감기 걸리듯 번아웃에 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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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버릇없고 게으르다는데, 세간의 평가와는 다르게 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번아웃을 호소한다. 밀레니얼은 생각보다 게으르지 않고, 생각만큼 쉽게 살지도 않는다.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더 크게 받는다. 진짜 밀레니얼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있다. 밀레니얼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게 가장 빠른 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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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버릇없고 게으르다는데, 세간의 평가와는 다르게 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번아웃을 호소한다. 밀레니얼은 생각보다 게으르지 않고, 생각만큼 쉽게 살지도 않는다.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더 크게 받는다. 진짜 밀레니얼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있다. 밀레니얼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는 게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2021.12.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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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특별한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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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피로하다. 주변 사람들도 모두 피로하다. '피로사회'라는 말이 한동안 한국 사회를 휩쓸었다. 지금은 어떤 단어가 필요할까? 비슷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번아웃사회'라고 지칭해본다. 나는 90년생이다. 나는 밀레니얼 세대이다. 나는 60년생인 동갑내기 부모로부터 태어났다. 부모는 베이비붐 세대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집중 교육을 통해 나는 자라났다. 부모님은 가난한 환경,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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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피로하다. 주변 사람들도 모두 피로하다. '피로사회'라는 말이 한동안 한국 사회를 휩쓸었다. 지금은 어떤 단어가 필요할까? 비슷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번아웃사회'라고 지칭해본다. 나는 90년생이다. 나는 밀레니얼 세대이다. 나는 60년생인 동갑내기 부모로부터 태어났다. 부모는 베이비붐 세대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집중 교육을 통해 나는 자라났다. 부모님은 가난한 환경,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 자수성가했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면서 나를 각종 학원에 다니게 함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공부시켰다. 나는 계속 공부했다. 대학교에 올라가서도 공부했고, 방학 때도 자기계발을 위한 공부, 즉 자격증 공부와 토익공부를 했다. 대학을 졸업한 나의 스펙은 이랬다. 학점 평균 4.28, 토익점수 900, 자격증 10. 학교도 좋은 대학이었다.  나는 쉴 틈 없이 공부했고 나만의 스펙을 만들었다. 내가 졸업할 때쯤 밀레니얼 세대들이 추구하는 것은 '안정적인 직업'이 되어 있었다. 나 역시 그 흐름에 동참했다. 대학 행정직에 수없이 지원했다나는 최종 면접까지 직진했다. 그런데 결과는 탈락이었다. 나에게는 면접 스킬이 부족했다. 나는 면접 기술을 쌓고 다시 도전했지만, 실무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탈락했다. 나는 번아웃되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짜투리 시간까지 활용하며 공부를 했던 것인가? 부모님은 나의 침대 머리맡에 공기업과 공무원에 관한 글이 담긴 신문을 놔두셨다. 나는 새롭게 계발되어야 했다. 나는 이에 대해 저항해야 했다.

 

나는 요즘 애들책을 펼쳐들었다. 미국 사회의 모습이지만 전 세계의 모습이요, 한국의 모습이요, 나의 모습이었다. 밀레니얼 세대인 나는 베이비붐 세대와 충돌하며 서로를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부모의 집중양육 속에서 허덕이면서 나 역시도 미래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할지를 고민했다. 나도 전염됐다. 부모님은 나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했고, 나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사회에서는 졸업장보다는 실무능력을 더 요구했다. 나는 이력서를 최고로 만들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학창 시절에 했던 아르바이트로는 부족했다. 번아웃 됐던 나는 다시 일어나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시청에서 취업연수생으로 일하고, 병원에서 탈의실 관리 일을 했다. 최종적으로 나는 광고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갔다. 3개월 후 처음으로 내게 '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회사의 업무의 양이 엄청났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나였지만 야근은 일상이었고, 토요일까지 업무가 연장되었다. 회사 대표의 목표는 경제력과 경쟁력이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고, 나는 그에 따라야 했다. 그러다 골병이 들어 도중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좋아하려고 노력했지만, 과로로 인해 몸이 따라가지 못했다. 취미도 크게 없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취미 또한 안정적인 직업을 위한 준비로 점점 바뀌어져갔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취하는 것은 사치였다. 왜냐하면 조금만 지체해도 금방 사회 속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이다. 편리한 생활의 장소였던 스마트폰이 어느새 일로 피로가 누적된 몸을 더 피로하게 만들었다. 사람들로부터 받는 인정에 대한 욕구 때문에 스마트폰 안에서도 활발히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더라도 제대로 찍어야 했다. 전반적으로 세상살이가 참 피곤하다.

 

이 책은 번아웃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대신 현재 사회의 모습과 내 모습을 직시하고, 스스로 변화를 향한 걸음을 나아가라고 저자는 독자에게 말하고 있다. 나는 그 점에서 이 책이 좋다. 자기계발서적이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효능감이 힘을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특별한 존재다.  그것이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주는 동기이다. 나는 특별하기에, 슬럼프를 겪을 수도 있고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 거기에 저항할 수 있다. 이 세대가 내 세계관을 무너뜨리지 못한다. 나는 나로서 이 세상 가운데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c*****0 2021.12.0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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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밀레니얼 세대의 번아웃과 그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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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의 저자 앤 헬렌 피터슨은 밀레니얼 키드(20대-40대 초반)의 마지막에 속한다. 밀레니얼 바로 전 세대인 나는 어중간하게 끼어 있으나 직업 특성과 기술 향상에 따른 노동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노동관은 자아상과 인간관계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영향을 드리우기에, 특정 세대를 분석하는 명징한 언어화 작업은 타인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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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애들의 저자 앤 헬렌 피터슨은 밀레니얼 키드(20-40대 초반)의 마지막에 속한다. 밀레니얼 바로 전 세대인 나는 어중간하게 끼어 있으나 직업 특성과 기술 향상에 따른 노동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노동관은 자아상과 인간관계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영향을 드리우기에, 특정 세대를 분석하는 명징한 언어화 작업은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도록 도와 세대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가부장제 후기 자본주의지배권 아래 놓이다보니 미국의 이야기는 한국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얼마 전 지인과의 대화에서 2010년(스마트폰 보급)을 기점으로 학생들이 인문학 수업을 기피했던 것 같다고 운을 떼자 그게 다 오십대 부모 세대가 잘못 교육한 탓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자가 말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특징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십년 차이가 벌어지며 한국의 오육십대에서 정점을 찍는다. 인적 자원을 내세우는 나라에서 경제적 중산층의 육성과 대학진학 열기는 불가피했고, 그리하여 자녀가 계급 지위에서 하향 이동하는 일이 없도록 집중 양육교리(헬리콥터 맘)를 추종한 결과다.

 지인은 좋은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N잡러의 삶에 그칠까봐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학생 신분이지만 학자금 대출 상환을 포함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많다보니 여러 아르바이트를 뛴다. 어떤 성인이 될지에 관한 탐색과 도전보다는 정해진 기준과 스케줄에 맞추느라 유한한 에너지를 다 써버린다. 결국 자녀가 계급을 재생산하거나 넘어서기를 바라는 부모의 신조와 순교가, 아이들이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녹초가 되는 체제를 강화한다. 노오력과 열쩡보다 연줄과 이력서를 가득 채운 자격증이 취직을 보장함에도 그어진 트랙(학벌주의)대로 달리길 요구한다.

 책에서 언급한 대로 나 역시 인문대 박사학위 소지자가 할 수 있는 선택지 없는시간 강사를 오래 했다. 강사법이 바뀌면서 물 흐르듯 캠퍼스를 빠져나온 후 아직 다른 일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번아웃은 응급실 소속 의사나 겪는 거라고 선을 긋다가, 언제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될 수 있는 자리가 불안을 야기해 종속되어 일하게 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일은 그저 일일 뿐인데 내 전부이자 정체성인양 굴어 지금 그 조각난 파편들을 주워 담느라 애먹는 중이다.

 저자는 긱 경제가 부른 직장 내 (정규직과 구분되는 하청, 파견, 임시직) 카스트인 균열 일터에 주목한다. 교강사 휴게실에는 강사직은 오래할수록 상처가 는다는 설이 떠돌았다. 그럼에도 지식 노동자이자 프리랜서라는 달콤한 미명 아래 위태롭게 방전되어 감을 묵과했다. 앞서 말한 지인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4일 근무나 시간당 페이를 보다 많은 업무에 적용하고, 이번 계기에 포화상태인 자영업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몰아 아프며 빈곤해진 나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다.

 로봇처럼 일하지 않으면 내버려질뿐더러 감시와 노출이 일상화된 피로한 시대다. 아무 때나 호출되는 소동과 중독이 싫어 앱과 스마트폰을 거부해왔지만 감염병과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패스를 거치며 은근히 소외되고 투명 인간 상태로 표류했던바 곧 고집을 꺾어야 할 것 같다. 인플루언서가 되거나 자기 브랜딩을 통해 주목받지 않으면 디지털 하류 계층으로 밀려나는 이 구조는, 바쁨을 숭배하고 실제 경험이 아닌 경험 기록과 업로드에 혈안 되게 조종한다.

 <요즘 애들은 나의 꾸준한 책 블로그 포스팅이, 순전한 즐거움이 아닌 연결과 생산성 강박에 따른 부업이자 나를 중산층에 두는 착각과 거짓 위안에서 비롯된 행위가 아닌지를 묻는다. 가장 경계할 점이 포스팅할 만한 아이템이 아니면 접촉하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경향과, 모든 걸 효율과 미숙한 실용주의 관점에서 계산하는 피곤함과, 일에 치여 멘탈과 인생이 휘둘리는 사태를 방치하며 원래 다 그런 것으로 관습화(내면화)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에 작가는 청년들이 실제적인 변화를 위해 공적 영역에서 직접 발화하고 투표 참여로 뭉칠 때만이 노동법과 노동환경을 바꾸어 밀레니얼 번아웃 서사의 고착화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s********d 2022.01.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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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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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아주 오랫동안 사물에 빛을 비추면 자연히 생기는 그림자처럼 떠올랐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가 무르익을 때 우리는 물었다. 우리가 많은 걸 바랐나. 살수록 반문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 동시에 어떤 말들을 하기에 지친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20대를 대변한다. 앤 헬렌 피터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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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아주 오랫동안 사물에 빛을 비추면 자연히 생기는 그림자처럼 떠올랐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가 무르익을 때 우리는 물었다. 우리가 많은 걸 바랐나. 살수록 반문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 동시에 어떤 말들을 하기에 지친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20대를 대변한다. 앤 헬렌 피터슨은 요즘 애들에서 묻는다. “누군가 밀레니얼이 게으르다고 말하면, 나는 그에게 묻고 싶다. 어떤 밀레니얼이요?”(p.164) 이 책은 밀레니얼의 할많하않의 할 말을 풀어 쓴 것이다.

  저자는 오해받고 폄하되어온 밀레니얼 번아웃의 면면에 플래시를 비춘다. 책은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만, 전등이 비추는 현실의 상과 그림자 지듯 파생되는 질문들은 여기 이곳과 지극히 유사하다. 피터슨은 번아웃을 겪는 밀레니얼의 성장, 교육, 일터, 여가, 육아, 인터넷 사용을 면밀하게 파헤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자주 박탈당했던 이 세대의 서사가 드러난다. 당사자들과 연구들이 말하는 그 서사는 번아웃이 나타나지 않는 편이 더 이상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밀레니얼은 배운 대로 쉼 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정상까지 올라온 산의 반대편이 절벽이었음을 깨달았다. ‘걸어 다니는 이력서로 살아오며 빈틈없이 채운 CV와 학위가 직업적, 경제적, 정신적 안정성을 하등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린다. 대학에 가는 것에만 해도 아주 많은 에너지와 돈이 든다. 제대로 된 일자리에 도달하기 위해 무급 또는 저임금의 인턴십을 거친다. 그렇게 정식 직장을 얻게 된다면, 이제 사람 수에 비해 너무 많은 일을 하며 생산성과 건강을 해친다. 과로라는 결과는 프리랜서도 마찬가지다. 해도 해도 보상은 너절하다.

  가장 일반적인 이 이야기는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좋은 대학이 안정성을 가져다주리라 말했기에 젊음을 쏟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벌지 못하는 기간을 연장한다. 비용이 높은 사회에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시궁창 일자리를 전전하지만 (N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N잡의 소용돌이를) 사회는 보조적 용돈벌이인 줄 안다. 좋아하는 일을 잘 하고자 버티고 버틴 결과 번아웃과 환멸, 일하는 인간이 소모품취급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지만 낭만도 없고 끈기도 부족하다는 말을 듣는다. 밀레니얼에게 적합하다는 유동적인 geek 경제를 좋아하는 밀레니얼은 없다. 휴식을 더 취하고 덜 일할 때 생산성이 더 높다는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시장성 있는 버전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과업인 곤궁한 밀레니얼은 여가도 일로 만든다.

  이 책의 성실성은 보다 쉽게 은폐되는 아이러니들과 이 번아웃에 기름을 붓는 요소들까지 짚어낸다는 데서 증명된다. 밀레니얼이 성장하는 동안 실패로 기울어진 구조에서 실제로 협소해진 혜택에도 불구하고, 더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는 말을 얼마나 주문 외듯 들어왔는지. 밀레니얼들을 교육하고 양육한 세대가 어떻게 은퇴 후를 그릴 수 있는 제도적 혜택과 각종 안전망을 누려왔으면서, 이것들을 허물고 조건들을 악화시키면서 그런 자원(과 이민 노동력) 없이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었다는 거짓 선전을 했는지. 여기에 비대해진 고용주들의 권한과 인터넷 기술이라는 양념을 쳐보라. 일터의 감시에 대한 노이로제, 일보다 일했다는 증명이 더 중요해지는 전도 현상과 소셜 미디어에 세련되고 균형 있으며 유능한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정체성 과시가 번아웃을 타오르게 할 것이다.

  밀레니얼이 입장한 세계는 그리하여 개개인의 더 많은 노력과 표면적인 힐링으로는 개선되지 않는 번아웃이다. 저자는 우리를 아이러니로 초대하며 돋보기를 쥐여준다. 그리고 이 모든 조건이 이와 같지 않았던 시기의 존재를 상기시킨다. 우리의 일상이, 일이, 자아 정체성이 지금과 같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를 번아웃으로 이끈 노력을 다른 미래를 실현할 힘으로 전환하자고 한다책 뒤표지에 밀레니얼의 정당한 변명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더 적합한 말을 떠올린다. 이것은 해명이다.

 
YES마니아 : 로얄 w****5 2021.12.0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