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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작가가 요가를 소재로 쓴 글을 모은 단편집이다. 바통 시리즈 4권인데 이번 앤솔로지를 읽고 이전 시리즈에도 관심이 생겼다. 아마 기회가 닿으면 이 시리즈를 한두 권 더 읽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단편집을 읽기 전에 김혜나의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을 읽고 요가에 관심이 갔는데 바로 이 단편집이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작가들의 이름이 보여 약간 주저하다 선택했다. 그러다 잊고 있던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잠시 이전 기억을 되살렸다. 집에 책만 있고 저질 기억력에 따르면 한 번도 읽지 않은 작가의 단편도 실려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재밌게 읽었다.
이 단편집의 작가들이 모두 요가를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김혜나와 정지향의 글을 보면 전문적으로 배웠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 같다. 다른 네 명의 작가는 이 단편집에 참여하기 위해 요가에 다시 발을 딛은 사람도 있다. 각자의 경험이나 단편집 참여 등으로 이들의 글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최정화의 단편에서는 요가란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그림과 동작과 요가를 소재로 한 단편임 감안하면 요가 동작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대 요가 구루들이 저지른 성추행과 성폭행의 기록들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광범위해서 놀랐다. 동작과 호흡을 강조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무협을 떠올린 것은 내 취향 탓일 것이다.
요가를 우아한 행위 정도로 생각한 아줌마의 시선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단편이 김이설의 <요가 하는 여자>다. 태권도 학원에서 태보와 요가를 가르치는데 이 단련법은 그녀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르다. 새로운 회원을 데리고 오면 할인해주는 방식 등 낯익은 상황들이 많이 나온다. 김혜나의 <가만히 바라보면>은 어떤 대목에서는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의 연장선이란 느낌이 들었다. 트랜스젠더와의 교류와 자신이 경험한 수련법을 뜨거운 파타야의 열기와 뒤섞었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오래 전 땡볕 속 파타야를 배낭 하나 매고 걸었던 그날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수련자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깊이가 매혹적이다.
박생강의 <요가고양이>는 이제 기억도 희미해진 <수상한 식모들>을 잠시 떠올려주었다. 팬더믹 이후의 삶과 엮어 한 편의 판타지처럼 이야기를 풀어낸다. 요가의 기원을 이집트로 보고, 고양이의 목숨이 아홉 개란 설정을 묶어 풀어내는데 재밌다. 장편으로 발전시켜도 좋을 것 같다. 박주영의 <빌어먹을 세상의 요가>도 팬더믹과 요가를 엮었다. 안식년에 해외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팬더믹이 발생해 집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층간 소음이 발생한다. 오해와 이해 사이를 오가고, 바뀐 일상이 삶을 조금씩 무너트린다. 갇힌 일상 속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을 요가와 자연스럽게 엮었다.
가장 낯선 작가가 정지향이다. 처음 읽는다. <핸즈오프>는 요가 수련자에게 스승이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에 반대되는 행위다. 현대 요가의 탄생과 부작용에 대해 짧게 보여주고, 올바른 동작을 도와주는 핸즈온의 좋은 점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 도움의 손길이 다른 쪽으로 흘러갈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미숙한 선생의 핸즈온이 불러온 이후가 씁쓸하다. 최정화의 <시간을 멈추는 소녀>는 제목을 보고 츠츠이 야스타카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바로 떠올랐다. 지구온난화와 인간의 무차별 자원개발을 북극의 가상부족 소녀를 등장시켜 강렬하게 표현했다. 만년설이 녹은 후 얼음 밑에 있던 온갖 세균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뉴스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시간이 멈추는 것이 국지적인 현상이란 점도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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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에서 가장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하나요? 라는 질문에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것이라 답했다. 내 앞에 앉은 지긋한 연세의 강사님은 자신의 경력과 경험에 대한 과시를 늘어놓으며 사바아사나를 꼽지 않은 내게 그 경지를 겪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내 대답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수다가 이어졌고 더 생각해보겠단 말을 남기고 돌아나왔고 몇몇 요가원의 상담을 거치고 체험 수업을 들은 후 지금의 요가원을 다니게 됐다. 20대, 정확히 더듬어 보면 25살. 핫요가라는 것이 유행할때 다이어트를 목적에 두고 시작했던 요가에서 배운 문장이었다. 말라서 어깨뼈가 튀어나온 강사님이 부러웠다. 배꼽을 내어놓고 제일 앞줄에 선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런 내게 선생님은 동작도 외형도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의 중심을 바라볼 때에 운동이 아닌 수련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나는 여전히 아쉬탕가는 어렵고 꾀도 부리는 요가 입문자에 머물러 있지만 진정으로 호흡하고 수련함을 느낀다. 내게는 책과 반대로 요가를 하면 내 세상이 멈춘다. 캡슐 속에 들어가 진공상태가 되고 스스로를 온전히 컨트롤 하는 시간이 행복한 내게 소설의 형태로 다가온 물아일체의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세상이멈추면나는요가를한다 #은행나무 #호수네책 #책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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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막하고 차가운 불안의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 우리 '를 지켜낼 수 있다면 "
수년 전 큰 회사를 다니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다. 실적이 바로 드러나고 하루하루가 피 말리던 시절, 내 유일한 안식처는 바로 요가 학원이었다. 노련한 선생님의 지도 아래,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고 천천히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과 불안은 어느새 사라져있고 검게 그을렸던 마음은 어느새 투명한 빛으로 가득 차는 듯했다. 그렇게 요가는 나에게 치유를 안겨주었다.
단편집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는 " 요가 "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 요가 "와 관계되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는 않다. 요가라고 하면 우선 인도와 갠지스 강 근처에서 수행하는 요기들이 떠오르고, 조용한 스튜디오에 레깅스와 가벼운 상의를 입은 여성들이 차분하게 운동하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에는 태권도 관장님이 기합을 넣어가며 가르치는 요가가 등장하고 전생을 거듭한 길냥이 + 인간이 나오기도 하며, 층간 소음 이야기까지 나온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현실을 반영한 내용들이 많아서 좋았다는 이야기다.
첫 번째 단편 [요가하는 여자]의 혜나 엄마는 소윤 엄마의 소개로 매우 저렴하게 요가를 배울 수 있다는 학원으로 거의 끌려오다시피 한다. 그런데 매끈한 몸매의 여자 선생님이 차분하게 동작을 알려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50대 남자 태권도 관장님이 기합을 넣고 호통을 쳐가며 요가를 가르친다. 며칠을 혼란스럽게 요가 학원 ( 정확히 말하면 태권도 학원)을 오고 가던 혜나 엄마에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무렵, 그녀는 소윤 엄마가 자신을 이 학원으로 데려온 이유를 알게 되는데....
* 요가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가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함인데,, 호통치고 기합 넣는 선생님이라니 무엇보다 자신의 리듬을 찾아가야 하는 요가인데.. 주인공을 마냥 응원하고 싶은 이야기
세 번째 단편 [요가 고양이]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일이 끊겨버린 뮤지컬 배우 "류"가 주인공이다. 길고양이가 가득한 이태원에 살고 있는 그는, 이태원 상인들을 고양이로 비유해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고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이상한 체험 속에서 " 류"는 최초의 요가 고양이였던 바스테스 고양이의 후손을 만나게 되고, 그 고양이가 겪은 9번의 전생을 함께 체험하게 되는데...
*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의 유연함과 민첩함을 보고 있노라면, 전생에 요가 선생님이 틀림없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요가를 배운 지도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도 동작 하나하나를 성공적으로 해냈을 때 느꼈던 성취감과 안정감이 떠오른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작들은 고양이 자세와 견상 자세와 같은, 몸을 쭉 펴는 자세들이었다. 이런 자세들을 하고 나면 하루를 보내며 느꼈던 피로와 스트레스들이 사라지면서 불안감도 많이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었다.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들고, 반대로 건강한 마음을 갖춰야 몸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코로나로 인해서 세상이 지쳐버린 느낌이다.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와 같은 책을 읽으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보면서 마음을 안정시켜보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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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하는 운동. 그중에서 요가를 아직 못해봐서 개인적으로 요가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어떤 운동일까?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고 내면의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운동이라거나 심신을 수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통상적인 의미 말고 개개인의 의미로서의 요가가 궁금했다. 그리고 6명의 작가가 마음과 마음을 이어가며 이야기를 연결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 같았던 [요가하는 여자]가 기억에 남았다.?? 요가를 한 달 배워본 게 전부였던 작가님이 쓰신 요가 이야기라서 그랬을까,?자신에게는 만 원 한 장 쓰기 아까워하는 가정주부가 요가를 다니면서부터 벌어지는 일상 이야기였다.? 주 5회, 월 15만 원 하는 태권도장이었다. 어떻게 보면 얼마 안 한다고 가성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장소였으나, 천성이 내 것이 아니다 싶으면 포기하는 캐릭터다 보니 간단한 동작, 이제 막 시작된 근육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포기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소윤이네와 자신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고 많은 고민 끝에 요가를 끝낼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요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민거리, 공감할만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해서인지 요가 초보의 눈에 책에 대한 느낌이 좋게 느껴졌었다. 이 뒤로 여러 작가님의 요가에 대한 여러 소재들을 읽으며 요가를 모르지만 요가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고 배우게 되었고 같이 수련하는 마음인 공동체적 의미를 체험하게 되었던 것 같다. 삭막하고 불안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택하는 운동이라는 요가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고 알아가도록 도와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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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로지(Anthology)란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놓은 것으로 대게 주제나 시대 등 특정의 기준에 여러 작가의 작품이 모아진다. 은행나무의 바통 시리즈는 시대의 이슈를 반영한 하나의 테마, 이를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을 모토로 젊은 작가들의 문학적 릴레이를 담아내는 앤솔러지 시리즈이다.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의 주제는 요가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요가는 고상해 보이거나 참을성이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비록 그런 요가를 주제로 하지만, 6가지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삶이 들어있는 듯하다. 우리가 바라는 것들과 원하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것들이 들어 있는 듯하다.
요가를 생각하면 고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되지도 않는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맞추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참아야 한다. 그리고 그 동작을 유지하기 위해 또 참아야 한다.
"깨달은 사람은 행위 가운데서 행위 하지 않음을 보고 행위 하지 않음 가운데서 행위를 본다." -바가바드기타-
참고 또 참으면 우리는 몰입의 순간을 맛볼 수도 있지만, 세상은 우리를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요가의 뜻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결합을 꿈꾸지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듯이 우리의 삶도 요가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뭔가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동작을 잠깐이 아닌 아주 긴 시간 동안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는 그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요가를 경험하는 것처럼 다양한 삶을 마주한다.
우리는 가끔 정적인 무엇인가를 바란다. 긴 시간 동안 지속되었던 요가의 동작들처럼 삶 또한 잠시 멈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멈춤이 바로 죽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잠깐의 휴식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며,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찾아간다. 어쩌면 몸을 힘들게 하는 것과 쉬게 하는 행위들은 세상과 연결되기 위한 우리들의 몸부림이 아닐까?
각각의 6개의 요가 이야기의 끝에는 어떻게 이야기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작가들의 속 사정이 들어있다. 작가노트를 통해서 작품들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넓혀가면서, 비록 요가가 아닐지라도 몰입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반드시 몰입할 무엇인가를 찾을 필요는 없을지라도 모른다. 아마도 일상생활 속에서도 우리가 몰입할 수 있고, 우리의 삶과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리딩 투데이 지원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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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6개의 요가 이야기의 끝에는 어떻게 이야기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작가들의 속 사정이 들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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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로지(Anthology)란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놓은 것으로 대게 주제나 시대 등 특정의 기준에 여러 작가의 작품이 모아진다. 은행나무의 바통 시리즈는 시대의 이슈를 반영한 하나의 테마, 이를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을 모토로 젊은 작가들의 문학적 릴레이를 담아내는 앤솔러지 시리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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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 -7,000년 전 인더스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가기까지 하는 요가의 유래는 참 길고도 무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한테까지 뿌리 깊게 대중화되어 버린 요가를 나 또한 열심히 수련하고 있다.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라고 정의하기에는 요가의 세계는 심오한 기분이다. 요가 Yoga는 결합과 통제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Yuj'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몸과 마음, 삶과 죽음, 선과 악, 미와 추, 명과 암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전체'를 받아들이며 '균형'을 잡아가는 일종의 '움직이는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단순히 신체적으로 운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요가에 접근했지만 아사나의 움직임을 마무리하는 사바사나(송장자세)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명상의 경험으로 요가에 빠져들게 되었다.
V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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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김이설 | 김혜나 | 박생강 | 박주영 | 정지향 | 최정화 | 은행나무| 바통04 | 그래제본소
세상이 멈추면 요가를 한다?! 난 이 제목을 이렇게 해석한다. 세상을 멈추기위해 난 요가를 한다... 왜냐하면 요가를 하는 그 순간만은 집중해야하니까 말이다. 내 몸의 호흡, 내 몸의 움직임... 집중하지 않는 순간 다치게 되고, 호흡이 불안정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요가란 사라지니까 말이다.
현대인이 요가를 알게 된 건, 아니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마 헐리우드 스타들의 몸매 관리 비법? 아니면 인도의 수많은 명상가들이 이미 요가를 통해 몸을 수련한다고 해서? 그도 아니면 그냥 몸매를 좋게 하기위해서? 사실 많은 이유가 있을 법한데, 요즘의 요가란 다이어트와 함께 가는 것같다. 사실 요가의 본질을 알면 요가와 다이어트는 하등 상관이 없음을 알게될텐데 말이다. <요가하는 여자> 에서도 주인공은 다이어트가 목적이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적응을 못한다.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난관이다. <핸즈오프>에서는 요가와 성추행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뤘다. 유명한 요가 수련의가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요가란 온 몸을 드러내어 하는 행위이다. 자세를 잡기위해 스킨쉽이 필요하다. 이것을 악용해서 가해자는 성추행을 일으켰다. 요가의 본래 수행의 정신이 카르마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선에 이르는 것인데, 이런 악한 요가 수행자들은 영원히 그 업에 갇히게 될 것이다. 진정한 요가를 알지 못하고 오직 육적 에너지의 발산만 추구하는 모양새가 이런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닐까? 요가를 하기 이전에 정신 수양, 명상을 미리 배우는 게 어떨지 싶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명상에서도 유명한 사람임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요가에 대해서 난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여섯편의 작품들 속에서 요가와 삶이 이어진 채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도 도는 것처럼 여겨졌다. 요가를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사실 어차피 사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최근 한 유명 연예인이 명상 전도사로 거듭난 이야기를 들었다. 본래 캐릭터가 남여관계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쎈 언니라는 인식이 있어서 나름 명상으로 사람들 앞에 서기까지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 모든 이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삶을 살기위해서 명상센터를 열고, 자신이 인도에서 배운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결심했다고 한다. 그녀에게 들은 두려움을 마주대하는 훈련은 흥미로웠다. 명상이든 요가든 나름 삶을 살기위해, 나답게 살기위해 마련된 행위들임에 틀림없다. 요가가 이어진다는 뜻이라고 한다. 연결, 결합의 단어이다. 우선 난 이어질 것을 생각해본다. 내가 나와 이어지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생각이 나의 행동과 이어지고, 내 몸의 선이 나의 판단과 이어지고, 그렇게 나부터 이어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옆으로 옆으로 이어질 것이다. 나중에는 세상과, 나중에는 우주와 말이다. 그 후에 카르마, 즉 업에서 우리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모든 생명이 소중해 질 것이다. 소설을 읽고나니 혼란한 세상을 잠시 멈추기 위해 요가를 한번 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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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김이설. 김혜나 외 지음 | 은행나무(펴냄)
'요가'에 대한 비유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예는 '말에 멍에를 씌우다'라는 표현이라고 한다. 사람의 마음이 멍에를 지지 않은 말과 같아서 수련하지 않으면 제멋대로 움직이곤 한다는 책의 서문이 무척 와닿았다. 특히 '멍에를 쓰지 않은 말'이라는 표현은 책을 읽는 내내 내 사고를 관통했다. 지난 1년간 책 읽는데 온 에너지를 다 쏟아부은 나는 마치 '수련의 과정'처럼 책을 대했고 어느 정도 심리적 안정과 자기만족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사소한 일로 공든 탑이 한순간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내게 찾아온 요가 테마 소설집! 요가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이 책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과연 '요가'라는 소재를 통해 어떤 소설을 쓸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해서 책을 펼쳤다. 역시 작가들의 창의력은 위대하다. 단순히 '요가'라는 하나의 소재에서 풀어 나오는 스토리는 다양했고 참신했다.
가장 먼저 수록된 《요가하는 여자》는 가독성 있고 흥미로운 소재였다. 주인공 여자는 이웃의 소윤 엄마를 따라 요가 수업에 등록한다. 운동에 전혀 흥미가 없는 주인공은 남편이 등 떠밀다시피 해서 겨우 요가 수업에 참석하게 된다. 원래 태권도장으로 사용되는 건물인데 오전에 한 타임 수업을 늘여 수입을 올려보려는 관장의 의도로 개설된 수업이었다. 관장은 태보를 먼저 가르치고 요가를 짧게 가르쳤는데 요가 수업도 그렇지만 태보는 더욱 적응하지 못한 주인공, 마침내 학원을 그만둘 결심을 하는데... 나는 이 작품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일반 서민의 삶을 보았다. 마치 내 이야기를 남의 글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이 책에 실린 모든 단편에서 공통적으로 느꼈다. 요가 수업에 대한 묘사도 생생했고 무엇보다 주변 인물들이 마치 우리 이웃들을 보는 듯했다. 주인공의 가정 형편은 어쩜 우리 평범한 가정들이랑 똑같을까? 신기신기~~
《빌어먹을 세상의 요가》는 딩크족, 층간 소음, 가정폭력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저자는 혼불 문학상 수상자이다. 13층의 아기 우는소리. 17층의 이사 인테리어 소음, 15층의 절구질 소리.... 아! 정말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나 역시 요 몇달 간 같은 동의 인테리어 소음때문에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어휴~~ 머릿속으로 소설 속 장면을 생생히 재현할 수 있었다. 소설의 제목 《빌어먹을 세상의 요가》. 제멋대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평온한 요가를 하는, 아니 요가라도 해서 잊으려는 주인공의 노력이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핸즈 오프》 주인공은 운이 좋게도 아버지의 친구 내외가 하는 카페를 무료로 빌려 여행객을 대상으로 체험형 수업을 열었다. K는 무척 호감 가는 수강생이었는데 그녀의 자세를 돕다가 그만 K는 부상을 입게 된다. K를 떠올리며 몇 년 전 자신이 처음 요가를 수련할 때 발리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데... 요가를 배우면서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참선, 깨달음, 치유가 목적인 요가의 세계를 이렇게 더럽히는 것은 누구인가!!
트랜스젠더 잠. 옆방에 묵는 잠은 주인공의 삶에 불쑥 끼어든 셈이다. 요가 시연 중에 허리를 다친 주인공 화자, 이후 태국으로 떠나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떠나온 곳에서 잠을 만났다. 《가만히 바라보면》 요가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짧은 단상이 그려진 이 책 한 권. 요가에 대해 전혀 모르는 1인이었기에 책은 더욱 흥미로웠다. 소설을 계속 쓸 수 있을까? 근원적인 질문과 매 순간 마주했다는 저자의 문장이 눈물겹다.
요가를 하는 마음과 소설을 쓰는 과정이 다를까? 이 책은 선이나 악, 부와 빈, 명과 암 중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글이 아니다. 다양한 상황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을 보여줌으로써 결국은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내게 요가는 어느 유명 연예인이 다이어트 비디오를 내서 눈여겨보게 된 하나의 '운동' 정도로 생각되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잘 몰랐던 요가의 세계를 만날수 있다는 사실이 큰 기쁨이었다. 부디 이 '곤란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내기를. 또한 '진정한 자아'를 만날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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