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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나리, 억울한 생을 소리 내어 외치다 _ 붉은 방
"희나리, 억울한 생을 소리 내어 외치다 _ 붉은 방" 내용보기
붉은 방, 그 붉은빛을 뿜어낸 태양을 쏘고 싶었다.   붉은 방/최미혜 글/어수현 그림/고래책빵   언니는 하늘 향해 손가락을 겨누었다. "탕! 탕! 탕!" 언니의 칼칼한 목소리에 태양이 움찔 몸을 떨었다.   나라 빼앗긴 설움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낙인처럼 그분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나라는 해방되고 세계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국가로 일어섰지만, 그분들의 아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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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방, 그 붉은빛을 뿜어낸 태양을 쏘고 싶었다.

 

붉은 방/최미혜 글/어수현 그림/고래책빵

 

언니는 하늘 향해 손가락을 겨누었다.

"탕! 탕! 탕!"

언니의 칼칼한 목소리에 태양이 움찔 몸을 떨었다.

 

나라 빼앗긴 설움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낙인처럼 그분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나라는 해방되고 세계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국가로 일어섰지만, 그분들의 아픔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지독하고도 끔찍한 대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분들의 고통을 치유하고자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는 일부 의식 있는 사람들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할 듯싶다. 과거로 묻어두기에는 아물지 않은 상처이기에,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비극이기에 현재의 우리가 그분들의 고통, 아픔에 응답해야 한다.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국제적인 영향력을 과시하여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저 오만한 일본의 행태와 그에 동조하여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다."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논문을 버젓이 세상에 내놓은 미국 하버드대 존 마크 램지어 교수를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구친다. 이것이 우리가 과거로 묻어둬서는 안되는 자명한 이유이다.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혜주는 갑자기 왕할머니와 살게 되어 못마땅하다.

요양병원에 계시던 왕할머니는 재작년 겨울부터 단기기억장애로 이상해지셨다. 왕할머니의 병세에 대한 걱정과 경제적 상황의 변화로 혜주 아빠는 왕할머니를 집에 모시고자 한다.

혜주는 소녀 시절 왕할머니 사진을 서랍에 고이 모셔두었다. 사슴 같은 눈을 가진 어여쁜 소녀로 뭔가를 갈망하는 눈빛이 좋아서이다. 그런데 나와 살게 된 왕할머니는 심술궂은 백발마녀이다.

혜주는 왕할머니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고역이었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왕할머니는 본인을 언니라고 부르라고 한다. 자신을 증손녀 혜주가 아니라 여동생 영자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는 살 수 없게 된 혜주는 전쟁을 선포했다.

 


 

왕할머니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가족, 친구 그리고 동자 불상 덕분이다.

동자 불상은 점집 하던 분이 사정이 있어 잠깐 두고 간 건데 왕할머니가 이야기를 털어놓는 존재이다.

 

귀가 있으면서 넌 들으려고도 안 하지?

동자의 눈빛이 나를 쏘아보았다.

 

위안부의 고통을 문학적으로 표현

 

혜주는 이렇게 왕할머니의 과거를 알게 된다.

왕할머니 박명자, 왕할머니 친구 아녜스 김순녀, 오봉팔 할아버지는 한마을에 살던 친구이다.

명자 왕할머니와 봉팔 할아버지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으나, 일제 강점기 시대에 강제징용으로 위안부로 탄광 노동자로 끌려가 운명이 갈리게 되었다. 또 아녜스 김순녀 할머니는 그 당시 왕할머니의 인생을 꼬이게 해서 왕할머니를 매일 찾아와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순녀 할머니도 시대의 희생자였을 뿐이다.

 

혜주가 활동하고 있는 연극반 동아리 소쩍새 친구들과 옥탑방 완희 오빠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자 완희 오빠는 특별한 제안 하나를 한다. 왕할머니와 아녜스, 오봉팔 할아버지의 아픔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리자고 한다. 별똥별로 비유한 표현이 마음을 울린다. 과거의 아픔이 우리에게 제발 도와달라고 애원을 담아 보내는 게 별똥별이라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왕할머니 일행이 너희들에게 부탁하는 것이니 이제 현재를 사는 너희가 응답할 차례다.

이제 혜주, 주은, 재혁은 적극적으로 왕할머니, 아녜스, 파리 오빠(봉팔 할아버지 애칭)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오래된 일기장에서 사슴 눈빛의 소녀가 튀어나왔다.

그 영롱한 눈빛이 겁에 질려 먹빛으로 변하고 차츰 빛을 잃어가는 과정을 숨죽이며 다시 읽었다.

나는 잊고 있었다.

할머니에게도 10대 시절이 있었다는걸.

할머니에게도 우리처럼 찬란한 시절이 있었다. 빛바랜 일기와 사진은 그걸 말해주었다. (p.81)

 

열여섯 살 찔레꽃 대본 & 연극

 

희나리 삼총사와 함께 한 연극 『열여설 살 찔레꽃』은 관객과 배우의 구분이 없이, 과거와 현재의 구분 없이 그분들의 아픔과 상처를 공감하고 치유하는 과정이다. 이제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희나리 삼총사의 과거가 현재의 우리에게 닿아 우물 속에 갇힌 숨겨야 하는 비밀이 아니라, 함께 치유해가야 할 고통이 되었다.

 

지긋지긋한 시절이 끔찍해서 태양을 피해 눈을 꼭 감았건만 태양빛이 꿈속까지 따라와 뇌를 갉아먹었다는 왕할머니. 이제는 태양을 노려볼 수 있어.

혼자서 오롯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을 아녜스와 파리 오빠, 혜주, 주은, 재혁, 완희 오빠와 나누면서 드디어 태양을 쏘았다. "탕! 탕! 탕!"

"어디에 있는 네가 무얼 하든 난 네 편이다." 이렇게 형성된 유대감, 연대감은 붉은 방에 갇힌 왕할머니를 구해냈다.

 

위안부에 대한 아픔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아픔을 현세대와 연대하여 치유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최미혜 작가님의 <붉은 방>

왕할머니를 받아들이지 않고 외면하고자 했던 혜주가 중학생이 되면 오봉팔 할아버지가 속한 장애인 협회에 찾아가 외롭고 힘든 분들을 만난다는 계획을 얘기한다. 이렇게 이어지는 관심과 활동으로 시대의 아픔이 잊히지 않고 치유되기를 희망한다.

 

최미혜 작가님이 저자 글에서 밝힌 현재에도 존재하는 붉은 방, 그 아픔에도 응답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본다.

붉은 방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묵직하고 울림이 있는 그리고 따뜻한 연대를 말하고 있는 동화책 <붉은 방>을 많은 이들이 읽고 동참하길 바란다.

 

>> 책에서 만난 어여쁜 순우리말 <<

*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동화책에서는 연극을 함께 하는 극단 이름)

* 희나리 : 덜 마른 장작

(동화책에서는 다 마르지도 않았는데 불속에 던지면 희나리가 소리를 내며 천지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모습처럼 왕할머니네들이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의미로 희나리 삼총사로 부른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d******u 2021.11.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붉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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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해서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초등학교 5학년인 혜주는 요양원에 계시던 왕할머니를 집으로 모셔오고 싶어하는 아빠때문에 고민이 생기네요. 왕할머니와 같은 방을 써야하는 혜주는 정신이 온전치 않고 언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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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해서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초등학교 5학년인 혜주는 요양원에 계시던 왕할머니를 집으로 모셔오고 싶어하는 아빠때문에 고민이 생기네요. 왕할머니와 같은 방을 써야하는 혜주는 정신이 온전치 않고 언니라고 부르라는 왕할머니가 너무 불편해하죠. 그러나 어느날 왕할머니를 찾아온 아녜스 할머니 때문에 할머니가 일본에 위안부로 끌려갔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리고 연극반 친구들과 함께 할머니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게 되네요.

 

 


 

아이들이 과연 이 책을 읽고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울컥하더라구요. 특히 왕할머니가 소녀일 때 성착취를 당하는 장면을 미나리꽝에서 거머리에게 피를 빨리는 장면으로 표현한 것에, 아이들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드는 것에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정신이 온전치 않은 왕할머니와 같은 방을 써야하는 혜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싫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나 할머니의 이야기를 알게 된 이후 혜주는 아직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신 할머니를 구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마음이 너무 대견하더라구요.

그리고 혹시나 왕할머니가 위안부였다는 것을 밝히는 게 가족들에게 상처가 될까 걱정하는 혜주에게 연극반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그걸 숨기는 게 더 문제지. 너희가 공부하는 이유가 그거야. 역사를 바로 안다는 것. 진정한 승리자는 바로 너희라는 것을 기억해. 아프다고 기억을 도려내 버리면 결국 자신은 사라지고 없어.

 

위안부 할머니들이 한 분씩 우리 곁을 떠나고 있어요. 그 분들이 모두 떠나신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제대로 알고 그분들을, 그리고 이 이야기를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j*******g 2021.11.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붉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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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방 #최미혜 #어수현 #고래책방 #밥북 #협찬도서 #위안부 #일본군만행 #치유 #동화 #초등동화 #추천도서 #책먹는고래 #현대사 #일제강점기 *처음 책소개를 봤을 때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를 동화로 쓴 것이라고 해서 눈길이 갔다. 지금까지 위안부를 주제로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고 제대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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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방 #최미혜 #어수현 #고래책방 #밥북 #협찬도서 #위안부 #일본군만행 #치유 #동화 #초등동화 #추천도서 #책먹는고래 #현대사 #일제강점기

*처음 책소개를 봤을 때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를 동화로 쓴 것이라고 해서 눈길이 갔다. 지금까지 위안부를 주제로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고 제대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우리가 사는 곳에도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아이들과 그 앞을 지나가며 왜 소녀상이 세워졌는지 알려주고 우리가 꼭 기억해야하는 아픈 역사라고 말하면서도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잔인한 행위의 하나이고, 꽃같이 예쁜 많은 소녀들이 당한 그 고통을 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위안부였던 여인들을 오히려 죄인 취급했고, 그들이 당한 고통을 무시하거나 부끄러워했다. 그런 이기적인 모습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더 아프게했고, 자신들의 고통을 숨기게 했다. 우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감추기 보다는 더 알리고 다시는 같은 아픔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야기는-
혜주의 왕할머니가 요양원에서 나와 집으로 오게 되고 혜주와 한방을 사용하게 된다. 혜주는 백발마녀처럼 무서운 왕할머니와 함께 방을 쓰는것이 불편하기만 하다.
어느날 왕할머니의 친구 순녀 할머니가 찾아오고, 좋아했던 오봉팔 할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소식과 왕할머니가 위안부였고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오봉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갔던 왕할머니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왕할머니의 일기를 통해 그 당시의 고통스런 나날을 알게 된 혜주는 할머니를 싫어했던 잘못을 빌고 할머니들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세상에 알리기로 한다.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역사이고, 사실이다.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일본에게 우리가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그들의 거짓말에 대항할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붉은방>의 작가인 최미혜선생님은 어려서 엄마가 친구순명이가 일본으로 끌려가 군인들 성노예가 되었어 라고 말하며 우는 모습을 보았고, 국사시간에 구체적으로 다가왔고, 하버드대 마크 램지어 교수의 거짓 논문에 우물안에 잠자던 소녀들을 깨웠다고 한다.
그 많은 소녀들은 고통당하고 모두에게 버림받고 우물에 숨어 지냈는데, 지금은 거짓 역사에 다시한번 짓밟히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증조할머니를 싫어하던 철없던 증손녀 혜주가 역사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며 성장하는 모습과 증조할머니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돕는 과정을 긍정적으로 치유하려는 노력으로 보여준다.
증조할머니는 꿈과 일기를 통해서 위안부로서 받은 고통과 아픔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읽으며 눈물이 났다.
증손녀인 혜주가 위안부의 삶을 살았던 증조할머니의 아픈 과거를 마주하며 그 아픔을 이해하고 지난 과거가 아닌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고 증조할머니가 고통받고 있음을 알고, 그 비극적인 사실을 알리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할머니를 더욱 사랑하는 모습이 감동이다.
아이들과 위안부로 고통 받았던 할머니들의 삶에 대해 어렵지 않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이다.

<p.71 별똥별이 떨어지는 이유가 뭔지 아니? 과거의 아픔이 우리에게 애원하는 거야. 제발 도와달라고 애원을 담아 보내는 거지. 만약 그 부탁을 네가 들었다면 넌 어쩔래? 이분들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를 사는 너희가 응답할 차례다.>

그렇다. 매년 일본의 만행을 알리던 위안부였던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하늘나라로 떠나고 있다. 이제는 그 과거의 아픔에 우리가 응답하자. 현재를 사는 우리가 응답하며 살아가자.

@밥북 고래책방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
YES마니아 : 로얄 p*******r 2021.11.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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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존재하는 붉은 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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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제목이지요. 어떤 계기로 이 동화를 만드셨는지 조금 알아서 더 겁이 나지만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거쳐 위로도 담아 주셨을 거라 믿고 펼쳐 봅니다.   2년 전 초2 꼬맹이가 애니메이션인지 학교 친구였는지 모를 동기로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했습니다. 외국어란 세계의 확장이라 여기니 반가웠습니다. 덩달아 저도 같이 초급 동영상 강의도 듣고 회화 연습도 했지요.   그러
"지금도 존재하는 붉은 방들" 내용보기

무서운 제목이지요어떤 계기로 이 동화를 만드셨는지 조금 알아서 더 겁이 나지만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거쳐 위로도 담아 주셨을 거라 믿고 펼쳐 봅니다.

 

2년 전 초꼬맹이가 애니메이션인지 학교 친구였는지 모를 동기로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했습니다외국어란 세계의 확장이라 여기니 반가웠습니다덩달아 저도 같이 초급 동영상 강의도 듣고 회화 연습도 했지요.

 

그러다 일본과의 외교 관계가 악화되고불매 운동도 거세지고불가역적 문서와 소녀상 등으로 인한 역사적 아픔들도 부상하니아이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몹시 놀랐을 것이고 나름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한 후 일본에 놀러 가는 일도일본어를 배우는 일도 그만 두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그리고 무척 단호하게 언니들을 괴롭히고 죽인 일에 대해서는 용서를 빌어도 용서할 수 없다란 입장 표명을 하셨습니다.

 

2년이 지나 아직 그 일을 기억하는지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지만 직접 물어본 적은 없고 이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6학년 혜주는 어느 날 갑자기 삶이 복잡해집니다치매가 진행 중인 왕할머니가 집으로 오셔서 방을 함께 써야 합니다할머니는 욕도 가끔 하시지요어릴 적 귀여워해주신 기억은 없고어쨌든 낯선 이와 한 방에 있으니 모든 것이 불편합니다.

 

목수일을 못하게 된 아빠는 자신이 쓸모가 없어 버려졌다는 것이 슬프다고 속마음을 털어 놓고 부탁하시니... 지내기는 하는데왕할머니는 자신을 여동생으로 알고 오히려 방을 같이 쓰기 싫다고 하시네요.

 

단기 기억 장애가 있지만 의식이 또렷해질 때면 할머니도 상황이 힘이 듭니다배변 실수를 하고 기저귀를 하고 손녀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을 모두 기억하니까요그리고 오래 전 친구와 고향으로 의식 여행을 떠납니다.

 

행복했던 기억도 있지만일본 순사가 이장과 함께 왔던 날은 여전히 끔찍합니다구명책으로 약혼자라 나선 이와도 가족과도 헤어져 이름 모를 일본 근처 섬에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하게 된 시작의 날이니까요.

 

아픔이 진해서 현실의 가족을 다시 잊어버립니다날 할머니라 부르는엄마라 부르는 이들을 낯설어하며어떤 엄마로 살았는지남편은 누구였는지고향의 연인은 어디에 있는지.

 

 

물속에 잠겨 있는데 주변에 저렇게 큰 거머리들이 떠다니다 몸에 들러붙는다니할머니의 꿈에 제 악몽은 견줄 바가 못 되는군요.

 

6학년인 혜주가 혼자 고민하다 마음을 고쳐먹는 전개가 아니라서 좋습니다할머니의 일기장을 읽고연극반 선생님의 이해와 격려를 받아 극본을 직접 쓰고 연극 공연을 합니다생존자들의 비극이나 일본군의 만행에 주목하기보다밝은 곳으로 드러내어 아팠겠다공감하고 위로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동화 속 이야기지만 빛나 보이고 뭉클하면서도 무척 슬프고 화도 나고 늘 그렇듯 복잡한 기분입니다그런 아픈 역사가 있었지만 사과를 제대로 받고 처벌도 하고 보상도 받았으니 마음이 좀 풀린다이런 얘기하며 살 수 있을까요. 

 






 

나쁜... 사과도 할 줄 모르는 나쁜...

.

.

.

성노예가 뭐야?”

 

작가는 이 단어를 사용하네요명칭도 중요하고 정확한 내용이 전달되는 것도 중요하지요제가 처음 접한 단어는 무려 정신대(挺身隊)’였습니다. * 조선여자근로정신대挺 빼어날 정 身 몸 신 隊 무리 대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몸을 던질 각오로 조직된 부대)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중학생이 되면서 구체적으로 다가왔어요국사 선생님이 들려준 위안부 이야기일본은 그들을 종군위안부라 부르며 당당했고수치심과 모멸감으로 힘든 성노예 생활을 한 어르신들은 지금도 숨죽이며 살고 있습니다.”

 

올 해 초 최고의 망언 중 하나인 존 마크 램지어의 논문과 발언 기억하시나요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다.” 동화 속 왕할머니는 16세로 나오지만실제 평균 연령은 12~13세였다고 합니다일본 장학금이 그렇게나 좋았나 봅니다뭐라 말도 아까운 자라 말로 화낼 가치를 못 느낍니다.

 

더 기막힌 것은 대한민국 국정원이 일본 극우에게 이 일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이들의 일정을 포함한 정보를 넘겼습니다거래도 아니고 그냥 갖다 줬습니다공항에서부터 검색과 모욕을 당하도록이런 일을 겪으면 혼란스럽습니다여전히 어딘가는 누군가는 식민지인 듯해서.

 

작가는 잠이 안 올 정도로 고통스러워서 글을 썼다고 합니다타인의 삶에 깊이 공감하는 이들이 그렇듯 작가의 시선은 우리’ 민족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더 확장됩니다.

 

지금도 붉은 방은 존재합니다캄보디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가 추운 비닐하우스에서 얼어 죽은 방입니다. (...) 그들을 하인 취급하며 인격적으로 학대하는 사회가 붉은 방이죠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무심한 어른과 외면하는 아이가 있는 곳 또한 붉은 방이라고 생각해요장애를 가진 친구가 사회에서 차별받는 세상이야말로 붉은 방입니다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새 옷을 안 사겠다고 외쳤어요. (...) 점점 붉은 방으로 변해가는 지구를 그냥 둘 순 없어요.”

 

11월 10차별금지법/평등법은 어떤 대접을 혹은 취급을 받게 될까 생각을 그칠 수가 없습니다과도한 심정적 집착인가요. 2007, 2010, 2012년 모두 입법 무위되었으니 그럴 만도 한가요반평생을 이미 살아버려 더 초조한 성격이 되나 봅니다모두들 안온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k****k 2021.11.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