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에세이 관련 책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읽지 못한 책 또는 어려워서 못읽은 책, 때로는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해 다른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다양한 책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엿볼 수 있기에 말이다. 김영란 전 대법관께서 쓰신 독서 에세이라기에 어떤 책을 읽으셨으려나~ 하면서 읽은 책이다. 독서 에세이를 좋아하지만, 이 책은 내가 읽었던 다른 독서에세이와 결이 조금 달랐다. 책에 대한 언급보다 작가와 작가의 배경에 대한 내용이 훨씬 더 깊이 다뤄졌다는 점이. 생각보다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았지만, 읽은 책을 작가와 그들의 배경을 알게되어 책 자체가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였다.
작은아씨들의 루이자 메이 올컷과 폭풍의 언덕과 제인에어의 브론테 자매들의 삶을 돌아보며, 그녀들은 힘들었던 현실을 떠나, 그녀들의 현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녀들이 원했던 삶을 책 속에서 그렸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폭풍의 언덕의 죽은 캐서린의 영혼은 더이상 무서움이 아닌 그리움으로 느껴졌고, 작은 아씨들 속의 네 자매와 어머니, 아버지의 따뜻함은 올컷의 이상이였기에 따뜻함과 동시에 그녀의 삶과 대비되는 슬픔이 느껴졌다.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 속 길리어드와 카프카의 <성>에 등장하는 사회, 쿤데라의 <농담> 속 사회 모두 우리가 지나온 사회이면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무던히 노력했던 시절을 대변있었다. 그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무엇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지를 깨달아 가는 한 인간의 과정, 그 틀을 깨고 나오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과정들은 결국 우리가 지나온 과거의 역사 속 개인과 닮아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우린 그 시절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요즘의 사회는 너무나 양 극단에서 대치하는 느낌이라서.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커트보니컷의 <제 5 도살장>은 정말 흥미로웠다. 검안사 빌리는 트랄파마도어인들에게 납치되어 동물원에 전시되었으며, 그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조망하는 또다른 생명체라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멸망을 알고 있으나, 그냥 두었고, 그들 역시 전쟁이 있으나,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없기에 영원히 좋은 것들만 보고 지낸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끝과 전쟁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일까? 미래를 안다는 것과 자유의지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
"자유의지가 있는 세상에서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저 삶을 받아들이거나 용기를 내어 바꾸어보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평정심도 없고 용기도 없거나, 평정심은 강하지만 용기가 없거나, 용맹하지만 평정심이 없거나, 용기도 평정심도 팽배한 사람들로 나누어 본다면, 보니것의 책에 나오는 대로 사서 읽던 나는 어느 쪽이였을까?" p.234
우리는 문득 우리 앞을 알아보고자 운세를 알아 보기도 한다. 그렇게 알게된 미래는 우리의 자유의지가 포함되어 나온 결과일까?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미 정해진 것이라면 나의 의지는 없는 것인가. 아니면 이미 나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면, 내 의지가 지금에서 바뀐다면? 모든 미래를 알 고 있는 트랄파마도어인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미래를 알지 못하는 지구인이 좋은 것일까? 저자도 어떤 결론을 내리고 있진 않지만, 나는 둘 다를 갖고 싶었다.ㅋ(욕심쟁이 우우웃~!)
책의 제목이 왜 <시절의 독서>인지는 한 챕터씩 읽어나가면서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살아온 시절 속에서 책이 있었고, 각 책들과 그 책을 쓴 작가들의 삶이 결국은 저자가 살아온 삶의 괘적과 많이 닮아있었기에, 지나온 시절 속에서 책은 때로는 위안을, 때로는 더 깊은 사유를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때로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매개가 되어주었다. 나는 나의 삶 속에서 어떤 책들을 기억하게 될지..이토록 자신이 읽어온 책들은 삶속에서 돌아보며 깊이 사유하는 저자가 부럽다. 책 속의 책을 읽으며, 다시금 <시절의 독서>를 들춰보게 될 것 같다. |
|
시절의 독서 리뷰입니다. 김영란 법으로 유명한 김영란 대법관님의 책이라고 해서 구매했습니다. 에세이는 손이 가지 않아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책장을 넘기면서 술술 읽혀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유명한 명작들을 김영란 대법관님의 생각들과 경험에 비추어 엿본 느낌이라 좋았어요. 책을 읽을 땐 바로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도 김영란 대법관님이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느낌이라 좋았던 책입니다. |